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한 사람이 현장을 봤을 때 원한에 의한 보복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남지훈에게 이현수가 평소 원한 같은 게 있는지 물었다.남지훈은 신정우가 이현수의 원수가 맞는지는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신정우의 이름을 털어놓았다.다행인 것은 아파트 단지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범행 시간에 따라 현장 CCTV를 통해 더 많은 단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은 후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은 곧장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가현은 두 아이와 함께 돌아왔다.이때 마침 의사가 소생실에서 나왔다.한편 이 사이에 많은 양의 혈액 주머니도 함께 반입되었었다.남가현과 남지훈은 서둘러 의사한테 달려갔다.“선생님!”남가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우리 남편은 어때요?”의사가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말했다.“환자분 이제 위험에서는 벗어났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 더 경과를 지켜보다가 병실로 옮기면 될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고 남가현과 남지훈은 그제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었다.덩달아 철렁했던 남가현의 가슴도 내려앉았다.이현수가 소생실에서 나오기 전에 남지훈은 먼저 병실을 정리해 두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는 아직 의식이 없는 이현수를 밀고 나와 병실로 옮겨졌다.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또 찾아왔다.그들은 이미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신정우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 사실이 있었다.이에 남가현은 격분했다.심지어 그녀는 자신만 아니었다면 이현수가 칼에 찔릴 일도 없었을 거라고 자책까지 했다.단서를 확보한 후 곧장 신정우를 체포했다.그리고 체포 과정도 매우 순조로웠다.남가현은 신정우의 체포 여부는 경찰이 알아서 할 일이지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이현수의 생사에만 있었다.남지훈도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어쨌든 남가현 혼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분명히 정신이 없을 것이다. 아이들도 방과 후부터 지금까지
점심 무렵, 이현수가 깨어나기도 전에 남용걸과 최선정이 먼저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최선정이 콧물을 훔치며 눈물을 흘렸다.“우리 남씨 집안은 왜 이렇게 팔자가 드셀까?”그녀는 불공평한 운명에 대해 불평했다.첫째, 그녀는 중병에 걸려 한 달에 수십만 원의 약 값이 필요했는데 이에 따라 남씨 집안은 그 당시에 너무 힘든 나날을 보냈었다.그러다 남용걸이 또 죽을 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그리고 남지훈, 소연에 이어 지금은 이현수까지, 이 가족은 반복적인 부상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남용걸이 한숨을 내쉬었다.“지금은 다 멀쩡히 살아 있잖아요. 우리 가족은 그 어떤 고난도 다 이겨낼 수 있어요!”최선정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우리 생활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시련과 고난은 날로 커지고 있어. 이 어미는 종종 우리가 지금처럼 이렇게 부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너희들이 덜 고생했으면 하는 바람이야.”부모님들은 소연이가 해외에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떤 생각을 할지 몰라서 남지훈과 남가현은 결국 이 일을 숨기고 있었다.부모님이 시골에서 그다지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 문제에 대해 잘 몰랐다.한참을 앉아 있었지만, 이현수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이현수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최선정은 먼저 대호촌으로 돌아갔다.집에는 돼지, 오리, 닭, 거위가 있기 때문에 매일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 했다.최선정이 떠난 후 얼마 뒤 이현수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병원을 찾았다.아들이 아직 깨어나지 못한 것을 본 이현수의 어머니가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아이고, 이런! 어떤 쳐 죽일 놈이 감히 우리 아들을 죽이려고 하는 거야? 아이고! 아비 어미가 어떻게 가르쳤길래?”한참을 울다가 문득 남가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너야말로 천성에 남편을 잡아먹는 불길한 여편네야! 네 전 남편도 너 때문에 직장까지 잃고 감옥에도 몇 번이나 들어가게 했잖아. 전 남편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더니 이제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은 왜 여기 계세요?" 이현수가 말을 꺼냈다.그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했다.이현수의 아버지가 한숨을 쉬었다. "네가 당장 죽게 생겼는데 부모로서 어찌 면회를 오지 않을 수 있겠니?이현수의 어머니가 침대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와서 남가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들, 이 어미한테 말해주렴, 널 죽이려고 한 게 남가현 전 남편 맞지! 이 어미 추측이 틀림없을 거야! 남가현, 저 애는 정말 불길해! 당장 내보내지 않으면 너한테 어떤 짓을 할지 몰라!"남지훈과 남가현도 전부 신정우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머니, 그 사람 아니에요.”"그놈이 아니라고?”이현수의 어머니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아들아, 저 재수 없는 애를 감싸려고 그러는 거 아니지?”이현수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를 본 남지훈이 물었다. “현수 씨. 신정우가 아니면 그럼 누가 당신을 죽이려 들죠?”이현수는 아무 말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이에 남지훈은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몰라 갈피를 잡지 못했다.신정우가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충분했고, 그 범행 동기 또한 분명했다.이현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남지훈은 아마도 부모님 앞에서 누나 남가현을 지켜주고 싶은 게 아닐지 추측했다.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남지훈은 그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느꼈다.신정우와 남가현은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데 이현수가 감히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이현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 확실한데 굳이 말하기 꺼릴 이유도 없었다.이 시점에서 남지훈은 이 사건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이현수가 깼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들이 출동했다.경찰의 질문에도 이현수는 입을 굳게 닫았다.이 때문에 남지훈과 남가현은 더욱더 의심스러웠다.남가현도 이현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했다.“현수 씨, 신정우가 맞으면 맞다고 해요. 숨길 거 없어요! 그놈이 당신
이현수가 눈을 뜨고 복잡한 표정으로 남지훈을 바라보았다.“지훈 씨, 난 말하고 싶지만 정말… 난 그 사람이 나를 죽일 줄은 몰랐어요.”“누구?”남지훈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했다.이현수의 표정을 보면 분명 범인을 알고 있는 게 틀림없는데 그 범인은 확실히 신정우는 아니었다.남지훈의 말을 듣고 이현수는 마음속으로 격렬하게 몸부림치고 있었다.한참 후 그가 눈을 질끈 감으며 외쳤다.“내 동생, 이현호!”그 이름에 남지훈의 안색이 확 굳어졌다.그의 예상과 달리 그는 신정우라고 생각했고 심지어 레드 조직이나 경쟁자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범인이 이현호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떻게…. 어떻게….”남지훈의 머리가 잠시 방향을 잃었다. 어떻게 이현호가 이현수를 죽이려고 했을까?경찰들의 말에 따르면 이현호는 이현수를 몇 번이나 무참히 찔러 잔인하게 죽이려고 했고 이현수의 목숨을 노리고 찌른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피를 나눈 형제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남지훈은 즉시 그의 아버지와 그의 큰 삼촌들을 떠올리며 이미 지금, 이 지경까지 온 것도 한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현호가 자기 손으로 직접 이현수의 목숨을 끊으려 할 줄은 몰랐다.이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지훈 씨가 무조건 나를 도와 이 사실을 숨겨야 해요. 만약 경찰 측에서 알게 되면 내 동생은 감옥에 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현수 씨, 이렇게 무작정 감싸는 건 동생을 구하는 게 아니라 해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원인을 알아내지 못하면 언제든지 또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요. 게다가 이현호 걔는 아직 젊고 현수 씨도 죽지 않았으니 당신 편에서 추궁하지 않으면 징역형으로 몇 년만 살다 나오면 돼요. 이런 식으로 감싸고돌면 이현호 걔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게 될 뿐이에요.”남지훈이 말했다.잠시 생각에 잠긴 이현수가 점점 더 침울해졌다.그는 차마 자기 손으로 동생을 감옥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동시에 그는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현수가 말했다. "이건 가현 씨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어머니랑 아버지도 얼른 돌아가서 쉬세요. 전 아직 안 죽어요.”이현수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도 않고 휴대폰을 꺼내 회사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몰고 와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도록 부탁했다.이미 남가현과 남지훈, 그리고 남용걸이 이곳을 돌보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었다.막내아들인 이현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듣고 이 씨 부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운전기사가 오자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기사를 따라나섰다."가족 모두가 어릴 때부터 현호를 많이 예뻐했어요.”이현수가 남지훈을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지훈 씨, 어머니가 지금 분명 동생한테 연락해서 도망가라고 할 테니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이현수는 그의 부모님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반면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내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요즘 같은 시대에 범죄를 저지르고도 도망치려고 하다니?어림도 없지!잠시 후, 남지훈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전부를 거칠 필요도 없이 그가 경찰서 측에 전화를 걸면 자연스럽게 누군가 이현호를 체포하러 갈 것이다.범인이 이현호임을 확인한 후 남가현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신정우의 소행이라면 그녀는 지금도 자신을 자책했을 것이다.남지훈이 전화를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경찰이 다시 찾아와 정보를 확인했다.그들이 이곳으로 올 때부터 이미 이현호에 대한 체포가 시작된 상태였다.경찰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이현호가 이미 체포되었다.경찰이 그를 체포하러 갔을 때 마침 그가 도망치려고 트렁크에 옷을 막 집어넣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어디 뛸 데 없었다.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남지훈도 따라서 경찰서로 향했다.그는 사적인 힘까지 동원했다.전부가 이 사건에 개입하기는 매우 쉬웠고, 경찰도 기꺼이 협조했다.남지훈의 목적은 이현수가 감옥살이를 덜 하도록 하는 것이었지 그렇다고 아예 감옥에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경찰서에 도착한 남지훈은 먼저 신정우의 진술서를 읽었
이현호는 부들부들 떨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희 형제간의 갈등인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입니까…?"심문한 사람도 어이가 없었다.그들이 원하는 것은 이현호의 살인 동기였다.이현수의 신분은 너무 특별했고 대승 테크도 J 도시의 중점기업이기에 이번 사건은 경찰에서 중시 안 할 수가 없었다.심문은 한 시간 넘게 진행되었는데도 아직 범행 동기를 알아내지 못했다.남지훈이 갑자기 심문 자리에 앉더니 손에 든 휴대폰을 이현호에게 흔들었다."방금 병원에서 소식을 전해왔어. 네 형… 돌아가셨어."순간, 이현호의 얼굴에는 미친 듯이 기뻐하는 기색이 나타났다.남지훈과 심문하는 두 사람은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현호의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이현호는 엄청나게 기뻐한 후, 낮은 소리로 오열했다."저… 저는 형을 죽일 생각 없었어요……"남지훈이 말했다."네가 네 형을 죽이려 안 해도 네 형이 죽은 건 사실이야. 사람이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 차이는 엄청 커. 네 형은 J 도시에서 꽤 이름 있는 인물이야. 대승 테크의 창시자이자 부대표야.""네 형의 생사는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살인범한테 반드시 최고 형량을 써야 해.""네 형이 죽으면 너도 살 수 없어. 너는 총살당할 거야, 알고 있어?"이현호는 총살당한다는 말을 듣고 순간 당황했다!심문하는 두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남지훈을 힐끗 바라보았다.‘이현수 아직 안 죽었는데?’‘이 사람은 왜 심문에 끼어들어 함부로 말하지?’하지만 남지훈의 심문이 효과가 있었기에 심문하는 두 사람도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남지훈이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대승 테크는 나와 네 형 둘이 함께 창립한 거야. 우리 관계는 줄곧 좋았고 J 도시에서 나도 어느 정도 위엄이 있어. 네가 왜 네 형을 죽였는지 명확하게 얘기해 주면 내가 네 목숨을 지킬 수 있을지도 몰라."이현호는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되지 않아 좋은 미래가 막 펼쳐지고 있으니 이렇게 빨리 죽고 싶지는 않았다.이현호는 몸을 떨며 말했다."저… 형이
아마도 상대방은 이현수가 이미 결혼했고 남가현이야말로 제1순위 상속인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사건의 의문점은 갈수록 많아졌다.남지훈은 이현호를 바라보며 물었다."현호야, 너 배후에 있는 사람이랑 연락할 수 있어? "이현호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지금까지 그 사람이 먼저 연락했어요. 저는 연락할 방법이 없어요."이현호를 통해 상대방을 찾으려 했으나, 이현호가 뱉은 말에 남지훈은 실망하며 한숨만 내쉬었다. ‘만약 상대방의 예상한 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어떨까?’‘이현수가 사망 후 이현호가 대승 테크를 인수하게 될까?’남지훈은 생각을 해보더니 이 계획을 부정했다.사실 이현수는 죽지 않았다.이현수가 죽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다.이현호에게는 이현수가 죽었다고 속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없었다.대승 테크 고위 임원이 이현수를 보러 갔으니 조금만 물어보면 알 수 있었다.신정우와 이현호에 대해서는 이젠 알 것 같았다.이현호는 억울하고, 이현호의 배후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배후를 알아내기는 매우 어려웠다.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았으니, 남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떠났다.어찌 되었든 이현호는 살인미수 누명을 쓰게 된다.남지현은 병실에 돌아가 사건에 대해 이현수에게 상세하게 설명했다.이현수는 듣고 나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난 현호 녀석이 이렇게 겁이 많은 걸 알고 있었어!"하지만 이현수도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걱정이 가득했으며 남지훈도 마찬가지였다.소연이 검거되고 이현수가 암살당한 것은 모두 대승 테크를 노리는 사람들이 갈수록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남지훈은 참지 못하고 만인왕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주변에 아무런 낌새가 없냐고 물었다."남 부대표님."만인왕이 말했다."저희 쪽은 현재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만약 배후가 3대 글로벌 대기업이나 슈퍼 재벌이어도 당분간 저를 건드리지는 못해요."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남지훈은 당일 서둘러 서울에 갔다.남지훈은 텅 빈 집을 마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소연은 권 이모가 세상을 떠나자 더 이상 가정부를 찾지 않았고, 게다가 소연이 검거되어 집은 텅 비어 있었다.남지훈은 권 이모 생각에 박희승에게 전화를 걸어 두 어르신의 8천만 원을 제때 주었는지 물었다.하지만 남지훈은 두 어르신한테 일이 생긴 건 생각지도 못했다!박희승이 서둘러 남지훈의 거처로 달려가 말했다."남 선생, 우리가 권이모님 집에 머물렀을 때 기억하세요?""그 당시 두 어르신이 사람을 데리고 도굴하러 갔는데, 폭약을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무덤 전체가 무너졌다고 들었어요.두 어르신과 함께 간 사람들이 모두 깔려서 지금까지도 구해내지 못했대요." 남지훈은 깜짝 놀랐다.‘서울에서 위엄이 있고 떳떳했던 일대효웅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었단 말인가?’듣는 사람마저 안타까웠다.권 이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만약 두 어르신과 함께 간 사람들이 무덤에 묻혔다면 지금까지 살수 있는 건 불가능했다.아쉽게도 그 8천만 원은 물거품이 되었다.박희승은 말을 돌렸다."그런데 듣자 하니 두 어르신이 무덤에서 좋은 물건을 엄청 많이 파냈다고 합니다. 두 어르신이 세상을 떠나고 그 물건들이 누구 손으로 들어갈지 모르겠네요."남지훈은 무덤에서 나오는 물건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단지 무덤에 묻힌 골동품일 뿐이었다.박희승은 방을 힐끗 훑어보고 또 말했다."남 선생, 집이 아주 썰렁한데, 제가 가정부를 구해 드릴까요? 젊고 예쁘고 일 잘하는 그런…""이 사람이…"남지훈은 한참 동안 어이없어 했다."저는 볼 일이 있어서 서울 왔으니 희승 씨도 볼일 보러 가세요."박희승은 성이 나서 떠났다.오후가 되자 호 어르신이 집에 방문했다.아마도 박희승한테 남지훈이 서울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았다.호 어르신의 몸 상태는 매우 좋아서 얼굴에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그 누구도 두 어르신이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생각도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