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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그 시각 많은 이들이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그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만 했지, 누군가 직접 찾아와서 행패를 부린 적은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누가 옳고 그른지 이젠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의 주먹이 더 강하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했다.

“셋째야, 그럼 넌 어쩔 셈인데?”

황보춘은 실눈을 뜨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전 비밀 호위를 동원하여 그 자식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생각이에요.”

황보추가 살기등등한 얼굴로 말했다.

“터무니없는 소리!”

황보춘이 상을 탁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비밀 호위는 황보 가문이 일어설 수 있었던 원천이야. 함부로 동원할 수 없어!”

“그딴 거 상관 안 해요. 아무튼 전 복수해야겠어요. 형님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아버지에게 직접 가서 부탁할 거예요.”

황보추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누가 날 찾아?”

그때 흰 눈썹과 흰 수염이 덥수룩하고 우람한 체격의 한 영감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영감은 뒷짐을 지고 있었고 표정은 한없이 평온했다. 엄청난 기운을 내뿜지는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보이지 않는 위압감이 넘쳤다.

“족장님!”

황보용명이 나타난 순간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인사를 올렸다.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황보추마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고분고분해진 모습이었다.

“아까 누가 비밀 호위를 동원하겠다고 했어?”

황보용명은 무표정한 얼굴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고 황보춘을 비롯한 다른 이들은 자리에 얌전히 서 있었다.

“아버지, 저예요.”

황보추가 뻔뻔스럽게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이유는?”

황보용명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찻잔을 들어 한 모금 홀짝였다.

“어떤 사람이 제 아들의 사지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우리 가문의 엘리트 고수 이삼백 명을 쓰러뜨렸어요. 이런 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황보추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아들이 무능해서 얻어터진 것 때문에 가문 전체가 나서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야?”

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물었다.

“네?”

황보추는 놀란 나머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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