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1600 챕터

제511화

그날 오후, 조씨 별장.유진우가 전화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무장 군대가 조씨 별장 전체를 물샐틈없이 포위하고 있었다.백여 명의 조씨 가문 엘리트들이 문 앞에 선 채 무장 군대와 대치하고 있었고 그 어느 쪽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조씨 가족들은 잘 들어라. 지금 당장 흉악범을 내놓지 않으면 전부 같은 죄로 처리하겠다!”맨 앞에 선 장교가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목소리가 어찌나 우렁차고 쩌렁쩌렁한지 메아리가 한참 울려 퍼졌다. 그의 뒤로 많은 병사들이 서 있었는데 저마다 싸늘한 표정으로 총을 들고 있었다. 장교의 명령 한마디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쏠 기세였다.“뭐야?”일촉즉발의 상황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멀쩡한 조씨 가문이 왜 갑자기 군부대를 건드린 거지?’“장교님, 대체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유진우가 다가와 물었다.“흉악범을 잡으라는 명을 받고 왔습니다. 연관이 없는 자들은 당장 물러가세요!”장교가 매섭게 호통쳤다.“유진우 씨, 왔어요? 얼른 안으로 들어오세요.”조씨 가문의 집사는 유진우를 단번에 알아보고 아랫사람더러 길을 내주라고 했다. 유진우가 안으로 들어온 후 다시 물샐틈없이 막아섰다.“안에 있는 자들은 잘 들어라. 계속 흉악범을 내놓지 않고 질질 끈다면 안으로 쳐들어가겠다!”장교의 마지막 경고에도 조씨 가문 엘리트 고수들은 전혀 물러서지 않았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진우 씨, 큰 아가씨는 회의실에 계십니다. 저 따라오세요.”조씨 가문 집사는 장교의 경고 따위 안중에도 두질 않고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그의 뒤를 따르는 유진우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그 시각 회의실 안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 한곳에 모여 귓속말로 뭐라 속삭였다.조군해는 걱정 어린 얼굴로 몰래 한숨을 푹 내쉬었고 조군표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회의실 안에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조선미 등 몇몇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조군수의 옆을 지켰다.“선미 씨,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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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아빠, 술을 마신 것 외에 다른 일은 더 없었어요?”조선미가 계속하여 캐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야?”조군수는 어안이 벙벙했다.“아빠, 기억을 잘 더듬어봐요. 그 어떤 것도 놓쳐서는 안 돼요.”조선미가 진지하게 말했다.“필름이 끊긴 것 같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대체 왜 그래?”조군수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아빠, 어젯밤에 안 부장관님의 딸이 죽었어요.”조선미가 생각지도 못한 얘기를 내뱉었다.“뭐? 죽었다고?”조군수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어떻게 그런 일이...”“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몰라요. 하지만 밖에서 아빠가 안 부장관님의 딸을 죽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요.”조선미가 말했다.“내가 죽였다고?”조군수는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아니야, 말도 안 돼! 내가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사람을 죽일 리는 없어!”조군수의 주량이 별로이긴 했지만 술버릇은 없었다. 평소 술에 취하면 바로 잠자리에 들곤 했다.“저도 믿지 않아요. 하지만 아빠가 사람을 죽였다고 증언한 목격자가 있어요. 지금 안 부장관님의 군대가 별장 문 앞을 포위하고 있는데 당장이라도 쳐들어올 기세예요. 진짜 그런 적 없는지, 한 번 더 잘 생각해봐요.”조선미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부장관은 서울의 3인자다. 그의 명령 한마디면 조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진짜 기억이 안 나. 하지만 난 날 믿어. 난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야.”조군수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아이고, 셋째야, 네가 널 믿어서 무슨 소용이야? 문제는 안 부장관님이 믿질 않잖아.”조군해가 고개를 내저었다.“셋째야, 넌 생일 연회에 가서 무슨 술을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셔? 정말 자제력이라고는 하나도 없구나.”조군표는 한스러워하며 그를 꾸중했다. 가뜩이나 집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라 골치가 아픈데 이런 사고까지 쳤으니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작은아버지, 정말로 작은아버지의 짓이라면 당장 가서 죄를 인정하세요.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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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쳐들어왔다고?”조선미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당장 막으라고 해!”진실이 드러나기 전에 절대로 그들이 아버지를 잡아가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잠깐.”조군수가 나가려는 집사를 갑자기 불렀다.“들어오라고 해. 아무도 막지 마!”“아빠,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조선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내 결백을 증명해야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조군수의 목소리는 아주 우렁찼다.“하지만...”“저들을 막는다면 내가 죽어도 누명을 벗지 못할거야.”조군수가 진지하게 말했다.안 부장관과 공개적으로 맞선다는 건 가볍게 말해서 체포하려는 그에게 저항하는 것이고 심각할 경우 반란을 일으키는 거나 다름없다.조씨 가문은 그런 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셋째 말이 맞아. 억지로 버티는 것도 답이 아니야. 조씨 가문 제자들에게 전부 물러서라고 전해!”조군표가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네!”집사는 그의 말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조선미 일행은 시름이 놓이지 않았지만 지금 이런 때일수록 불난 집에 부채질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군수는 어디 있어?”그때 제복 차림의 장교가 수많은 무장 병사와 함께 위풍당당하게 회의실 앞까지 쳐들어왔다. 정규군들이 내뿜는 살기에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제가 조군수입니다. 장교님, 무슨 일로 절 찾으십니까?”조군수는 덤덤한 표정으로 한 무리의 사람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부장관님의 딸을 성폭행하고 무참하게 살해한 조군수 당신을 잡으러 왔다!”장교가 싸늘하게 말했다.“헛소리하지 말아요. 우리 아빠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요. 당신들이 뭔가 잘못 안 거라고요!”조아영이 나서서 반항했다.“장교님, 우리 남편은 줄곧 품행이 단정하고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라 절대 그런 몹쓸 짓을 할 리가 없어요. 누군가 우리 남편을 모함한 게 틀림없어요.”진서현은 사리에 근거하여 힘껏 논쟁했다.“맞아요! 다른 사람이 족장님을 모함했어요.”조씨 가문 사람들도 너도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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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남편에 대한 믿음이 누구보다 두터웠지만 눈 앞에 펼쳐진 결과는 그녀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셋째야, 이게 다 무슨 일이냐!”조군해는 한스러워하며 노발대발했다.“이...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넌 족장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도 없어!”조군표는 분노를 터트리며 조군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그의 몹쓸 짓 때문에 가문의 명성이 한순간에 밑바닥까지 떨어졌다.“아빠...”조선미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처음에 그녀는 아버지가 모함을 당했을 것으로 아주 확신했다. 하지만 증인과 물증이 떡하니 놓여있는 지금은 변명조차 할 수가 없었다.그 시각 조군수도 경악하긴 마찬가지였다. 영상 속의 얼굴이 누가 봐도 자신이였고 옷차림도 완전히 똑같았다.‘내가 진짜 술 먹고 사람을 죽였다고?’“풉!”조군수는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시뻘건 피를 토해냈다. 그의 얼굴에 핏기라고는 전혀 없이 창백했다.“아빠.”조선미가 본능적으로 부축하려 하자 조군수가 손을 들어 말렸다.“선미야, 미안하다. 나 때문에 너희들까지 피해를 보게 했어. 이런 몹쓸 짓을 저질렀으니 더는 살아서 너희들을 볼 면목이 없구나.”그러더니 장교의 총을 빼앗아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죽음으로나마 속죄할 생각이었다.“아빠!”“족장님!”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제지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탕!”총소리와 함께 총알이 조군수의 두피를 스쳐 지나면서 피가 살짝 흘렀다.사람들이 고개를 돌려보니 유진우가 발 빠르게 조군수의 총을 빼앗았던 것이었다.“아저씨, 아직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이러시는 건 너무 섣부르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유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조군수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다행히 유진우가 반응이 빨랐기에 망정이지, 안 그러면 진작 숨을 거두었을 것이다.“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죠. 이런 극악무도한 죄는 목숨 정도는 내놓아야 속죄할 수 있다고요.”조군수는 그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평생 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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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조군수가 체포된 후 조씨 가문이 발칵 뒤집혔다. 다들 조군수의 죄명을 벗기기 위해 인맥과 관계를 전부 동원했다.조군수는 족장으로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대표한다. 강간 살인죄라는 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조군수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조씨 가문 전체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조선미는 명령을 내린 후 믿을만한 몇몇 가족과 함께 그녀의 방에서 대책을 세웠다. 조씨 가문 전체가 한마음 한뜻이 아니었다. 첫째와 둘째 큰아버지는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어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이 일에 대해 다들 어떻게 생각해요?”조선미는 양쪽을 번갈아 보며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아빠가 진짜 술에 취해서 그런 건... 아니겠죠?”조아영은 거의 울먹이듯 말했다. 영상을 보기 전까지 그녀는 아버지의 인품을 누구보다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증거가 눈앞에 놓여있으니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네 아빠는 평소 주량껏 마시는데 왜 이번에는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셨을까?”진서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큰아가씨,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족장님을 빼내오냐는 거예요.”조 집사가 근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 아무리 봐도 죄명을 벗기는 건 불가능했기에 목숨부터 살리는 게 급선무였다.“진우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조선미의 시선이 그에게 머물렀다.“하필 지금 이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건 절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아저씨를 모함한 게 틀림없어요.”유진우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우리도 그러길 바라요. 하지만 물증과 증인 모두 명백하게 있어서 아무도 믿지 않을 거예요.”조아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닐 수 있어요. 어떤 건 겉면만 봐서는 안 되거든요.”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발견했어요?”조선미가 떠보듯 물었다.“역용술이라고 얼굴을 바꾸는 변장술이 있는데 누군가 역용술로 선미 씨 아버님의 얼굴로 변장하여 일부러 살인을 저지른 것 같아요.”유진우가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역용술이요?”사람들은 경악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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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연홍?”조선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 여자를 알아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 여자가 바로 선미 씨 큰어머니로 변장했던 그 여자예요.”유진우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은비녀에서 그 여자의 향기와 똑같은 향기가 풍겼기 때문이다.“그 여자라고요?”조선미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설마 이 일도 그 여자의 짓일까요?”“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저녁에 만나보면 알겠죠.”유진우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 먼저 만남을 청한다는 건 뭔가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독에 능하고 교활한 여자라 함정이면 어떡하죠?”조선미가 걱정 어린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날 어쩌진 못할 거예요.”유진우가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그래도 안 돼요. 혼자 보내기에는 위험하니까 호위무사도 함께 보낼게요.”조선미가 진지하게 말했다. 블랙지존의 제자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기에 유진우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는 없었다.“그래요 그럼.”조선미가 고집을 꺾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유진우도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저녁 8시, 려화루.평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복고풍의 술집이 오늘따라 유달리 썰렁한 것 같았다.유진우는 차에서 내려 술집으로 들어갔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창가 자리에 앉은 유진우는 홀로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기다렸다.“바로 저 안에 있어! 당장 잡아들여!”그때 술집 밖에 승합차 몇 대가 도착했다. 차 문이 열리자 검은 옷에 얼굴까지 가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손에 칼을 들고 살기등등하게 쳐들어왔다.우두머리로 돼 보이는 남자는 유진우를 보자마자 쿵 하고 칼로 테이블을 쪼개더니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네놈이 바로 유진우야?”“날 30분이나 따라왔으면서 내가 누군지 몰라?”유진우는 무덤덤하게 찻잔을 들었다. 조씨 저택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 하지만 대체 누구의 짓인지 알아보려고 끝까지 모른 척했다.“하하, 그래도 꽤 배짱이 있는 놈이구나. 이렇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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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몸매 아주 죽여주는데? 저런 완벽한 여자는 처음 봤어.”“얼굴 볼 필요도 없이 하얀 긴 다리만 봐도 1년은 즐길 수 있겠어.”“나 못 참겠어. 너무 섹시하잖아!”베일을 쓴 여자의 등장에 싸움꾼들은 타오르는 욕구를 억제하기 힘들 정도였다.섹시한 몸매가 어찌나 완벽한지 흠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특히 길고 하얀 다리는 적당히 살집도 있어 보기 딱 좋았다. 다리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남자들의 환상을 완벽하게 채워주었다.“당신이 이 술집의 사장이야?”우두머리 남자는 턱을 어루만지며 욕망을 드러냈다.“맞아요. 뭘 주문하시겠어요?”베일을 쓴 여자는 요염하게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음... 향도 너무 좋아.”그녀의 향기에 도취한 남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가슴을 간지럽혔다.“하하, 당신을 먹어도 돼?”우두머리 남자가 음흉하게 웃었다.“날 먹겠다고요?”베일을 쓴 여자가 씩 웃었다.“난 온몸에 가시가 돋쳐서 먹을 수가 있겠어요?”“괜찮아. 난 가시 돋친 장미를 좋아해.”우두머리 남자가 입맛을 다셨다.“그래요? 그럼 버틸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봐야겠어요.”베일을 쓴 여자가 의미심장하게 웃어 보였다.우두머리 남자는 굶주린 듯 옷을 꽉 잡았다. 부하들은 크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우리 형님은 그야말로 상남자시거든. 오늘 밤 아주 제대로 즐기겠군.”“당신 남자친구는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나 봐? 하지만 괜찮아. 우리가 제대로 놀아줄게.”남자들은 음흉하게 웃으며 베일을 쓴 여자를 둘러쌌다.“난 당신들보다 저기 저 잘생긴 오빠가 더 마음에 드는데요?”베일을 쓴 여자는 씩 웃으며 유진우를 가리켰다.“흥, 저런 기생오라비가 뭐가 좋다고.”“그러게 말이야. 팔다리도 가는 게 어디 힘이나 쓰겠어?”사람들은 저마다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다.“오빠, 나랑 놀래요?”베일을 쓴 여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왔다.“관심 없어요. 그냥 쟤네들과 놀아요.”유진우는 흔들림 없이 계속 차만 마셨다.“들었어? 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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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너...”우두머리 남자는 검은 피를 토해내며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작 3분 사이에 모든 싸움꾼들이 죽음을 맞이했다.“명의님, 방해하는 자들은 다 죽었고 인제 우리 둘만 남았어요.”베일을 쓴 여자는 요염하게 웃으며 다가오더니 유진우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방금 귀찮은 일을 대신 해결해줬는데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저들 정도면 귀찮은 것도 아니죠.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대체 무슨 속셈으로 날 여기로 불렀어요?”유진우가 직설적으로 물었다.“연약한 여자가 무슨 속셈이 있겠어요? 날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말아요.”연홍의 눈빛에 원망이 다소 섞여 있었다.“속셈이 없다면 대체 누가 조군수를 모함했는지, 진범은 또 어디 있는지 알려줘요.”유진우가 말했다.“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죠. 알고 싶으면 뭔가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어요?”연홍은 손가락으로 유진우의 턱을 들어 올렸다.“원하는 게 뭐예요?”유진우는 그녀의 손을 확 뿌리쳤다.“당신을 원해도 돼요?”연홍이 요염하게 웃어 보였다.“난 당신에게 관심이 없어요.”유진우는 단칼에 거절했다.“하하... 참 재미있는 남자란 말이지. 나의 유혹을 뿌리치는 남자는 거의 없는데.”연홍이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었다.“알았어요. 농담하지 않을게요. 당신에게 내 병을 고쳐달라고 부탁하려고 불렀어요. 당신 의술이 아주 대단하다는 거 알고 있어요.”“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요?”유진우는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안색이 좋은 게 아주 건강해 보였다.“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우리 사부님이 내 몸에 독충을 넣었어요. 매일 한밤중이 되면 고통스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제발 이 독충 좀 꺼내줘요.”연홍은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사부가 제자의 몸에 독충을 넣었다고요? 그것 참 희한한 일이네요.”유진우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사부님은 의심이 많으셔서 누구도 믿지 않고 자기 자신만 믿거든요. 제자들 전부 독충으로 통제하고 있어요.”연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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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유진우가 손에 힘을 주자 연홍의 안색이 검붉게 변하면서 호흡도 더욱 가빠졌다. 하지만 연홍은 전혀 겁먹지 않았고 여전히 미소를 띤 채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죽으면 진범을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선미도 살지 못해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요.”“지금 날 협박하는 거예요?”유진우의 두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제가 어찌 감히 명의님을 협박하겠어요. 그냥 충고일 뿐이죠.”연홍이 웃으며 말했다.“대체 뭐 하려는 겁니까?”유진우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연홍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자신의 목을 가리켰다. 그녀의 뜻은 명확했다. 유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연홍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명의님, 농담한 것 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 너무 아프잖아요.”연홍이 원망 섞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난 당신과 농담할 시간이 없어요. 아는 게 있으면 전부 다 얘기해요.”유진우의 눈빛이 매우 서늘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렇게 알고 싶다면 알려줄게요.”연홍은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 느긋하게 그의 옆에 앉고는 유진우의 차를 마시면서 목을 축였다.“사실 당신 추측이 맞아요. 조군수는 모함을 당했고 이 함정을 판 건 바로 선우 가문이에요.”“선우 가문?”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증거는요? 거짓말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믿죠?”하도 변덕스러운 여자라 전혀 믿음이 가질 않았다.“내가 왜 당신을 속이겠어요?”연홍이 두 눈을 희번덕거렸다.“당신은 이유도 없이 다른 사람을 속이잖아요.”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하하... 날 잘 아는군요.”연홍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에요. 사실 진범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알아냈거든요.”“어디 있는데요?”유진우가 캐물었다.“아주 은밀한 은신처예요.”연홍은 쪽지 한 장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여기에 자세한 주소를 적었어요.”“네?”유진우는 쪽지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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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조군수를 구하기 위해 조선미는 그 어떤 대가도 기꺼이 치를 것이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지금이 바로 함정에 빠지기 가장 쉬운 때이다.유진우는 재빨리 휴대 전화를 꺼내 조선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왜요? 안 받아요? 선우 가문에서 벌써 움직였나 보네요.”연홍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명의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지금 명의님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요. 은신처에 가서 진범을 잡거나 조선미를 구하러 가거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으니 하나만 선택해요.”“어린아이나 하나만 선택하겠죠. 난 둘 다 해낼 겁니다.”유진우가 유리창을 향해 손짓하자 호위무사 팀장인 한설이 몇몇 호위무사와 함께 빠르게 다가왔다.“유진우 씨,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한설이 예의 바르게 물었다.“여기가 바로 진범의 은신처야. 당장 가서 잡아 와.”유진우는 주소를 그녀에게 건넸다.“그럼 진우 씨는요?”한설이 떠보듯이 물었다.“난 다른 데 가볼 데가 있어. 얼른 가봐.”유진우가 재촉했다.“알겠습니다.”한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명을 받들고 떠났다.그 모습에 연홍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술집을 나선 후, 유진우는 조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아영 씨, 선미 씨 지금 집에 있어요?”“언니 아까 전화 받고 호위무사들을 데리고 나갔어요. 왜요? 무슨 일로 찾아요?”조아영이 말했다.“나갔다고요? 어디 갔는데요?”유진우가 계속하여 캐물었다.“등용각인지 뭔지 거기로 간 것 같아요.”조아영이 대답했다.“선미 씨 지금 위험해요. 당장 지원 보내요.”유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등용각으로 향했다....그 시각 등용각에서는 가면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돈 많은 사람들이었고 저마다 화끈하게 즐기고 있었다. 어차피 가면을 쓰고 있어 누가 누구인지 모르니 완전히 내려놓고 마음껏 놀아도 되었다.선우영채는 담배를 문 채 소파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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