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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가녀린 소연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외로워 보였지만 아리따운 뒷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남지훈이 차를 세우고 소연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보이지 않자 그는 차에서 내려 소연의 이름을 다시 한번 불렀고 소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직원들이랑 축하 파티 안 했어?”

남지훈의 문자를 받은 소연은 그가 오늘 늦게까지 직원들과 파티를 즐길 줄 알았다.

“식사만 했어. 직원들은 2차로 노래방에 갔고 난 그런 곳을 안 좋아해서 그냥 왔어.”

남지훈이 대답했다. 그는 명덕 테크에 있을 때에도 노래방에 가자는 동료들의 초대를 거절했는데 새로운 회사를 차린 지금도 그때와 똑같았다.

“집으로 갈래 아니면 좀 걸을래?”

남지훈은 소연이 걷고 싶다고 하면 먼저 집에 가 있을 생각이었지만 소연의 대답은 예외였다.

“나 아직 밥도 안 먹었어…”

살짝 놀란 남지훈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밖에서 먹을래 아니면 집에 가서 먹을래? 밖에서 먹고 싶다면 내가 아는 맛집이 이 근처에 있어. 집에서 먹고 싶다면 늘 먹던 그 메뉴들이야.”

“그냥 집에 가서 먹을래.”

잠시 고민하던 소연이 대답한 뒤 돌아서서 남지훈의 차에 탔고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가는 길에 남지훈은 계속 소연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달빛이 소연의 얼굴에 비추어 그녀의 모습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였고 남지훈은 순간 그녀가 보이는 것처럼 도도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뭘 봐?”

소연은 남지훈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고 남지훈이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넌 항상 상대방에게 차갑고 도도한 느낌을 준다는 거 알아? 스카이 팰리스에 들어가고 나서 네가 웃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예전에 고등학생 시절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도 똑같네.”

남지훈은 왠지 소연의 마음이 무거워 보여서 가볍게 수다를 떨려고 말을 꺼냈지만 소연은 별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듯 대답했다.

“어쩔 수 없어.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나서 고칠 수가 없어.”

남지훈은 그녀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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