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그는 한의사이기 때문에 국내 한의학계에서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스티브는 남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가 알기로는 남지훈은 대승 그룹의 부대표이자 기술 총책임자에 불과했다.꽤 매력적이긴 했지만, 소연만큼 쓸모가 있을 건 같지는 않았다.대승 그룹이 오늘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유능한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스티브가 씩 웃으며 말했다.“남 선생님은 정말 꾀가 많군요. 제가 봤던 당신 나라 사람 중의 최고인 것 같네요. 소 대표님을 석방할지 여부는 당신, 성의에 달렸겠죠.”“무슨 성의요?”남지훈이 나지막이 말했다.“당신이 혼자 힘으로 대승 그룹을 설립할 수 있었던 건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겠죠. 우리가 당신 직원들을 구속하는 이유도 이미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죠. 공명정대한 사람은 뒷말이 없다고, 저도 분명히 말할게요. 소 대표님을 돌려보낼 수는 있지만 대승 그룹의 지분 51%를 우리에게 팔겠다고 약속하세요. 동시에 두 창업자는 대승 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해야 하고요. 지분을 넘기면 소 대표님도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남지훈은 이제야 깨달았다.이것이 바로 상대방의 목적이라는 것을…지분의 51% 있으면 이 사람들이 대승 그룹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그때는 그들의 말 한마디로 대승 그룹은 그 자리에서 파산할 수도 있었다.그러면 국내 산업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야말로 완전히 파멸되는 셈이었다.남지훈은 당연히 그런 무리한 요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스티브가 말을 덧붙였다.“대승 그룹은 개인 회사일뿐입니다. 당신과 다른 창업자의 말 한마디면 끝날 일 아닙니까? 게다가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승 그룹이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당신들이 투자한 금액은 4,000억 원도 채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방금 말씀드린 지분 51%를 인수하는 대가로 100억 달러를 더 붙여서 인수할 수도 있어요. 그것도 달러로! 그 100억 달러 외에도 당신들은
”어머니, 연이는 아주 잘 지내요. 매일 잘 먹고 잘 자고, 지금 사는 곳도 제법 커요. 심심할 때 무예 연습도 좀 하고 그러면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아요. 주변 환경도 청산녹수가 좋아서 상당히 쾌적하고요. 귀국 시기는 아직 확정된 건 없는데, 협상단도 지금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뒤에서 누군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고 그 사람들과도 이미 만나고 왔어요.”이 말을 들은 유지아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우리 아이 불쌍해서 어떡해? 타국에서 홀로 갇혀 있다니, 생각만 해도 이 시어미 마음이 너무 아프다!”눈물을 훔치고 나서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다행히도 거기 우리 가족이 있으니까 좋네. 이따가 내가 재용이한테 연락해서 더욱 힘써 달라고 부탁해야겠어. 차라리 우리 사람 몇 명을 그쪽에 들여보내서 보살피는 게 좋을 것 같아.”유지아는 이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서울에서 유지아와 이틀 정도 더 지내다 남지훈은 J 도시로 돌아왔다.J 도시로 돌아온 남지훈은 가장 먼저 소씨 가문을 찾아서 소박환과 주옥금 등에게 소연의 사정을 알렸다.전화로 말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남지훈은 소씨 가문에 와서 직접 얘기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옥금은 콧물과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울기 시작했다.그녀는 목이 턱 메어왔다.“어릴 때부터 연이를 애지중지 키우다 보니 고생 한 번 못 해봤는데, 다 커서 이런 고생을 한다니, 우리 불쌍한 아이, 어쩜 좋아?”소박환도 탄식했다.“우리 연이 아직 멀쩡한데 울긴 왜 울어요. 당신 울음소리 때문에 더 기분이 별로예요.”“당신 지금 기분이 좋을 때예요? 당신은 하루 세 끼 허구한 날 술만 마시면서 맘이야 제일 편하겠죠. 우리 아이가 밖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말이죠. 이 양반, 봐주니까 점점 기어오른다?”주옥금이 소박환을 한바탕 꾸짖었다.소박환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내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뭐, 어쩌라는 거요? 당신 따라 나도 질질 짜면 이 집안
”수락한 건 아니죠?”만인왕이 물었다.남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그런 무리한 조건을 제가 들어줄 리가 없죠.”만인왕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역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군, 당신들은 역시 악 세력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이었어요. 이제 배후가 있다는 게 확실해졌으니, 누군지는 대충 짐작이 가네요. 이게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겠어요.”“그게 누구죠?”남지훈이 물었다.“내가 일전에 얘기했던 슈퍼 재벌 기억해요?”만인왕이 물었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인왕은 앞서 세 글로벌 대기업 배후에는 슈퍼 재벌의 그림자가 있다고 말했었다.그리고 그 세 글로벌 대기업은 슈퍼 재벌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좀 과장하자면 이놈들이 세계 경제 발전과 생명줄을 저들 손에 꽉 거머쥐고 통제하고 있죠.”만인왕이 말을 이어갔다.“수백조에 달하는 세 글로벌 대기업의 재산도 단지 빙산의 일각일 뿐, 이놈들은 정말이지 훨씬 더 무시무시해요.”남지훈은 기겁한 표정으로 그 말을 들었다.그는 그런 슈퍼 재벌들은 소설 속에서만 보았지, 실존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2년 전쯤인가? 슈퍼 재벌 중 로저스 가문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의사를 물색하던 중 국내 신의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비싼 돈을 들이고도 국내 신의는 영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이어 말을 덧붙였다.“그 로저스 가문의 환자가 아직 살아 있어요. 현재 고가의 의료 장비와 약물에 의존하며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서울에서 사람을 데려와서 치료해 주시면 소 대표 구속 문제도 해결될 거예요.”남지훈은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알고 봤더니 자기 자신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대표님, 그게 사실입니까?”남지훈이 물었다.그는 차마 자기 귀를 믿지 못했다.만인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아주 확실해요.”이에 남지훈이 너무 기뻐서 어쩔 바를 몰랐다.만인왕이 말을 덧붙였다.“그래도 조심해야 해요. 우리 국내 재력가들도 서로 죽기 살기로
”또 무슨 일이죠?”남지훈이 물었다.백지는 순식간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도 남지훈을 찾으러 J 도시에 올 때마다 좋은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았다.“이번엔 좋은 일이라고요.”백지가 말하자마자 남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과연 백지가 J 도시에 온 게 좋은 일일까?’“내 말 못 믿겠어요?”백지가 비웃듯이 말했다.“이 뻔뻔하고 파렴치한 사람아, 우리 아버지가 당신 부인이 그쪽에 구속되어 당분간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보고 당신을 유혹해서 우리 사이를 더욱 발전시키라고 했어요. 혹시 알아요? 그렇게 되면 내가 또 진급할지?’“요점만 말해요!”백지의 말에 남지훈은 말문이 막혔다.“왜요?”백지가 남지훈을 힐끗 바라보았다.“이 예쁜 얼굴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아요?” 그녀는 인생을 헛살았나 의심이 들었다.그녀를 꾀려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J 도시까지 줄을 섰는데 정작 남지훈은 그녀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요점만 말해요.”남지훈은 재차 강조했다.그는 백지가 갈수록 더 뻔뻔해지는 것 같았다.백지의 안색이 확 바뀌더니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려 했다.“국경 분쟁 건이 해결되고 사부님하고 국내 건을 조사하던 중에 우리는 국경에서의 분쟁은 우리 측 사람이 선동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불필요한 번거로움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사부님의 뜻은 당신 명의로 된 재산을 임시로 부인한테 넘겨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지 못하도록 해야 해요.”남지훈과 백지는 각각 전천행의 왼팔이자 오른팔이었다.그리고 그들과 같은 사람들은 사업을 하거나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지만, 그것을 악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누군가가 남지훈을 처리하려면 당연히 백지와 남지훈을 함께 처리하려 들 것이다.아마도 남지훈과 백지를 먼저 쓰러뜨려서 전천행을 홀로서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이 문제는 남지훈을 다소 난처하게 만들었다.“아내가 아직 구속돼 있는데 어떻게 재산을 아내
그는 신정우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았고 오로지 남가현에 관한 것일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남가현과 신정우는 이미 관계가 끊긴 지 오래인데 할 얘기가 더 있을 리가 없었다.유일하게 신정우와 관련된 것이라면 두 아이뿐이었다.이현수도 잘 이해하지만, 남가현은 두 아이가 신정우를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최근 들어 두 아이는 이현수의 존재를 서서히 받아들이고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아이들도 어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부분이 있었다.신정우가 이를 악물었다.“현수 씨, 나는 정말 당신하고 조용히 얘기하고 싶은 것뿐이야.”이현수가 신정우를 힐끗했다.“말해! 얼마야?”그는 신정우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신정우가 한동안 사라졌다가 난데없이 그를 찾아온 데는 무조건 돈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이현수가 정말 정곡을 콕 찔렀다.신정우라는 인간도 참 뻔뻔스러웠다.“난 이제 이렇게는 못 살아! 4억! 사업을 시작하게 4억 원만 빌려줘! 그럼, 이제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아! 그리고 그 4억 원은 내가 꼭 갚는다!”“4억 원?”이현수는 실소를 터뜨렸다.현재 그의 계좌에는 4억 원도 없었다.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현수는 가장 가난한 부대표로 꼽힌다.분명 대승 그룹은 수조 원의 매출을 번창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4억 원도 꺼내기 힘들었다.“그래, 4억 원!”신정우가 말했다.그는 암만 생각해도 이현수가 4억 원을 꺼내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설령 돈을 진짜로 꺼낼 수 있다고 해도 굳이 그에게 돈을 주거나 빌려줄 이유가 없었다.어쨌든 이현수가 그에게 빚진 건 절대 없으니까.이현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신정우! 당신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일단 당신과 가현 씨는 이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둘째, 나 이현수도 당신한테는 빚진 게 없고. 4억 원은 물론 단 한 푼도 빚지지 않았어! 그리고 세 번째, 진짜 장난치는 게 아니고 내 계좌에서 4억 원이 아니라 지금 당장 2억 원도 꺼낼 돈이 없
한참 대화를 나눈 후 두 사람은 회사를 떠났다.스카이 팰리스로 돌아온 남지훈은 한의학계 동향에 주의를 기울였다.사람들은 이미 남지훈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결국 로저스 가문에게 남지훈의 존재를 알리고 남지훈을 직접 초대하러 오게끔 만들려는 의도였다.로저스 가문이 찾아오고 유재용 측에서 로저스 가문의 상황을 파악한 후에야 남지훈은 출발할 수 있었다.다른 좋은 소식도 있었다.유재용은 이미 부하들을 소연을 감시하는 팀에 배치해 둔 상태였다.그전에는 상대방이 암살 방식으로 소연을 해결할까 봐 걱정했지만,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상대방도 역시 소연을 가택 연금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만약 소연에게 사고라도 나면 그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따라서 소연의 안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남지훈은 우선 급한 일에 집중한 뒤 요리할 준비를 했다.명덕 테크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면서 생긴 습관인지라 집에 혼자 있어도 포장 음식으로 대충 해결하지 않았다.손질한 랍스터를 이제 막 찜기에 넣으려고 할 때 남지훈의 휴대폰이 울렸다.누나의 전화인 것을 확인한 남지훈은 앞치마로 손의 물기를 닦은 후 얼른 전화를 연결했다.전화를 연결하자마자 남가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속에 무력감이 묻어났다.“지… 지훈아, 현수 씨 위험해! 나…. 지금 현수 씨 데리고 병원에 가는 중이야.”남지훈의 머리가 핑 돌았다.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이현수와 웃고 떠들었는데 불과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일이 생겼다니!퇴근하면서 신정우가 내뱉었던 독설이 바로 머릿속에 떠올랐다.남지훈은 랍스터를 제쳐두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어린 두 아이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남가현 품에 꼭 기대어 있었다.아이의 옷에도 피가 얼룩져 있었다.소생실에는 빨간 불이 여전히 켜져 있었다.남지훈이 도착하자 남가현은 두 아이를 끌고 남지훈에게 달려갔다.그녀의 입술이 약간 까맣게 질린 게 적잖이
그중 한 사람이 현장을 봤을 때 원한에 의한 보복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남지훈에게 이현수가 평소 원한 같은 게 있는지 물었다.남지훈은 신정우가 이현수의 원수가 맞는지는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신정우의 이름을 털어놓았다.다행인 것은 아파트 단지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범행 시간에 따라 현장 CCTV를 통해 더 많은 단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은 후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은 곧장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가현은 두 아이와 함께 돌아왔다.이때 마침 의사가 소생실에서 나왔다.한편 이 사이에 많은 양의 혈액 주머니도 함께 반입되었었다.남가현과 남지훈은 서둘러 의사한테 달려갔다.“선생님!”남가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우리 남편은 어때요?”의사가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말했다.“환자분 이제 위험에서는 벗어났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 더 경과를 지켜보다가 병실로 옮기면 될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고 남가현과 남지훈은 그제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었다.덩달아 철렁했던 남가현의 가슴도 내려앉았다.이현수가 소생실에서 나오기 전에 남지훈은 먼저 병실을 정리해 두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는 아직 의식이 없는 이현수를 밀고 나와 병실로 옮겨졌다.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또 찾아왔다.그들은 이미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신정우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 사실이 있었다.이에 남가현은 격분했다.심지어 그녀는 자신만 아니었다면 이현수가 칼에 찔릴 일도 없었을 거라고 자책까지 했다.단서를 확보한 후 곧장 신정우를 체포했다.그리고 체포 과정도 매우 순조로웠다.남가현은 신정우의 체포 여부는 경찰이 알아서 할 일이지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이현수의 생사에만 있었다.남지훈도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어쨌든 남가현 혼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분명히 정신이 없을 것이다. 아이들도 방과 후부터 지금까지
점심 무렵, 이현수가 깨어나기도 전에 남용걸과 최선정이 먼저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최선정이 콧물을 훔치며 눈물을 흘렸다.“우리 남씨 집안은 왜 이렇게 팔자가 드셀까?”그녀는 불공평한 운명에 대해 불평했다.첫째, 그녀는 중병에 걸려 한 달에 수십만 원의 약 값이 필요했는데 이에 따라 남씨 집안은 그 당시에 너무 힘든 나날을 보냈었다.그러다 남용걸이 또 죽을 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그리고 남지훈, 소연에 이어 지금은 이현수까지, 이 가족은 반복적인 부상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남용걸이 한숨을 내쉬었다.“지금은 다 멀쩡히 살아 있잖아요. 우리 가족은 그 어떤 고난도 다 이겨낼 수 있어요!”최선정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우리 생활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시련과 고난은 날로 커지고 있어. 이 어미는 종종 우리가 지금처럼 이렇게 부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너희들이 덜 고생했으면 하는 바람이야.”부모님들은 소연이가 해외에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떤 생각을 할지 몰라서 남지훈과 남가현은 결국 이 일을 숨기고 있었다.부모님이 시골에서 그다지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 문제에 대해 잘 몰랐다.한참을 앉아 있었지만, 이현수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이현수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최선정은 먼저 대호촌으로 돌아갔다.집에는 돼지, 오리, 닭, 거위가 있기 때문에 매일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 했다.최선정이 떠난 후 얼마 뒤 이현수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병원을 찾았다.아들이 아직 깨어나지 못한 것을 본 이현수의 어머니가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아이고, 이런! 어떤 쳐 죽일 놈이 감히 우리 아들을 죽이려고 하는 거야? 아이고! 아비 어미가 어떻게 가르쳤길래?”한참을 울다가 문득 남가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너야말로 천성에 남편을 잡아먹는 불길한 여편네야! 네 전 남편도 너 때문에 직장까지 잃고 감옥에도 몇 번이나 들어가게 했잖아. 전 남편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더니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