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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청아 씨도 알겠지만 난 그저 쌈박질이나 좀 할 줄 알지, 안보팀 부장인지 뭔지는 해본 적도 없어. 나한테 그런 일을 맡겨도 괜찮겠어?”

유진우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쌈박질과 병을 치료하는 건 그래도 재능이 있었지만 회사 관리직을 맡으라는 건 능력 이상의 일을 무리하게 떠맡기는 거나 다름없었다.

“싸움만 잘하면 돼.”

이청아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다른 건 할 필요 없어. 당신은 안전 문제만 책임지면 돼. 그러는 김에 나도 좀 지켜주고.”

“그건...”

유진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흥, 하기 싫으면 됐어.”

이청아는 일부러 삐진 척했다.

“앞으로 다른 사람이 날 해치면 그냥 죽지, 뭐. 큰일도 아닌데.”

“그리 심각하진 않잖아.”

유진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응, 심각하진 않아. 이씨 그룹의 자산이 수조 원이라서 많은 사람이 눈독 들이고 있어. 난 새로 회장직에 부임했으니까 당연히 지켜줄 필요가 없지. 어느 날 갑자기 암살당하면 그때 가서 시체나 잘 걷어줘.”

이청아가 말했다.

“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내가 하면 되잖아.”

유진우가 씁쓸하게 웃었다.

‘이 여자 이젠 심술까지 부리네.’

“진우 씨, 억지로 동의할 필요 없어.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해.”

이청아의 말투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억지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후회하지도 않아.”

유진우는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알았어. 당신이 하겠다고 했어. 내가 강요한 거 아니다?”

이청아는 마치 봄바람을 맞고 활짝 핀 꽃처럼 바로 환하게 웃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 꾀에 넘어간 것 같아.”

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영광인 줄 알아. 다른 사람은 내 꾀에 넘어가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이청아는 우쭐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내가 당신한테 뭐 나쁜 거 시키는 것도 아니고. 오늘 선물은 이걸로 줄게.”

그러고는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유진우의 볼에 쪽하고 입맞춤했다. 그녀의 향기가 코끝을 스친 순간 유진우는 온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다.

“청아 씨, 당신 나쁜 것만 배우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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