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1 - 챕터 60

776 챕터

제51화

대승 테크가 이제 막 시작하는 회사인데 무슨 자격으로 T 그룹의 프로젝트를 따낸 것일까?“이유는 단순해요. 대승 테크에서 제출한 방안이 가장 훌륭했어요. 이 대표님이 작성한 건가요? 아니면 남지훈 씨가 작성한 건가요?”송태수가 허허 웃으면서 묻자 이현수는 흠칫 놀랐으며 T 그룹의 대표가 남지훈을 알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기술 방안은 지훈이 형이 작성한 겁니다. 이쪽으로는 형이 전문성이 뛰어나거든요. 업계 최고는 아니지만 실력이 매우 훌륭합니다.”남지훈의 실력은 이현수가 가장 잘 알고 있었으며 그의 실력이 훌륭하지 않았다면 김명덕 회사가 지금까지 저렇게 잘 나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송태수는 이현수의 말에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에게 맡길 바에는 남지훈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나았으며 더군다나 남지훈의 방안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이 대표님이 저희 회사에 왔으면 남지훈 씨는 S 그룹에 갔겠네요?”송태수의 질문에 이현수가 재빨리 대답했다.“두 회사가 동일한 날짜에 입찰 대회를 열어서 저희가 두 팀으로 나눴습니다. 지훈이 형은 지금 S 그룹에 있습니다.”말을 하던 이현수는 갑자기 뭔가 알아차린 듯했으며 송태수가 두 번이나 남지훈을 언급한 걸로 봐서는 이번 낙찰이 남지훈과 무조건 연관이 있을 거라고 여겼다. “허허, 앞으로 서로 소통을 많이 해야죠. 내일부터 차근차근 계약서도 쓰고 계약을 체결하면 대승 테크에서도 하루빨리 시공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남지훈 씨 쪽도 이제 입찰이 끝났을 거 같은데 이 좋은 소식을 얼른 전화로 전해드리세요.”송태수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한편, S 그룹에서. 소한진이 곽 대리를 불러 남지훈과 전문적인 기술 문제를 토론하고 있었고 대부분 문제점과 개조 방식을 방안에 구체적으로 기재했다.이때, 남지훈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곽 대리를 보며 가볍게 미소를 보였다.“곽 대리님, T 그룹 쪽 입찰이 끝난 모양입니다. 전화 한 통만 받고 오겠습니다.”“그렇게 하세요.”사무실 밖으로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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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깜짝 놀란 남지훈은 멍한 얼굴이었다. 그는 송태수가 대기업 사장일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T 그룹 대표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J 시에는 S 그룹과 T 그룹 두 개의 가장 큰 회사가 있었고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 남지훈은 두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면접까지 가지도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는데 몇 년 뒤, 이런 방식으로 두 회사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기에 남지훈은 만감이 교차했다.“지훈이 형?”이현수의 목소리에 남지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현수 씨, 제가 송 대표님과 아는 사이는 맞아요. 우리 회사가 낙찰된 거에는 송 대표님 도움이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S 그룹 여기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단 오후에 회사로 돌아가서 자세히 얘기해요.”남지훈은 소연이 바로 S 그룹의 오너가 아닐까 의심했으며 그렇지 않고는 대승 테크가 낙찰될 리가 없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남지훈은 전화를 끊은 뒤 사무실로 돌아왔고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곽 대리님, 소연 씨가 S 그룹에서 직책이 높은 거 맞죠?”남지훈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흠칫하던 곽 대리가 웃으며 대답했다.“남 대표님, 소연 씨는 저희 회사에서 관리팀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 직급을 가진 직원은 저희 회사에 널리고 널렸어요. 그렇게 높은 직책은 아닙니다.”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소연까지 S 그룹의 오너라면 그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곽 대리와 간단하게 대화를 나눈 뒤, 남지훈은 S 그룹을 떠났고 T 그룹에서 나온 이현수와 대승 테크에서 만났다. 현재 대승 테크의 직원은 그리 많지 않았으며 남지훈과 이현수를 제외하면 기술팀 직원 두 명과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 한 명, 이렇게 총 다섯 명이었다. 이현수는 애초에 능력이 좋은 회계사를 채용하고 싶었지만 취업 준비생들의 월급이 낮았기에 어쩔 수 없이 막 졸업한 대학생을 채용할 수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현단계의 대승 테크는 재무팀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았기에 대학생을 채용해도 충분했다.대승 테크 건물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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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남지훈이 핸드폰을 들고 고민하던 순간, 송태수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고 벨 소리가 열 번 울리고 나서야 남지훈이 전화를 받았다.“형… 송 대표님.”형이라고 부르려던 남지훈은 결국 말을 바꿔서 대표님이라고 불렀다.“어허! 지훈 동생, 왜 갑자기 선을 그어요? 송 대표라니? 우리가 형제를 맺기로 했는데 이렇게 멀어지면 안 되죠! 어때요 지훈 동생? 놀랍지 않나요? 서프라이즈 아닌 가요?”송태수의 말에 남지훈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이건 스릴러입니다. 현수 씨한테서 대표님 신분을 들었을 때 너무 놀라서 심장 마비가 올 뻔했어요! T 그룹 대표님이라는 사실을 왜 얘기 안 했어요?”남지훈은 두 사람의 신분 차이가 너무 큰 거 같아서 이제 감히 형님이라고 부르지도 못했다.“지훈 동생이 물어보지도 않았잖아요! 잘 생각해 봐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또는 어디서 일하는지 물어본 적 있어요?”송태수가 호탕하게 웃으며 묻자 남지훈은 그제야 자신이 단 한 번도 송태수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송태수는 이내 말을 이어갔다.“지훈 동생, 내 신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요. 그냥 평소처럼 날 대해줘요. 오늘 저녁에 동생을 만나서 술 한잔하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회사 직원들과 축하 파티를 할 것 같아서 나까지 시간을 빼앗진 않겠어요. 나중에 다시 시간 잡을 테니 나 모른 척하면 안 돼요!”“네.”남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대승 테크 직원 다섯 명이서 축하 파티를 하러 떠났고 남지훈은 오늘 저녁 늦을 것 같다고 소연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다.한편, S 그룹에도 퇴근 시간이 찾아왔다.“동생, 오늘 저녁에 남지훈도 집에 늦게 들어갈 거 같은데, 저택 가서 밥 먹는 거 어때?”소한진의 요청에 소연이 고개를 저었다.“됐어. 집에 가서 대충 먹을래.”소한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T 그룹에서 소식을 전해왔는데 대승 테크가 낙찰된 게 확실하대. 송태수 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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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가녀린 소연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외로워 보였지만 아리따운 뒷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남지훈이 차를 세우고 소연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보이지 않자 그는 차에서 내려 소연의 이름을 다시 한번 불렀고 소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네가 왜 여기에 있어? 직원들이랑 축하 파티 안 했어?”남지훈의 문자를 받은 소연은 그가 오늘 늦게까지 직원들과 파티를 즐길 줄 알았다.“식사만 했어. 직원들은 2차로 노래방에 갔고 난 그런 곳을 안 좋아해서 그냥 왔어.”남지훈이 대답했다. 그는 명덕 테크에 있을 때에도 노래방에 가자는 동료들의 초대를 거절했는데 새로운 회사를 차린 지금도 그때와 똑같았다.“집으로 갈래 아니면 좀 걸을래?”남지훈은 소연이 걷고 싶다고 하면 먼저 집에 가 있을 생각이었지만 소연의 대답은 예외였다.“나 아직 밥도 안 먹었어…”살짝 놀란 남지훈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밖에서 먹을래 아니면 집에 가서 먹을래? 밖에서 먹고 싶다면 내가 아는 맛집이 이 근처에 있어. 집에서 먹고 싶다면 늘 먹던 그 메뉴들이야.”“그냥 집에 가서 먹을래.”잠시 고민하던 소연이 대답한 뒤 돌아서서 남지훈의 차에 탔고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가는 길에 남지훈은 계속 소연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달빛이 소연의 얼굴에 비추어 그녀의 모습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였고 남지훈은 순간 그녀가 보이는 것처럼 도도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뭘 봐?”소연은 남지훈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고 남지훈이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넌 항상 상대방에게 차갑고 도도한 느낌을 준다는 거 알아? 스카이 팰리스에 들어가고 나서 네가 웃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예전에 고등학생 시절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도 똑같네.”남지훈은 왠지 소연의 마음이 무거워 보여서 가볍게 수다를 떨려고 말을 꺼냈지만 소연은 별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듯 대답했다.“어쩔 수 없어.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나서 고칠 수가 없어.”남지훈은 그녀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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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내가 감당 능력이 뛰어나서 다행이지. 아니, 그보다 네가 전에 송 씨 가문에서 땅을 받아야 하는데 일이 좀 까다롭게 됐다고 했던 게 기억나거든. 내가 형님에게 말 좀 해볼까? 혹시 또 S 그룹에 땅을 줄지도 모르잖아.”남지훈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연은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남지훈이 이렇게 대놓고 얘기하니 더욱 마음이 혹했으며 땅만 받을 수 있다면 그녀는 S 그룹의 대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의 욕심을 억지로 누르며 입을 열었다.“인맥은 이용할 줄 알아야 해. 네가 그 인맥을 나에게 써버리면 나중에 송태수와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어. 넌 출신이 평범해서 평생을 노력해도 원하는 단계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어. 실패의 확률이 더 크거든. 근데 송태수의 도움이 있으면 말이 달라지지. 그 사람이 너와 형제를 맺었다는 건, 그만큼 너라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야. 내 추측대로라면 그 사람은 네가 J 시 상류층에 입성할 때까지 너에게 길을 닦아줄 거야. 이번에 송태수가 직접 T 그룹 입찰 대회를 개최한 것도 너에게 길을 만들어주고 있는 거야. 내일 신문에 기재되면 J 시의 해당 업계와 이 방면에 수요가 있는 회사들은 J 시에 대승 테크라는 회사가 있다는 걸 제대로 기억하게 될거고.”소연은 물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난 달라. 우린 3년 뒤에 이혼을 할 거고 그때가 되면 서로 아무 사이도 아니거든. 네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어떤 여자를 만나든, 심지어 네가 죽든 살든 나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을 거야. 그럼 넌, 위로 올라 갈 기회를 그냥 날리는 거지. 어차피 난 그저 S 그룹의 관리팀 팀장에 불과해. 땅을 받는 일은 고위직분들이 알아서 할 거야. 네가 이 일 때문에 송태수에게 부탁을 할 이유가 없어.”소연은 남지훈을 철저하게 속이기 위해 말을 보탰고 그녀의 말에 남지훈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이익 관계를 꼭 그렇게 따져야해? 땅을 받아서 네가 S 그룹에서 승진하고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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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이런 젠장! 이게 다 네 전 남자친구 때문이야!”김명덕이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하자 이효진은 갑자기 언급된 남지훈에 어리둥절한 얼굴이었고 김명덕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면서 말을 이어갔다.“생각지도 못했네. 전혀 예상을 못 했어! 빌어먹을 그 두 놈이 회사를 새로 차리자마자 그렇게 큰 오더를 두 개나 따낼 줄은 상상도 못 했어! 합하면 100억이나 넘는 프로젝트인데!”김명덕의 말에 이효진은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남지훈이 회사를 차렸다는 소식은 김명덕을 통해 들어서 알고 있지만 회사를 차리자마자 100억이나 넘는 프로젝트를 따내다니. 쥐뿔도 없던 거지가 업계 최고가 된 셈이기에 이효진은 갑자기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그녀가 김명덕의 비위를 맞추는 이유는 오직 돈 때문인데 이제 남지훈도 부자가 되다니, 그것도 김명덕보다 돈이 더 많다니. 이효진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리기 시작했다.돈을 위해서 남지훈을 배신했지만 솔직히 남지훈이 김명덕보다 훨씬 말도 잘 듣고 다정했다.“거참 이해가 안 되네. 새로 차린 회사가 어떻게 그렇게 큰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었던 거지? 남지훈과 이현수 두 놈,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효진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김명덕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질렀고 이효진이 재빨리 그를 진정시키려 노력했다.“명덕 오빠, 화 풀어요. 그 두 사람은 오빠 밑에서 일하던 직원일 뿐이에요. 절대 큰일을 해낼 사람들이 못 돼요!”“젠장, 그건 옛날이고!”김명덕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대승 테크는 프로젝트를 따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열받는 건, 어제 입찰 대회에서 김명덕이 창피를 당한 일이었다. 홧김에 업계의 암묵적인 룰을 입 밖으로 내뱉었기에 이제 명덕 테크는 이 업계의 공공의 적이 될 것이다!김명덕은 이제 남지훈과 이현수와 더 이상 엮일 일이 없다고 생각했고 누님의 출현이 그의 마음속에서 들끓고 있던 화를 잠재웠으며 남지훈에게 맞은 주먹 몇 대까지 참아냈는데 이번 입찰 결과에 화가 다시 들끓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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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남지훈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 익숙한 뒷모습을 잊으려 했고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아는 사람을 본 것 같긴 한데, 잘못 봤을 가능성도 있어요.”남지훈이 고개를 돌려 웃으며 대답하자 송태수가 눈썹을 들썩이면서 말했다.“그래요? 지훈 동생 지인이 우리 T 그룹의 직원일 줄은 몰랐네요. 말해봐요. 내가 신경을 좀 더 써줄 수도 있는데.”남지훈은 너무 과하게 친절한 송태수가 살짝 부담스러워서 난감하게 웃었으며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신정우가 정말 바람을 피운 거라면 굳이 송태수가 신경 써줄 필요가 없었다.회사로 들어선 송태수는 데스크 직원에게 남지훈 얼굴을 기억하라고 당부했으며 다음부터는 신원 확인 필요 없이 바로 회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얘기해 두었다.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송태수는 비서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시켰고 차를 한 모금 마신 남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형님, 어제 진짜 너무 놀랐습니다.”“우리 지훈 동생이 감당 능력이 떨어지네요! 동생이 안 물어봐서 나도 굳이 얘기 안 했죠. 처음에는 돈으로 동생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동생이 안 받았잖아요. 몇 번 보다 보니 나랑 성격도 잘 맞는 거 같아서 형제를 맺자고 했죠. 이것도 인연이죠.”송태수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자 남지훈이 씁쓸한 얼굴로 대답했다.“형님의 친구분들은 전부 회사 대표이거나 부자일 줄 알았습니다.”“동생도 충분히 회사 대표가 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난 아무나하고 친구를 맺진 않아요. 나랑 친해지려고 찾아오는 사람은 많아도 내가 친구를 하려고 찾아가는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부자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우리 송 씨 가문이 워낙 부잣집이라 친구를 맺을 때 상대방이 돈이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안 써요. 어차피 J 시에서 소 씨 가문을 제외하면 나보다 돈 많은 사람은 없으니까요.”송태수는 늘 이렇게 직설적이었지만 남지훈은 여전히 이런 송태수가 놀라웠고 한참 수다를 떨고 난 뒤, 송태수가 비서에게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했다.“시간 날 때 계약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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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지훈아.”주차장에 들어선 순간, 신정우가 남지훈을 불렀고 심지어 그 여자를 데리고 남지훈에게 다가왔다.“네가 여기 웬일이야?”신정우는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한낱 월급쟁이 남지훈이 업계 최강자들만 모아 놓은 T 그룹에는 무슨 일일까? 남지훈은 곁에 서있던 여자를 쓱 훑어보았고 명품을 온몸에 걸친 그 여자는 몸매도 꽤 훌륭했으며 아침에 본 여자가 바로 눈앞의 이 여자였다.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는데 커플룩을 입은 두 사람을 보니 거의 확실해졌다.“송 대표님이 계약서를 받아 가라고 해서 왔어요.”정신을 차린 남지훈이 솔직하게 대답했지만 그 말을 들은 신정우가 웃음을 터트렸다.“지훈아,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송 대표님이 계약서를 너에게 줬다고? T 그룹 송 대표님이 누구인지 알고 하는 얘기야? 네가 그분을 만날 수 있다고?”신정우의 말속에는 남지훈에 대한 비웃음으로 가득했고 심지어 남지훈이 말도 안 되는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송태수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J 시의 돈 많고 유명한 사장들이 송태수를 만나고 싶어도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데 남지훈에게 계약서를 줬다니 믿을 수가 없었가절대 교집합이 있을 수 없는 두 사람이기에 신정우는 어이가 없었고 장난으로 받아들였다. 반면 송태수는 회사 건물로 돌아가는 길에 데스크 직원에게 신정우를 가리키며 신정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아오라고 명령했다.“T 그룹에서 송 대표라고 불리는 사람은 오직 T 그룹 오너야. 그건 알고 있어?”신정우가 남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묻자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T 그룹 대표님이 저에게 계약서를 준 거 맞아요. 매형, 어제 T 그룹에 있었던 입찰 대회에 대해 모르고 있어요?”신정우는 점점 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남지훈을 보며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송 대표가 신경 쓰는 프로젝트라면 아주 큰 프로젝트일 텐데 남지훈이 거기에 참가할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어제 T 그룹의 입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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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신정우는 남지훈 따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며 바람피우는 장면을 그에게 들켜도 전혀 타격이 없었다.돌아가는 길에 남지훈은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누나가 매형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고 얘기했을 때 그저 살짝 의심스러운 정도였는데 이제 보니 누나의 말이 정확했고 두 눈으로 직접 보니 화가 났다.물론 같이 호텔에 드나들거나 그런 걸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신정우와 그 여자의 모습은 분명히 다정한 연인 사이였다.남지훈이 대승 테크에 도착했을 때, 면접은 이미 끝난 상황이었고 오늘 하루 서른 명이나 넘게 면접을 본 결과, 열 명을 채용하게 되었고 대승 테크 직원이 점점 많아졌기에 이현수는 사무 공간이 부족해 보였다. 이현수도 대승 테크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퇴근 후, 남지훈은 소연에게 간단하게 문자를 남기고 나서 매형이 이렇게 일찍 퇴근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누나 집으로 달려갔다. 사실 신정우는 며칠 동안이나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남지훈의 부모님을 집으로 모신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남지훈은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남가현을 보자 주방으로 들어갔고 남가현은 남지훈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지훈아, 조금만 기다려. 제육볶음만 하면 밥 먹을 수 있어.”부모님을 모시고 온 뒤로부터 남가현의 얼굴에는 웃음이 멈춘 적이 없었다. 행복해하는 누나를 보며 혹여나 누나의 기분을 잡치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어쩔 수 없이 할 말은 해야 했다.“누나. 나 오늘 아침에 T 그룹에서 매형을 봤어.”남지훈의 말에 남가현이 흠칫했으며 요리하던 손도 그대로 멈췄다.“누나?”남가현을 힐끔 쳐다본 남지훈은 그제야 누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발견했고 남가현이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네 매형이 며칠 전에 출장 간다고 했거든. 어제 내가 전화했는데 며칠 더 있어야 온다고 했는데… 거짓말일 줄 알았어!”남지훈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남가현은 이미 신정우가 J 시에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누나. 요즘 내가 T 그룹에 갈 일이 좀 많아.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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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남지훈은 송태수의 행동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 그가 T 그룹에 도착했을 때, 인사 자료 두 장이 송태수 사무실에 놓여 있었고 송태수가 자료를 남지훈에게 건네며 말했다.“어제 직원을 시켜서 알아봤는데 오늘 결과가 나왔어요. 동생 매형이 우리 회사 중층 관리자였더라고요. 연봉이 1억 정도 되는데 옆에 있던 여자는 이름이 이미연이에요.”“또 이 씨라니!”남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자 송태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이 씨가 왜요?”“이 씨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사람이 문제죠. 제 전 여자친구가 제 전 사장님과 바람을 피웠거든요. 한 달 전에 헤어졌는데 그 여자도 이 씨였어요.”남지훈이 고개를 저으며 설명하자 송태수가 동정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동생에게 그런 과거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그래서 혼자 회사를 차렸군요.”남지훈은 그 말에 씁쓸하게 웃었고 잠시 머뭇거리던 송태수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아니지, 동생! 동생 결혼하지 않았나요?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한 달 만에 결혼을 한 거예요?”“형님. 그게 설명을 하자면 좀 복잡해요. 결국엔 돈 때문에 그렇게 됐어요!”돈 때문이라는 말로 모든 걸 정리했다. 계약 결혼이기에 남지훈은 소연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아 슬쩍 화제를 돌렸다.“형님, 제가 매형을 찾아가서 얘기 좀 나누고 싶어요. 근데 일단 형님과 T 그룹을 통하지 않고 저 혼자서 해결해 보고 싶습니다.”“네, 그렇게 해요.”신정우에게 기회를 한 번 주고 싶어 하는 남지훈을 보며 송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송태수가 직원을 시켜 알아본 바, 신정우가 속해 있는 부서에서는 신정우와 부하 직원이 정분났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었다. 만약 신정우가 남지훈의 설득을 듣고 바른길로 들어서기만 하면 송태수도 신정우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 송태수의 명령에 데스크 직원이 남지훈을 데리고 신정우를 찾아갔고 신정우는 남지훈을 본 순간, 눈살을 확 찌푸렸다. T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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