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괜찮아요?”이서우는 굳은 얼굴로 재빨리 엄마를 부축했다. 이 상황이 놀랍기도 하면서 화가 났다.“아이고, 이 아파!”조국화는 후끈거리는 얼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조금 전 그 따귀에 입이 다 비뚤어질 지경이었다.“감히 우리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네 가족도 죽음을 면치 못해! 재간 있으면 도망가지 마. 오늘 절대 가만 안 둬!”이서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휴대 전화를 꺼내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다.유진우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여자애를 구하는 데 집중했다. 그의 신기한 침술 치료 덕에 여자애의 상태가 빠른 속도로 안정됐다. 그리고 그때 마침 구급차도 현장에 도착했다.“당신 딸이 지금 잠시는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상처가 깊어서 꿰매야 하니까 꼭 조심해서 가요.”유진우는 여자애를 들것에 올렸다.“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요. 정말 고맙습니다!”흰옷 여자는 연신 허리 굽혀 인사하고는 구급차와 함께 현장을 떠났다.“흥! 영웅행세라도 하고 싶은가 보지? 딱 기다려. 이따가 본때를 보여줄게!”조국화 모녀는 옆에서 호시탐탐 그를 노려보았고 오늘 그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기세였다. 유진우는 조국화를 아래위로 살피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나랑 여기서 싸울 시간에 병원에 가서 검사나 받아봐요. 기가 허하고 눈동자가 풀린 걸 보니 아무래도 오래 못 살 것 같은데.”“헛소리 지껄이지 마! 오래 못 살긴 누가 오래 못 산다고 그래.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한데!”조국화가 눈을 부라렸다.“못 믿겠어요? 요즘 혹시 머리가 자주 어지럽고 팔다리가 맥이 풀리지 않던가요? 그리고 가끔 코피도 흘리고?”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걸 어떻게 알았어?”조국화의 낯빛이 확 변했다. 요즘 건강 상태가 확실히 좋지 않았고 증상도 유진우가 말한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해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여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너무 긴장해 하진 말아요. 그냥 죽을병에 걸렸을 뿐이니까.”유진우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죽... 죽
오후, 천향원 입구에 검은색 밴 몇 대가 갑자기 굉음을 내며 달려왔다.차 문이 열리고 옷을 화려하게 차려입은 젊은 남자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남자는 수려한 외모를 자랑했고 기품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당당했다. 그는 온몸으로 무서운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기괴한 복장을 한 무사들이 뒤따랐다. 저마다 흉악한 기세를 풍겼다. 얼핏 보아도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은 알 수 있었다.“여기는 조씨 가문의 구역입니다. 외부인들은 나가주세요!”입구를 지키던 호위무사 두 명이 눈빛을 주고받더니 경고를 날렸다.“시끄러워.”남자가 허공에 손을 휙 휘두르자, 두 명의 호위무사는 질주해오는 차에 치인 듯 갑자기 피를 토하며 뒤로 곤두박질쳤다. 그러고 나서 그 일행은 거들먹거리며 천향원으로 들어갔다.그 시간, 별장 홀에서 조선미는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재무제표를 들고 있었다. 최근 며칠 동안 비연단의 출시로 인해 조씨 가문은 장사가 끊이지 않고 주식도 계속 폭등하고 있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1년 반이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강천호를 밀어내고 강능 제일의 여자 갑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허허... 조선미 아가씨께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시고 있었나 봅니다!”이때 문간에서 갑자기 소리가 났다.조선미는 고개를 들어 보았다. 홀 입구에 기괴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고 그들의 우두머리는 젊은 남자였다.“누구세요?”그녀는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강씨 가문의 강준혁입니다.”젊은 남자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마씨 집안 도련님이었군요...”조선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준혁 님, 이곳은 저희 가문의 구역인 천향원입니다. 이렇게 무단으로 침범하시는 것은 실례가 아닐까요?”“실례요? 하하, 전혀 실례될 것 없어 보이는걸요.”강준혁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대답했다.“조선미 씨, 돌려 말하지 않을 테니 잘 들어요. 오늘 제가 찾아온 것은 세 가지 일 때문이에요. 첫째, 비연단 때문에 우리 강씨 가문이 입게 된 손실이 적지
“뭐라고? 선미가 납치됐다고?”소식을 듣고 온 진서현 등은 진상을 알고 난 후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수십 명의 경호원이 집을 지키고 있는데, 언니가 어떻게 납치될 수 있단 말이죠?”조아영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 사람들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저희만으로는 상대가 안 됐습니다.”유강은 울상이 되었다. 두 다리를 잃은 것도 모자라 단전까지 내상을 입게 된 그는 이미 폐인이 된 것과 다름없었다.“누구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아니라면 감히 누가 내 딸을 납치해?”진서현은 분노에 찬 얼굴이었다.“정확한 신원은 알 수 없지만, 떠나기 전에 편지 한 통을 남겼습니다.”유강은 부하들에게 편지를 진서현에게 전달하라고 손짓했다.진서현은 편지를 읽어보더니 얼굴빛이 더 어두워졌다.“엄마, 편지에 뭐라고 쓰여 있어요?”조아영이 얼른 물었다.“날이 밝기 전에 비연단 레시피와 유진우를 천호 리조트로 보내어 네 언니와 맞바꾸라고 하는구나.”진서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천호 리조트? 그곳은 강천호의 구역이잖아요?”조아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설마 또 강씨 가문의 짓일까?’“즉시 본부에 통보하여 호위무사들을 동원하도록 하거라!”진서현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그리고 당장 유진우에게 전화해서 달려오라고 해!”“엄마, 설마 진짜 유진우 씨를 인질로 보내려는 건 아니시죠?”조아영이 당황한 듯 물었다.“유진우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자기 한 몸 무사하길 바랄 수 있겠어?”“하지만...”“하지만이라고 토 달 것 없어, 네 언니의 안전이 제일 중요해. 빨리 전화해!”“네, 엄마.”조아영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진서현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입술을 삐쭉 내밀고 유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시각, 평안 의원.전화를 받은 유진우는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지금 바로 갈게요!”그는 자초지종을 묻고 따지지 않고 전화를 끊
“윽...”대머리의 사내는 움찔하더니 순식간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러고 나서는 꼼짝도 하지 못했고 아무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어이! 뭘 꾸물거리고 있어! 힘쓰는 게 어려운 거면 비켜, 우리도 좀 즐겨보자!”“그러게 말이야! 기다리는 사람 생각은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비켜!”주위 사람들은 전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오히려 재촉하기 시작했다.“야! 너랑 얘기하고 있잖아? 비켜달라고! 귀먹었어?”그중 건장한 남자 한 명이 앞으로 나서더니 손을 뻗어 대머리 사내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자 대머리 사내는 마치 균형을 잃은 조각상처럼 꼿꼿하게 그 자세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건장한 사내가 깜짝 놀랐고 얼른 손을 뻗어 대머리 사내의 인중에 갖다 댔다.“제기랄! 숨을 안 쉬잖아!”말이 끝나기 바쁘게 또 한 번의 ‘슉’ 하는 소리와 함께 또 한 대의 황금 침이 쏜살같이 날아와 건장한 사내의 미간에 적중했다. 건장한 사내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그대로 땅에 쓰러져 그 자리에서 즉시 사망했다.“뭐야?”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안이 벙벙해졌고 죽은 자들의 미간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적의 습격이야! 모두 경계해!”모두가 높은 소리로 외치며 칼을 빼 들고 일어나 사방을 두리번거렸다.“누가? 어떤 놈이 감히 습격한 거지?”“배짱이 있으면 얼굴을 보여줘야지, 숨어서 꼬리를 감추는 것이 재주인가?”사람들이 비아냥댔다.그때 갑자기 주위에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길고 긴 그림자가 리조트로 한 걸음씩 걸어 들어왔다.방 선생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더니 갑자기 사납게 웃기 시작했다.“배짱은 인정해, 감히 제 발로 죽으러 찾아오다니?”“당장 풀어줘!”유진우의 차가운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장내에 울려 퍼지기에 충분했다. 이 순간, 그의 얼굴에서 그 어떤 감정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의 눈빛은 레이저를 쏘는 듯 날카로웠다.“죽을 때가 다 되어서도 말이 많구나, 네
“좀 하네...”한설의 핫한 몸매를 보고 저승사자 흑은 들끓는 욕망을 가라앉히지 못한 듯 혀로 입술을 핥았다.“미인아! 나를 상대로 재롱 좀 부려봐!”그는 말을 마치기 바쁘게 발끝을 땅에서 들어 올리더니 귀신같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몸을 자유롭게 숨길 수 있어 언제 나타날지 종잡을 수 없었다.“덤벼!”한설은 큰 소리로 기합을 넣고는 장검을 휘두르며 맹렬하게 돌진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검술이었지만 저승사자 흑에게 거의 닿을 무렵, 그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미인아, 어디를 보는 거야?”음침한 목소리가 뒤에서 울리자, 한설은 화들짝 놀라며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녀는 머리도 돌리지 않은 채 검을 등 뒤로 내뻗었다. 그녀도 매우 빨랐지만, 저승사자 흑은 더 빨랐다. 이번에도 그녀의 검술은 먹히지 않았고 헛수고로 돌아갔다.“하하하...”저승사자 흑은 한설이 넋이 나간 틈을 타서 그녀의 엉덩이를 한 움큼 잡더니 사악하게 웃었다.“부드럽고 탱탱한 것이 일품이구나.”저승사자 흑은 한설이 다칠 정도로 공격하지 않았고 그저 고양이가 다 잡은 쥐를 가지고 놀듯 여유를 부렸다.“반드시 너를 죽여버릴 거야!”굴욕을 당한 한설이 발끈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장검을 더 빨리 휘둘렀다. 순식간에 검 빛이 번쩍번쩍 했고 공기 중에는 서늘한 검기가 맴돌았다. 그러나 저승사자 흑은 자취를 감췄다 드러냈다를 반복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한설이 잠깐 숨돌리던 그 순간, 갑자기 저승사자 흑이 그녀를 뒤에서 덥석 껴안았다. 그러고 나서 혀를 길게 내밀고, 그녀의 예쁜 얼굴을 천천히 그리고 힘껏 핥아댔다.“미인아, 너 정말 맛있구나! 오늘 밤 널 정복하고야 말겠어!”저승사자 흑은 사악하게 웃으며 탐욕에 젖은 짐승 같은 얼굴을 드러냈다.“죽을래?”한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 순간 그녀는 수치스럽고도 화가 났다. 그녀는 장검의 방향을 바꾸어 자기 복부를 찔렀다. 그녀는 자신이 상처를 입을 것을 각오하고 등 뒤에 있는 저승사자 흑을 찌르기로 작심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헉...”발 옆으로 굴러온 머리를 보고 있자니 한설은 어리둥절해지다 못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대단한 실력을 펼치며 위풍당당하던 저승사자 흑이 뜻밖에도 이렇게 죽임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저승사자 흑은 자그마치 언더 랭킹 8위에 빛나는 무도 고수이지 않던가! 혼자의 힘으로 호위무사 5팀 전체를 휩쓴 존재가 단칼에 무너졌단 말인가? 정말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정말 믿을 수 없는 장면이야!”머리가 잘린 그 시체를 보고 뒤에 있던 방 선생의 얼굴에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유진우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외로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단 한 번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언더 랭킹 8위인 저승사자 흑을 죽인 실력이라니...’이대로라면 언더 랭킹 3위인 재판관만이 횡포한 실력을 지닌 유진우를 압승할 수 있을 것 같았다.“네... 네가 내 동생을 죽였어?”이때, 상황을 지켜보던 저승사자 백이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는 흉악함이 가득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직접 나서지 않았고 동생인 저승사자 흑에게 재미를 양보했던 것이었다. 다만 그는 이 사람들 중에 고수가 숨어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고수는 찰나에 동생의 목숨을 앗아갔다.“난 너희에게 같이 내게 도전할 기회를 준 것 같은데, 이렇게 된 것은 그 기회를 고맙게 여기지 않고 무모하게 덤빈 저승사자 흑의 탓이야.”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모양이네!”저승사자 백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고 별안간 총 두 대를 꺼내 들고 공격을 시작하려 했다.“너희들도 나가서 힘을 보태거라!”방 선생의 명령이 떨어지자, 남아있던 몇 명의 언더 랭킹 고수들도 더이상 방관하지 않고 서둘러 출전하여 저승사자 백에게 힘을 보탰다. 그들은 유진우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그들의 포위를 뚫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어쨌든 유진우는 혼자의 힘으로 여러 명과
“대박! 이 사람은 언더 랭킹 3위인 재판관이 아닙니까? 재판관도 여기에 있을 줄이야!”“재판관이 나서면 반드시 죽는다고 하던데, 이놈은 오늘이 제삿날인가 봅니다!”재판관이 나타나자 별장 전체가 다시 술렁거렸다. 재판관의 명성은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였다. 그가 나타나기만 하면 반드시 피바람을 일으킨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유진우! 우리가 도와줄게!”이때 한설이 부상당한 호위무사 몇 명을 데리고 비틀거리며 들어왔다.“너희들은 도울 수 없으니, 그냥 조용히 있어.”유진우의 말에 한설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지금까지 살면서 남에게 이렇게 푸대접받은 건 처음이었다.“우리가 비록 실력은 너보다 못하지만, 전혀 쓸모없는 사람들은 아니다. 사람이 많으면 힘이 세다고, 한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의 힘을 더 얻는거야!”한설이 완고하게 말했다.“너희 마음대로 해, 방해하지는 말고.”유진우가 귀찮다는 듯이 마지막으로 말했다.“너...”한설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도도한 그녀가 언제 이런 멸시를 받아보았겠는가?어찌 되었든 간에, 그녀는 오늘 반드시 자신의 모든 실력을 발휘하여,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여장부란 무엇인지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그녀는 눈을 찡그리며 바로 앞에 나타난 재판관을 보고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렸다!“무슨 상황이지? 언더 랭킹 3위인 재판관이 왜 여기에? 설마... 강씨 가문에서 재판관까지 끌어들인 거야?”한설은 화들짝 놀랐고 동시에 걱정이 늘어났다. 재판관이 진을 치고 있으니, 그들은 오늘 상대를 제대로 만난 것이었다. 재판관의 실력은 저승사자 흑과 백보다 훨씬 강했고, 심지어 같은 차원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니 이번엔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너 이 녀석!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준혁 님께 무릎을 꿇든지, 죽든지, 선택해!”재판관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는데, 눈빛은 마치 고인 물처럼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열 살 때부터
강준혁의 강력한 위압에 별장 안의 손님들은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슴이 돌덩어리에 짓눌린 것 같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세상에나! 준혁 님은 이미 본투비 레벨을 돌파한 고수였어!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역시 현무문의 천재답군, 서른도 안 되는 나이에 선천무사가 되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야!”“후천과 선천은 한 글자 차이지만 실력은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어. 이 녀석이 아무리 실력자라고 해도 준혁 님 앞에서는 병든 햇병아리에 불과할 거란 말이야.”위풍당당한 기세를 보이는 강준혁을 보며 모두 의론이 분분했다.“하하하...”이때 사람들 속에서 강향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개자식! 감히 우리 강씨 가문의 구역에서 행패를 부려? 거참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구나. 오빠! 제대로 보여줘! 우리 가문의 체면 좀 세워줘!”“역시 내가 선택한 남자답게 위풍당당하네!”선우현정은 혼잣말하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강준혁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에는 꿀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20대에 선천무사가 된다는 것은 어디서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현무문 당주가 아끼는 제자이니, 천부적 재능과 실력, 게다가 배경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남자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스펙이면 남성 전체를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였다.그녀는 자신의 안목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기쁘고 자랑스러웠으며 자기 남자가 장차 반드시 출세할 것이라고 믿었다. 강준혁이 선우 가문에 들어오기만 하면 반드시 가문 전체의 중시를 받게 될 것이니, 가문에서 전적으로 지원하고 그를 위해 아낌없이 후원한다면 그녀는 강준혁이 아마 제2의 선우희재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하하하... 그동안 우리 강씨 가문이 연이은 패배로 망신당했지만, 오늘은 다시 위세를 떨칠 것이다.”별장 2층에서 강천호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는 입꼬리를 귀에 걸고 아주 만족스러운 듯 싱글벙글 웃었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라고 하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없는 든든한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유진우의 손에 있는 검은 기체 덩어리를 보고 모두 놀라 멍해졌다.조금 전까지만 하여도 멀쩡했던 영기가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통째로 삼켜 없어질 수가 있을까.머리카락보다도 더 가는 사악한 기운이 이렇게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을 줄이야.“이 물건이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어요. 오늘 많은 것을 배워가네요.”서지석은 당황한 표정으로 침만 삼켰다.유진우가 때맞게 확인시켜 주어서 다행히 큰 불행은 모면했지만 사실을 모르고 오령정의 영기를 그대로 흡수하여 사악한 기운을 체내에 끌어들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고 사악한 기운이 폭발할 때쯤이면 결국 바람처럼 될 것이 분명했다.“과연 내 예상대로 이 물건은 흉악하기 그지없네.”유진우의 손가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점점 커지자 에너지 커버에 싸인 검은 색의 사악한 기체가 완전히 발광하여 미친 듯이 솟구치고 전력 질주하며 에너지 커버에 끊임없이 부딪혀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듯하였다.희미하게 짐승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아하니 이 사악한 기운은 이미 영성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렇게 좋은 보물이 안타깝게도 사악한 기운에 오염되다니, 정말 낭비네요.”서지석은 한숨을 내쉬며 손에 쥐었던 오령정을 모두 바닥에 던지고 발로 부스러뜨려 사악한 기운이 사람을 해치는 것을 방지하였다.“사건이 비정상적으로 넘어갈 땐 반드시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니 바람의 최후는 오아시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에요. 우리는 앞으로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해요.”유진우가 말하면서 한 손을 꽉 움켜쥐자 손에 있던 검은 기체가 순식간에 폭발하여 완전히 사라졌다.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손에 든 오령정을 처리한 후 모두의 시선은 일제히 조이준한테로 향했다.조금 전 조이준은 가장 먼저 앞다투어 오령정을 빼앗아 지금은 손에 달걀만큼 한 크기의 오령정을 40여 개나 쥐고 있었으며 품질은 매우 좋아 보였고 모두 합치면 그 가치는 엄청났다.“왜 다들 날 쳐다봐?”
조금 전의 바람은 이미 인간이 아닌 짐승처럼 변화되었었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불가능도 있었을 것이다.“설령 오령정은 바람의 혈육의 결정체라 하여도 뭐가 문제에요? 당신이 방금 말한 3일을 못 버틴다는 말은 또 어떤 뜻일까요?”서지석은 이어 의문을 제기했다.“오령정은 이미 오염되었어요.”유진우는 엄숙한 표정으로 계속하여 말했다.“바로 전에 바람의 상황을 여러분들도 보셨겠지만 이유 없이 발광하고 인성을 잃고 몸까지 변화된 것을 보면 이 오령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을까요?”“진우 씨, 이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단지 이런 추측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능력이 부족할 것 같은데 혹시 증거라도 있나요?”서지석은 다시 물었다.금도문 제자들은 방금 꽤 큰 오령정을 8개나 주워 넉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약 이 오령정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그들에게 큰 손실이기에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이러한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매개 오령정에는 모두 한 가닥의 사악한 기운이 숨어 있고 겉으로 보면 발견하기 매우 어려울 거예요. 다만 그 안의 영기를 추출한다면 비로소 증거를 찾을 수 있어요.”유진우는 말하면서 한 손을 평평하게 하여 자신의 오령정을 여러 사람 앞에 보여 주었고 이어 다른 손을 내밀어 손바닥으로 오령정을 향해 살며시 짓누르자 쟁쟁한 소리가 들려왔다.짝!소리와 함께 오령정은 순식간에 터졌고 그와 동시에 짙은 영기가 그 속에서 뿜어져 나왔다.유진우는 손가락을 약간 구부리고 사악한 가운을 감쌀 수 있는 투명한 에너지 커버를 준비해 두었고 이 영기들은 매우 짙은 유백색으로 구름과 안개처럼 끊임없이 밀려왔으며 이것을 모두 흡수하면 무자의 수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이 영기 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자세히 보세요.”유진우의 말에 서지석과 몇몇 금도문 제자들이 자세히 눈여겨보더니 갑자기 놀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들은 이 유백색의 영기 속에 뜻밖에도 한 가닥의 검은 기체가 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 검은 기체는 유백색의 영기에
“이청성 씨, 방금 그 두 놈이 당신의 오령정을 빼앗은 거 맞죠? 제가 바로 되찾아 올게요.”상황을 지켜보던 서지석은 조금 전에 이청성의 곤룡띠만 아니었으면 자신은 바람을 대처할 수가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를 대신해 오령정을 되찾아 오려고 바로 결단력 있게 손을 쓸 준비를 했다.“ 서지석 씨, 쫓아가지 않아도 돼요.”이청성은 쫓아가려는 서지석을 급히 멈춰 세우며 말했다.“빼앗긴 것이 아니라 제가 그들에게 준 것이니 저한테는 소용없는 물건이에요.”“네?”서지석은 머뭇거리더니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의문스러운 태도로 물었다.“이청성 씨, 오령정은 무사에게는 아주 귀한 보물이잖아요. 내공을 향상할 수 있고 설령 당신이 쓰지 않더라도 돈으로 팔면 가치도 매우 높아요.”“전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이청성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네, 그게….”서지석은 한순간 말문이 막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그러고보니 눈앞의 이 여성은 부잣집 아가씨로 부족한 것이 없었고 게다가 곤룡띠 같은 보물도 가지고 있었으니 오령정 한두 개 정도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이청성에게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서지석은 돈이 부족했으니 신세를 한 번 더 진다 치고 그녀가 원치 않은 오령정을 자신한테 줘도 되는 건데 돌처럼 던져버리다니 너무 낭비라고 생각했다.“서지석 씨, 제가 보물을 그냥 버린 것이 아니라 이 오령정은 뭔가 이상했어요.”이청성은 이어 해명하며 말했다.“당신 손에 있는 오령정을 자세히 봐봐요. 어딘가 특별한 점이 없어요?”“특별한 점요?”서지석은 오령정 하나를 집어 들고 자세히 관찰했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하고 의아해하며 물었다.“대체 어디가 특별해요? 안에 있는 짙은 영기는 바로 흡수할 수 있으니 수련에 사용해도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아요.”“서지석 씨, 만약 이 물건으로 수련하면 아마 3일도 못 살고 죽을 거예요.”이때 유진우는 손톱만 한 크기의 오령정을 손에 집어 들고 천천히 앞으
조이준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이미지에도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바로 땅에서 오령정을 줍고 있었다.이것들은 천금 같은 보물이어서 팔든 직접 사용하든 모두 좋은 선택이었다.“오령정? 이게 모두 오령정이라고?”“어서 와. 빨리 주워.”이 순간 많은 사람이 땅 위에 널려 있는 검은 결정체의 정체를 알고 하나둘씩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유를 모르더라도 모두가 빼앗는 것을 보고 주저하지 않고 쟁탈 대열에 합류했다.“이 오령정은 내가 먼저 본 거야, 이리 내놔.”“헛소리 집어치워, 지금은 내 손에 있으니 바로 내 것이야. 인정하기 싫으면 한판 붙던가.”“제기랄, 누가 감히 나한테서 뺏어간다면 다 죽을 줄 알아.”이익이 있는 곳에는 항상 싸움이 따르기 마련이다.오령정의 가치를 알게 된 후 각 세력은 미친 듯이 경쟁하기 시작했으며 실력이 강한 사람은 몇 개를 더 얻을 수 있었고 실력이 약한 사람은 남은 찌꺼기만 조금 주워가며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을 유감없이 정교하게 보여주었다.만약 양측의 실력이 모두 강하고 아무도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면 큰 싸움으로 승패를 나누었고 불과 몇 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바로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평화롭던 곳에서 이미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했다.“사람은 재물을 위해 죽고 새는 먹이를 위해 죽네.”사방에서 피 터지는 싸움을 하는 것을 본 이청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겨우 몇 조각의 오령정으로 사람들이 목숨 걸고 싸우다니, 만약 이보다 더 가치 있는 보물이 나온다면 또 어떤 장면일까?“이봐요, 손에 쥐고 있는 오령정을 내놔요. 아니면 제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세요.”그때 갑자기 두 남자가 다가오더니 이청성이 손에 쥐고 있는 오령정에 시선을 고정하며 앞뒤로 그녀를 에워싸면서 말했다.“어디서 감히 아가씨를 협박해! 너희들 다 뒤지고 싶어?”상황을 목격한 이청성 주변에 있던 근위병들은 바로 칼을 빼 들며 말했다.그들은 모두 반은 종사급 고수들이니 무림인들의 세계 부하들을 상대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
갑작스러운 폭발에 모두가 깜짝 놀랐고 에너지파가 휩쓸면서 적지 않은 무사들이 사방으로 날려 아수라장이 되었다.다행히 서지석과 제자들이 빨리 달린 탓에 피해를 면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폭발했더라면 그들도 크게 다쳤을 것이다.모든 먼지가 다 떨어질 때쯤 다들 시선을 집중하고 보니 마을 이장의 집은 이미 평지로 변해 있었고 사방의 무너진 담벼락에 의해 온 땅이 어질러져 있었다.허공에 매달렸던 바람은 나무와 함께 완전히 사라졌고 곤룡띠만 덩그러니 땅에 떨어져 있었으며 그 외에도 땅에는 정체 모를 검은 결정체들이 마치 조약돌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유진우는 분명히 바람의 몸이 폭발하면서 튀어나온 물건이라고 확신했다.결정체에서 나오는 피비린내는 아마도 혈액에 의해 녹아서 나는 냄새일 것이고 정상인의 피는 액체 상태이지만 바람이 죽기 전의 피는 고체 상태로 결정체가 되어버렸으니 확실히 이상한 점들이 있어 보였다.유진우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많아 식견이 넓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바람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그의 인식을 뛰어넘었다.처음에는 이유 없이 미친 듯이 발광하다가 그 뒤로 신체 소질이 갑자기 배로 강해져 고통과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 마리의 미친 짐승과도 같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의 몸에 이해할 수 없는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날카로운 이빨, 칼날 같은 손톱, 갑자기 몸에 생겨난 검은 비늘은 칼로도 베기 힘들 정도였고 총적으로 바람은 이미 사람이 아니라 괴물로 보였으며 현재 땅에 널려진 검은색 고체 상태의 결정체들만으로도 문제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도대체 무엇이 바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전에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도 바람은 모든 면에서 정상이었는데 왜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긴 것인지.혹시 그가 뭐라도 빠뜨린 것이라도 있었는지.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듯하였고 비록 무슨 원인인지 모르지만 바람이 짐승처럼 변한 것은 분명 그 괴상한 오아시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고 안타깝게도 바람은 이미 죽었으니 더
자부심이 강하고 지려고 하지 않는 성격의 조이준은 몇 번이고 거절당한 유진우한테 다소 불만이 있었지만 생사를 가를 때가 되면 반드시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 믿고 더는 조르지도 않았다.“당신들은 여기 멍하니 서 있지만 말고 얼른 가서 서지석 씨를 도와줘요.”유진우는 머리를 돌려 가만히 서 있는 금도문의 제자들을 보고 말했다.그때 서지석은 한창 미쳐 발광하는 바람과 싸우고 또 싸우고 있었다.다만 기력이 소모됨에 따라 서지석은 속도와 힘이 현저히 느려지고 있었고 반면, 바람은 여전히 힘이 넘쳤고 지칠 줄을 몰랐다.이대로라면 서지석은 얼마 못 버티고 패배할 것이 분명했다.“빨리 대선배를 도우러 가요.”금도문의 몇 명 제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곧 칼을 빼 들고 앞으로 돌진하려 했다.“잠깐만요, 이걸 가지고 가요.”그때 이청성은 갑자기 금빛 밧줄을 꺼내며 금도문 제자에게 던져주었다.이 금색 밧줄은 매우 단단했고 표면에 은은한 빛이 돌고 있어 평범해 보이진 않았다.“뭐죠?”금색 밧줄을 본 조이준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라며 물었다.“이것은 말로만 듣던 곤룡띠가 아니에요?”“조 선배님 눈썰미가 참 대단하시네요.”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뭐라고요? 곤룡띠라고요?”곤룡띠에 대해 들은 적 있는 금도문의 제자들은 그 가치를 알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곤룡띠는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유명한 보물로 매우 보기 드문 물건이었고 어떠한 칼로도 상처를 내기 힘들고 물과 불에도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매우 단단하고 질긴 것으로 설령 무도 종사를 묶어 두어도 벗어날 수 없었다.다만 곤룡띠는 너무 희귀해서 무림인들의 세계에서도 가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게다가 가진 자는 모두 최고의 대문 파인데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여인이 이런 보물을 지니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 여인은 대체 어떤 사람이지?“그만 쳐다보고 빨리 서지석 씨를 도우러 가요.”이청성은 재촉하며 말했다.“네, 그래야죠.”금도문 제자들은 잠깐 꿈에서 깨어난 듯 그제야 정신을
툭!손이현의 머리가 그대로 땅에 떨어져 마치 공처럼 몇 바퀴 굴러다니더니 마침 몇몇 금도문 제자들의 발밑에서 멈추었다.이 상황에 충격을 받은 제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두 눈을 부릅뜨고 멍하니 서 있었다.손이현은 죽기 전까지도 자신이 미쳐 날뛰는 바람의 손에 죽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서 있던 유진우에게 목이 잘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손이현은 도명창으로 명성이 자자했고 총잡이 원호를 사부로 모시고 있었으며 배경이 좋아 앞길도 창창하였고 죽음의 사막으로 온 이유는 보물을 찾아 내공을 높여 온 천하에 이름을 날리려는 목적이었다.자신은 분명 주인공이 될 운명이었고 여태까지 운수가 좋았으며 이번에도 제일 먼저 보물을 찾아 사람들의 부러움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고 작은 마을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목숨이 끊어질 줄이야.아니야, 내가 원한 건 이런 것이 아니었어!손이현은 마음속으로 울부짖었지만 결국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고 그의 휘황찬란한 인생은 마치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그는 어려서부터 타고난 재능이 남달랐고 또 뜻밖의 인연이 끊기지 않아 무슨 일을 하든지 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져서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았다.사부님 원호의 말대로라면 그의 무도 재능은 미래의 경천 랭킹에 진입하여 온 천하가 존경하는 최고의 강자로 되였을 것이다.그렇게 아름다운 꿈이었고 그리워했던 일이었었는데 이제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되어 버렸다.‘알고 보니 나는 주역이 아니었고 천명이 아니었으며 결국 나도 이렇게 죽는구나.’후회의 외침 속에서 손이현의 의식은 점점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이게 뭐야?”땅에 떨어진 손이현의 머리를 마주한 몇몇 금도문의 제자들은 너무 놀라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고 바로 전에 그들이 가까스로 위험에서 구해낸 손이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시체가 분리된 상태로 눈앞에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어떻게 된 거지?몇몇 사람이 경악하며 뒤를 돌아보니 유진우의 손에 든
“너... 이놈!”손이현이 막 맞서려고 할 때 앞에서 갑자기 짐승 같은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눈여겨보니 바람은 이미 사납게 덮쳐오고 있었고 손발을 함께 사용하여 빠르게 달리며 매번 땅을 디딜 때마다 손톱이 땅에 맞닿으며 몇 줄의 깊은 흔적까지 남겼고 그 날카로운 정도가 강철 칼날에 불과했다.“거기 누구 없어? 빨리 날 구해줘! 이 괴물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손이현은 안색이 크게 어두워지며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몰랐다.“야, 이 제기랄. 빨리 손을 쓰지 않고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손이현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흉악한 얼굴로 유진우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그러나 유진우는 꿈쩍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진우 씨, 지금은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요. 손이현이 죽으면 안 돼요.”옆에 있던 서지석이 급해하며 말했다.“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유진우는 여전히 움직이지도 않았다.“됐어요, 됐어요. 보아하니 제가 손을 쓸 수밖에 없겠네요.”유진우가 너무 고집을 부리자 서지석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칼을 뽑아 들고 직접 손이현을 구하러 나섰다.하지만 실력이 자신보다 더 막강한 손이현도 바람을 굴복시킬 힘이 없는데 자신이 대신하면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팍!바람은 피비린내에 이끌려 다시 손이현에게 달려들었다.“죽이지 마, 날 죽이지 마.”손이현은 너무 놀라 바짓가랑이는 이미 다 젖어 있었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버젓한 도명창마저 놀라 바지에 오줌을 쌀 지경이라니.“망할 놈, 그렇게 날뛰더니!”손이현이 갈기갈기 찢겨 부스러기가 될 뻔할 때 서지석이 그의 앞을 가로막아주며 바람과 혈투를 시작했다.바람의 신체가 더 크게 강화되어 그 상태에서 정면으로 맞서게 되면 서지석은 더는 상대하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바람은 이미 공격에 아무런 준비가 없이 이성을 잃었고 진기도 사용할 줄 몰랐기에 서지석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서지석은 민첩한 몸놀림과 함께 손에 쥔 보검으로 바람을 간신히 견제했다.그
“으르렁!”바람은 깊고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입에서는 알 수 없는 검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와 함께 왜곡된 얼굴, 송곳니로 가득한 입, 그리고 사나운 표정은 마치 악마의 형상처럼 끔찍하게 변해 있었다.그와 눈이 마주친 손이현은 놀란 나머지 온몸을 움찔했다. 그 자리에서 다리가 풀려버렸다.“야! 저기 누구! 어딜 가는 거야! 제발 나 좀 구해줘!”유진우가 등을 돌리고 가는 모습에 손이현은 순간적으로 어안이 벙벙해져 필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바람의 광기를 직접 목격한 손이현은 싸움의 의지를 잃었다. 그의 눈에 비친 바람의 존재는 이제 그저 공포의 대상일 뿐이었다.“콧대가 높으시잖아요? 내가 못된 마음을 품었다고 했죠? 그럼 저도 이제는 신경 끌 게요. 그쪽이 알아서 하세요.”유진우는 차갑게 말했다.그는 은혜를 원수로 갚은 자에게 더 이상 신경 쓸 가치를 느끼지 않았다. 손이현이 죽든 말든 그것은 유진우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멈춰! 당장 멈춰! 내가 명령한다! 이 미친놈을 빨리 쫓아내!”손이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소리쳤다.하지만 유진우는 그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 듯 아무런 반응도 없이 앞으로 걸어갔다.“야! 내가 누군 줄 알아? 난 도명창 손이현이야! 내 사부님은 서남 지방 5대 강자 중 하나인 원호야! 오늘 네가 내 목숨을 구하지 않으면 사부님은 절대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손이현은 죽을힘을 다해 소리쳤다. 협박이라도 할 셈이었다.서남 지방에서 원호라는 이름은 듣기만 해도 다들 숨을 죽이기 마련이었다.“뭐? 원호? 그 사람은 서남 지방에서 실력이 상위 3위 안에 드는 존재잖아!”“손이현의 스승이 원호라니! 그가 왜 그렇게 유명했는지 이제 알겠네. 아무도 그를 건드릴 수 없었겠지.”“원호는 성격이 포악하고 자기를 아끼는 사람에게는 무자비하다고 들었어. 만약 손이현이 죽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이 속속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원호의 명성은 사막의 교룡보다도 더 위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