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우두머리 남자는 검은 피를 토해내며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작 3분 사이에 모든 싸움꾼들이 죽음을 맞이했다.“명의님, 방해하는 자들은 다 죽었고 인제 우리 둘만 남았어요.”베일을 쓴 여자는 요염하게 웃으며 다가오더니 유진우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방금 귀찮은 일을 대신 해결해줬는데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저들 정도면 귀찮은 것도 아니죠.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대체 무슨 속셈으로 날 여기로 불렀어요?”유진우가 직설적으로 물었다.“연약한 여자가 무슨 속셈이 있겠어요? 날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말아요.”연홍의 눈빛에 원망이 다소 섞여 있었다.“속셈이 없다면 대체 누가 조군수를 모함했는지, 진범은 또 어디 있는지 알려줘요.”유진우가 말했다.“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죠. 알고 싶으면 뭔가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어요?”연홍은 손가락으로 유진우의 턱을 들어 올렸다.“원하는 게 뭐예요?”유진우는 그녀의 손을 확 뿌리쳤다.“당신을 원해도 돼요?”연홍이 요염하게 웃어 보였다.“난 당신에게 관심이 없어요.”유진우는 단칼에 거절했다.“하하... 참 재미있는 남자란 말이지. 나의 유혹을 뿌리치는 남자는 거의 없는데.”연홍이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었다.“알았어요. 농담하지 않을게요. 당신에게 내 병을 고쳐달라고 부탁하려고 불렀어요. 당신 의술이 아주 대단하다는 거 알고 있어요.”“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요?”유진우는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안색이 좋은 게 아주 건강해 보였다.“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우리 사부님이 내 몸에 독충을 넣었어요. 매일 한밤중이 되면 고통스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제발 이 독충 좀 꺼내줘요.”연홍은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사부가 제자의 몸에 독충을 넣었다고요? 그것 참 희한한 일이네요.”유진우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사부님은 의심이 많으셔서 누구도 믿지 않고 자기 자신만 믿거든요. 제자들 전부 독충으로 통제하고 있어요.”연홍이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유진우가 손에 힘을 주자 연홍의 안색이 검붉게 변하면서 호흡도 더욱 가빠졌다. 하지만 연홍은 전혀 겁먹지 않았고 여전히 미소를 띤 채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죽으면 진범을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선미도 살지 못해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요.”“지금 날 협박하는 거예요?”유진우의 두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제가 어찌 감히 명의님을 협박하겠어요. 그냥 충고일 뿐이죠.”연홍이 웃으며 말했다.“대체 뭐 하려는 겁니까?”유진우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연홍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자신의 목을 가리켰다. 그녀의 뜻은 명확했다. 유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연홍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명의님, 농담한 것 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 너무 아프잖아요.”연홍이 원망 섞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난 당신과 농담할 시간이 없어요. 아는 게 있으면 전부 다 얘기해요.”유진우의 눈빛이 매우 서늘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렇게 알고 싶다면 알려줄게요.”연홍은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 느긋하게 그의 옆에 앉고는 유진우의 차를 마시면서 목을 축였다.“사실 당신 추측이 맞아요. 조군수는 모함을 당했고 이 함정을 판 건 바로 선우 가문이에요.”“선우 가문?”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증거는요? 거짓말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믿죠?”하도 변덕스러운 여자라 전혀 믿음이 가질 않았다.“내가 왜 당신을 속이겠어요?”연홍이 두 눈을 희번덕거렸다.“당신은 이유도 없이 다른 사람을 속이잖아요.”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하하... 날 잘 아는군요.”연홍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에요. 사실 진범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알아냈거든요.”“어디 있는데요?”유진우가 캐물었다.“아주 은밀한 은신처예요.”연홍은 쪽지 한 장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여기에 자세한 주소를 적었어요.”“네?”유진우는 쪽지를 보며
조군수를 구하기 위해 조선미는 그 어떤 대가도 기꺼이 치를 것이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지금이 바로 함정에 빠지기 가장 쉬운 때이다.유진우는 재빨리 휴대 전화를 꺼내 조선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왜요? 안 받아요? 선우 가문에서 벌써 움직였나 보네요.”연홍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명의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지금 명의님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요. 은신처에 가서 진범을 잡거나 조선미를 구하러 가거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으니 하나만 선택해요.”“어린아이나 하나만 선택하겠죠. 난 둘 다 해낼 겁니다.”유진우가 유리창을 향해 손짓하자 호위무사 팀장인 한설이 몇몇 호위무사와 함께 빠르게 다가왔다.“유진우 씨,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한설이 예의 바르게 물었다.“여기가 바로 진범의 은신처야. 당장 가서 잡아 와.”유진우는 주소를 그녀에게 건넸다.“그럼 진우 씨는요?”한설이 떠보듯이 물었다.“난 다른 데 가볼 데가 있어. 얼른 가봐.”유진우가 재촉했다.“알겠습니다.”한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명을 받들고 떠났다.그 모습에 연홍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술집을 나선 후, 유진우는 조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아영 씨, 선미 씨 지금 집에 있어요?”“언니 아까 전화 받고 호위무사들을 데리고 나갔어요. 왜요? 무슨 일로 찾아요?”조아영이 말했다.“나갔다고요? 어디 갔는데요?”유진우가 계속하여 캐물었다.“등용각인지 뭔지 거기로 간 것 같아요.”조아영이 대답했다.“선미 씨 지금 위험해요. 당장 지원 보내요.”유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등용각으로 향했다....그 시각 등용각에서는 가면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돈 많은 사람들이었고 저마다 화끈하게 즐기고 있었다. 어차피 가면을 쓰고 있어 누가 누구인지 모르니 완전히 내려놓고 마음껏 놀아도 되었다.선우영채는 담배를 문 채 소파에 앉아
“뭐라고?”조선미가 눈살을 찌푸렸다.“못 들었어? 옷 벗으라고!”선우영채가 언성을 높였다.“적당히 해!”조선미의 표정도 싸늘해졌다. 모욕을 줘도 정도가 있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옷을 벗으라는 건 그야말로 말이 안 되었다.“적당히? 싫은데?”선우영채가 냉랭하게 말했다.“네 아빠가 내 손에 있는 이상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할 거야.”조군수를 감옥에 보낸 건 조선미를 제대로 모욕하기 위해서였다. 감히 선우 가문과 파혼하겠다고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에게 고통을 주지 않으면 마음속의 분노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선우영채! 적당히 하라고 했다?”조선미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조선미, 너 아직 상황 파악을 못 했구나?”선우영채가 미친 듯이 웃었다.“여긴 내 구역이야. 널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살리고 싶으면 살릴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옷 벗어!”“벗어!”“벗어!”주변에 가면을 쓴 남녀들이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대부분 마약에 취해있어 제정신이 아니었다.“말이 안 통하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더 할 얘기도 없어.”있어봤자 시간만 낭비할 것 같아 조선미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 상대가 그녀를 가지고 노는 게 확실했다.“거기 서! 내가 가라고 했어?”선우영채의 호통에 여자 경호원 두 명이 조선미의 앞을 가로막았다.“내가 혼자 왔을 것 같아?”조선미가 싸늘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위험할 거로 생각하여 특별히 호위무사와 동행했다. 호위무사의 실력이라면 경호원을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하하... 당연히 뭔가 준비하고 올 줄 알았지. 하지만 이걸 어쩌나? 뒤에 더 있는데.”선우영채가 손뼉을 치자 엄청난 기운을 내뿜는 경호원들이 가면을 쓴 채 시체 몇 구를 질질 끌면서 성큼성큼 다가왔다.“뭐야?”자세히 살피던 조선미의 표정이 확 변했다. 바닥의 시체들이 전부 그녀와 함께 온 호위무사들이었다.“어때? 내가 준비한 서프라이즈야.”선우영채는 그녀를 마음껏 조롱했다.“호
선우영채는 이를 꽉 깨물고 욕설을 퍼부으며 조선미의 얼굴을 칼로 그었다. 한줄 한줄 인정사정이라곤 없이 계속 그었다.“으악!”조선미는 비명을 지르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아름다운 얼굴이 시뻘건 피로 물들었고 차마 눈 뜨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이것도 못 버텨? 아직 다 못 즐겼는데.”선우영채가 흉악스럽게 웃었다.“옷을 전부 벗겨서 매달아 놓아.”“네.”여자 경호원 두 명은 조선미의 속옷만 남겨두고 전부 벗긴 후 무대 가운데에 매달아 놓았다.차가운 물을 머리에 확 뿌리자 정신을 잃었던 조선미는 몸을 부르르 떨며 천천히 두 눈을 떴다.“조선미, 지금까지 계속 조신한 척했잖아. 오늘 모욕을 당한 기분이 어떤지 제대로 느끼게 해줄게!”선우영채의 표정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이 사람들 봤지? 오늘 밤에 돌아가면서 널 따먹을 거야. 그리고 난 영상을 찍어서 네 남자친구에게 보낼 생각이야, 천천히 감상하게.”“너... 파렴치한 것 같으니라고!”조선미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두 눈에 핏발이 섰다.“하하, 마음껏 욕해.”선우영채는 싸늘하게 웃으며 무대 아래 가면을 쓴 남자들에게 말했다.“여러분, 조선미의 명성, 다 들어봤겠죠? 비록 지금 얼굴은 엉망진창이 됐지만 그래도 몸매는 여전히 끝내줘요. 집에 데려가서 마구 부려 먹을 분 있어요?”“저요!”“저요!”“젠장,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어. 저 여자는 내 것이야!”무대 아래의 남자들은 서로 데려가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조선미의 명성을 당연히 들은 적이 있다. 평소 바라만 보던 여신을 오늘 마음껏 가지고 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다들 데려가겠다고 하니 가격을 높게 부른 분에게 마음껏 가지고 놀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선우영채가 사악하게 웃었다.“2억이요! 제가 먼저 가지고 놀게요!”양 가면을 쓴 남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고작 2억? 전 10억이요!”소 가면을 쓴 남자도 따라서 손을 들었다.“16억이요!”“20억!”“...”가격이 끝
“멈춰!”천둥 같은 소리에 떠들썩하던 장내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보니 누군가 허리를 곧게 펴고 살기등등하게 걸어오고 있었다.뜨겁던 분위기가 마치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싸늘해졌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진우 씨?”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조선미는 구세주라도 본 것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너였구나!”선우영채는 그를 빤히 보며 코웃음을 쳤다.“지옥에 제 발로 기어들어 왔네? 오늘 네 여자가 어떤 몹쓸 짓을 당하는지 똑똑히 지켜봐.”“너희들... 다 죽어야겠어!”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허공에 매달려있는 조선미를 본 유진우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색이 어둡기 그지없었고 섬뜩한 살기를 내뿜었다.유진우는 분노가 치솟은 나머지 하마터면 이성을 잃을 뻔했다.“유진우, 화가 나서 미치겠지? 그런데 어쩌겠어? 네 여자가 지금 내 손에 있는데. 내가 괴롭히고 싶은 만큼 괴롭힐 거야. 저기 아까 그분, 멍하니 서 있지만 말고 얼른 가서 즐겨요. 조선미도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안 보여요? 조선미의 남자친구 앞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해요. 눈치 보지 말고.”선우영채는 잇몸까지 드러내며 크게 웃었고 조선미를 마음껏 조롱했다.“하하... 아주 좋아!”양 가면을 쓴 남자는 흥분하며 큰소리로 웃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그는 두 손을 비비며 조선미에게 다가갔는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몸까지 부들부들 떨었다.“선미 씨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리는 수가 있어.”유진우가 분노했다.“하하... 털끝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를 전부 만지겠다면 어쩔 건데?”양 가면을 쓴 남자는 혀를 내밀고 조선미의 다리를 핥으려 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유진우는 굳어진 얼굴로 손을 번쩍 들었다.“슈욱!”그때 은침 하나가 순식간에 날아가 양 가면을 쓴 남자의 미간을 그대로 관통했다.“으악...”양 가면을 쓴 남자는 몸을 파르르 떨다가 갑자기 굳어버리더니 이내 먼지를 풀썩
“승낭 호위의 손에 죽을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야지.”승낭 호위가 나타난 순간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저마다 재미난 구경을 기대하는 눈치였다.“큰일 났다!”조선미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진우 씨, 날 신경 쓰지 말고 얼른 가서 조씨 가문에 지원 요청해요.”그녀는 유진우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선우 가문의 승낭 호위는 전부 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 그녀를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간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생각했다.“그런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아요. 난 절대 선미 씨 혼자 두고 가지 않아요.”유진우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하지만 날 데리고 도망치기 힘들 거예요.”조선미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유진우가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까지 내거는 걸 원치 않았다.“내가 언제 도망친다고 했어요?”주변을 둘러보는 유진우의 눈빛이 사뭇 날카로웠다.“오늘 밤에 난 저들을 전부 다 죽일 겁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 우리 선우 가문의 승낭 호위를 죽이겠다고? 그럴 재간이나 있어?”선우영채가 냉랭하게 웃었다. 승낭 호위는 모두 그녀의 오빠가 심혈을 기울여 뽑은 자들이다. 조씨 가문의 호위무사마저 그들의 상대가 전혀 안 되는데 하물며 촌놈은 더 말할 것도 있겠는가?“그럼 어디 한번 해보든지.”유진우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그 소원 들어줄게!”선우영채가 손을 흔들었다.“봉철아, 가서 죽여버려!”“알겠습니다.”승낭 호위 팀장인 봉철은 바로 검을 뽑아 들고 유진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조용했지만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죽어!”공격 범위에 들어서자 봉철은 갑자기 스피드를 올려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검이 눈이 부시게 반짝였다.“흥.”유진우는 덤덤한 얼굴로 주먹을 휘둘렀다.“쾅!”반짝이던 빛과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별다른 기교도 없는 평범한 주먹이었지만 그대로 봉철의 가슴팍을 관통했다. 피로 물든 주먹이 등까지 뚫고 나왔다. 그야말로 거칠고 깔
현장 전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죽은 채 바닥에 누워있는 승낭 호위들을 보며 사람들은 너무도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저마다 입을 쩍 벌렸고 오금이 저릴 지경이었다.발을 한번 구르니 승낭 호위 9명이 전부 즉사했다. 이게 정녕 사람이란 말인가?“너, 너... 건방진 자식! 감히 내 승낭 호위를 죽여?”잠깐 넋을 놓았던 선우영채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노발대발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승낭 호위는 선우 가문에서 심혈을 기울여 배양한 엘리트들이다. 그런 엘리트들이 갑자기 10명이나 죽었으니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승낭 호위를 전부 죽일 뿐만 아니라 너에게도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유진우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뭐 하려는 거야? 경고하는데 함부로 건드리지 마!”겁에 질린 선우영채는 두어 걸음 뒷걸음질 치다가 체면이 깎이는 것 같은지 다시 멈추었다. 그러고는 가슴을 쫙 펴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선우 가문의 딸인 그녀가 한낱 천민을 두려워할 리가 있겠는가?“네가 선미 씨에게 한 짓 두 배로 갚아줄 거야. 선미 씨 얼굴에 한 줄 그었으면 난 네 얼굴에 두 줄 그을 거다!”유진우가 매섭게 말했다.“그럴 용기나 있어?”선우영채가 두 눈을 부릅떴다.“내 뒤에는 선우 가문이 있어. 감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아무도 널 구하지 못해.”“그래?”유진우는 손을 내밀어 선우영채의 목을 조르고는 그대로 들어 올렸다.“콜록콜록...”선우영채가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 있는 두 발을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가 없었고 목을 조이고 있어 숨쉬기조차 힘겨웠다. 죽음의 공포가 점점 엄습해왔다.“이... 이거 놔... 안 그러면 아주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게 될 거야.”선우영채가 으름장을 놓았다.“진우 씨, 영채를 다치게 해서는 안 돼요.”그때 조선미가 참다못해 나서서 말렸다. 비록 선우영채가 죽도록 미웠지만 신분이 높아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만약 이곳에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선우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