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751 - 챕터 760

1374 챕터

제751화 저렇게 우쭐거리게 둘 수는 없지

송아연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수술을 시작할 수 있도록 강상규는 사전에 병원부터 모든 것을 안배해 두었다.어찌나 준비가 잘 되었든지 눈깜짝할 사이에 수술을 마친 아연이 회복실로 들어왔다.아랫배에서 미세한 진통만 느껴지자 아연은 비로소 아이가 완전히 없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그 동안 송종철은 여기저기 알아보며 사정을 한 뒤에야 딸 아연이 있는 병원을 알고 황급히 달려왔다.송종철과 임수정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수술은 이미 끝나 있었다.창백한 모습의 아연을 본 임수정이 눈물을 흘렸다.“아연아, 흑흑, 불쌍한 내 딸.”아연의 얼굴은 핏기라고는 전혀 없이 푸른 빛이 돌 정도로 창백했다.옆에서 울부짖는 엄마 임수정을 보며 송아연은 입술을 짓씹었다가 이를 갈며 말했다.“모두 성연 때문이야. 성연이 다 까발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거야?”‘성연, 내가 잘 되는 꼴을 못 보지?’‘분명 내가 강씨 집안에 시집 가면 집안의 관심과 애정을 빼앗길까 그런 거야.’‘그런 이유로 이런 계략을 쓴 게 분명해.’정말 감쪽같이 속였다.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라 아무것도 모르는 성연이니, 제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었더니.그러나 이제 확실하게 알았다. 성연이 양의 탈을 쓴 여우라는 걸.성연과 부딪힐 때마다 재수가 없었다.화가 난 임수정의 얼굴에도 분노가 가득했다.“강씨 집안, 정말 너무 심한 거 아냐? 아무리 그래도 강씨 집안의 혈육인데, 어떻게 이렇게 모질게 나올 수가 있어?”‘우리가 돈 좀 받는 게 뭐 어떻다고?’‘어찌 되었든 아연이 강씨 집안 자손의 아이를 가졌는데, 아이를 봐서라도 사정을 봐 줄 수도 있지 않는가 말이야.’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 강씨 집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아이였다.두 사람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초조해진 송종철이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그만해, 그런 방법으로 강씨 집안에 시집가려면 게 결국 실수였어. 이제 아이도 없으니 그 일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마.”그들 세 사람 중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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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감촉이 좋아

무진은 계속 사람을 시켜 강상규 쪽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래서 다음날 무진과 성연도 아연의 일을 알게 되었다.사실 성연은 듣고서도 별 다른 느낌이 없었다.일말의 동정심도 들지 않았다.결국에는 이 모든 게 송씨 집안의 업보인 것이다.임수정이 제안을 했을 때 송아연도 거절하지 않았으니.저 가족은 그야말로 미쳤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정도로.결론적으로 송아연은 본인의 허영심으로 그녀 자신을 해친 셈이다.‘하지만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람.’‘심은 대로 거두는 거지.’송씨 일가는 자신들의 욕심으로 쓴맛을 본 것일 뿐이다.그러나 이번 일로 강상규가 얼마나 잔혹한 인간인지 알 수 있었다.이런 악랄한 서슴지 않을 수 있는 확실한 악당.어찌 되었든 자신의 증손자임에도 불구하고 손자 며느리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인정 사정없이 강제로 낙태를 시켜 버리다니.이 소식을 들은 성연이 침묵에 잠기자, 무진은 그녀가 송씨 집안의 처지에 마음이 쓰이는 줄 알았다.그래서 성연의 머리카락을 아래위로 쓸면서 말했다.“성연이 네가 마음 쓸 가치도 없는 가족이야. 애초에 송아연이 강진성을 유혹한 것도 임수정이 부추긴 거고. 그때 이렇게 되리라는 걸 생각했어야지. 그런데 수술까지 시키다니, 셋째 할어버지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은 몰랐어. 어쩌면 오히려 잘 된 거야. 할아버지도 강진성도 모두 송아연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마당에 그 집에 가면 하루도 잘 못 지낼 게 뻔해.”그러나 송씨 일가는 이런 부분은 아예 하지 않았다.저들이 염두에 두는 건 오로지 강씨 집안의 돈과 권세일 뿐.하지만 그런 것들을 어디 그렇게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정말 허황된 생각.송아연도 바보인 게, 이쯤 되자 명백한 사실도 분간이 안되는 모양이다.성연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무진 씨는 내가 저 가족들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해요? 너무 나는 그저 셋째 할아버지를 상대하기가 참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에요. 사람이 어쩜 그리 잔인한지. 앞으로 상대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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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동정할 가치도 없다

아연은 수술한 병원에서 이틀째 입원 중이다.강상규 측에서 준비한 넓은 병실은 지내기에 꽤나 좋은 편이다.다만 요 며칠 엄마 임수정 혼자 아연을 돌보고 있을 뿐, 드나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강상규는 아예 병실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았다.강씨 집안의 냉혈함을 체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오후가 되자 담당의사가 와서 이제 집에 돌아가 몸 조리해도 된다고 말했다.하지만 낙태했을 때도 산후 조리를 하듯이 똑같이 조심해야 한다.집으로 돌아가서 약해진 몸을 잘 돌봐야 했다.초췌한 안색의 아연을 보자 임수정은 마음이 아파왔다.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은 후, 임수정이 웃으며 아연에게 말했다.“아연아, 의사 선생님 말 들었지? 우리 이제 집에 가도 된대. 집에 가서 엄마가 맛있는 거 해 줄게.”“엄마, 진성 씨 할아버지가 저 보러 왔었나요? 진성 씨는 저에 대해서 물어본 적 없어요?”아연이 이불자락을 꼭 끌어 쥐었다.그녀는 아직도 강씨 집안 사람들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었다.임수정은 속으로 자신의 딸이 여전히 너무 순진하다는 생각을 했다.자기 가족이 강진성을 저 지경으로 만든 상황에, 강상규가 이 정도 병원을 잡아 준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아연을 보러 올 리는 없지.’어쩌면 저들은 지금 아연을 뼈에 사무치게 원망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임수정은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아연을 생각해서 달래듯이 말했다.“강진성은 아직 감옥에 있어. 손자 빼내려 바쁜 강상규 사장이 널 보러 올 시간이 어디 있겠니? 몸 조리 끝난 다음에 강진성을 찾아가도 늦지 않아.”확실히 아연의 감정을 고려해서 건넨 말이다.지금 강상규 측과 이미 사이가 틀어져버린 그들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그러나 차마 자신의 딸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줄 수는 없어 그저 위로의 말을 할 수밖에.“알았어, 엄마.” 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해 보니 확실히 엄마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진성 씨가 날 따분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여. 몸이 회복된 후에 다시 진성 씨와의 감정을 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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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어떤 여자를 원할 수 없겠어

강상규가 온갖 인맥을 동원해서 애쓴 끝에 강진성은 보석으로 구치소에서 나왔다.며칠 동안 경찰서에서 고생해서 그런지 몹시 초췌한 모습이다.강진성이 막 옷을 갈아입었을 때, 할아버지 강상규가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그를 불렀다.경찰서에서 여러 날 고생했던 강진성은 그저 푹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좀 쉬었다가 기분 전환하러 갈 생각이었다.그러나 어쨌든 할아버지가 구치소에서 자신을 꺼내 주셨다.자신들 강씨 집안 셋째 일가에서 할아버지 강상규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그래서 아무리 생각이 없는 강진성이라도 할아버지를 만나러 갔다.할아버지 댁에 도착한 강진성은 바로 서재로 향했다.강상규는 그곳에서 강진성을 기다리고 있었다.“할아버지.” 강진성이 공손한 음성으로 강상규를 불렀다.고개를 돌려 강진성을 쳐다본 강상규는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그보다 무기력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자신의 일가를 위해 쓸모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력을 다했건만, 어찌하여 자신의 손자 강진성은 이처럼 싹이 노란 건지.클럽에서 여자들과 어울려 놀 생각이나 하고 사업이나 제대로 된 일에는 아무 생각도 없으니.할아버지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강진성은 겁이 나며 명치도 같이 조여 들기 시작했다.조심스럽게 할아버지를 불러보았다. “할아버지…….”그때서야 생각을 멈춘 강상규가 손자를 노려보았다.“나왔으니 이제 얌전히 좀 굴어라, 사고 치지 말고. 한 번은 운 좋게 건질 수 있었지만, 두 번 다시 그런 행운은 없어.”“네, 할아버지.” 강진성은 얼른 대답했다.경찰서에서의 생활은 할아버지가 말하지 않아도 생각만 해도 무서웠다.함부로 소란을 피울 용기도 없었다.“그리고, 자신을 잘 단속해. 적어도 송씨 집안의 딸은 아니야. 우리 강씨 집안에 전혀 맞지 않다. 또 너에게 전혀 도움도 되지 않는 그런 여자를 데려와서 어디 써먹을 데가 있다고?” 강상규가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강진성 스스로 벌써부터 받아들인 사항이었다. 아내는 반드시 격이 맞는 집안 출신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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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이렇게 변변찮아서야

강진성은 이틀 동안 클럽에서 흥청망청 했다.며칠 내내 곤죽이 되도록 취한 그를 친구의 부축을 받아 집에 돌아왔다.그러다 거실에 서 있는 강상규를 보았다.강진성은 술에 취해 보이는 환각이라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진짜 할아버지 아니죠? 아니면 어떻게 여기에 계신 거예요?”작은 소리로 투덜거리던 그는 할아버지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게 눈에 들어왔다.옆에 있던 친구는 그나마 이성이 남아있었던지 더듬더듬 인사를 했다.“어, 어르신, 어쩌다 진성이를 데려왔는데, 그,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말을 끝내자 마자 강진성만 그 자리에 혼자 남겨두고 얼른 빠져나갔다.술에 취해 온몸이 늘어진 강진성은 자신을 받치고 있던 친구가 가버리자 바로 바닥에 고꾸라졌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고용인 중 하나가 부축하려 다가서려던 순간, 그 자리에 있던 강상규의 제지로 어느 누구도 움직일 수 없었다.그때 넘어져 통증을 느낀 강진성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야, 이 병신들아, 하나같이 쓸모가 없는 것들. 내가 넘어졌는데 부축할 줄도 몰라?”서로 쳐다보던 고용인들은 하나 둘 고개를 숙이더니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얼굴을 굳힌 강상규는 더는 두고 보지 못해 이를 악물며 말했다.“네가 그래도 큰 소리야! 경찰서에서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나가서 주색에 빠져 살아? 너 도대체 내 말은 안중에도 없어?”서릿발 같은 강상규의 음성에 강진성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술 기운도 어느 정도 가셨다.눈을 부릅뜬 채 앞에 서있는 할아버지를 보고 더듬거리며 말했다.“할, 할아버지, 진짜 할아버지시네요!”“그럼 누구겠어?” 싹이 보이지 않는 손자 놈에게 실망한 강상규가 강진성을 노려보았다.강진성은 대답도 못한 채 그저 고용인들만 쏘아보았다.할아버지가 오셨는데도 아무도 자신에게 알려 주지 않았던 것이다.그는 헛기침을 한 두 입을 열었다.“너희들 어떻게 된 거야? 우리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차를 드릴 생각도 못해? 너희들 도대체 뭐하는 거야?”정신을 차린 고용인이 다급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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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더는 건드리지 마라

손자와 더 이상 이 문제를 붙잡고 늘어지고 싶지 않았던 강상규는 대신 엄숙한 얼굴로 한 마디 했다.“이제 제발 좀 알아서 처신해. 회사 아니면 집에 있으면서 제발 더 이상 망신 시키지 말고! 흉내만 내는 거라도 좋아. 너 때문에 사람들 모두 내가 잘못 가르쳤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거, 알기나 하느냐? 집안 내에서도 고개를 들 수 없어. 그 늙은이들은 종일 이 일만 입에 올리고 말이야.”강진성이 입을 삐죽거리며 즉각 입을 열었다.“이 모든 게 강무진 그 미친 놈 때문이에요. 그 놈만 없었으면 저도 오늘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강상규도 당연히 달갑지 않았다.어린 놈 하나가 머리 꼭지에 올라가 있으니, 이런 굴욕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아직은 마음대로 어찌할 수가 없었다.해외에 있는 회사들에서 너무 많은 업무 상 과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둘째 형님 강상철과 비밀리에 개인 사업을 벌여 몰래 회사 공금을 적잖게 유용해 왔다.아직도 그 돈을 다 메꾸지 못했고.‘여지를 좀 남겨 주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때 가서 할 말이 없게 돼.’‘집안의 늙은이들도 우리 편을 들지 않을 것이고.’그래서 강상규는 당분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무모하게 덤벼서는 안되었다.손실이 난 금액이 적지 않았다.처음에는 둘째 형님과 꽤 많은 이윤을 남겼으니, 큰집 쪽에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각각 돈을 절반씩 내서 이 구멍을 메울 생각이었다.그런데 형님 강상철은 원하지 않았다.강상철은 공연히 돈을 각출해서 메울 필요가 뭐 있느냐는 생각이다.영업 매출이 올라가면 다시 그 돈으로 보충하면 된다는 것이다.형님이 메울 생각이 없는데 멍청하게 자기 혼자 메울 생각은 당연히 없다.게다가 적지 않은 그 금액을 자기 혼자서 메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그래서 이렇게 지금까지 끌고 왔다.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더욱 더 조심을 해야 한다. 강무진에게 어떤 약점도 잡히지 않도록 말이다.내내 어떤 일도 책임질 능력이 없는 강진성이기에, 강상규는 이런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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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그물을 빠져나간 물고기가 있다

같은 시각. 무진은 WS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합작 사업의 회계장부를 철저하게 감사 중이다.크고 작은 계열사, 지사 할 것없이 어느 한 곳도 피할 수 없었다.이미 깨끗이 마무리된 줄 알았다. 더 이상 아무 문제없다고 말이다.그런데 끄트머리에 와서야 구멍이 있음을 발견했다.처음에는 회사의 손실이 그리 큰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무진.그러나 두 지사의 손실액을 본 무진은 화가 치밀었다.이 손실액까지 계산하면 아래 지사들의 손실액은 본사 영업액의 거의 절반이다.즉, 밑의 지사들은 기본적으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상황이 이런데 무진이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는가?분노의 표정을 한 채 바로 손건호를 불러들였다.“재무부는 도대체 회계를 어떻게 한 거야?”무진이 서류를 데스크 위로 내던졌다.서류를 흘깃 쳐다본 후 손건호가 대답했다.“재무부는 정관에 따라 진행한 게 맞습니다. 말하자면, 강상철, 강상규 사장 측에서 아직 회계장부 전체를 제공하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강상철, 강상규 측은 여전히 못된 짓을 일삼고 있다.그에 무진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둘째, 셋째 할아버지 쪽이 확실합니까?” 의자에 앉아 있는 무진의 안색이 무척이나 어둡다.“확실합니다. 재무부를 움직여 제출 시간을 끌 수 있는 건 거기뿐입니다.”손건호가 단호하게 대답했다.무진의 곁을 오래동안 지키면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 온만큼 회사 사정을 모를 리가 없는 손건호였다.“내려가서 확인해 봐. 저들이 확실한지.” 무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원래는 모든 감사를 벌써 다 끝냈어야 했다.그런데 그물을 빠져나간 물고기가 있었던 것이다.둘째, 셋째 할아버지가 진짜 자신에게 일을 제대로 만들어 준다.의자에 기대어 앉은 무진이 서류를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손 비서의 보고를 기다렸다.바로 그때 데스크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발신 표시를 본 무진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무슨 일이야?”“난 학교 끝나고 벌써 집에 왔는데, 무진 씨는 왜 아직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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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강무진에게 짐짓 위세를 떨다

무진이 잠시 주먹을 말아 쥐었다.‘또 그 늙은 여우들이군.’차가운 얼굴로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른 채 강상철, 강상규를 부르라고 손건호에게 지시했다.처음에는 손건호가 두 사람에게 연락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체면도 차리지 않은 채 일이 있다는 핑계로 빠져나갔다.형편없는 핑계에 무진이 차가운 표정을 한 채 직접 두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상철이 또 빠져나가려 하자, 무진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지금 회사의 총괄대표로서 두 분을 부르는 건데도 안 오실 겁니까? 둘째, 셋째 할아버님 두 분이 잘 알아서 하십시오.”말을 끝낸 무진이 전화를 끊었다.강상철의 반응을 듣고 손건호가 불만을 드러냈다.“강상철, 강상규 사장은 보스를 아주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네요.”그런 일에 있어서 무진은 이미 습관이 되었다.다만, 이번 일은 결코 작지 않아서 반드시 둘째, 셋째 할아버지를 불러야만 했다.그저 예사로웠다면 무진도 두 사람을 부르기 싫었다.둘째, 셋째 할아버지도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테고, 자신 또한 저들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보스, 두 사람 올까요?” 손건호는 좀 걱정스러웠다.이미 퇴근 시간이 지난 터라, 야근하는 부서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올 거야.” 입 꼬리를 말아 올린 무진의 눈에 냉소의 빛이 흘렀다.다만 시간이 좀 늦어질 뿐.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는다면, 둘째, 셋째 할아버지는 일부러 일을 만들어 가며 시간을 끌 테지.자기 보스의 머릿속에 계산이 서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손건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식사 좀 주문해 줘.” 무진은 성연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특히나 둘째, 셋째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그들은 성연이만큼 중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식사 주문 말씀입니까?” 놀란 손건호의 음성이 다소 어눌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어?” 무진의 차가운 눈으로 손건호를 응시했다.손건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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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당연히 인정하지 않지

“손아래 사람이 두 분 어르신을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당연히 두 분을 탓하지 않습니다. 도로에 차가 막히는 것까지 두 분이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무진이 웃으며 말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서로 마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뜻밖에도 무진이 꽤 잘 넘어가고 있었다.자신들을 보고 이처럼 예의 바르게 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설마 무진이 철이 든 건 아니겠지?강상철과 강상규는 소파에 앉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소파로 건너온 무진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두 사람에게 건넸다.“할아버님들께서 이 서류들을 한 번 보신 후, 저에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죠.”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들여다보던 강상철, 강상규 두 사람의 안색이 싹 변했다.하지만 곧바로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은 후,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계속 아래 서류를 내려다보았다.“무진아,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고 싶은 건지 바로 물어봐라.”강상규가 온화한 태도를 가장하며 말했다.저들이 속임수를 쓰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무진은 잘 알았다.‘이런 일로 자신의 경계심을 늦추려는 거지.’그러나 무진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저들의 길을 막을 것인지, 저들은 생각지도 않는다.무진이 웃는 것도 아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는 그저 두 분 할아버님께 여쭙고 싶을 따름입니다. 이 회계장부에 어째서 이런 큰 구멍이 있는지 말입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무진이 이렇게 빨리 자신들의 비리를 찾아낼 줄은 생각지 못했다.기민한 머리의 강상철이 바로 대답했다.“작년에 두 지사가 적자를 냈는데, 꽤 많은 직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 업무를 볼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장부 정리가 엉망이 된 거야.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강상규도 옆에서 거들었다.“이 회사가 크다 보니 장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무진아,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니 계속 따질 필요가 뭐 있겠느냐? 자칫하다 우리 조손 간에 감정이 상하지 않겠니?”저들의 말은 무진이 그만 따지고 좋게 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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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대놓고 빼앗으려 들다

최근 무진이 바쁘다는 걸 잘 아는 성연은 눈치껏 방해하지 않았다.마침 이때 곽연철이 성연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지금 강씨 집안에 있다 보니 성연의 입장이 좀 애매했다.그래서 성연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했었다.지금 곽연철이 다급히 전화를 해오며 성연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WS그룹과의 합작 사업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걱정이 되었다.성연은 자신의 걱정을 멈춘 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곽 대표?”정중하게 ‘보스’라고 부른 곽연철이 그제서야 전화를 건 용건을 말했다.“최근 해외에서 우리 다이아몬드 광산의 채굴권을 대놓고 빼앗으려는 자들이 있습니다.”제왕그룹은 얼마 전에 남아프리카 쪽에서 광산 합작 사업을 한 건 체결했다.그런데 지금 알지 못하는 자본이 공격적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원래 이 합작 사업에 대해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빼앗기면 반드시 되찾아와.” 성연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사업을 빼앗긴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성연이 찍은 것은 바로 그녀의 것이 되어야 했다.곽연철이 웃으며 말했다.“공교롭게도 그 강탈자들은 바로 WS그룹의 강상철, 강상규입니다.”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성연이 눈살을 찌푸린 채 말했다.“이 일, 강무진의 지시야?”당연히 아닐 것이다. 강상철, 강상규가 무진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일은 불가능했다.“아마 아닐 겁니다.”곽연철이 바로 대답했다.WS그룹과 제왕그룹은 지금 합작 파트너인 건 말할 것도 없다.만약 WS그룹에서 이게 제왕그룹의 사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처럼 공개적으로 달려들지 않을 것이다.그러므로 이 일은 강상철, 강상규가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이 틀림없다.그리고 아마도 강상철, 강상규가 무진을 속이고 한 것일 터이고.생각을 해보던 성연은 머릿속에 계산이 섰다.“가서 직접 강무진에게 이 일을 알리세요. 그가 칼을 쥐게 하세요.”이 일에 대해 강무진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강상철, 강상규의 약점을 쥐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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