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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그녀의 행운

설 음식들은 성연과 강운경이 함께 만들었다.

젊었을 적엔 음식 솜씨가 좋았던 안금여였지만, 할머니가 무리하는 게 싫었던 성연이 소파에 앉아 쉬게 했다.

거실에서 안금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무진은 시시때때로 주방 쪽을 바라보았다. 성연은 무척이나 바쁜 모습이다.

옆에서 보던 안금여가 무진을 놀렸다.

“무진아, 네 눈이 아예 성연이에게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구나. 내 보기에, 너희 둘 이때까지 별 진전이 없어 보여. 그러면 안 되지, 무진아.”

안금여의 말투에서 원망의 의미가 약간 느껴졌다.

“성연이 아직 어려요.”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대답하는 무진의 마음은 더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성연이한테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짐승도 아니고.

게다가 아직 이성에 눈을 뜨지 못한 성연을 겁먹게 할까 무진은 걱정이 되었다.

“네 말도 일리가 있다만, 내가 보기에 성연이는 아주 특출 난 아이야. 너는 성연이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데, 만약 성연이가 제 또래의 남자아이를 좋아하기라도 하면 그땐 어떻게 하려고.”

안금여는 지금 무진 옆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의 손자는 무슨 말이든 속에 감추려고만 한다.

누군가 계속 밀어붙이지 않으면 절대 진심을 말하지 않는다.

“성연인 그러지 않을 겁니다.”

무진이 단정적인 어투로 말했다.

무진은 성연이 약속을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이전에 숱한 킹카들이 성연의 곁을 맴돌며 대시해도 성연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는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성연이 자신의 곁을 떠난다면 그땐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무진이 걱정하는 것은 이 문제일 따름이다.

무진의 찌푸려진 아미를 보며 안금여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혹여라도 무진이 민망함에 성질이 나 성연을 데리고 가버리기라도 할까 봐.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방 쪽에서도 준비가 다 되었다.

맛깔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차례차례 식탁에 올려졌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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