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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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세상에나, 벌써 끝났어?”링 밑에 맥없이 축 늘어진 뚱보를 보며 무관 내의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그들은 유진우에게 아무런 승산이 없을 거로 생각했었지만 이런 대반전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를 쓰러뜨렸다는 것이다. 이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X발, 저 자식이 이겼어? 대체 무슨 상황이야?”상상도 못 한 상황에 오민수 등 일행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유진우가 유강을 이긴 뚱보를 이겼다니, 그렇다면 유진우가 더 강하다는 뜻이 아닌가?“말... 말도 안 돼! 저 자식이 비겁한 수단을 쓴 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겠어?”단소홍은 연신 머리를 내저으며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둘째 형님이 왜 닿자마자 픽 쓰러졌지?”전세권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두 눈을 크게 떴다.뚱보의 방어력은 칼과 총알이 꿰뚫을 수 없을 만큼 아주 단단했다. 이 현장에 첫째 형님과 노스 레그스 왕 말고는 그의 방어벽을 뚫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런데 저 자식은 대체 무슨 방법을 쓴 걸까?“만만한 놈은 아니네. 둘째 후배의 허점을 이리 쉽게 알아낸 걸 보면.”실눈을 뜨던 왕현도 경악하긴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유진우가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건 둘째 후배의 약점을 찾은 후 공격했기에 이 같은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어쩐지 자신만만하게 올라오더라니, 진작 준비하고 있었구나.”도랑코 영감이 싸늘하게 말했다. 단지 실력만으로 상대를 이기면 나름 강하다고 여겼겠지만 이런 교묘한 수단과 잔꾀로 이기는 건 약자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하하하... 이겼어요, 이겼어요. 형부 정말 대박이에요!”놀라움도 잠시 조아영이 기쁨에 겨워 폴짝 뛰었다.“뭐가 대단하다고 그래? 황 선생님과 유강 씨가 뚱보의 힘을 소모했기에 이 정도지, 안 그러면 쟤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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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이 자식이 죽으려고!”대단히 노한 도랑코 영감은 더는 봐주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더니 연신 발차기를 날리며 유진우를 덮쳤다.이번 공격은 한 신체 부위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전신 공격이었다. 상대가 도망갈 수 없게, 미처 피할 수도 없는 그런 공격 말이다.“이번에는 어떻게 피하나 두고 보자!”도랑코 영감이 살벌하게 웃었다. 다리 그림자가 점점 많아졌고 범위도 넓어졌다. 하지만 유진우는 꼼짝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었다.“승부는 이미 결정됐어.”왕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를 뜨려 했다.유진우의 몸놀림이 놀랍긴 했지만 노스 레그스 왕 같은 이런 엄청난 고수와 비교하면 그래도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몸놀림이 아무리 좋아봤자 상대의 전신 공격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절대적인 실력 앞에 그 어떤 수법도 다 헛수고였다.“쾅!”링 위에서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들려오더니 하늘을 가득 뒤덮었던 다리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도랑코 영감의 한 다리가 유진우의 귓가에 멈췄다. 그런데 그가 봐준 게 아니라 유진우가 그의 종아리를 한 손으로 덥석 잡은 바람에 꼼짝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내가 언제 피한다고 했어?”유진우는 도랑코 영감의 다리를 잡고 섬뜩하게 웃었다.“막았어?”자리를 뜨려던 왕현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노스 레그스 왕이 전력을 다한 킥은 설령 그라도 감히 손으로는 막지 못한다. 그런데 유진우가 이리 쉽게 잡았다고? 대체 어떻게 된 걸까? 노스 레그스 왕이 일부러 힘을 적게 쓴 걸까, 아니면 상대를 너무 얕잡아 본 걸까?“말... 말도 안 돼. 내 다리를 잡다니!”도랑코 영감도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 그는 힘을 백 프로 다 발휘했다. 비록 자신의 필살기보다는 약했지만 이 세상의 무사를 상대하기에는 그야말로 충분했다.그런데 이렇게도 강한 킥을 유진우가 잡다니, 그것도 한 손으로!정말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당신 다리가 그리 강해? 내가 보기엔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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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유진우는 뒷짐을 진 채 위풍당당하게 링 위에 우뚝 서 있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더는 자신의 발톱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강한 눈빛이 닿을 때마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단 한 번의 공격으로 노스 레그스 왕을 무너뜨린 실력자라면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 했다.“조씨 가문에 저런 숨겨진 고수가 있는 줄은 또 몰랐네.”실눈을 뜨고 쳐다보는 왕현의 얼굴이 더욱 진지해졌다. 조금 전 유진우가 보여준 실력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유진우를 존경하게 되었다. 설령 왕현이라도 맨손으로는 노스 레그스 왕을 쉽게 제압하진 못했을 것이다.“어쩌면 단 일격에 무너지냐.”유진우는 옷소매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덤덤하게 말했다.“다음.”그의 말에 현무문의 제자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했다. 노스 레그스 왕마저 이겨버린 실력자를 누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큰형님, 인제 어떡하죠? 저 자식 완전히 미쳐 날뛰는데요?”전세권이 내키지 않는 듯 이를 꽉 깨물었다.“아무래도 내가 직접 나서야겠구나.”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왕현의 눈빛이 살아 있었다.스승의 명을 받들고 온 그는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을 생각이었지, 직접 나설 생각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런 레벨의 격투는 그저 애들 싸움일 뿐 아무런 도전성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그런데 유진우가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 놀라움은 물론이고 저도 모르게 흥분하기도 했다.그는 명성과 이익이 아니라 단지 검도의 최고 수준을 쫓기 위해 매번 강자를 만날 때마다 전의를 불태운 것이었다.“큰형님, 저 자식 절대 만만치 않아요. 정말 이길 수 있겠어요?”전세권이 떠보듯 물었다.“맨손으로는 저 사람의 상대가 아니지만 검을 쓴다면 자신 있어!”왕현이 덤덤하게 말했다.“알겠어요. 큰형님, 절대 봐줘서는 안 돼요. 저 자식은 화근이라 빨리 없애버리는 게 나아요!”전세권이 섬뜩하게 웃었다.왕현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검도 천재이다. 아직 30살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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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뭐지?”왕현도 움찔하긴 마찬가지였다. 유진우가 손가락으로 검을 잡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유진우의 실력과 자신감은 왕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물론 왕현도 겁먹지 않았고 오히려 전의가 불타올랐다. 상대가 강할수록 그는 더 흥분했다.“이리 와!”왕현이 한 손을 흔들자 장검은 마치 한 마리의 유연한 뱀처럼 유진우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응?”유진우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 비록 같은 레벨의 실력으로 상대해주고는 있지만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걸 보니 왕현도 만만치 않은 사람인 건 확실했다.“조심해요! 이제부터 환영 검법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게요!”왕현은 한 마디 충고한 후 바로 다시 검을 빼 들었다. 검 하나가 순식간에 수백 개, 수천 개의 검으로 변했다. 반경 3m 내에 온통 검으로 뒤덮였고 어느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환영 검법이라니! 왕현이 이젠 제대로 싸우는구나!”“환영 검법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던데. 저 자식 무조건 져!”“죽여요, 죽여! 저 자식 죽여버려요!”링 아래가 떠들썩해졌다. 누군가는 놀라고, 누군가는 걱정이 가득했고 또 누군가는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뭇시선이 집중된 그때 유진우는 날아오는 검에 완전히 뒤덮였다. 그런데 두 사람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링 위에 반짝이는 검의 환영만 가득했다.사람들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어느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설령 허점을 찾을 수 없더라도 그들은 재미난 구경을 놓칠세라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오늘 저녁 유진우는 자신의 위세를 제대로 뽐냈다. 오직 혼자만의 힘으로 전 오너 측의 고수들과 맞서고 있었다.언더 랭킹 10위 안에 든 고수를 연속 두 명 상대했으니 마지막에 패배한다고 해도 영광스러운 패배일 것이다.3분 후.“쨍그랑...”금속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뒤덮었던 검의 환영이 갑자기 사라졌고 누군가가 큰 타격을 받은 듯 뒤로 튕겨 나가다가 링 끝에 부딪히고 나서야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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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방금 그가 환영 검법을 선보였을 때 유진우는 아주 여유만만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그가 최선을 다해서 검법을 썼더라도 상대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유진우가 단 한 손으로 제압했다는 것이다.이 정도로도 실력 차이를 보아내지 못했다면 멍청이랑 뭐가 다르겠는가?“환영 검법이 최고봉에 이른 건 맞아요. 하지만 아쉽게도 세 곳에 허점이 있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상대가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패배를 인정한 걸 봐서 체면은 깎지 않았다. 아니면 진작 링 아래로 내던졌을 것이다.“어느 세 곳이죠?”왕현이 눈살을 찌푸렸다.“세 번째, 아홉 번째, 스물여섯 번째.”유진우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충고했다.“이 세 곳의 허점이 아주 깊숙이 숨겨져 있어 상대가 일반 무사일 경우 허점을 알아내지 못하겠지만 진짜 고수의 눈에는 보인단 말이죠. 게다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어요.”“말도 안 돼요. 제가 이 검법을 수련하기 위해 숱한 단련을 거쳤어요. 치명적인 허점이 있을 리가 없어요.”왕현은 그의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숱한 단련을 거친 건 사실이겠지만 허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만약 제 예측이 맞는다면 당신한테 이 검법을 가르쳐준 자가 일부러 그 세 기술을 숨기고 가르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세 기술이 아주 위험해요. 나쁜 마음을 품은 게 아니라면 절대 빼먹고 가르치지 않을 리가 없을 텐데... 당신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유진우의 목소리는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낮았다. 왕현은 그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헛소리하지 말아요! 스승님께서 저를 친아들처럼 아끼시는데 저를 해치려 했다는 게 말이 돼요?”“제가 드릴 수 있는 얘기는 여기까지예요. 믿든 말든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해요.”유진우는 어깨를 들먹이며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 왕현이 그래도 뛰어난 인재라 두어 마디 귀띔해 주었다. 그가 믿을 건지 안 믿을 건지, 살지 죽을지는 유진우에게 있어서 별로 중요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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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격투가 끝난 후 유진우는 조선미 일행과 함께 밖에서 야식을 먹었다.의원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한밤중이 다 되었지만 의원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가 들어가자마자 아름답고 익숙한 얼굴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청아였다.이청아는 임윤아와 함께 키득키득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예전에는 차갑기만 하던 그녀가 오늘따라 더욱 온화하고 다정해 보였다.“유 선생님, 오셨어요?”유진우를 보자마자 임윤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그럼 두 분이 얘기 나누세요. 전 가서 야식 좀 만들어올게요.”“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어. 이미 밖에서 먹었어.”유진우가 다정하게 웃으며 시선을 이청아에게 돌렸다.“여긴 어쩐 일로 왔어?”“당연히 고맙다는 인사 하려고 왔지.”이청아는 웬일로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어제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어. 여호준이 그런 위선자일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어.”“고맙긴.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구했을 거야.”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왜? 아직도 화가 안 풀렸어?”이청아의 말투가 한결 다정해졌다.“우리 엄마가 흥분한 바람에 당신을 오해할 뻔했어. 내가 대신 사과할게. 미안해.”그녀의 사과는 유진우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평소 다른 사람에게 절대 고개 숙이는 법이 없는 이청아가 오늘 사과를 하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사과는 너무 늦었다.“괜찮아, 오해한 게 한두 번도 아닌데, 뭐.”유진우는 어깨를 들먹이며 개의치 않아 했다.“진우 씨가 억울한 일도 많이 당하고 고생도 많이 했다는 거 알아.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게.”이청아가 진지하게 말했다.“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유진우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이청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용기 내어 말했다.“나랑 집에 가자, 응?”짧디짧은 한마디였지만 유진우는 제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고 표정도 복잡해졌다.만약 이 얘기를 조금 더 빨리했더라면 유진우는 아마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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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그렇게 할 일이 없나?’유진우는 잡생각을 버리려고 머리를 냅다 흔들었다. 그러고는 씻은 후 평소처럼 대문을 활짝 열었다.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리는 동시에 온몸이 피투성이인 누군가가 갑자기 의원 안으로 픽 쓰러졌다. 흰옷은 이미 피범벅이 되었고 등에 끊어진 검이 꽂혀있었는데 이미 정신을 잃은 지 오래된 것 같았다.유진우가 그의 얼굴을 확인해 보니 다름 아닌 왕현이었다!“내가 어젯밤에 다치게 한 것 같지는 않은데?”유진우가 턱을 어루만졌다. 비록 언더 랭킹 6위가 엄청난 고수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강능에서는 실력이 손꼽히는 존재이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이 지경으로 얻어맞았을까?“당신 그래도 운이 좋아.”유진우는 가볍게 한마디 툭 던지고는 왕현을 부축하여 의원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의원 문 앞에 쓰러져있는데 어찌 못 본 척할 수가 있겠는가.외상은 많았지만 그리 심각하진 않아 간단히 약을 바르고 싸매면 되었다. 하지만 경맥과 단전이 심하게 다친 걸 보면 왕현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 작정인 것 같았다.다행히 왕현의 몸이 단단하여 완전히 망가지진 않았다. 그의 의술로 보름 정도 치료받으면 완치가 가능했다.유진우는 먼저 왕현에게 침을 놓은 후 약을 먹였다. 꽤 긴 시간이 흘러서야 정신을 잃었던 왕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깼어요? 좀 어때요?”유진우가 물었다.“당신이 절 살린 거예요?”왕현이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어젯밤 크게 다치고 나서 흐릿한 정신으로 길을 걷다가 길가에 있는 의원을 발견했다. 그런데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제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여기 다른 사람 있어요?”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고마워요.”왕현이 몸을 일으켜 인사하려 했다.“됐어요, 심하게 다쳤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요.”유진우는 재빨리 그를 말렸다.‘목숨이 위태로운 와중에 인사는 무슨.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당신 실력도 꽤 괜찮은데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맞은 거예요?”유진우의 질문에 왕현은 이를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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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두 눈이 시뻘게진 왕현을 보고 있자니 유진우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다. 자기 스승에게 이용당한 것도 모자라 약혼녀까지 빼앗겼다니, 이보다 더 비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다른 건 몰라도 약혼녀를 빼앗아간 복수는 제대로 해야 했다. 인간이라면 절대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겉으로는 번지르르한 현무문의 오너가 이렇게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일단 치료부터 받아요. 다 나아야 잃어버린 걸 다시 찾아오죠.”유진우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제 몸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왕현이 절망에 빠진 얼굴로 씁쓸하게 말했다.“단전과 경맥이 손상되면서 내공을 완전히 잃어서 복수할 힘조차 없어요. 지금의 전 그저 쓸모없는 놈에 불과해요.”왕현이 주먹을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톱이 피부를 파고들어 시뻘건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그라고 어찌 복수할 생각이 없고 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 없겠는가? 하지만 이젠 그럴 기회가 없다.“누가 당신이 쓸모없대요? 당신이 다친 곳, 내가 치료해줄 수 있어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뭐... 뭐라고요?”화들짝 놀란 왕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제가 당신의 단전을 치료해줄 수 있다고요.”유진우가 다시 한번 말했다.“확실해요?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왕현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놀라움과 동시에 기대 가득한 눈빛이었다.“당신의 단전이 손상되긴 했지만 완전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서 치료 가능해요. 그리고 경맥 같은 건 더 쉬워요. 제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잘 치료한다면 열흘 정도 되면 다시 최고봉이었던 때로 돌아갈 겁니다.”유진우가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다. 그의 말에 크게 기뻐한 왕현은 그대로 털썩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유진우에게 냅다 절을 세 번 했다.“절 치료해 주신다면 앞으로 저의 목숨은 진우 씨 거예요! 저한테 칼산을 오르고 불바다에 뛰어들라고 해도 절대 토 달지 않고 따르겠습니다!”왕현이 진지하게 말했다.검밖에 모르는 무사의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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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당신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려요?”“그러니까 말이야! 분명 자기가 잘못하고선 다른 사람을 욕해? 저런 기고만장한 사람은 또 처음 봐!”“쓸데없는 얘기 말고 당장 신고해!”조국화의 안하무인에 구경꾼들도 불만을 터뜨리며 질책하기 시작했다.“닥쳐! 닥치라고!”조국화는 두 손을 허리에 올려놓고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쏘아붙였다.“우린 강북의 이씨 가문 사람이야. 높은 분마저 우리한테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천민들 주제에 감히 이딴 식으로 얘기를 해? 계속 지껄였다간 몽땅 잡아들이는 수가 있어!”그녀의 으름장에 수군대던 소리가 삽시간에 사라졌다.강북의 이씨 가문은 명성이 자자한 재벌가였다. 그런 가문을 일반인이 어찌 건드릴 수 있겠는가?“엄마, 저런 천민들이랑 말 섞지 말아요. 저 다쳤어요, 이것 봐요.”그때 젊은 아가씨 이서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팔을 움켜쥔 채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다쳤어? 어디 봐봐!”조국화의 표정이 삽시간에 변하더니 재빨리 딸에게로 달려가 자세히 살폈다. 팔꿈치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었다.“피가 다 나잖아! 이걸 어떡해...”아연실색한 조국화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유진우에게 시선을 옮겼다.“저기! 당신 의사랬지? 얼른 와서 봐봐... 우리 딸도 다쳤어!”어찌나 조급해하고 걱정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무슨 죽을병이라도 걸렸나 오해하겠다.“당신 딸은 괜찮아요. 그냥 찰과상일 뿐이에요.”유진우는 그녀를 힐끗 돌아보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찰과상일 뿐이라니?”그의 한마디는 조국화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우리 딸은 어려서부터 아주 귀하게 자라서 다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단 말이야. 지금 몸에 저렇게 큰 상처가 났는데 당연히 조심해야지. 혹시라도 감염되면 어떡해?”“감염될까 두려우면 저기 약국에 가서 밴드나 사서 붙여요. 더 늦었다가 상처가 다 아물면 어떡해요.”유진우도 쌀쌀맞게 대답했다.‘피부가 살짝 까졌다고 이 난리를 피울 일이야?’“당신 지금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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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엄마, 괜찮아요?”이서우는 굳은 얼굴로 재빨리 엄마를 부축했다. 이 상황이 놀랍기도 하면서 화가 났다.“아이고, 이 아파!”조국화는 후끈거리는 얼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조금 전 그 따귀에 입이 다 비뚤어질 지경이었다.“감히 우리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네 가족도 죽음을 면치 못해! 재간 있으면 도망가지 마. 오늘 절대 가만 안 둬!”이서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휴대 전화를 꺼내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다.유진우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여자애를 구하는 데 집중했다. 그의 신기한 침술 치료 덕에 여자애의 상태가 빠른 속도로 안정됐다. 그리고 그때 마침 구급차도 현장에 도착했다.“당신 딸이 지금 잠시는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상처가 깊어서 꿰매야 하니까 꼭 조심해서 가요.”유진우는 여자애를 들것에 올렸다.“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요. 정말 고맙습니다!”흰옷 여자는 연신 허리 굽혀 인사하고는 구급차와 함께 현장을 떠났다.“흥! 영웅행세라도 하고 싶은가 보지? 딱 기다려. 이따가 본때를 보여줄게!”조국화 모녀는 옆에서 호시탐탐 그를 노려보았고 오늘 그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기세였다. 유진우는 조국화를 아래위로 살피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나랑 여기서 싸울 시간에 병원에 가서 검사나 받아봐요. 기가 허하고 눈동자가 풀린 걸 보니 아무래도 오래 못 살 것 같은데.”“헛소리 지껄이지 마! 오래 못 살긴 누가 오래 못 산다고 그래.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한데!”조국화가 눈을 부라렸다.“못 믿겠어요? 요즘 혹시 머리가 자주 어지럽고 팔다리가 맥이 풀리지 않던가요? 그리고 가끔 코피도 흘리고?”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걸 어떻게 알았어?”조국화의 낯빛이 확 변했다. 요즘 건강 상태가 확실히 좋지 않았고 증상도 유진우가 말한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해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여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너무 긴장해 하진 말아요. 그냥 죽을병에 걸렸을 뿐이니까.”유진우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죽...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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