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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나한테 엄청 잘해요

성연과 무진은 계속 손을 잡은 채 마을 내 시장을 구경했다.

한시도 손을 놓지 않았다.

지인을 만난 성연은 바로 솔직하게 인정을 했다. 이 사람이 자신의 약혼자라고.

어른들은 무진의 인물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시장을 도는 내내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았다.

성연은 백합 한 다발을 골랐다. 외할머니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던 꽃이었다.

또 과일 몇 가지와 채소를 산 뒤에 이웃 아주머니의 주방을 빌린 성연은 직접 외할머니가 좋아하시던 음식 몇 가지를 만들었다.

그 동안 무진이 빌려온 바구니에 성연이 준비한 음식들을 담았다.

일일이 물건을 다 담은 성연은 무진의 손에 작은 화환이 하나 있는 것을 보았다.

궁금한 표정으로 성연이 물었다.

“이건 어디에서 난 거예요?”

무진은 바로 말했다.

“이건 외할머니께 드리는 첫인사 선물이야. 처음 뵙는 자리에 빈손으로 가면 나에 대한 외할머니의 인상이 안 좋을 거 아냐.”

성연이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리며 살짝 웃었다.

“사람만 좋으면 외할머니는 그냥 좋아하실 걸요?”

그녀도 무진이 이렇게 세심하게 마음 쓸 줄은 몰랐다.

‘이 모든 게 무진 씨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지금 이런 저런 것들을 다 세심하게 고민한 것이고.’

외할머니는 성연이 산에 묻어 드렸다.

산길을 걷는 무진과 성연에게서 편안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금세 산 정상에 오른 두 사람 눈 앞에 묘비가 하나 보였다.

성연이 준비해 온 것들을 하나하나 묘비 앞에 늘어놓은 후에 외할머니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할머니, 할머니 보러 제가 왔어요.”

고요한 미소와 자상한 얼굴의 사진 속 노인은 젊었을 적에는 고혹적인 분위기의 뛰어난 미인이었음이 분명했다.

세월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가릴 수는 없었다.

성연이 다가와 무진을 잡아당겼다.

“할머니, 이 사람이 제 약혼자예요. 저한테 엄청 잘해 줘요.”

잠시 묘비를 바라보던 무진은 성연의 외할머니에게 허리를 깊이 굽히며 인사했다. 아주 엄숙한 태도에 말투도 매우 정중했다.

“할머님, 성연이를 이렇게 잘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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