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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억지로 하게 하는 건 소용없어

이어 성연과 무진은 서로 처음 만났던 창고로 걸음을 옮겼다.

어쩌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무진이 부상을 입고, 성연이 딱 맞춰 나타나 구했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창고 입구에서 멈추었다.

성연은 당시 측은지심이 일어나 무진을 구해준 게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아니었으면 아마 그 후의 일들은 모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성연과 무진이 마주 선 상태.

무진이 성연의 손을 잡았다.

“처음에 나를 구해준 사람이 너 맞지?”

그들은 처음부터 이 일을 알고 있었다. 단지 드러내지만 않았을 뿐.

무진은 성연이 어떤 목적으로 숨겼는지 몰랐다. 아마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무진도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성연이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에 곁에 두었다.

나중에는 성연을 떠나게 두고 싶지 않았다. 이 일을 말하면 성연이 도망갈까 걱정하면서.

이제 무진은 거의 때가 되었다는 걸 느꼈다. 어떤 일들의 베일을 한 꺼풀 한 꺼풀씩 벗겨야 할 때였다.

성연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무진 씨 옷차림을 보고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게다가 그렇게 큰 상처를 입혔다면 틀림없이 보통 원수가 아닐 테고. 사실 그때 원래는 무진 씨를 구할 생각이 없었는데, 무진 씨가 너무 잘생긴 거예요.”

그녀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맞아, 나 얼빠야.’

“그럼 내가 정말 운이 좋았군. 네 시선을 끌만한 얼굴을 가져서.”

무진이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맞아요, 안 그랬으면 구하지 않았을 거예요.”

성연이 태연하게 인정했다.

무진이 가볍게 몇 차례 웃은 뒤에 말했다.

“당시에 너를 몇 번이나 찾아 왔었어. 며칠이나 찾아도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더군. 그때 어쩌면 하늘은 우리를 위해 더 좋은 재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그가 성연을 찾고 있을 때, 하느님은 성연을 그에게 보내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성연이 눈에 의아한 기색을 띄고 회상했다.

당시 성연이 외할머니의 장례를 다 치른 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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