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4화

“얘기 다 했어요? 다 했으면 꺼져요. 여기서 알짱거리지 말고.”

유진우는 그들을 아예 안중에 두지 않고 짜증 섞인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너...”

황보추가 또 버럭 화를 내려던 그때 황보춘이 나서서 말렸다.

“그만해! 먼저 잘못한 건 곰이가 맞잖아. 사과하는 건 당연하지.”

“큰형님.”

황보추가 눈살을 찌푸렸다.

“왜?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 잊었어?”

황보춘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를 째려보았다.

“저...”

황보추는 이를 꽉 깨물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

“황보곰, 네가 때린 사람에게 사과만 하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있어.”

황보춘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치를 주었다.

“미... 미안해.”

들것에 누워있던 황보곰이 힘겹게 몇 글자를 내뱉었다. 눈앞에 뻔히 보이는 손해는 일단 피하고 아픈 것부터 치료한 다음에 다시 복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자식아, 이제 만족해?”

황보추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이걸로는 부족해요.”

유진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런 성의가 없잖아요. 무릎 꿇고 사과해요.”

“적당히 해, 이 자식아!”

황보추는 이를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부러질 정도였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과한 것도 충분히 수치스러운데, 무릎까지 꿇으라는 건 그야말로 치욕이었다.

“꿇어!”

그때 황보춘이 갑자기 목청을 높였다.

“큰형님.”

황보추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봐라, 와서 황보곰의 무릎을 꿇려.”

더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황보춘은 부하들에게 명을 내렸다.

곧이어 몇몇 부하들이 들것에 누워있던 황보곰을 바닥에 휙 던져버리더니 무릎을 꿇렸다.

다친 곳을 건드린 바람에 황보곰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연신 비명을 질렀다.

옆에 있던 황보추는 분통이 터졌지만 찍소리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잡아먹을 기세로 유진우를 노려보는 것밖에 없었다.

“진우 씨, 이제 됐어요?”

황보춘이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

“아직 조금 부족해요.”

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

“뭐가 부족하죠?”

황보춘이 다시 물었다.

유진우는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