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491 - Chapter 500

1600 Chapters

제491화

이튿날 아침, 남주 병원 병실.중상을 입은 황백은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넘겼고 병실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었다. 황은아는 그의 옆을 밤새 지켰다.평소 두 부녀가 자주 싸우긴 했지만 그래도 진짜 일이 터졌을 때 황은아는 누구보다도 지극정성이었다. 밤새 이것저것 챙길 것이 많아 한숨도 자지 못했다.“은아야, 뭐 좀 먹어.”그때 유진우가 아침을 사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아저씨의 상태가 안정되어서 얼마 후면 곧 회복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고마워요, 아저씨.”황은아는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 대충 두 입 먹고는 입맛이 없는지 다시 옆에 내려놓았다.“은아야, 우리 왔어.”그때 갑자기 문밖에 젊은 남녀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전부 황은아의 친구들이었는데 꽃과 과일 바구니, 그리고 몸에 좋은 영양제 등 다들 하나씩 들고 있었다.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귀하고 빛나는 건 단연코 구양호가 들고 있는 인삼이었다.“은아야, 아저씨가 편찮으시다고 들어서 특별히 야생 인삼을 사 왔어. 기력을 회복하는데 아주 좋은 거 알지?”구양호는 웃으며 정교하게 포장한 인삼을 두 손으로 건넸다.“고마워요. 하지만 이건 너무 귀한 거라 받을 수 없어요. 다시 가져가요.”황은아가 완곡하게 거절했다. 연식이 꽤 되는 야생 인삼은 그 가치가 황금보다도 비쌌다.“이미 준 선물을 다시 가져가라는 법이 어디 있어? 그리고 그리 비싸지도 않아.”구양호는 일부러 불쾌한 척했다.“은아야, 이건 양호 오빠의 성의니까 받아. 아저씨가 입원까지 하셨는데 당연히 몸보신 제대로 하셔야지.”장경희가 옆에서 타일렀다.“그럼 고맙게 받을게요, 양호 오빠.”이렇게까지 얘기한 마당에 더는 거절하기도 미안했다.“그래, 당연히 받아야지.”구양호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아 참, 아저씨가 폭행당해서 병원에 입원한 거라며? 대체 누가 그런 거야?”“그게...”황은아는 말하려다가 멈추었다. 아버지가 폭행당한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은아야, 무서워하지 마. 누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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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황보 가문의 황보곰이야.”유진우가 덤덤하게 대답했다.“황보곰?”그 순간 구양호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낯빛이 사색이 되었고 다른 이들도 경악한 건 마찬가지였다.황보곰이 누구인가?서울에서 소문이 자자한 악마이자 권력을 등에 업고 마음대로 횡포를 부리는 재벌가 도련님이었다.평소에 기고만장하고 시건방을 떠는 건 물론이고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다. 게다가 집안 배경까지 어마어마하여 그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들에게 있어서 이런 거물은 그들의 생사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존재나 다름없었다. 건드리는 건 둘째치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고개를 똑바로 들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지...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 아저씨를 때린 사람이 황보곰이라고요?”정신을 차린 구양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 엄청 무서운가 봐?”유진우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무... 무섭다니요? 그럴 리가요.”구양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뻔뻔스럽게 말했다.“난 어릴 적부터 무서운 게 뭔지 모르고 자랐어요. 그냥 황보곰이잖아요. 길에서 날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마주치면 바로 뺨부터 확 날릴 테니까.”지켜보는 여자들이 많아서 겁먹은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되었다. 어차피 허세를 부리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일단 센 척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정말 대단한데?”유진우는 그런 모습이 우습기만 했다. 분명 무서워서 식은땀까지 뻘뻘 흘리면서도 끝까지 큰소리만 쳤다.“이건 허세가 아니라 황보곰 같은 무능한 사람이 평소 나와 마주친다해도 형이라고 불러야 할걸요?”구양호는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우쭐거렸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큰소리는 잘 치네.”그때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갑자기 문 어귀에서 들려왔다. 곧이어 황보 가문의 중요 인물들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황보춘이었고 그의 뒤로 황보추와 황보걸 등 한 무리 사람이 따라왔다. 심지어 사지가 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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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황보 가문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에 구양호는 결국 그 위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오... 오해입니다. 전부 다 오해예요.”구양호는 겁에 질린 나머지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아까는 그냥 농담한 거예요. 제발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그럼 때리지 않겠다는 거예요?”황보걸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제가 어찌 감히 때리겠어요.”구양호는 연신 손을 내저었다.“제가 입을 함부로 놀렸고 허세를 부렸습니다. 그러니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고는 자신의 따귀를 힘껏 내리쳤다.그 순간 장경희 등 젊은이들은 혼비백산하여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황보 가문 같은 거물들을 그들은 쳐다볼 자격조차 없었다. 황보 가문의 아무나 나서도 그들의 생사를 마구 쥐고 흔들 수 있었다.“때리지도 못할 거면 그냥 옆에 쭈그리고 있어.”황보걸이 점점 미소를 거두었다.“네, 네...”구양호는 한껏 비굴한 자세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친구들과 함께 구석에 웅크린 채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심장은 마치 터져 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다.그는 아직도 황보 가문의 중요 인물들이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황보곰은 또 누구한테 맞은거야? 왜 저런 꼴이 되었지?’“진우 씨, 오랜만이에요.”황보걸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유진우에게 예를 표했다.“도련님, 오늘은 무슨 일로 이렇게 친히 발걸음을 하셨습니까?”유진우가 덤덤하게 물었다.“그게 무슨 일이냐면요...”“내가 얘기할게.”황보걸이 얘기하려는데 황보추가 거칠게 가로챘다.“네놈이 내 아들을 다치게 했잖아. 원래는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지만 우리 가문은 넓은 아량으로 너에게 살 기회를 주기로 했어.”그의 말에 황보걸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황보춘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가만히 있었고 오히려 화들짝 놀란 건 구양호 일행이었다. 유진우를 쳐다보는 그들의 눈빛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했다.‘황보곰을 저 지경으로 쥐어팬 게 유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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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얘기 다 했어요? 다 했으면 꺼져요. 여기서 알짱거리지 말고.”유진우는 그들을 아예 안중에 두지 않고 짜증 섞인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너...”황보추가 또 버럭 화를 내려던 그때 황보춘이 나서서 말렸다.“그만해! 먼저 잘못한 건 곰이가 맞잖아. 사과하는 건 당연하지.”“큰형님.”황보추가 눈살을 찌푸렸다.“왜?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 잊었어?”황보춘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를 째려보았다.“저...”황보추는 이를 꽉 깨물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황보곰, 네가 때린 사람에게 사과만 하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있어.”황보춘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치를 주었다.“미... 미안해.”들것에 누워있던 황보곰이 힘겹게 몇 글자를 내뱉었다. 눈앞에 뻔히 보이는 손해는 일단 피하고 아픈 것부터 치료한 다음에 다시 복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이 자식아, 이제 만족해?”황보추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이걸로는 부족해요.”유진우는 고개를 내저었다.“아무런 성의가 없잖아요. 무릎 꿇고 사과해요.”“적당히 해, 이 자식아!”황보추는 이를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부러질 정도였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과한 것도 충분히 수치스러운데, 무릎까지 꿇으라는 건 그야말로 치욕이었다.“꿇어!”그때 황보춘이 갑자기 목청을 높였다.“큰형님.”황보추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여봐라, 와서 황보곰의 무릎을 꿇려.”더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황보춘은 부하들에게 명을 내렸다.곧이어 몇몇 부하들이 들것에 누워있던 황보곰을 바닥에 휙 던져버리더니 무릎을 꿇렸다.다친 곳을 건드린 바람에 황보곰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연신 비명을 질렀다.옆에 있던 황보추는 분통이 터졌지만 찍소리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잡아먹을 기세로 유진우를 노려보는 것밖에 없었다.“진우 씨, 이제 됐어요?”황보춘이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아직 조금 부족해요.”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뭐가 부족하죠?”황보춘이 다시 물었다.유진우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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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너... 감히 내 아들을 때려?”황보추는 이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천민 주제에 그의 아들을 때렸다는 건 아주 겁을 상실한 행동이었다.“저 자식이 우리 아빠를 때렸는데 난 왜 저 자식을 못 때려요?”황은아는 싸늘한 얼굴로 다시 황보곰을 걷어찼다. 그 바람에 황보곰은 수 미터나 날아갔다.그녀의 행동에 황보추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분노를 터트렸다.“무례한 것 같으니라고!”그때 황보 가문 고수들이 앞으로 나섰다.“왜요? 벌써 못 참겠어요?”유진우가 피식 웃었다.“황보곰은 아저씨를 이보다 훨씬 더 심하게 때렸어요. 지금은 그냥 조금 더 혼내고 있을 뿐이에요.”“다 물러서!”황보춘의 매서운 눈빛에 그들은 순간 움찔했다.“은아야, 무서워하지 말고 계속 때려.”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네.”황은아도 전혀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이미 사지가 부러진 황보곰에게 사정없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댔다.아버지가 갖은 수모와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순간부터 그녀는 화를 꾹 참아왔다. 드디어 복수할 기회가 생겼는데 절대 그 기회를 놓칠 그녀가 아니었다. 그리고 누굴 건드리든 말든 그건 그녀가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복수나 제대로 할 생각이었다.“은아야, 너 미쳤어? 감히 황보곰을 때려?”“망했어, 망했어. 나중에 황보 가문에서 복수라도 한다면 은아는 집과 가족 모두 잃을 거야.”“정말 어리석은 녀석이야.”미친 듯이 분풀이하는 황은아를 보며 구양호 일행은 충격에 빠졌고 동시에 두려움도 밀려왔다.황보 가문 같은 거물을 어찌 한낱 일반인이 건드릴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정말로 위험천만한 짓이었다.잔뜩 얻어맞기만 하는 아들을 보고 있는 황보추의 안색이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다.황보용명이 그런 명령만 내리지 않았어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 시각 병실 안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사람들은 황보곰을 사정없이 폭행하는 황은아를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가뜩이나 중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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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그 사람은 황보곰, 서울에서 유명한 악질 중의 악질이자 진정한 재벌가 도련님이다.이런 존재가 개처럼 얻어맞다니, 믿기지 않는다.방금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황보곰이 이렇게 나약하고 만만한 면이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가장 무서운 것은 황보곰의 머리에 올라타서 대중 앞에서 굴복하도록 강요한 사람이 바로 유진우라는 것이다.“네 이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이 유진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놀라움의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고 호기심, 두려움을 짓는 사람도 있었지만 감탄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서울 전체를 보면 황보 가문더러 고개를 숙이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그것만으로도 훌륭함을 증명할 수 있었다.예전에 무시했던 구양호와 장경희도 이때는 완전히 성깔이 없어졌다. 결국 그 둘이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였다.“딩동댕.”그때 유진우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받아보니 이청아에게서 온 전화였다.“당신, 지금 어디야? 오늘 나랑 같이 회사에 나가기로 했잖아, 설마 약속 어기려는 건 아니겠지?”“그럴 리가 있나. 방금전에 일이 좀 있어서, 곧 도착해.”유진우가 설명했다.“당신 지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남주병원.”전화를 끊은 후 유진우는 즉시 돌아보며 말했다.“꼬맹아, 네 아버지를 잘 보살펴 줘, 무슨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고. 나 먼저 갈게.”“아저씨, 조심히 가세요!”황은아가 당부했다.“괜찮아, 황보 가문이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어.”유진우는 웃고 돌아섰다.20분 후, 파란색 마세라티 한 대가 병원 앞에 멈춰 섰다.유리창을 내리자, 절세미인인 얼굴이 나타났다.“뭘 멍하니 있어? 타.” 이청아는 아래턱을 살짝 쓸었다.“좋아.”유진우는 얼른 조수석에 올라탔다.“올, 이 회장, 멋지네. 새 차로 바꾸다니.”“놀리지 마.”이청아는 눈을 희번덕거리다가 말했다.“본론부터 얘기할게. 조금 있다가 이사회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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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주변 사람들이 태연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청아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오늘 주주총회를 위해 이청아는 전혀 지각을 하지 않았고 특별히 일찍 도착했다. 그리고 이청아가 들어올 때부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일어나려는 기색도 없이 앉아 있었고, 심지어 빈 자리도 남겨놓지 않았다. 이청아를 안중에 두지 않았음이 분명했다.“박호철 씨, 이게 무슨 뜻이죠?”이청아가 침착하게 물었다.이것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내린 협박이라는 것을 이청아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무슨 말씀입니까?”박호철이 담배를 물고는 다리를 교차시켜 책상 위에 놓고, 마치 회의실을 자신의 사무용 책상으로 삼았다.“저는 박호철 씨께서 족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으리라 믿습니다. 이젠 제가 이씨 그룹의 회장입니다.”이청아는 약간 경고하는 어투로 말했다.“그래서요?”박호철은 익살스럽게 웃었다.“당신은 제 자리에 앉아 있어요. 선을 넘었습니다.”이청아가 책상을 두드렸다.“당신 자리라고요? 증거 있습니까?”박호철은 두 손을 벌리고 억지를 부렸다.“제가 계속 앉아 있었던 사실을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청아 씨가 들어오자마자 저더러 자리를 양보하라고 하는데요, 무슨 근거로 말입니까?”“맞습니다! 무슨 근거로요?”“박 회장님이야말로 우리 회사의 책임자이십니다. 새로 오신 분이 어찌 감히 박 회장님과 자리를 다툴 수 있겠습니까? 정말로 웃기네요.”이 순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그들은 모두 한배를 탄 사람들이고 어린 계집애가 자기 머리 위를 밟는다니 당연히 참고 견딜 수가 없을 것이다.“당신들, 확실히 하세요. 제가 이곳의 최대 주주이자 회장입니다. 이것은 제 위임장이고요. 당신들 중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족장에게 가서 증명을 구하세요.”이청아는 냉담한 표정으로 서류를 책상 위에 놓았다.이미 마음속에 준비가 되었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청아가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했다.“위임장? 허허... 이딴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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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당신들 가도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당신들이 벌인 일을 따지지 않는 건 아니에요.”이청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유 경리, 제 기억이 맞다면, 한 달 전에 당신은 회사의 40억 공금을 사용하고 지금까지 그 구멍을 메우지 않았습니다. 이 돈은 당신이 반평생을 감옥살이해도 충분합니다.”이 말이 나오자 맨 앞에서 걷던 대머리 남자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으며 식은땀을 흘렸다.‘내가 그때 일을 빈틈없이 잘 처리했는데 어떻게 알지?’이청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당당하게 말했다.“이 이사님, 회사의 재무 이사로서 당신의 문제가 가장 큽니다. 분명 회사는 매년 이익을 내고 있지만, 당신이 손을 대면 적자 상태가 됩니다. 심지어 이 때문에 본사에 자금을 요구해서 당신의 개인 금고를 채우는 데까지 쓰다니, 당신은 정말 욕심이 많군요.”“너... 너 헛소리 하지 마!”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그 모습이 마치 꼬리를 밟힌 고양이 같았다.“못 믿겠어요? 직접 봐요.”이청아는 군말 없이 서류들을 탁자 위에 내동댕이쳤다.이것들은 모두 이청아가 조사한 증거다.여자는 자세히 살펴보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고 등이 서늘했다.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이청아는 주위를 둘러보았고, 사람을 볼 때마다 예전의 비리들을 하나씩 털어냈다.“장 사장님, 호주에서 도박을 많이 하느라 빚이 많으시죠?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어떻게 회사의 200억의 거래를 60억 헐값에 팔 수 있죠?”“그리고 강 부사장님, 당신 아들, 아내, 사촌, 이모 등등 다 회사에 있죠? 당신이 나간다면 그 사람들이 무사할 것 같아요?” “아 맞다, 소 사장님을 잊을 뻔했네요. 인사팀 여자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 같던데, 아내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청아는 고위층의 흑역사를 마구 쏟아냈다.순식간에 모든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그들은 이청아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명백히, 이청아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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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그래요? 그럼 부회장님은 어떤 고견을 갖고 있으신지요?”이청아가 담담하게 되물었다.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비리 자료를 수집했지만, 유독 박호철의 것만 없었다.박호철이 아무런 비리가 없는 게 아니라 일을 신중하게 처리해서 빈틈이 거의 없다.“고견이라고 하면, 확실히 당신에게 몇 마디 해야겠어요.”박호철은 담배를 입에 물고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의 회장이 되려면 충분한 명성과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당신이 우리를 데리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인정할 수 있습니다.”말을 듣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세상 사람들은 이익을 위해 모이고 또 이익을 위해 흩어진다.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그들의 최종 목표이다.“제가 이 자리에 앉았으니 어느 정도 자신이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제가 회장 자리에 오른 후,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월급을 50%씩 올리고 연말 배당 때 20% 더 올리죠. 어때요?”이청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이 나오자 많은 사람이 귓속말로 속삭이기 시작했다.월급이 절반 오르고 배당금이 20% 더해지는데, 이 대우는 후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이청아 씨, 우리는 모두 과묵한 사람이라 희망고문을 싫어합니다. 말로만 하는 걸 누가 못하겠어요?”“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이청아가 되물었다.“우리 회사에는 현재 세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당신이 다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당신의 회장 자리를 인정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물러서서 자리를 양보하세요.”박호철이 시비 걸기 시작했다.“어려운 세 가지 문제, 한번 말해보세요.”이청아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첫째, 염룡파가 회사에 140억의 대금을 빚졌습니다. 7일 안에 전부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박호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염룡파?”이청아는 생각에 잠겼다. ‘회사에 이렇게 많은 돈을 빚진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 아닐 거야.’“왜요? 무서워요? 무서우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박호철은 도발적이었다.“두 번째 어려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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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눈을 똑바로 뜨고 보니, 단소홍이었다. “유진우, 네가 왜 여기 있어?”단소홍은 한번 훑고 자못 놀랐다.“회사 안전부 부장인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돼?”유진우는 사과 하나를 집어 들고 뜯어먹기 시작했다.“안전부 부장?”단소홍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언니, 뭐예요? 나도 한낱 비서일 뿐인데 언니가 유진우를 부장으로 만들다니요. 무슨 근거로요?”“내가 뭘 하는지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어.”이청아는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그리고 네가 비서란 건 잘 아나 보네? 그런데 출근 첫날에 32분이나 지각하다니, 정말 직업정신이 뛰어나구나!”어머니와 이모가 여러 좋은 이야기 해준 덕에 이청아는 단소홍에게 경험할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단소홍이 이렇게 못날 줄 몰랐다.“방금 길이 막혀서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게다가 30분 늦었을 뿐인데 별문제 없죠?”단소홍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내가 너 보고 30분 전에 자료를 가지고 회의실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결과는? 회의가 다 끝났는데도 도착하지 않았어, 감히 나한테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는 거니?”이청아는 화가 나서 책상을‘탁’ 두드렸다.“네? 회의 끝났다고요?”단소홍은 어리둥절해했다.“흥! 내가 미리 자료를 다 외웠으니 망정이지, 너를 믿었다간 회의를 망쳤을 거야!”이청아는 화가 났다.이청아의 첫날 취임이 엄청 중요한데, 하필이면 눈앞의 단소홍은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언니, 제 잘못이에요, 앞으로 꼭 주의할게요.”단소홍은 난처한 표정이었다.“이번에는 따지지 않겠지만 다음부터는 오늘 같은 일이 없는 게 좋을 거야!”이청아가 경고했다.“네네.”단소홍은 대뜸 고개를 끄덕였다.“됐어, 가서 염룡파가 빚진 일에 대해 알아봐 줘.”이청아가 분부했다.“염룡파?”이 말을 듣자, 단소홍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언니, 왜 염룡파와 얽히게 됐어요? 그분들은 모두 어마무시하고 독한 사람들이라고요!”“왜? 네가 염룡파를 알아?”이청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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