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연봉 협상하고 싶습니다."대표 사무실, 남지훈이 초조하게 서 있다.한창 게임에 열중하고 있던 김명덕이 고개를 들었다."지훈 씨,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는 거죠?"의자에 앉은 김명덕이 묘한 표정으로 남지훈을 바라보았다.두 주먹을 꽉 잡은 남지훈이 입술을 깨물었다."대표님, 제가 이 회사에서 일한 지도 벌써 7,8년 정도 됐죠. 졸업하고 나서 인턴부터 지금까지 쭉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제 동기들은 승진이네 뭐네 승승장구 하고 있는데 저만 제자리네요. 대표님, 저희 집 사정 잘 아시잖아요. 저희 어머니... 암으로 수술하시고 항암치료까지 받으셔야 하는 상황입니다.”남지훈의 애절한 말에도 김명덕은 손을 저을 뿐이었다.“지훈 씨, 우리 공과 사는 구분합시다.”아무리 남일이라지만 너무나 가볍게 말하는 대표의 말투에 남지훈은 치미는 모욕감에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졸업하고 나서 이 회사에서 8년 동안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고 업계에서 나름 경력도 쌓고 실력도 인정받았다.하지만 서른을 앞둔 그에게 남은 건 그저 여자친구 한 명뿐이었다.그런데 내 것이라 생각했던 여자친구가 이제 결혼을 해야 하지 않냐며 집 마련, 차 마련으로 부담을 주기 시작한다. 당연하지만 전부 다 돈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한달 월급 200만 원, J시에서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의 월급이다. 여자친구가 남지훈에게 요구하는 집과 차는 꿈도 꿀 수 없는 먼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금액이었다.그래도 여자친구를 사랑했기에,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주고 싶었기에, 얼굴에 철판 한번 깔고 깽판이라도 치자는 심정으로 대표 사무실까지 찾아와 연봉 인상에 대한 얘기를 꺼낸 것이었다.지금 이대로 여자친구가 그를 떠난다면...사랑하는 여자를 잃는 아픔은 물론이요, 솔직히 현실적으로 이 정도 조건의 남자를 어떤 여자가 만나줄까, 평생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그리고 돈 들어갈 구멍은 여자친구뿐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