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821 - 챕터 830

1374 챕터

제821화 그녀의 행운

설 음식들은 성연과 강운경이 함께 만들었다.젊었을 적엔 음식 솜씨가 좋았던 안금여였지만, 할머니가 무리하는 게 싫었던 성연이 소파에 앉아 쉬게 했다.거실에서 안금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무진은 시시때때로 주방 쪽을 바라보았다. 성연은 무척이나 바쁜 모습이다.옆에서 보던 안금여가 무진을 놀렸다.“무진아, 네 눈이 아예 성연이에게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구나. 내 보기에, 너희 둘 이때까지 별 진전이 없어 보여. 그러면 안 되지, 무진아.”안금여의 말투에서 원망의 의미가 약간 느껴졌다.“성연이 아직 어려요.”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대답하는 무진의 마음은 더 무기력하게 느껴졌다.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성연이한테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짐승도 아니고.게다가 아직 이성에 눈을 뜨지 못한 성연을 겁먹게 할까 무진은 걱정이 되었다.“네 말도 일리가 있다만, 내가 보기에 성연이는 아주 특출 난 아이야. 너는 성연이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데, 만약 성연이가 제 또래의 남자아이를 좋아하기라도 하면 그땐 어떻게 하려고.” 안금여는 지금 무진 옆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중이다.자신의 손자는 무슨 말이든 속에 감추려고만 한다.누군가 계속 밀어붙이지 않으면 절대 진심을 말하지 않는다.“성연인 그러지 않을 겁니다.”무진이 단정적인 어투로 말했다.무진은 성연이 약속을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이전에 숱한 킹카들이 성연의 곁을 맴돌며 대시해도 성연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는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그러나 이후 성연이 자신의 곁을 떠난다면 그땐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무진이 걱정하는 것은 이 문제일 따름이다.무진의 찌푸려진 아미를 보며 안금여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혹여라도 무진이 민망함에 성질이 나 성연을 데리고 가버리기라도 할까 봐.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방 쪽에서도 준비가 다 되었다.맛깔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차례차례 식탁에 올려졌다.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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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그녀와 단둘이

무진은 뭐든 꾸물거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설 연휴 하루를 남기고 모든 일을 다 처리한 무진은 성연에게 필요한 것들 준비하게 해서 함께 성연이 살았던 마을로 향했다.최근에 사람들의 생활이 점차 좋아지면서 마을에 석유길이 뚫려 이제 바로 차를 타고 마을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마을은 시내에서 차로 대여섯 시간 거리였다.무진은 누구도 부르지 않고 자신이 직접 차를 몰고 성연이 어렸을 때 살았던 작은 마을로 향했다.외할머니는 성연에게 분명 특별한 존재였지만, 무진은 이 순간 혼자 그녀 곁에 있고 싶었다. 어느 누구도 끼어들지 않은 채로.성연은 조수석에 앉아 턱을 괸 채 무진을 바라보았다.옆모습임에도 무진은 보기 좋았다.윤곽이 뚜렷하고 턱 선이 뚜렷했다.한참을 무진을 바라보던 성연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차량 거리가 꽤 먼데, 운전할 수 있겠어요? 아니면 우리 택시를 대절해서 가요.”“날 너무 무시하지 마.” 무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비록 혼자서 장거리 운전을 한 적은 없지만, 무진은 자신의 운전 실력에 대해 자신 있었다.대여섯 시간밖에 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성연과 단둘이었다.별로 피곤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가는 도중 내내 성연은 졸음을 참으며 무진 옆에서 말을 걸었다.성연의 머리가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본 무진은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손을 들어 성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피곤하면 자, 도착하면 내가 깨워줄게.”“피곤해요?” 어젯밤에 외할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또 무진과 함께 고향에 간다는 생각에 쉽게 잠들지 못했던 성연은 이제서야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그런데 무진이 자신과 함께 고향에 가는데 자신이 잠들다니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난 안 피곤해. 괜찮으니까 자.” 무진의 음성이 무척 부드러웠다.눈을 가느다랗게 좁힌 채 무진을 잠시 바라보는가 싶더니 성연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옆에서 고른 숨소리가 들려오자 무진이 차를 잠시 세웠다.그리고 뒷좌석에서 담요를 가져다 성연의 몸을 덮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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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함께 마주한다면

성연과 외할머니가 같이 살았던 조그만 집은 농촌에서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조그만 단층집이었다.외할머니가 계실 때는 마당에 꽃도 많이 심으며 정성 들여 가꾸었다.그러나 지금은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당에 잡초만 무성했다.좀 황량해 보일 정도다.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자 비로소 외할머니가 정말 없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앞으로는 여기서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을 테지.자상한 미소의 노인은 그저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 성연은 왠지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갑자기 어깨에 손을 얹은 무진이 나지막한 음성으로 성연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앞으로 네 곁엔 내가 있어. 괜찮아. 외할머니는 하늘에서 잘 지내실 거야.”귓가에서 들리는 무진의 음성에 저도 모르게 치밀어 오른 감정을 천천히 가라앉혔다.당시 진미선이 집을 팔았다고 하면서 성연에게 돈을 주었지만, 성연이 나중에 이 집을 다시 사들였다.이 집은 외할머니와 자신의 추억이 깃든 유일한 장소였기에,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도록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생각해 보니, 병이 나 돌아가신 외할머니는 더 이상 여기에 없고, 이제 이런 생명 없는 물건들만 남아 있었다.성연은 화단 밑에서 열쇠를 꺼내어 문을 열었다.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집 안에 먼지가 가득 쌓였기는 하지만, 평소에 무척이나 깔끔하게 관리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소파의 먼지를 닦고 깨끗한 매트를 새로 깐 성연이 그 위에 무진을 앉혔다.“방금 왕씨 아주머니한테 왜 내 친구 오빠라고 했어요?”“너 아직 나이도 어린데, 고향을 떠나자마자 약혼자가 있다고 하면 동네 어른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물론 무진은 사람들에게 자신과 성연의 관계를 밝히고 싶었지만, 결국 성연의 입장을 먼저 고려했다. 어차피 이곳에는 자주 오지 않을 것이니, 이렇게 말해서 이곳의 어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무진의 설명을 들은 성연은 무진이 자신의 입장을 염려했다는 걸 알았다.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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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나한테 엄청 잘해요

성연과 무진은 계속 손을 잡은 채 마을 내 시장을 구경했다.한시도 손을 놓지 않았다.지인을 만난 성연은 바로 솔직하게 인정을 했다. 이 사람이 자신의 약혼자라고.어른들은 무진의 인물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시장을 도는 내내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았다.성연은 백합 한 다발을 골랐다. 외할머니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던 꽃이었다.또 과일 몇 가지와 채소를 산 뒤에 이웃 아주머니의 주방을 빌린 성연은 직접 외할머니가 좋아하시던 음식 몇 가지를 만들었다.그 동안 무진이 빌려온 바구니에 성연이 준비한 음식들을 담았다.일일이 물건을 다 담은 성연은 무진의 손에 작은 화환이 하나 있는 것을 보았다.궁금한 표정으로 성연이 물었다. “이건 어디에서 난 거예요?”무진은 바로 말했다.“이건 외할머니께 드리는 첫인사 선물이야. 처음 뵙는 자리에 빈손으로 가면 나에 대한 외할머니의 인상이 안 좋을 거 아냐.”성연이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리며 살짝 웃었다.“사람만 좋으면 외할머니는 그냥 좋아하실 걸요?”그녀도 무진이 이렇게 세심하게 마음 쓸 줄은 몰랐다.‘이 모든 게 무진 씨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지금 이런 저런 것들을 다 세심하게 고민한 것이고.’외할머니는 성연이 산에 묻어 드렸다.산길을 걷는 무진과 성연에게서 편안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금세 산 정상에 오른 두 사람 눈 앞에 묘비가 하나 보였다.성연이 준비해 온 것들을 하나하나 묘비 앞에 늘어놓은 후에 외할머니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할머니, 할머니 보러 제가 왔어요.”고요한 미소와 자상한 얼굴의 사진 속 노인은 젊었을 적에는 고혹적인 분위기의 뛰어난 미인이었음이 분명했다.세월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가릴 수는 없었다.성연이 다가와 무진을 잡아당겼다.“할머니, 이 사람이 제 약혼자예요. 저한테 엄청 잘해 줘요.”잠시 묘비를 바라보던 무진은 성연의 외할머니에게 허리를 깊이 굽히며 인사했다. 아주 엄숙한 태도에 말투도 매우 정중했다.“할머님, 성연이를 이렇게 잘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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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아무도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외할머니께 제사를 드린 후, 성연은 무진을 데리고 마을 곳곳을 구경시켜 주었다.마을엔 성연이 살았던 흔적들로 가득했다.작은 마을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개발되지 않은 이곳의 시냇물은 도시의 수도보다 훨씬 맑고 깨끗했다.부지런히 일하는 어른들만 보이는 마을에는 공장이 없어서 공기도 아주 맑았다.성연과 무진은 작은 시냇가를 따라 걸었다.익숙한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성연의 가슴엔 추억으로 가득 찼다.성연이 무진을 향해 말했다.“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 함께 이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들판 저쪽에서 구워 먹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불을 완전히 끄는 것을 까먹어서 하마터면 밭의 짚더미를 홀랑 다 태워먹을 뻔한 거 있죠. 집에 돌아가서 외할머니한테 한 대 맞았어요. 그 일로 외할머니한테 유일하게 맞았던 때예요.”이전의 일들을 떠올리니 여전히 웃음이 나는 성연.“아팠어?” 무진이 성연의 손을 어루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애초에 맞았던 사람이 마치 자신인 것처럼.성연을 대신해서 모든 것을 감당하지 못해 한스러울 정도다.다행히도 그들의 만남은 그리 늦지 않았다.한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던 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안 아팠어요.”당시 아프지는 않았지만 아주 무서웠다. 처음으로 자상한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화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성연일 때린 후 외할머니는 우시며 몰래 약도 발라 주셨다.그 후로 성연은 두 번 다시 외할머니를 화나게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그녀는 이 세상에 자신을 원하는 이는 외할머니뿐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만약 외할머니가 자신을 원하지 않았다면 정말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성연은 아직도 무서워서 제멋대로 굴지 못한다.이제 모두 지나간 일들에 불과했다. 성연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무진이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손을 잡은 채 걸어 내려가던 두 사람이 큰 나무 아래에 이르렀을 때, 성연이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알아요? 이것은 소귀나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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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억지로 하게 하는 건 소용없어

이어 성연과 무진은 서로 처음 만났던 창고로 걸음을 옮겼다.어쩌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무진이 부상을 입고, 성연이 딱 맞춰 나타나 구했다.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창고 입구에서 멈추었다.성연은 당시 측은지심이 일어나 무진을 구해준 게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했다.아니었으면 아마 그 후의 일들은 모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성연과 무진이 마주 선 상태.무진이 성연의 손을 잡았다.“처음에 나를 구해준 사람이 너 맞지?”그들은 처음부터 이 일을 알고 있었다. 단지 드러내지만 않았을 뿐.무진은 성연이 어떤 목적으로 숨겼는지 몰랐다. 아마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무진도 이해할 수 있었다.처음에는 성연이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에 곁에 두었다.나중에는 성연을 떠나게 두고 싶지 않았다. 이 일을 말하면 성연이 도망갈까 걱정하면서.이제 무진은 거의 때가 되었다는 걸 느꼈다. 어떤 일들의 베일을 한 꺼풀 한 꺼풀씩 벗겨야 할 때였다.성연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시 무진 씨 옷차림을 보고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게다가 그렇게 큰 상처를 입혔다면 틀림없이 보통 원수가 아닐 테고. 사실 그때 원래는 무진 씨를 구할 생각이 없었는데, 무진 씨가 너무 잘생긴 거예요.”그녀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맞아, 나 얼빠야.’“그럼 내가 정말 운이 좋았군. 네 시선을 끌만한 얼굴을 가져서.”무진이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맞아요, 안 그랬으면 구하지 않았을 거예요.” 성연이 태연하게 인정했다.무진이 가볍게 몇 차례 웃은 뒤에 말했다.“당시에 너를 몇 번이나 찾아 왔었어. 며칠이나 찾아도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더군. 그때 어쩌면 하늘은 우리를 위해 더 좋은 재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야.”그가 성연을 찾고 있을 때, 하느님은 성연을 그에게 보내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성연이 눈에 의아한 기색을 띄고 회상했다.당시 성연이 외할머니의 장례를 다 치른 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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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그녀에게는 부드러워

아주머니와 그녀의 시어머니는 성연과 무진을 밥 먹고 가라고 붙잡았다.성연은 차마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해 무진의 소매를 잡아당겨 남았다.이런 가정식 음식을 먹은 지도 한참이 되어서인지, 성연은 아직도 매우 그리워한다.식사를 하면서 어른들 몇 명과 최근 근황을 이야기했다.어른들은 그녀가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모두 매우 기뻐했다.그날 저녁, 성연과 무진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북성 시로 돌아갔다.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 되어 있었다.주차하는 소리에 얼른 옷을 걸친 집사가 문 앞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두 사람이 집으로 돌아오자 비로소 마음이 완전히 놓였다.집사가 웃으며 맞이했다.“도련님, 작은 사모님, 돌아오셨습니까? 야식 좀 드시겠습니까?”먼 길을 다녀오는 동안 성연은 배가 좀 고팠다. 그러나 무진과 성연 두 사람도 손과 발이 있는 어른인데 어떻게 집사를 깨워 늦은 저녁을 준비하게 하겠는가?비록 고용된 관리집사라 해도 강씨 집안에서 십여 년을 지낸 바로 어른인 셈이다.그래서 성연이 따뜻한 음성으로 말했다.“우리 이미 먹었으니 준비할 필요 없어요. 가서 쉬세요.”집사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들어 무진을 한 번 쳐다보았다.무진이 집사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집사가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 그럼 도련님도 일찍 쉬십시오.”말이 끝낸 후 집사는 바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성연은 소파 위로 뻗었다. 장시간 차에 앉아 있었더니 역시 엉덩이가 좀 아팠다.쿠션을 끌어안은 채 소파에 기대어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다.역시 집에 돌아와서 취하는 가장 편안한 자세.아마도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진의 집은 언제부턴가 마음속 안전 지대가 되어버렸다. 무진이 코트를 끌러 한쪽에 던졌다.“배고프니?”성연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약간요. 준비하러 갈 거예요?”“응, 뭐 먹고 싶은데?” 무진이 소매를 걷어붙인 채 부엌으로 걸음을 옮기려 하는 순간,무진이 정말 음식을 준비하려 하자 얼른 쫓아간 성연이 그의 손을 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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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그녀를 비웃고 있다고 생각할 테지

겨울방학에 할 일이 없었던 성연은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주연정을 위해 수시로 두 과목을 보충지도해 주었다.게다가 날씨가 추워져 성연은 집에만 콕 틀어박혀 있었다.무진은 가능한 한 업무를 집으로 가져와 처리하며 성연이 집에서 지루하지 않게 하려 애썼다.무진은 본래 성연이 추위를 잘 탄다고 생각해서 해남으로 휴가를 보내려 했다. 거긴 일년 내내 따뜻한 곳이니까.그러나 성연은 왔다갔다하며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곧 설인데다 무진도 그만하면 되었다.하지만 집에 있어도 무진에 출근했다가 퇴근하고 돌아올 때면 성연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거나 또 재미있는 작은 물건들을 가져다주기도 한다.성연은 매일 이런 작은 물건들로 시간을 보냈다.무진은 당연히 집에 있을 수 있으면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부득이한 일이 있을 때가 아니면 나가지 않았다.무진이 이렇게 왔다갔다하는 것을 본 성연은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무진 씨 회사에 출근하세요. 나 혼자 집에 있어도 돼요.” 이러는 게 너무 번거롭게 느껴진 성연이다. 게다가 무진의 몸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쉴 수 있으면 가능한 한 쉬어 주는 게 좋았다.“회사는 여기서 멀지 않아. 그리고 회사가 너만큼 중요하진 않아.”무진은 다이렉트로 자신의 감정을 전해온다.성연은 이 남자가 점점 말을 너무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말했다.“무진 씨, 은근 사람을 꼬시는 멘트를 잘하는 것 보니 경험이 많은가 봐요?”성연은 무진의 나이에 연애를 해 본 적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무진이 자신을 대할 때처럼 다른 사람에게 잘해준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묘하게 불쾌했다.“실망시켜서 미안해.”말하면서 무진이 코끝이 맞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오자 두 사람의 숨이 거의 하나로 섞일 듯했다. 긴장한 성연이 꼴깍 침을 삼켰다.‘이런 동작은 반칙이지 않나?’“이렇게 자랄 때까지 정말 딱 한 사람에게 작업 걸었는데, 그게…… 바로 너야.” 무진이 몸을 낮춘 채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온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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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감정이 뜨거워지다

“영화 보자고요?” 반짝하고 빛을 내던 성연의 시선이 무진의 노트북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순식간에 다시 어두워졌다.“그런데 무진 씨는 일해야 하잖아요?”성연의 반응을 보니 무진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아, 우리 꼬맹이 약혼녀는 어쩜 이렇게 철이 들었지?’무진은 책상 위의 서류를 거두어들였다.“오늘 일은 거의 다 끝냈으니 너와 같이 놀아도 돼.”만약 성연과 영화를 보는 이 시간조차 낼 수 없다면, 그것은 무진이 이 일에 맞지 않다는 뜻일 터.“좋아요, 내가 가서 고를게요, 무슨 영화를 볼까요?” 신이 나 자리에서 일어난 성연은 후다닥 위층으로 뛰어갔다.이곳의 홈시어터에 무진이 한 번 데리고 갔었기에, 성연은 그 위치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비록 그녀가 마음대로 이용해도 된다고 무진이 말했지만, 성연 스스로 들볶는 것도 귀찮은데다 또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가 없었다.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보지 못하다가, 가끔 보면서 신선한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았다.성연이 위층으로 뛰어올라가는 것을 보면서도 무진은 바로 따라가지 않았다.주방으로 가서 과일과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올라갔다.성연이 온 후, 집사는 종종 집에서 간식들을 조금씩 준비해 두었다.어린 아가씨는 하도 잘 먹으니, 이 방면으로는 무진도 성연에게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다.많이 먹지 않고 몸에 영향을 주면 된다.무진이 들어가자 성연은 이미 담요 위에 몸을 웅크린 채 영화를 고르고 있었다.“어때? 보고 싶은 영화 골랐어?”무진의 물음에 성연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아니요, 고르기 힘들어요.”무진도 성연의 곁에 따라 앉았고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바닥에 앉아 영화를 골랐다.결국 무진은 특별히 고전적인 공상과학영화를 꺼냈다.“이것 보자, 괜찮아.”이 영화의 제목은 성연도 익숙했다.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래요, 이것 봐요.”무진이 테잎을 거는 동안 성연은 빈백 소파에 얌전히 앉아 기다렸다.테잎을 걸자 홈시어터의 조명이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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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서로 오순도순 잘 지내길 바랄뿐

안금여가 보니, 요 며칠 어린 손자 커플에게서 인기척이 없었다.성연도 한동안 고택에 오지 않고 있었다.두 사람이 성연의 고향에 가서 무슨 갈등이 생겨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한 건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입이 둔한 무진은 뭔가 잘못한 게 있어도 변명도 제대로 못할 텐데.안금여는 성연이 화가 나서 무진을 원망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이런 일은 안금여 자신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어려웠다.그래서 엠파이어 하우스의 집사를 불러 무진과 성연의 근황을 물었다.안금여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집사가 웃으며 대답했다.“아이고, 회장님, 걱정이 너무 많으시군요. 작은 사모님과 도련님, 두 분 서로 얼마나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련님은 사모님이 심심해할까 봐 하루 종일 집에서 같이 지내십니다. 이틀 전에는 함께 영화도 보셨고요. 도련님이 사모님께 음식을 집어 주시는 모습도 봤습니다. 사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은 전부 사모님 접시 앞에 가득 쌓여 있더군요. 도련님이 사모님을 어찌나 끔찍하게 위하시는지요.”두 사람의 감정에 대해 집사는 언제나 주의 깊게 살피고 있었다.성연과 무진을 마치 어린 자식처럼 여기면서 말이다.만약 두 사람 사이에 정말 갈등이 생긴다면, 안금여 보다 자신이 더 급할 것이다.안금여가 말할 필요도 없이 자신이 먼저 와서 보고할 것이다.집사의 말을 들은 안금여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렇군.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은 거지. 나는 두 아이가 마음 쓰여. 나머지는 아무것도 걱정되지 않아. 무진이는 표현을 잘 못하지. 성연은 또 나이가 어리고. 하지만 자네가 하는 말을 들으니 이제 안심이 되는군.”“회장님, 안심하셔도 됩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또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도련님과 작은 사모님의 사이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집사가 웃으며 이어서 말했다.“한 2년 정도 있으면 중손자를 안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안금여는 확실히 무진과 성연 사이의 아이를 보고 싶었다.그러나 이런 일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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