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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황보 가문의 황보곰이야.”

유진우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황보곰?”

그 순간 구양호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낯빛이 사색이 되었고 다른 이들도 경악한 건 마찬가지였다.

황보곰이 누구인가?

서울에서 소문이 자자한 악마이자 권력을 등에 업고 마음대로 횡포를 부리는 재벌가 도련님이었다.

평소에 기고만장하고 시건방을 떠는 건 물론이고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다. 게다가 집안 배경까지 어마어마하여 그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런 거물은 그들의 생사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존재나 다름없었다. 건드리는 건 둘째치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고개를 똑바로 들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지...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 아저씨를 때린 사람이 황보곰이라고요?”

정신을 차린 구양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엄청 무서운가 봐?”

유진우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

“무... 무섭다니요? 그럴 리가요.”

구양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난 어릴 적부터 무서운 게 뭔지 모르고 자랐어요. 그냥 황보곰이잖아요. 길에서 날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마주치면 바로 뺨부터 확 날릴 테니까.”

지켜보는 여자들이 많아서 겁먹은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되었다. 어차피 허세를 부리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일단 센 척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정말 대단한데?”

유진우는 그런 모습이 우습기만 했다. 분명 무서워서 식은땀까지 뻘뻘 흘리면서도 끝까지 큰소리만 쳤다.

“이건 허세가 아니라 황보곰 같은 무능한 사람이 평소 나와 마주친다해도 형이라고 불러야 할걸요?”

구양호는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우쭐거렸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큰소리는 잘 치네.”

그때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갑자기 문 어귀에서 들려왔다. 곧이어 황보 가문의 중요 인물들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맨 앞에 선 사람은 황보춘이었고 그의 뒤로 황보추와 황보걸 등 한 무리 사람이 따라왔다. 심지어 사지가 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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