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811 - 챕터 820

1374 챕터

제811화 그들이 위기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회장 사무실 안. 소파에 무진과 안금여가 앉아 있었다.안금여는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그룹의 상속권이 분명 우리 큰 집에 있는데도 저들과 죽자사자 싸워야 하다니. 이제야 겨우 대의명분에 일이 제대로 되어가는 것 같다. 강상철, 강상규, 이번에 들어가면 그리 빨리 나오지 못할 게야.”무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증거가 확실해서, 작은 할아버지 두 분 모두 몇 년은 안에 계셔야 할 겁니다.”무진 또한 이날을 위해 오랜 시간을 참아 왔다.강상철, 강상규 두 할아버지만 무진을 눈의 가시처럼 여기는 게 아니라, 무진에게도 두 작은 할아버지는 늘 께름칙한 그런 존재였다.이제 이번 일을 통해 마침내 어느 정도 결말을 본 셈이다.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끝까지 몰아붙일 생각은 없었다.두 할아버지들이 먼저 선을 넘은 것이다.처음에는 적어도 혈연관계가 있으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하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나는 진상들은 무진의 상상을 초월했다.모든 비보가 그들로부터 온 것이었다.지금 강상철, 강상규 두 사람이 구치소로 들어간 다음에야 마침내 편안한 며칠을 보낸 무진이었다.그러나 앞으로 불어 닥칠 태풍에 대해 아는 이는 없었다.이번 사건 처리를 끝낸 무진은 도리어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사실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해서 얻은 오늘이 아닌가?무진의 안색이 너무 어두워 보였는지, 안금여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괜찮아, 이제 나쁜 일들은 모두 다 지나갔어. 너무 마음 쓰지 말아.”무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안금여의 말에 수긍했다.……경찰차에 올라타 경찰서로 연행되어 가던 강상철과 강상규는 계속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향후의 대책에 대해 말을 나누고 싶었지만, 바로 옆에 있는 경찰 때문에 입을 열지는 못하고 그저 눈빛으로 대신 대화를 나누었다.강상철은 눈으로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보자는 뜻을 강상규에게 전달했다.강무진이 어디에서 증거를 얻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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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그들이 죽기를 간절히 바란다

퇴근 시간.안금여는 회사에서 퇴근 시간까지 버틴 후에 귀가했다.집에 도착해서 부드러운 소파에 몸을 묻은 채 경찰서로 연행된 강상철과 강상규를 생각하니 마음이 좀 서글펐다.한탄성을 뱉은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요 몇 년, 회사의 실권을 놓고 둘째, 셋째 서방님과 계속 싸워왔지. 영감이 살아 있을 때, 이미 저들의 야심을 알았지만, 적당히 알면서도 모른 척 눈감아줬다. 그랬더니 결국 지금 무진의 목숨까지 노린 거야.”강상철과 강상규가 이 정도로 선을 넘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마터면 손자 무진을 잃을 뻔한 것이다.어쨌든 먼저 간 영감을 생각해서 그래도 얼마간 체면을 봐 주었건만.그러나 저들은 이미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WS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그들은 정신을 잃은 것이다.이런 짓까지 저지르다니 정말 비웃음거리다.만약 저들이 그룹을 잘 운영할 수만 있다면, 회장 직을 넘겨주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애석하게도, 강상철과 강상규는 너무 탐욕스러웠다. 회사가 그런 두 사람의 손에 떨어진다면 무슨 불법적인 짓까지 저지를 지도 모를 일.둘째, 셋째 일가의 두 손자는 또한 싹이 노랗다.100년 역사의 기업인 WS그룹이 저들의 손에서 망가지게 할 수는 없었다.오늘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회사를 둘러싼 집안 내분의 결말이 난 셈이다.안금여가 길게 한숨을 내쉬자, 강운경이 옆에서 위로했다.“엄마, 저들은 감옥에 가도 싸요! 저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지 마세요. 저런 짐승만도 못한 사람들은 그럴 가치가 없어요.”강상철과 강상규의 소행만 생각하면 운경은 여전히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무진에게 여태껏 어떤 인정도 베풀지 않았던 저들이었다.회사에서는 더욱 인정 사정없이 말했다.어릴 때부터 무진이 ‘미치광이 불구’라는 소문이 밖으로 떠돌아다녔는데, 역시 강상철, 강상규가 만들어 퍼트린 것이었다.무진에게 ‘무능한 놈’이라는 이미지로 씌우면 안금여가 물러난 후, 자신들이 명실상부하게 회사를 이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 아래.알면서도 못 본 척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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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많은 사람들을 해칠 뿐이다

마음속 응어리 때문인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안금여의 안색이 좀 창백했다.옆에 앉아 있던 성연은 원래 안금여와 강운경,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안금여의 우울한 모습을 보고 결국 저도 모르게 안금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할머니, 이 일은 할머니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 할머니가 그 죄를 덮어쓸 필요가 없어요. 만약 작은 할아버지 두 분이 이런 일을 않았다면, 감옥에 가실 일도 없었겠지요. 잘 생각해 보세요. 그룹 내 자리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인 작은 할아버지들인데, 할머님이 계속 마음 약해지셔서 봐 주면, 이후에 두 분은 더 심한 일도 할 거예요. 무진 씨 명이 길어서 이번은 다행히 잘 피해갔다고 해도, 다음에도 이렇게 운이 좋다는 보장은 없어요.”성연의 말을 들으며 안금여의 울적했던 마음도 조금씩 풀렸다.하긴, 강상철과 강상규가 이렇게 해봤자 결국 남은 물론 자신을 해치는 것일 뿐.저들을 내버려 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해칠 게 뻔했다.차라리 감옥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게 더 나을 터.안금여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성연이 네 말이 맞다. 이제, 너희들만 내 곁에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어.”강상철과 강상규가 죽는다 해도 전혀 아쉽지 않다. 여한은 있겠지만.하지만 안금여에게는 무진이 더 중요했다.지금 자신의 소중한 아이들이 그녀 곁에 있었다. 살아온 한평생이 만족스러웠다.“게다가 할머니, 작은 할아버지들이 앞뒤 분간도 없이 이런 일을 해서 할머니를 화나게 했잖아요. 이제 더 이상 그러지 못하실 테니 할머니는 마음 편안하게 계시면 돼요. 속을 썩이게 만드는 두 사람이 없어졌는데, 할머니는 어째서 더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는 거예요?”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그저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었을 뿐이야. 애초에 너희 두 작은 할아버지들도 꽤나 능력 있었단다. 만약 마음을 옳게 쓰기만 했었다면 승승장구했을 게다.”안금여는 자기도 모르게 예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영감이 살아있을 때만 해도 두 시동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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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아무도 동정하지 않을 것이다

강상철과 강상규가 수감되면서 무진을 해치려 한 일이 폭로되었다.북성에서 WS그룹이 차지하는 지위와 그 영향력은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비교할 수 없었다.당시 WS그룹 앞에 서 있는 경찰차들을 보고 많은 언론이 달려들었다.또 전 직원들 사이로 퍼져나가며 이 일이 완전히 수면 위로 드러나자, 자연히 언론에서도 사건의 전말에 대해 알게 되었다.언론이 곧장 기사를 써서 실음으로써 북성 시가 떠들썩했다.기사 아래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다.심지어 블로거들까지 가세해서 이 사건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등, 이 사건에 대한 열기가 엄청났다.[두 늙은이 모두 곧 칠십이 되는 60대라며? 자기 아들과 손자까지 다 있는 사람이 왜 자기 집안의 어린 장손을 축복하지 못하는 거지? 어떻게 천륜에 어긋나는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강씨 집안 큰 집과 둘째, 셋째 일가의 사이가 계속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 그렇지만 큰 집에서 다른 일가들에게 큰 잘못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번에도 막다른 지경까지 내몰려서 이렇게 한 거겠지?][강무진 대표를 위해서 잠시 애도를. 이런 집안 어른이 있다니, 정말 가문 전체가 불행해.][…….]요 며칠 거의 온 북성 시에서 이 일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WS그룹은 일반인들에게 아주 잘 알려진 기업이었기에, 상류사회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모두 입을 모아 강상철, 강상규를 규탄했다. 천륜도 모르는 이런 비도덕적인 사람은 그냥 두면 안된다고.무진은 아주 빨리 기사들을 내리도록 압력을 넣었다.WS그룹의 지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가능성은 최대한 제거해야 했다.비록 강상철, 강상규의 행위가 지나치긴 했지만, 무진 또한 바라던 대로 두 사람을 고소해 수감시켰다.그러나 어찌되었든 저들 모두 WS 그룹의 사람임은 분명했다.이런 일이 생겼으니, WS그룹에 크든 작든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무진이 제때에 기사를 막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열기는 결코 식지 않았다.강상철, 강상규의 연령이 높긴 하지만, 살인 교사 등의 범죄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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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견디시지 못할 겁니다

강상철과 강상규의 자식들 중 일부는 해외에서 독립된 일가를 이루며, 강씨 집안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강씨 집안처럼 뿌리가 오래된 큰 가문은 수많은 일가 친척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집안의 지분을 나누다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그래서 둘째, 셋째 일가는 다른 사업들을 벌였고, 국내에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던 이들은 해외에 나가서 그 곳의 사업을 관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어쨌든 그렇게 그들은 모두 강상철과 강상규의 사업을 도왔다.이때, 자신들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자식들이 바로 해외에서 서둘러 귀국했다.자신들의 아버지가 국내에서 벌인 일들에 대해 그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건 너무 심했다.요 몇 년 동안 처자식들 모두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의 도움으로 아주 잘 지내왔다.강상철과 강상규가 부정축재한 재산을 자신들도 부족함 없이 누렸다.부친의 나이가 많으니 자식들이 상관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번 사태로 강상철과 강상규의 아들이 각각 한 명씩 해외에서 들어왔다.강상철의 아들 강명수와 강상규의 아들 강명호.둘째, 셋째 일가는 시종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관계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귀국한 당일, 강상철의 집에 모인 두 사람은 안금여와 무진을 어떻게 설득할지를 두고 대책을 세울 예정이었다.강상철의 부인 이선애는 남편이 한 짓에 분노가 일었지만, 어찌 되었든 수십 년을 부부로 지낸 사이였다.강상철이 연행되어 수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하지만 집안에서 내조만 하던 그녀는 집에서 마음만 졸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런 상항에, 아들이 귀국하자, 비로소 의지할 기둥이 생긴 듯했다.아들 강명수를 본 그녀의 얼굴은 거의 눈물 범벅이었다. “명수야, 네 아버지, 얼마나 영민한 분이었니? 이건 엉겁결에 저지른 실수가 분명해. 네가 꼭 네 아버지를 구해야 한다. 그 나이에 교도소에서 어떻게 지내실 수 있겠니?” 강상철의 부인은 아들 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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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인정이 없다

이튿날, 강명수와 강명호는 선물을 한 꾸러미 사서 강씨 집안 고택으로 안금여를 찾아갔다.“큰어머님, 여러 해 못 뵈었는데도 예전과 다름없이 젊어 보이십니다.”말을 잘하는 편인 강명호는 안금여를 보자마자 칭찬을 늘어놓았다.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도 없었거니와 모두 강상철과 강상규가 한 짓이기에, 두 시 조카들에게까지 못 본 체할 수는 없었던 안금여가 두 사람을 따라 같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입에 침이라도 바른 듯하구나. 모처럼 너희 둘이 방문했구나.”강명호와 강명수는 서로 눈을 맞춘 뒤에 자신들이 방문 목적과 강상철, 강상규의 일을 꺼냈다.“큰어머님, 저희 아버지께서 잠시 이성을 잃으셨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고 한 번만 아량을 베풀어 주세요. 모두 한 가족 아닙니까?” 강명수는 울상을 지은 채 강상철, 강상규를 위해 사정을 했다.아버지가 아무리 큰 잘못을 지었다 해도 감옥에 들어가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으로.“맞습니다, 큰어머님. 만약 두 분의 존재가 걸리신다면, 두 분이 나오자마자 저희가 해외로 모셔 가서 큰어머님과 큰집 식구들이 신경 쓰시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둘째, 셋째 일가가 회사의 실권을 놓고 도전하는 것에 큰 집이 늘 신경을 쓰고 있음을 강명호는 잘 알고 있었다. 강명호와 강명수는 먼저 지연작전을 써서 큰집이 강상철과 강상규를 풀어주게 할 생각이었다.다른 일은 나중에 결정해도 되었다.당장의 급선무는 두 노인이 안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너희 둘 또한 무진의 숙부들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알고 있었니? 바로 너희들 아버지가 사람을 사서 무진의 차에 손을 대게 해서 무진의 차가 강으로 추락했다. 만약 무진의 명이 길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이 지금 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무진의 시신이었겠지. 너희들은 어른이니 일의 경중을 아주 잘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안금여는 사건이 발생한 과정을 남김없이 두 사람에게 말해주었다. 옳고 그름을 잘 식별하기를 바라며.강상철과 강상규는 정말 무진의 목숨을 노렸으므로, 지금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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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안면몰수

강명수와 강명호, 두 사람이 먼 해외에서 달려온 것만으로도 강상철과 강상규에게 할 도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러나 안금여는 강상철과 강상규를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계속 인정에 끌려 내버려 두었기 때문에 강상철, 강상규의 횡포가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이런 사단까지 벌어진 게 아닌가?이번에는 무슨 말로 설득하더라도 절대 생각을 바꾸지 않을 작정이었다.“너희들의 말은 내 잘 들었다. 오늘 날 설득하러 왔겠지만, 내 너희 두 사람에게 말하마. 일은 이미 벌어졌고 번복될 여지는 없다. 법에서 정한 대로 서방님들에게 판결을 내리겠지. 너희들이 이 늙은이를 보러 온다면 무척 기쁠 테지만, 너희들 부친 일로 찾아온다면 그럴 필요 없다. 나는 결코 두 사람을 그냥 풀어줄 생각이 없다.” 명확하게 의사를 표시하며 안금여는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두 조카는 자연히 큰어머니 안금여의 마음을 돌릴 수가 없었다.강명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는 안금여가 적어도 조카들의 낯을 좀 봐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안금여는 조금도 인정을 남기지 않았다.자신과 강명호가 직접 부탁을 하는데도, 안금여는 전혀 생각을 돌리지 않았다.결국 강명호가 강명수의 팔을 툭 친 뒤에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큰 어머님. 다음에는 저와 명수 형이 큰어머님을 뵈러 오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큰어머님 드리려고 사온 건강 보충제입니다. 해외 수입품인데, 시간 나실 때 드셔 보십시오.”말을 마친 후 강명호는 강명수의 팔을 잡아당기며 바로 고택을 떠났다.밖으로 나오자 강명호의 손을 뿌리친 강명호가 음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저 노파, 진짜 자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어찌 되었든 일개 아녀자에 불과한 처지에 우리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되지도 못했을 거면서. 이제 와서 안면몰수를 해?”“명수 형님, 아직 큰 집 경계를 벗어나지 않았느니, 말을 좀 조심하세요.” 강명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영민하신 작은 아버지에게서 어떻게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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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눈 밖에 나서는 안돼

늦은 저녁, 무진과 성연이 고택을 방문하자 안금여는 그 날 있었던 일을 무진에게 말해 주었다.무진의 생각을 알고 싶었기에.강씨 집안에 많은 일가 친척들이 있었지만, 강상철, 강상규만 육친이라 할 수 있었다.무진이 무언가 다른 생각이라도 가지고 있을까 염려가 되었지만, 안금여는 무진의 의견을 존중할 작정이다.안금여는 역시 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그런데 안금여의 말을 들은 무진이 두 어 차례 냉소를 터트렸다.“제 목숨을 거두려던 사람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벌렸던 안금여는 결국 도로 입을 닫았다.무진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냉엄한 성정이다.가족에게 잘하는 거야 당연히 말할 필요가 없지만.자신을 해치려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풀 리가 없었다.안금여는 무진의 태도가 옳다고 생각했다. 우유부단해서는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 테니까.이후 며칠 동안의 회의 석상에는 강상철과 강상규의 자리를 완전히 빼 버렸다.임원진들은 시선을 내려 뜨고 반듯이 앉은 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이 틈에 무진은 강상철과 강상규의 수중에 있던 실권을 대부분 거두어 들였다.허수아비나 마찬가지 신세가 된 두 사람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구치소에서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때는 그룹에서의 지위와 영향력이 곤두박질쳐 있을 터였다.일부 이사들과 주주들이 막으려 들었지만, 강상철, 강상규가 없는 지금 그룹의 최종 결재권은 가진 강무진 총괄대표가 결정한 일이다.그래서 지금 불만이 있다해도 감히 입을 열어 말하지 못하는 상태.강상철과 강상규가 없는 한, 앞으로 자신들이 의지해야 할 사람은 강무진 대표였다.지금 이 상황에서는 이사나 주주라 해도 대표 강무진의 눈 밖에 나서는 안되었다.‘그래, 못 본 걸로 하는 거야.’그리고 강상철, 강상규에게서 회사 운영권을 회수하는 건 정상적인 일이다.강상철, 강상규와 달리 무진이에게 사고가 났을 때 임원진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염려했다.그전까지 강상철과 강상규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던 강무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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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그녀 때문에 마음이 분산되다

여러 날을 바쁘게 지내는 동안, 성연 쪽의 일도 대략 일단락되었다.지난 번에 무진에게 말한 게 더는 핑계가 아니게 되었다. 벌써 기말고사 기간이 된 것이다.다만 기본기가 탄탄한 성연이었기에 시간을 빼서 다른 일을 해도 큰 영향이 없었다.시험이 끝난 후 결과가 복도에 붙었다. 예전처럼 또 1등을 차지한 성연은 별다른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원래 성적을 보러 갈 생각도 없었지만, 주연정이 성연에게 성적을 보고 와서 알려주었다.성연에게 성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그러나 성적이 좋으면 선생님에게 휴가계를 내고 말하기가 더 편리해질 뿐.이게 바로 우등생의 특권이다.단조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성연을 보고 무진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왜 그래? 방학이 즐겁지 않아?”“괜찮아요.” 성연이 차분하게 대답했다.학교에 가지 않으면 성연을 묶고 있던 속박이 하나 줄어드는 셈이지만, 원래 학교 생활을 체험해 보려고 학교에 들어간 성연이었기에 별 차이가 없었다.“방학인데 어디 놀러 가고 싶은 데 없어?” 성연의 생각을 듣고 싶었던 무진이 물어왔다.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 성연이 마음에 안 들어 할까 걱정이었다.무진은 성연이 겨울방학 내내 집에 머물게 두지 않기로 했다.기분 전환 삼아 어디 가는 것도 좋고.“무진 씨 나를 데리고 놀러 갈 시간이 있어요?”성연이 되려 무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제 막 작은 할아버지들로부터 회사 몇 군데를 회수했으니, 수습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요?”중요한 일들을 해야 하는 무진의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다.또 자신이 놀고자 한다면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을 터라, 모두 똑같았다. 놀든 안 놀든 상관없는 것이다.당장 시급한 일은 무진의 회사였다.무진이 자신 때문에 마음이 분산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놀러 갈 시간과 기회는 아직 많이 있었다.“아무리 바빠도 그 정도 시간은 뺄 수 있어.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나한테 말해. 데리고 갈 테니.” 무진이 입술 양끝을 당기며 성연의 머리카락을 쓸었다.‘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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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신경 써주는 느낌

성연은 주연정의 집과 무진의 저택 엠파이어 하우스를 왔다갔다했다.왔다갔다하는 동안 어느새 설이 다가왔다.주연정의 집은 돈이 많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이 모두 일하시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성격이 유순한 사람들로 딸 주연정에게도 아주 잘했다.주연정처럼 이런 환경에서 자란다면 분명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애정 가득한 부모님과 단란한 가정, 성연은 때로 저도 모르게 주연정을 부러워했다.다른 사람에게 보충수업을 해 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성연은 꽤나 신기한 기분을 느꼈다.설이 다가오자 성연은 설 전후로 한동안 수업하러 못 갈 거라고 주연정에게 미리 알렸다.그래서 혼자 풀어보도록 연습 문제를 미리 준비해 주었다.그러자 주연정이 잔뜩 아쉬운 시선으로 성연을 보며 말했다.“성연아, 아니면 너 우리 집에서 설을 보내지 않을래? 우리 부모님도 너를 반기실 거야. 두 분 모두 널 아주 좋아하시거든.”“괜찮아, 설에는 나도……가족과 함께 보내야지.” 잠시 생각하던 성연이 활짝 웃었다.예전에는 집에 자신과 외할머니 두 사람밖에 없었다.외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두 사람밖에 없는 집은 썰렁할 수밖에 없었다.외할머니가 가셔서 올해는 혼자 설을 지낼 줄 알았다.그러나 강무진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어쩌면 하늘이 자신에게 준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성연이 이렇게 말하자 주연정은 자연스럽게 수긍했다.설날의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당연히 가족들과 함께 보내야 하는 법.주연정은 아쉬움을 뒤로 하며 성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그럼 설날에 심심하면 놀러 와.”“그럴게, 그럼 나 간다.”성연이 손을 흔들며 차에 올라탔다.차는 안금여가 있는 고택으로 바로 향했다.세밑이 되자, 안금여는 고용인들을 시켜 새 창호를 붙이고 초롱을 내다 걸었다.강씨 집안에서 설을 쇠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내 걸린 초롱과 울긋불긋한 장식들로 인해 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웅장하면서도 고색 찬연한 모습의 고택에 이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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