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1600 챕터

제481화

“청아 씨도 알겠지만 난 그저 쌈박질이나 좀 할 줄 알지, 안보팀 부장인지 뭔지는 해본 적도 없어. 나한테 그런 일을 맡겨도 괜찮겠어?”유진우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쌈박질과 병을 치료하는 건 그래도 재능이 있었지만 회사 관리직을 맡으라는 건 능력 이상의 일을 무리하게 떠맡기는 거나 다름없었다.“싸움만 잘하면 돼.”이청아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다른 건 할 필요 없어. 당신은 안전 문제만 책임지면 돼. 그러는 김에 나도 좀 지켜주고.”“그건...”유진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흥, 하기 싫으면 됐어.”이청아는 일부러 삐진 척했다.“앞으로 다른 사람이 날 해치면 그냥 죽지, 뭐. 큰일도 아닌데.”“그리 심각하진 않잖아.”유진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응, 심각하진 않아. 이씨 그룹의 자산이 수조 원이라서 많은 사람이 눈독 들이고 있어. 난 새로 회장직에 부임했으니까 당연히 지켜줄 필요가 없지. 어느 날 갑자기 암살당하면 그때 가서 시체나 잘 걷어줘.”이청아가 말했다.“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내가 하면 되잖아.”유진우가 씁쓸하게 웃었다.‘이 여자 이젠 심술까지 부리네.’“진우 씨, 억지로 동의할 필요 없어.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해.”이청아의 말투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억지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후회하지도 않아.”유진우는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알았어. 당신이 하겠다고 했어. 내가 강요한 거 아니다?”이청아는 마치 봄바람을 맞고 활짝 핀 꽃처럼 바로 환하게 웃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당신 꾀에 넘어간 것 같아.”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영광인 줄 알아. 다른 사람은 내 꾀에 넘어가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이청아는 우쭐거리며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내가 당신한테 뭐 나쁜 거 시키는 것도 아니고. 오늘 선물은 이걸로 줄게.”그러고는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유진우의 볼에 쪽하고 입맞춤했다. 그녀의 향기가 코끝을 스친 순간 유진우는 온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다.“청아 씨, 당신 나쁜 것만 배우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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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유진우 씨요.”“유진우? 들어도 못 봤어. 여기서 거치적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경호원이 날카롭게 호통쳤다.황보 가문에 매일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런 상황은 늘 있는 일상이었다.“하지만 진우 씨가 이걸 꼭 황보걸 도련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어요.”황백이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사람 말귀 못 알아들어? 꺼지라고.”경호원이 짜증 섞인 말투로 쏘아붙였다.“먼저 가서 도련님께 보고하는 건 어떨까요?”황백은 겁먹은 듯 한껏 움츠러들었다.“네가 뭔데 보고하라 말아야? 당장 꺼져. 안 그러면 가만 안 둬!”경호원이 싸늘하게 말했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워?”그때 우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조금 전까지도 노기등등하던 경호원은 그를 보자마자 바로 웃으며 깍듯하게 말했다.“황보곰 도련님, 별일 아닙니다. 웬 거지가 대문 앞에서 알짱거리면서 황보걸 도련님께 선물을 드리겠다고 해서요. 지금 당장 쫓아내겠습니다.”“잠깐!”황보곰의 시선이 황백에게 머물렀다.“황보걸을 알아?”“모릅니다.”황백은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유진우 씨가 황보걸 도련님께 약주를 전해드리라 해서요. 제발 어떻게 좀 안 되겠습니까?”“유진우?”황보곰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유진우의 사람이었구나.”“진우 씨를 아시나 봐요? 정말 다행이에요.”황백은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다행이긴 하지.”황보곰이 차갑게 웃었다.“이 약주를 황보걸한테 줘야 한다고?”“네, 맞습니다.”황백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술 안에 독을 탄 건 아니겠지?”황보곰이 실눈을 뜨고 물었다.“독이요?”황백은 화들짝 놀라다가 이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이 술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약주인데 독이라니요.”“독이 없으면 어디 한번 마셔봐 봐.”황보곰이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이건 황보걸 도련님의 술입니다. 저같이 비천한 신분인 사람은 마실 자격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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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해 질 무렵 유진우가 양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황백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평소였다면 이 시간쯤 황백은 이미 밥상을 차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밖에 있다고 해도 전화해서 물어볼 정도로 지극정성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밥도 하지 않았고 그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게 어딘가 이상했다.한창 의문에 잠겨있던 그때 휴대 전화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황은아가 걸어온 전화였다.“아저씨, 큰일 났어요! 아빠한테 사고가 생겼어요!”그녀의 말투가 조급하게 들렸다.“사고? 무슨 일인데?”유진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방금 병원에서 전화 왔는데 아빠가 다른 사람한테 맞아서 중상을 입었대요.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대요!”황은아가 말했다.“아저씨처럼 자상한 분이 어떻게 맞을수 있어?”유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황백은 행동거지가 늘 조심스러웠고 누굴 만나든 깍듯하게 예의를 차렸다. 그런 사람이 누군가와 원한이 있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구체적인 상황이 어떤지는 저도 잘 몰라요. 저 지금 차 타고 병원으로 가고 있어요.”“어느 병원이야?”“남주 병원요.”“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유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외출했다. 그렇게 20분도 채 안 되어 병원에 도착했다.그 시각 병실 안.황백은 이목구비를 제외한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고 겨우 숨이 붙어있었다. 황은아는 어쩔 줄 모른 나머지 발만 동동 굴렀다.17살짜리 고등학생이 언제 이런 일을 겪어봤겠는가? 유일한 가족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맞았으니 침착함을 유지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은아야, 아저씨 어떠셔?”그때 유진우가 미친 듯이 병실 안으로 달려왔다.“아저씨, 드디어 왔네요.”황은아는 마치 구세주라도 본 것처럼 다급하게 말했다.“아까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골절상이 많고 내장도 파열됐대요. 게다가 피부에 상처도 가득한 걸 봐서 아무래도 고문을 당하신 것 같대요.”“고문?”유진우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혹시 예전에 누굴 건드린 적이 있었어?”“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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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유진우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그러니까 황보 가문 사람이란 말이죠?”좋은 마음으로 황백에게 황보용명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주를 가져다주라고 했는데 황보 가문에서는 고마워하기는커녕 되레 사람을 이 지경으로 때렸다.무슨 이유에서든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되었다.“아저씨, 죄송해요. 이게 다 제 탓이에요.”유진우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술을 가져다주라고 부탁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모진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아닙니다. 이건 진우 씨 탓이 아니에요. 다 제가 운이 나빠서 그런 거예요.”황백이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아저씨, 제가 꼭 복수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아저씨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든, 꼭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유진우는 굳게 맹세했다.“진우 씨, 황보 가문은 우리가 함부로 건드릴 만한 그런 가문이 아니에요.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말아요.”황백이 갑자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가 혼자 맞으면 됐지, 이 일로 유진우에게 피해를 준다면 목숨으로도 속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저씨는 병원에서 마음 편히 치료만 받으시면 돼요.”유진우는 상처 치료제 한 알을 꺼내 황백에게 조심스럽게 먹이고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아저씨, 어디 가요?”황은아는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밀려왔다.“아저씨를 이렇게 만든 놈들한테 복수하러 간다.”유진우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아저씨 잘 보살펴.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그러고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30분 후, 황보 저택 대문 앞.눈앞의 높고 커다란 대문을 본 유진우의 낯빛이 어둡기 그지없었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거기 서! 너 누구야?”경호원이 그를 보자마자 소리 높이 외쳤다.“오늘 너희들이 여기서 계속 대문을 지켰어?”유진우가 싸늘하게 물었다.“그런데?”경호원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기고만장했다. 유진우의 행색을 보더니 귀한 재벌은 아닌 것 같아 함부로 대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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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뭐야?”주먹 한 방에 죽은 동료를 본 나머지 경호원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유진우가 이토록 잔인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황보 가문의 사람을 죽였다는 건 황보 가문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은 게 분명했다.“무엄하다!”“아주 간덩이가 부었구나!”“감히 황보 가문 사람을 죽여?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놀라움도 잠시 경호원들은 일제히 칼을 뽑아 들고 분노를 터트렸다. 하지만 유진우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좌우를 번갈아 보았다.“너희들도 황백 아저씨를 때렸어?”“뭐?”순간 움찔한 경호원들은 마치 맹수의 먹잇감이 된 순한 양처럼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챘다.이곳은 황보 저택이고 상대는 고작 한 명인데 뭐가 두려울 게 있겠는가?“인마!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멈춰. 안 그러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아!”왼쪽에 서 있던 경호원이 두 발짝 앞으로 나서서 흉악하게 말했다.“퍽!”유진우가 발로 그를 걷어차자 경호원은 벽에 부딪혀 피를 흘리면서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너 이 새X...”오른쪽에 서 있던 경호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가 달려들자 유진우는 이번에도 가차 없이 킥을 날렸다. 그 경호원은 휙 날아가 벽에 꽂혀버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경호원 네 명 중 한 명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경고하는데... 함부로 움직이지 마!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동료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마지막 경호원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고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너에게 기회를 줄게. 가서 황보곰 불러와.”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알았어. 여기서 딱 기다려.”경호원은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황급히 안으로 달려갔다.잠시 후, 백여 명의 사람들이 저택 내부에서 살기등등한 기세로 우르르 몰려나왔다.“어떤 미친놈이 감히 황보 저택에서 행패를 부려?”황보곰이 활개를 저으며 맨 앞에서 걸어왔고 그의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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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양측의 거리가 수십 미터쯤 되었을 때 유진우는 두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힘껏 뛰어올랐다.“쿵!”바닥에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고 유진우는 마치 폭탄처럼 인파 속으로 날아갔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졌고 바닥은 온통 붉은 피로 물들었다.그 와중에 진기까지 더해진 바람에 엘리트 경호원들은 유진우에게 손끝 하나 대기도 전에 뿔뿔이 날아가고 말았다.경상을 입은 자는 손발이 부러진 정도였고 심하게 다친 자는 즉사하고 말았다. 유진우의 상대가 될만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그 순간 유진우는 마치 순진한 양 떼에 뛰어든 호랑이처럼 마구 공격을 퍼부었고 아무도 그를 막을 수가 없었다.단 몇 분 사이에 백여 명의 엘리트 경호원들이 절반이나 쓰러졌다.“젠장! 저 자식 꽤 실력 있네?”미쳐 날뛰는 유진우를 보며 황보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황보 가문의 엘리트 경호원들은 일일이 엄선한 뛰어난 인재였다. 그런데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니 순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도련님, 제가 본 게 맞다면 저 자식 아무래도 본투비 레벨 고수인 것 같습니다.”검은 옷의 경호 팀장이 불쑥 입을 열었다.“본투비 레벨 고수? 너도 본투비 레벨 고수잖아. 이길 자신 있어?”황보곰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황보 가문의 경호 팀장이 되려면 적어도 선천무사여야 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도련님. 제가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경호 팀장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좋아! 이따가 죽이진 말고 쥐어패기만 해. 내가 천천히 놀아줄 생각이거든.”황보곰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경호 팀장도 따라 웃었다.두 사람이 얘기하던 사이 전세는 점점 가라앉았고 백여 명의 경호원들 전부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다칠 사람은 다치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도 수두룩했다. 귀청을 때리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짝짝짝...”경호 팀장은 손뼉을 치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네놈이 실력이 있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아쉽게도 넌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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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주변을 둘러보던 유진우는 자신이 완전히 포위됐다는 걸 알아챘다. 시커먼 옷을 입은 그들 모두 황보 가문의 엘리트 경호원들이었다.인파 속에는 익숙한 얼굴도 있었는데 황보걸과 황보추가 놀란 얼굴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진우 씨?”현장에 도착하여 둘러보던 황보걸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누군가 저택에 와서 행패를 부린다는 소리에 어떤 놈이 주제도 모르고 나대나 생각했었는데 유진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네놈이었어?”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황보추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간덩이가 아주 단단히 부었구나. 감히 내 아들을 다치게 해? 당장 풀어주지 못해?”“풀어줘!”“당장 풀어주라고!”황보 가문의 엘리트들이 기고만장하기 시작했고 저마다 살기를 내뿜으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지원병이 도착하자 조금 전까지 당황하던 황보곰은 이내 허리를 곳곳이 펴고 시건방을 떨었다.“아까 엄청 나대더니 왜 갑자기 찍소리도 못해? 고작 이 정도에 놀란 거야? 솔직하게 얘기할게. 지금 네 앞에 나타난 이 사람들은 황보 가문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 네가 실력이 좀 있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그래서 뭐? 우리 황보 가문에는 고수가 줄지어 있고 강자도 수없이 배출했어. 널 죽이는 건 개미 새끼 한 마리를 죽이기보다 더 쉬워. 지금 너한테 기회를 줄게. 당장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신발을 깨끗하게 핥는다면 목숨은 살려줄게.”황보곰은 일부러 자기 신발에 피 묻은 가래를 퉤 하고 뱉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하하... 날 건드릴 수 있겠어?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주변에 전부 다 내 사람들이야. 함부로 움직였다간 뼈도 못 추릴 줄 알아!”황보곰은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날카롭게 웃었다.“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구나. 그래도 괜찮아. 인과응보가 뭔지 제대로 보여줄게.”유진우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황보곰의 무릎을 걷어찼다. 뚜두둑 소리와 함께 황보곰의 무릎이 반대 방향으로 90도 꺾이고 말았다. 뼈가 살가죽을 뚫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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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하지만 은침을 찌른 후로 황보곰이 느끼는 고통은 순식간에 배가 되었고 비명도 더 처참해졌다.“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우린 너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하는 건데?”한바탕 포효한 후 황보추는 되레 침착해졌다. 하지만 눈빛에 담긴 살기는 점점 더 짙어졌다.“아무런 원한도 없다고요? 당신 아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알아요?”유진우가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내 아들이 무슨 짓을 했든, 그게 네가 여기서 횡포를 부려도 되는 이유가 안 돼.”황보추가 무섭게 쏘아붙였다.“역시 당신들은 다 똑같아요. 막무가내인 사람들한테는 매가 답이라니까.”유진우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3일 줄게요. 3일 내로 당신 아들더러 피해자한테 가서 사과하라고 해요. 안 그러면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겁니다!”“이 자식아,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무사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황보 가문이 무슨 공공화장실인 줄 알아?”황보추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내가 남겠다고 하면 당신들은 날 내쫓지 못할 것이고 내가 가겠다고 하면 절대 잡지도 못해요.”유진우는 황보곰을 발로 걷어차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저 자식을 죽여버려!”황보추는 시뻘게진 두 눈으로 포효했다.“죽여!”황보 가문의 엘리트들이 우르르 달려갔다. 만약 황보곰이 그의 손에 잡혀있지 않았더라면 진작 공격했을 것이다. 이젠 인질도 없겠다, 드디어 마음껏 공격할 수 있었다.감히 황보 가문에서 행패를 부린 자는 살아서 대문을 나간 사람이 없다. 설령 예수라고 해도 불가능했다.10분 후...“쿵!”마지막 경호 팀장이 바닥에 쓰러진 순간 황보추 등 일행은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먼 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유진우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했고 저마다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황보 가문에서 이삼백 명이 넘는 경호원을 내보냈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10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전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내공무사든 본투비 레벨 고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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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쿵! 쿵! 쿵!”황보 저택 회의실.웅장하고 힘찬 종소리와 함께 황보 가문을 이끄는 중요 인물들이 현장에 도착했다.황보 가문에는 이런 규정이 있었다. 경고 종이 울릴 때면 가문에 엄청난 큰일이 일어났다는 뜻이기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 반드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회의실에 도착해야 했다.“셋째야, 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너더러 경고 종을 치라고 했어?”황보춘이 심복을 몇 명 데리고 회의실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의 핵심 인물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다.그들 모두 종소리를 듣고 달려오긴 했지만 무슨 일인지는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황보 저택이 산까지 포함할 정도로 엄청나게 커서 뒷산 쪽에 사는 사람들은 아예 대문 앞에서 결투가 벌어진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큰형님, 아까 어떤 놈이 우리 황보 저택에서 사람을 마구 죽였어요. 이런 상황에 종을 치지 않는다면 황보 가문의 명성이 바닥까지 떨어질 판이에요.”황보추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뭐야? 어떤 간덩이가 부은 놈이 우리 황보 가문에서 행패를 부려?”황보춘은 순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유진우 그 자식입니다.”황보추가 이를 악물었다.“아주 겁을 상실한 놈이더라고요. 실력이 좀 있다고 우리 가문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았어요. 이삼백 명에 달하는 엘리트 고수를 전부 쓰러뜨린 것도 모자라 제 아들의 사지까지 다 분질러버렸어요.”“유진우? 그 사람이 왜?”황보춘은 살짝 의아해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셋째야, 정말 유진우 맞아? 잘못 본 거 아니고?”“잘못 보다니요? 그 자식이 잿더미가 됐다고 해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예요!”황보추는 도무지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무슨 일이든 다 이유가 있는 법인데,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뭐래?”황보춘이 캐물었다.“이유가 뭐든 유진우가 사람을 해칠 이유가 못 돼요.”황보추가 성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형님, 제 아들 좀 보세요. 유진우에게 얻어맞아서 무슨 꼴이 됐는지.”그가 손을 흔들자 누군가 황보곰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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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그 시각 많은 이들이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평소에도 그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만 했지, 누군가 직접 찾아와서 행패를 부린 적은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누가 옳고 그른지 이젠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의 주먹이 더 강하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했다.“셋째야, 그럼 넌 어쩔 셈인데?”황보춘은 실눈을 뜨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전 비밀 호위를 동원하여 그 자식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생각이에요.”황보추가 살기등등한 얼굴로 말했다.“터무니없는 소리!”황보춘이 상을 탁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비밀 호위는 황보 가문이 일어설 수 있었던 원천이야. 함부로 동원할 수 없어!”“그딴 거 상관 안 해요. 아무튼 전 복수해야겠어요. 형님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아버지에게 직접 가서 부탁할 거예요.”황보추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누가 날 찾아?”그때 흰 눈썹과 흰 수염이 덥수룩하고 우람한 체격의 한 영감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영감은 뒷짐을 지고 있었고 표정은 한없이 평온했다. 엄청난 기운을 내뿜지는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보이지 않는 위압감이 넘쳤다.“족장님!”황보용명이 나타난 순간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인사를 올렸다.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황보추마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고분고분해진 모습이었다.“아까 누가 비밀 호위를 동원하겠다고 했어?”황보용명은 무표정한 얼굴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고 황보춘을 비롯한 다른 이들은 자리에 얌전히 서 있었다.“아버지, 저예요.”황보추가 뻔뻔스럽게 한 발 앞으로 나섰다.“이유는?”황보용명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찻잔을 들어 한 모금 홀짝였다.“어떤 사람이 제 아들의 사지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우리 가문의 엘리트 고수 이삼백 명을 쓰러뜨렸어요. 이런 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황보추가 또박또박 말했다.“그러니까 네 말은 아들이 무능해서 얻어터진 것 때문에 가문 전체가 나서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야?”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물었다.“네?”황보추는 놀란 나머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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