All Chapters of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Chapter 691 - Chapter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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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두 사람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남지훈은 평소 회사 업무가 많지 않았고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있을 때만 남지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오후 퇴근 후 남지훈은 먼저 전천행에게 전화를 걸어 출국하려는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때마침 전천행도 새로운 소식을 입수하고 남지훈에게 전했다.“그 사람들 아직 지훈 씨 정체를 모르니 별로 문제 될 건 없어요. 그러니까 미루지 말고 얼른 다녀와요!”남지훈은 전천행의 전화를 끊고 유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머니, 혹시 이수 오빠한테 소연이랑 만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봐 주세요. 거기 좀 가보려고요.”유지아가 흔쾌히 승낙했다.그녀는 아들과 며느리가 떨어져 지내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유재용도 역시 신속하게 일을 처리했고 밤중에 남지훈에게 연락해 남지훈을 먼저 그곳으로 넘어오게 했다.다음날 이른 아침, 남지훈은 곧장 서울로 날아갔다. 비행기에서 그는 겨우 2시간 정도밖에 눈을 붙이지 못했다.항공권은 이미 오래전에 예약되어 있었고 여권도 이미 발급해 놓은 상태였다. 결국 남지훈은 유지아를 만날 겨를도 없이 바로 서울을 빠져나갔다.피닉스 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천천히 착륙했다.장시간의 긴 비행 끝에 남지훈은 마침내 도착했다.비행기에서 잠을 푹 잔 남지훈은 눈 뜨자마자 이미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유재용은 운전기사를 데리고 픽업을 나왔다. 유씨 그룹은 P 시티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었고 이곳은 유씨 가문의 해외 본거지이기도 했다.차에 올라탄 후 유재용이 입을 열었다.“고모의 지시에 따라 암시장에서 배관 수리공이라는 신분을 가진 새 여권을 만들었어. 여기 오래 머물고 싶다면 다른 신분도 만들어 줄 수 있거든. 심지어 별장 경비원도 가능해!”남지훈은 그 말에 흠칫 놀란 모습이었다.유재용은 P 시티에서 능력이 꽤나 큰 모양이었다.“형, 고마워!”남지훈이 말했다.“가족끼리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이어서 유재용이 말했다.“시차 적응하고 갈까, 아니면 일단 그냥 넘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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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남지훈의 심장도 점점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캡틴이 그를 2층으로 안내한 뒤 말했다.“감시와 감청은 2시간 동안 임시 폐쇄하겠다!”그렇게 말한 후 그는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남지훈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이 사람, 한국어까지 유창하게 하네?’돌아서서 남지훈은 동요하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그리고 소연도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나지막이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 어디 도망 안 가요. 저를 꼭 이렇게까지 시시각각 감시해야겠어요?”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의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남지훈은 코끝이 시큰시큰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이런 날은 분명 힘들었을 거야. 큰 J 도시 소씨 가문의 공주님이 이런 수모를 겪어나 봤겠어?’남지훈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때 비로소 그는 소연을 대면하면 첫 마디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조차 못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여… 여보!”소연이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지난 며칠 동안 오로지 꿈속에서만 어루만질 수 있었던 그 사람이 바로 눈앞에 떡하니 나타나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에 휩싸였다.“지…”“지훈아, 여기 왜 왔어?”그녀는 떨리는 음성과 기쁨을 억누르고 겨우 말을 꺼냈다.남지훈은 손에 든 공구함도 내팽개친 채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하지만 소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속삭였다.“여기 사방에 CCTV가 널려있어. 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남지훈의 품 안에 거칠게 확 감싸졌다.“지훈아…”소연의 앵두 같은 입술이 막 벌어진 순간 남지훈은 다짜고짜 그녀의 입술을 확 덮쳤다.그녀는 남지훈을 밀어내려 했지만, 그 녀석의 황소 같은 힘을 이기지 못했다.남지훈은 격렬하게 음미하다가 마지못해 소연을 놓아주었다.“야, 이 자식…”소연은 약간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하며 버럭 짜증을 부렸다.“여기 사방이 다 CCTV라고! 만약 그 사람들한테 들키면 너까지 못 나가!”그녀는 남지훈이란 녀석, 배짱이 너무 크다고 꾸짖었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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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그녀는 자신을 구속한 사람들 앞에서도, 국내에서 입국한 협상단 앞에서도, 대승 그룹 임원진 앞에서도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그녀는 처음 구속되었을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임원들을 오히려 위로까지 했다.하지만 남지훈을 마주한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밤낮으로 남지훈을 향했던 그리움이 이 순간 눈물이 되어 터져버렸다.소연의 울음소리에 남지훈의 가슴은 더욱 미어지는 것 같았다.심지어 소연과 자리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소연은 만인왕이 대체할 수 있다 치고 그는?전부도 이런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남지훈은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소연은 그동안의 불만과 남지훈에 대한 그리움을 한없이 토해내며 펑펑 울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남지훈의 품에서 벗어났다.남지훈은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얼른 닦아주었다.“우리도 지금 방법을 찾고 있으니까, 네가 끝까지 잘 참고 버텨줬으면 좋겠어. 내가 꼭 데리러 올게. 내가 데리러 올 때까지 절대 살 빠지지 말고!”소연은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이 세상에는 남지훈을 괴롭힐 만한 문제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의 얼굴이 망가졌을 때도 남지훈은 의술을 배워서 그녀를 치료해 주었다.소연이가 남지훈을 바라보며 얼굴을 약간 붉히며 속삭였다."여…. 여보…. 나…. 배고파.""내가 맛있는 거 구해 올게.”남지훈이 말하면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소연이가 뒤에서 확 끌어당기며 그를 세게 밀어붙였다."예전에는 네가 매번 리드했지만, 오늘은... 내가 리더야!”....한 시간 반 후.소연이가 남지훈의 옷가지를 주섬주섬 정리해 주며 말했다. "나 괜찮아. 마침 무예 연습도 많이 할 수 있잖아. 또 알아? 내가 이러다 무술 종사가 될지? 그리고 너, 돌아가서 다른 여자들한테 얼씬도 하지 마라! 옛날 노래 중에 ‘길가에 핀 들꽃은 따지 말라’라는 가사가 있거든? 괜히 내가 돌아갔을 때 네가 바람을 피우고 다녔다는 둥, 그런 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면… 죽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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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남지훈은 곧 사무실에서 협상단과 만났다.이 사무실 또한 임시로 마련된 것으로 대승 그룹 경영진의 구속문제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데 사용되었다.협상단장 이름은 한동진이었다.그는 남지훈이 도착하기 전 이미 국내로부터 연락을 받은 상태였고 전화로 이미 남지훈의 신분을 자세히 설명했다.남지훈을 보자마자 그의 눈에서 존경심의 눈빛이 번쩍였다.만약 남지훈이 단순한 대승 그룹의 부대표였다면 이런 전화를 굳이 그에게 걸 필요가 전혀 없었다.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바쁜 상황에서 남지훈은 한동진에게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승 그룹의 문제를 위해 그들도 정말 수고가 많았다.한동진은 서둘러 차를 따르며 남지훈을 앉으라고 권했다.“선생님, 일이 좀 까다롭게 됐네요. 저도 이런 일 많이 처리해 봤지만, 소 대표님처럼 이렇게 까다로운 일은 처음입니다. 그 사람들 목적이 매우 분명해요. 대승 그룹을 빌미로 소 대표님을 여기에 구속하고 싶은 거죠.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우리는 배후 인물을 찾지 못했고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는 아직 실질적인 진전이 없습니다. 원래는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장비 점검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지금 보면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장비에 이상이 없다면 또 다른 핑계로 소 대표님을 구속할 게 뻔합니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도 상대방의 전반적인 후속 조치를 예상할 수 있었다.한동진이 말했다.“우리는 장기전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고 동시에 국내에서도 다른 방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 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남지훈이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돌아가면 저도 제 입장에서 가능한 한 최대한 빨리 소 대표님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한동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 갑자기 뭐가 생각이 난 듯 말을 덧붙였다.“아, 그리고 어제 저를 찾아온 사람이 있는데 대승 그룹과 얘기를 한 번 나누고 싶다고 하더군요.”남지훈은 대승 그룹의 부대표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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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게다가 그는 한의사이기 때문에 국내 한의학계에서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스티브는 남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가 알기로는 남지훈은 대승 그룹의 부대표이자 기술 총책임자에 불과했다.꽤 매력적이긴 했지만, 소연만큼 쓸모가 있을 건 같지는 않았다.대승 그룹이 오늘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유능한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스티브가 씩 웃으며 말했다.“남 선생님은 정말 꾀가 많군요. 제가 봤던 당신 나라 사람 중의 최고인 것 같네요. 소 대표님을 석방할지 여부는 당신, 성의에 달렸겠죠.”“무슨 성의요?”남지훈이 나지막이 말했다.“당신이 혼자 힘으로 대승 그룹을 설립할 수 있었던 건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겠죠. 우리가 당신 직원들을 구속하는 이유도 이미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죠. 공명정대한 사람은 뒷말이 없다고, 저도 분명히 말할게요. 소 대표님을 돌려보낼 수는 있지만 대승 그룹의 지분 51%를 우리에게 팔겠다고 약속하세요. 동시에 두 창업자는 대승 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해야 하고요. 지분을 넘기면 소 대표님도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남지훈은 이제야 깨달았다.이것이 바로 상대방의 목적이라는 것을…지분의 51% 있으면 이 사람들이 대승 그룹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그때는 그들의 말 한마디로 대승 그룹은 그 자리에서 파산할 수도 있었다.그러면 국내 산업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야말로 완전히 파멸되는 셈이었다.남지훈은 당연히 그런 무리한 요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스티브가 말을 덧붙였다.“대승 그룹은 개인 회사일뿐입니다. 당신과 다른 창업자의 말 한마디면 끝날 일 아닙니까? 게다가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승 그룹이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당신들이 투자한 금액은 4,000억 원도 채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방금 말씀드린 지분 51%를 인수하는 대가로 100억 달러를 더 붙여서 인수할 수도 있어요. 그것도 달러로! 그 100억 달러 외에도 당신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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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어머니, 연이는 아주 잘 지내요. 매일 잘 먹고 잘 자고, 지금 사는 곳도 제법 커요. 심심할 때 무예 연습도 좀 하고 그러면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아요. 주변 환경도 청산녹수가 좋아서 상당히 쾌적하고요. 귀국 시기는 아직 확정된 건 없는데, 협상단도 지금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뒤에서 누군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고 그 사람들과도 이미 만나고 왔어요.”이 말을 들은 유지아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우리 아이 불쌍해서 어떡해? 타국에서 홀로 갇혀 있다니, 생각만 해도 이 시어미 마음이 너무 아프다!”눈물을 훔치고 나서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다행히도 거기 우리 가족이 있으니까 좋네. 이따가 내가 재용이한테 연락해서 더욱 힘써 달라고 부탁해야겠어. 차라리 우리 사람 몇 명을 그쪽에 들여보내서 보살피는 게 좋을 것 같아.”유지아는 이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서울에서 유지아와 이틀 정도 더 지내다 남지훈은 J 도시로 돌아왔다.J 도시로 돌아온 남지훈은 가장 먼저 소씨 가문을 찾아서 소박환과 주옥금 등에게 소연의 사정을 알렸다.전화로 말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남지훈은 소씨 가문에 와서 직접 얘기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옥금은 콧물과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울기 시작했다.그녀는 목이 턱 메어왔다.“어릴 때부터 연이를 애지중지 키우다 보니 고생 한 번 못 해봤는데, 다 커서 이런 고생을 한다니, 우리 불쌍한 아이, 어쩜 좋아?”소박환도 탄식했다.“우리 연이 아직 멀쩡한데 울긴 왜 울어요. 당신 울음소리 때문에 더 기분이 별로예요.”“당신 지금 기분이 좋을 때예요? 당신은 하루 세 끼 허구한 날 술만 마시면서 맘이야 제일 편하겠죠. 우리 아이가 밖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말이죠. 이 양반, 봐주니까 점점 기어오른다?”주옥금이 소박환을 한바탕 꾸짖었다.소박환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내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뭐, 어쩌라는 거요? 당신 따라 나도 질질 짜면 이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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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수락한 건 아니죠?”만인왕이 물었다.남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그런 무리한 조건을 제가 들어줄 리가 없죠.”만인왕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역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군, 당신들은 역시 악 세력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이었어요. 이제 배후가 있다는 게 확실해졌으니, 누군지는 대충 짐작이 가네요. 이게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겠어요.”“그게 누구죠?”남지훈이 물었다.“내가 일전에 얘기했던 슈퍼 재벌 기억해요?”만인왕이 물었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인왕은 앞서 세 글로벌 대기업 배후에는 슈퍼 재벌의 그림자가 있다고 말했었다.그리고 그 세 글로벌 대기업은 슈퍼 재벌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좀 과장하자면 이놈들이 세계 경제 발전과 생명줄을 저들 손에 꽉 거머쥐고 통제하고 있죠.”만인왕이 말을 이어갔다.“수백조에 달하는 세 글로벌 대기업의 재산도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 이놈들은 정말이지 훨씬 더 무시무시해요.”남지훈은 기겁한 표정으로 그 말을 들었다.그는 그런 슈퍼 재벌들은 소설 속에서만 보았지, 실존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2년 전쯤인가? 슈퍼 재벌 중 로저스 가문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의사를 물색하던 중 국내 신의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비싼 돈을 들이고도 국내 신의는 영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이어 말을 덧붙였다.“그 로저스 가문의 환자가 아직 살아 있어요. 현재 고가의 의료 장비와 약물에 의존하며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서울에서 사람을 데려와서 치료해 주시면 소 대표 구속 문제도 해결될 거예요.”남지훈은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알고 봤더니 자기 자신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대표님, 그게 사실입니까?”남지훈이 물었다.그는 차마 자기 귀를 믿지 못했다.만인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아주 확실해요.”이에 남지훈이 너무 기뻐서 어쩔 바를 몰랐다.만인왕이 말을 덧붙였다.“그래도 조심해야 해요. 우리 국내 재력가들도 서로 죽기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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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또 무슨 일이죠?”남지훈이 물었다.백지는 순식간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도 남지훈을 찾으러 J 도시에 올 때마다 좋은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았다.“이번엔 좋은 일이라고요.”백지가 말하자마자 남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과연 백지가 J 도시에 온 게 좋은 일일까?’“내 말 못 믿겠어요?”백지가 비웃듯이 말했다.“이 뻔뻔하고 파렴치한 사람아, 우리 아버지가 당신 부인이 그쪽에 구속되어 당분간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보고 당신을 유혹해서 우리 사이를 더욱 발전시키라고 했어요. 혹시 알아요? 그렇게 되면 내가 또 진급할지?’“요점만 말해요!”백지의 말에 남지훈은 말문이 막혔다.“왜요?”백지가 남지훈을 힐끗 바라보았다.“이 예쁜 얼굴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아요?” 그녀는 인생을 헛살았나 의심이 들었다.그녀를 꾀려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J 도시까지 줄을 섰는데 정작 남지훈은 그녀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요점만 말해요.”남지훈은 재차 강조했다.그는 백지가 갈수록 더 뻔뻔해지는 것 같았다.백지의 안색이 확 바뀌더니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려 했다.“국경 분쟁 건이 해결되고 사부님하고 국내 건을 조사하던 중에 우리는 국경에서의 분쟁은 우리 측 사람이 선동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불필요한 번거로움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사부님의 뜻은 당신 명의로 된 재산을 임시로 부인한테 넘겨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지 못하도록 해야 해요.”남지훈과 백지는 각각 전천행의 왼팔이자 오른팔이었다.그리고 그들과 같은 사람들은 사업을 하거나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지만, 그것을 악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누군가가 남지훈을 처리하려면 당연히 백지와 남지훈을 함께 처리하려 들 것이다.아마도 남지훈과 백지를 먼저 쓰러뜨려서 전천행을 홀로서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이 문제는 남지훈을 다소 난처하게 만들었다.“아내가 아직 구속돼 있는데 어떻게 재산을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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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그는 신정우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았고 오로지 남가현에 관한 것일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남가현과 신정우는 이미 관계가 끊긴 지 오래인데 할 얘기가 더 있을 리가 없었다.유일하게 신정우와 관련된 것이라면 두 아이뿐이었다.이현수도 잘 이해하지만, 남가현은 두 아이가 신정우를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최근 들어 두 아이는 이현수의 존재를 서서히 받아들이고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아이들도 어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부분이 있었다.신정우가 이를 악물었다.“현수 씨, 나는 정말 당신하고 조용히 얘기하고 싶은 것뿐이야.”이현수가 신정우를 힐끗했다.“말해! 얼마야?”그는 신정우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신정우가 한동안 사라졌다가 난데없이 그를 찾아온 데는 무조건 돈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이현수가 정말 정곡을 콕 찔렀다.신정우라는 인간도 참 뻔뻔스러웠다.“난 이제 이렇게는 못 살아! 4억! 사업을 시작하게 4억 원만 빌려줘! 그럼, 이제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아! 그리고 그 4억 원은 내가 꼭 갚는다!”“4억 원?”이현수는 실소를 터뜨렸다.현재 그의 계좌에는 4억 원도 없었다.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현수는 가장 가난한 부대표로 꼽힌다.분명 대승 그룹은 수조 원의 매출을 번창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4억 원도 꺼내기 힘들었다.“그래, 4억 원!”신정우가 말했다.그는 암만 생각해도 이현수가 4억 원을 꺼내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설령 돈을 진짜로 꺼낼 수 있다고 해도 굳이 그에게 돈을 주거나 빌려줄 이유가 없었다.어쨌든 이현수가 그에게 빚진 건 절대 없으니까.이현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신정우! 당신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일단 당신과 가현 씨는 이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둘째, 나 이현수도 당신한테는 빚진 게 없고. 4억 원은 물론 단 한 푼도 빚지지 않았어! 그리고 세 번째, 진짜 장난치는 게 아니고 내 계좌에서 4억 원이 아니라 지금 당장 2억 원도 꺼낼 돈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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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한참 대화를 나눈 후 두 사람은 회사를 떠났다.스카이 팰리스로 돌아온 남지훈은 한의학계 동향에 주의를 기울였다.사람들은 이미 남지훈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결국 로저스 가문에게 남지훈의 존재를 알리고 남지훈을 직접 초대하러 오게끔 만들려는 의도였다.로저스 가문이 찾아오고 유재용 측에서 로저스 가문의 상황을 파악한 후에야 남지훈은 출발할 수 있었다.다른 좋은 소식도 있었다.유재용은 이미 부하들을 소연을 감시하는 팀에 배치해 둔 상태였다.그전에는 상대방이 암살 방식으로 소연을 해결할까 봐 걱정했지만,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상대방도 역시 소연을 가택 연금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만약 소연에게 사고라도 나면 그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따라서 소연의 안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남지훈은 우선 급한 일에 집중한 뒤 요리할 준비를 했다.명덕 테크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면서 생긴 습관인지라 집에 혼자 있어도 포장 음식으로 대충 해결하지 않았다.손질한 랍스터를 이제 막 찜기에 넣으려고 할 때 남지훈의 휴대폰이 울렸다.누나의 전화인 것을 확인한 남지훈은 앞치마로 손의 물기를 닦은 후 얼른 전화를 연결했다.전화를 연결하자마자 남가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속에 무력감이 묻어났다.“지… 지훈아, 현수 씨 위험해! 나…. 지금 현수 씨 데리고 병원에 가는 중이야.”남지훈의 머리가 핑 돌았다.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이현수와 웃고 떠들었는데 불과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일이 생겼다니!퇴근하면서 신정우가 내뱉었던 독설이 바로 머릿속에 떠올랐다.남지훈은 랍스터를 제쳐두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어린 두 아이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남가현 품에 꼭 기대어 있었다.아이의 옷에도 피가 얼룩져 있었다.소생실에는 빨간 불이 여전히 켜져 있었다.남지훈이 도착하자 남가현은 두 아이를 끌고 남지훈에게 달려갔다.그녀의 입술이 약간 까맣게 질린 게 적잖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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