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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두 눈이 시뻘게진 왕현을 보고 있자니 유진우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다. 자기 스승에게 이용당한 것도 모자라 약혼녀까지 빼앗겼다니, 이보다 더 비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른 건 몰라도 약혼녀를 빼앗아간 복수는 제대로 해야 했다. 인간이라면 절대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현무문의 오너가 이렇게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일단 치료부터 받아요. 다 나아야 잃어버린 걸 다시 찾아오죠.”

유진우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제 몸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왕현이 절망에 빠진 얼굴로 씁쓸하게 말했다.

“단전과 경맥이 손상되면서 내공을 완전히 잃어서 복수할 힘조차 없어요. 지금의 전 그저 쓸모없는 놈에 불과해요.”

왕현이 주먹을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톱이 피부를 파고들어 시뻘건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라고 어찌 복수할 생각이 없고 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 없겠는가? 하지만 이젠 그럴 기회가 없다.

“누가 당신이 쓸모없대요? 당신이 다친 곳, 내가 치료해줄 수 있어요.”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뭐... 뭐라고요?”

화들짝 놀란 왕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제가 당신의 단전을 치료해줄 수 있다고요.”

유진우가 다시 한번 말했다.

“확실해요?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

왕현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놀라움과 동시에 기대 가득한 눈빛이었다.

“당신의 단전이 손상되긴 했지만 완전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서 치료 가능해요. 그리고 경맥 같은 건 더 쉬워요. 제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잘 치료한다면 열흘 정도 되면 다시 최고봉이었던 때로 돌아갈 겁니다.”

유진우가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다. 그의 말에 크게 기뻐한 왕현은 그대로 털썩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유진우에게 냅다 절을 세 번 했다.

“절 치료해 주신다면 앞으로 저의 목숨은 진우 씨 거예요! 저한테 칼산을 오르고 불바다에 뛰어들라고 해도 절대 토 달지 않고 따르겠습니다!”

왕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검밖에 모르는 무사의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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