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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유진우 씨요.”

“유진우? 들어도 못 봤어. 여기서 거치적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

경호원이 날카롭게 호통쳤다.

황보 가문에 매일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런 상황은 늘 있는 일상이었다.

“하지만 진우 씨가 이걸 꼭 황보걸 도련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어요.”

황백이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사람 말귀 못 알아들어? 꺼지라고.”

경호원이 짜증 섞인 말투로 쏘아붙였다.

“먼저 가서 도련님께 보고하는 건 어떨까요?”

황백은 겁먹은 듯 한껏 움츠러들었다.

“네가 뭔데 보고하라 말아야? 당장 꺼져. 안 그러면 가만 안 둬!”

경호원이 싸늘하게 말했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워?”

그때 우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조금 전까지도 노기등등하던 경호원은 그를 보자마자 바로 웃으며 깍듯하게 말했다.

“황보곰 도련님, 별일 아닙니다. 웬 거지가 대문 앞에서 알짱거리면서 황보걸 도련님께 선물을 드리겠다고 해서요. 지금 당장 쫓아내겠습니다.”

“잠깐!”

황보곰의 시선이 황백에게 머물렀다.

“황보걸을 알아?”

“모릅니다.”

황백은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진우 씨가 황보걸 도련님께 약주를 전해드리라 해서요. 제발 어떻게 좀 안 되겠습니까?”

“유진우?”

황보곰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유진우의 사람이었구나.”

“진우 씨를 아시나 봐요? 정말 다행이에요.”

황백은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다행이긴 하지.”

황보곰이 차갑게 웃었다.

“이 약주를 황보걸한테 줘야 한다고?”

“네, 맞습니다.”

황백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술 안에 독을 탄 건 아니겠지?”

황보곰이 실눈을 뜨고 물었다.

“독이요?”

황백은 화들짝 놀라다가 이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이 술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약주인데 독이라니요.”

“독이 없으면 어디 한번 마셔봐 봐.”

황보곰이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

“이건 황보걸 도련님의 술입니다. 저같이 비천한 신분인 사람은 마실 자격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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