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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아무도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외할머니께 제사를 드린 후, 성연은 무진을 데리고 마을 곳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마을엔 성연이 살았던 흔적들로 가득했다.

작은 마을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개발되지 않은 이곳의 시냇물은 도시의 수도보다 훨씬 맑고 깨끗했다.

부지런히 일하는 어른들만 보이는 마을에는 공장이 없어서 공기도 아주 맑았다.

성연과 무진은 작은 시냇가를 따라 걸었다.

익숙한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성연의 가슴엔 추억으로 가득 찼다.

성연이 무진을 향해 말했다.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 함께 이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들판 저쪽에서 구워 먹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불을 완전히 끄는 것을 까먹어서 하마터면 밭의 짚더미를 홀랑 다 태워먹을 뻔한 거 있죠. 집에 돌아가서 외할머니한테 한 대 맞았어요. 그 일로 외할머니한테 유일하게 맞았던 때예요.”

이전의 일들을 떠올리니 여전히 웃음이 나는 성연.

“아팠어?”

무진이 성연의 손을 어루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애초에 맞았던 사람이 마치 자신인 것처럼.

성연을 대신해서 모든 것을 감당하지 못해 한스러울 정도다.

다행히도 그들의 만남은 그리 늦지 않았다.

한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던 성연이 웃으며 말했다.

“안 아팠어요.”

당시 아프지는 않았지만 아주 무서웠다. 처음으로 자상한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화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성연일 때린 후 외할머니는 우시며 몰래 약도 발라 주셨다.

그 후로 성연은 두 번 다시 외할머니를 화나게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녀는 이 세상에 자신을 원하는 이는 외할머니뿐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만약 외할머니가 자신을 원하지 않았다면 정말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성연은 아직도 무서워서 제멋대로 굴지 못한다.

이제 모두 지나간 일들에 불과했다. 성연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무진이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손을 잡은 채 걸어 내려가던 두 사람이 큰 나무 아래에 이르렀을 때, 성연이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알아요? 이것은 소귀나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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