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무진은 WS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합작 사업의 회계장부를 철저하게 감사 중이다.크고 작은 계열사, 지사 할 것없이 어느 한 곳도 피할 수 없었다.이미 깨끗이 마무리된 줄 알았다. 더 이상 아무 문제없다고 말이다.그런데 끄트머리에 와서야 구멍이 있음을 발견했다.처음에는 회사의 손실이 그리 큰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무진.그러나 두 지사의 손실액을 본 무진은 화가 치밀었다.이 손실액까지 계산하면 아래 지사들의 손실액은 본사 영업액의 거의 절반이다.즉, 밑의 지사들은 기본적으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상황이 이런데 무진이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는가?분노의 표정을 한 채 바로 손건호를 불러들였다.“재무부는 도대체 회계를 어떻게 한 거야?”무진이 서류를 데스크 위로 내던졌다.서류를 흘깃 쳐다본 후 손건호가 대답했다.“재무부는 정관에 따라 진행한 게 맞습니다. 말하자면, 강상철, 강상규 사장 측에서 아직 회계장부 전체를 제공하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강상철, 강상규 측은 여전히 못된 짓을 일삼고 있다.그에 무진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둘째, 셋째 할아버지 쪽이 확실합니까?” 의자에 앉아 있는 무진의 안색이 무척이나 어둡다.“확실합니다. 재무부를 움직여 제출 시간을 끌 수 있는 건 거기뿐입니다.”손건호가 단호하게 대답했다.무진의 곁을 오래동안 지키면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 온만큼 회사 사정을 모를 리가 없는 손건호였다.“내려가서 확인해 봐. 저들이 확실한지.” 무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원래는 모든 감사를 벌써 다 끝냈어야 했다.그런데 그물을 빠져나간 물고기가 있었던 것이다.둘째, 셋째 할아버지가 진짜 자신에게 일을 제대로 만들어 준다.의자에 기대어 앉은 무진이 서류를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손 비서의 보고를 기다렸다.바로 그때 데스크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발신 표시를 본 무진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무슨 일이야?”“난 학교 끝나고 벌써 집에 왔는데, 무진 씨는 왜 아직 안
무진이 잠시 주먹을 말아 쥐었다.‘또 그 늙은 여우들이군.’차가운 얼굴로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른 채 강상철, 강상규를 부르라고 손건호에게 지시했다.처음에는 손건호가 두 사람에게 연락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체면도 차리지 않은 채 일이 있다는 핑계로 빠져나갔다.형편없는 핑계에 무진이 차가운 표정을 한 채 직접 두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상철이 또 빠져나가려 하자, 무진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지금 회사의 총괄대표로서 두 분을 부르는 건데도 안 오실 겁니까? 둘째, 셋째 할아버님 두 분이 잘 알아서 하십시오.”말을 끝낸 무진이 전화를 끊었다.강상철의 반응을 듣고 손건호가 불만을 드러냈다.“강상철, 강상규 사장은 보스를 아주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네요.”그런 일에 있어서 무진은 이미 습관이 되었다.다만, 이번 일은 결코 작지 않아서 반드시 둘째, 셋째 할아버지를 불러야만 했다.그저 예사로웠다면 무진도 두 사람을 부르기 싫었다.둘째, 셋째 할아버지도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테고, 자신 또한 저들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보스, 두 사람 올까요?” 손건호는 좀 걱정스러웠다.이미 퇴근 시간이 지난 터라, 야근하는 부서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올 거야.” 입 꼬리를 말아 올린 무진의 눈에 냉소의 빛이 흘렀다.다만 시간이 좀 늦어질 뿐.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는다면, 둘째, 셋째 할아버지는 일부러 일을 만들어 가며 시간을 끌 테지.자기 보스의 머릿속에 계산이 서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손건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식사 좀 주문해 줘.” 무진은 성연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특히나 둘째, 셋째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그들은 성연이만큼 중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식사 주문 말씀입니까?” 놀란 손건호의 음성이 다소 어눌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어?” 무진의 차가운 눈으로 손건호를 응시했다.손건호는
“손아래 사람이 두 분 어르신을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당연히 두 분을 탓하지 않습니다. 도로에 차가 막히는 것까지 두 분이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무진이 웃으며 말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서로 마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뜻밖에도 무진이 꽤 잘 넘어가고 있었다.자신들을 보고 이처럼 예의 바르게 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설마 무진이 철이 든 건 아니겠지?강상철과 강상규는 소파에 앉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소파로 건너온 무진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두 사람에게 건넸다.“할아버님들께서 이 서류들을 한 번 보신 후, 저에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죠.”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들여다보던 강상철, 강상규 두 사람의 안색이 싹 변했다.하지만 곧바로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은 후,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계속 아래 서류를 내려다보았다.“무진아,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고 싶은 건지 바로 물어봐라.”강상규가 온화한 태도를 가장하며 말했다.저들이 속임수를 쓰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무진은 잘 알았다.‘이런 일로 자신의 경계심을 늦추려는 거지.’그러나 무진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저들의 길을 막을 것인지, 저들은 생각지도 않는다.무진이 웃는 것도 아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는 그저 두 분 할아버님께 여쭙고 싶을 따름입니다. 이 회계장부에 어째서 이런 큰 구멍이 있는지 말입니다.”강상철과 강상규는 무진이 이렇게 빨리 자신들의 비리를 찾아낼 줄은 생각지 못했다.기민한 머리의 강상철이 바로 대답했다.“작년에 두 지사가 적자를 냈는데, 꽤 많은 직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 업무를 볼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장부 정리가 엉망이 된 거야.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강상규도 옆에서 거들었다.“이 회사가 크다 보니 장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무진아,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니 계속 따질 필요가 뭐 있겠느냐? 자칫하다 우리 조손 간에 감정이 상하지 않겠니?”저들의 말은 무진이 그만 따지고 좋게 넘어가기를
최근 무진이 바쁘다는 걸 잘 아는 성연은 눈치껏 방해하지 않았다.마침 이때 곽연철이 성연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지금 강씨 집안에 있다 보니 성연의 입장이 좀 애매했다.그래서 성연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했었다.지금 곽연철이 다급히 전화를 해오며 성연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WS그룹과의 합작 사업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걱정이 되었다.성연은 자신의 걱정을 멈춘 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곽 대표?”정중하게 ‘보스’라고 부른 곽연철이 그제서야 전화를 건 용건을 말했다.“최근 해외에서 우리 다이아몬드 광산의 채굴권을 대놓고 빼앗으려는 자들이 있습니다.”제왕그룹은 얼마 전에 남아프리카 쪽에서 광산 합작 사업을 한 건 체결했다.그런데 지금 알지 못하는 자본이 공격적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원래 이 합작 사업에 대해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빼앗기면 반드시 되찾아와.” 성연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사업을 빼앗긴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성연이 찍은 것은 바로 그녀의 것이 되어야 했다.곽연철이 웃으며 말했다.“공교롭게도 그 강탈자들은 바로 WS그룹의 강상철, 강상규입니다.”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성연이 눈살을 찌푸린 채 말했다.“이 일, 강무진의 지시야?”당연히 아닐 것이다. 강상철, 강상규가 무진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일은 불가능했다.“아마 아닐 겁니다.”곽연철이 바로 대답했다.WS그룹과 제왕그룹은 지금 합작 파트너인 건 말할 것도 없다.만약 WS그룹에서 이게 제왕그룹의 사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처럼 공개적으로 달려들지 않을 것이다.그러므로 이 일은 강상철, 강상규가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이 틀림없다.그리고 아마도 강상철, 강상규가 무진을 속이고 한 것일 터이고.생각을 해보던 성연은 머릿속에 계산이 섰다.“가서 직접 강무진에게 이 일을 알리세요. 그가 칼을 쥐게 하세요.”이 일에 대해 강무진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강상철, 강상규의 약점을 쥐게 된
곽연철은 직접 무진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에 대해 알려 주었다.무진은 처음에 믿을 수가 없었다.“곽 대표님, 말씀하신 게 사실입니까?”“물론 사실입니다, 강 대표님. 우리는 지금 합작 파트너 관계가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대표님을 속일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게다가 강 대표님 아래의 손 비서가 아주 뛰어나니, 바로 조사해 보게 하시면 됩니다. 제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이요.”곽연철이 바로 응수하며 말했다.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오직 강무진 스스로 알아봐야 효과가 있을 터.‘내가 자신을 속이지 않을 거라는 점을 강무진은 분명히 알아야 해.’“곽 대표님,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무진은 정중하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진심으로 협력하고 싶은 파트너에게는 항상 그에 맞는 태도로 대하는 무진이다.곽연철이 매번 자신에게 전해주는 정보들은 아주 유용해서 무진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천만에요, 어찌 되었든 지금 우리는 같은 줄을 쥐고 있는 입장이 아닙니까? 강 대표님 쪽에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말을 마친 곽연철이 전화를 끊었다.무진이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생각에 잠겼다.곽연철, 정말 진실한 사람이다.내 쪽에서 무엇을 하든 곽 대표와의 합작에는 절대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할 것이다.곽연철의 염려도 불필요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곽연철은 자신에게 도의와 의리를 다한 셈이다.둘째, 셋째 할아버지들이 뒤에서 몰래 벌인 짓을 생각하던 무진의 표정이 금세 가라앉았다.‘인력 유실에 따른 손실이라고 자신을 속여 넘기더니, 결국은 자신들의 탐욕을 가리기 위한 것일뿐.’곽연철로부터 이 정보를 듣는 순간, 무진은 강상철과 강상규가 그 돈을 가져가서 무엇을 하려했는지 알아차렸다.광산 채굴을 통해 몰래 얻은 이익이 두 사람의 주머니로 들어갔다.‘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인정 사정없다고 탓하지 마시죠.’그 두 사람은 자신을 바보로 여기고 속이려 들었다.자신은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목표가 생겼으니, 해외
손건호는 곧바로 강상철과 강상규가 몰래 광산을 손에 넣은 증거를 수집했다.그 증거들을 확보한 후 바로 무진에게 보고했다.먼저 직접 서류를 한 번 훑어본 무진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드디어 이 두 늙은 여우들의 약점을 잡았다.다음날, 강상철과 강상규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제시간에 맞추어 바로 건너왔다.무진이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상철과 강상규가 먼저 입을 열었다.“무진아, 만약 지사의 장부 문제 때문이라면 우리가 정말 도와줄 게 없구나. 이 정도는 너에게 그리 큰 금액도 아니지 않니? 지사 아니냐?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가게 두는 게 좋지 않겠니? 따져서 뭐 하겠니?”“지사 두 곳의 문제는 구우일모에 불과해. 무진아, 그냥 넘어가자. 내년에 완전한 장부를 내게 하면 되는 거지.”속에 계획을 세워 놓은 강상철이 자신의 턱을 쓸었다.내년에는 장부의 손실액을 메꾸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무진도 작년 장부를 정확하게 조사할 방법은 없을 테고.두 사람이 말하는 것을 지켜보던 무진이 냉소를 지었다.그가 아직 입을 열지도 않았건만, 두 사람은 무진이 할 말을 막았다.어린 녀석이 자신들 두 사람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다면 바로 녀석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무진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두 사람의 공연을 쳐다만 보았다.강상철과 강상규가 한참을 떠들었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다소 난감한 듯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저들도 말을 하지 않았다.사무실이 조용해지자 그제야 무진이 입을 열었다.“오늘 두 분 할아버님을 부른 것은 해외 지사의 일 때문이 맞습니다. 손건호.”무진이 부르자 손건호가 대표실 안으로 들어왔다.무진이 턱을 들어올리며 지시했다.“이 자료들, 두 분께 보여 드리세요.”네, 하고 대답한 손건호가 서류들 하나하나를 강상철과 강상규 앞에 놓았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속으로 강무진 저 놈이 또 뭘 하려고 저러지, 하는 생각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 손에 든 서류에서 글자 몇 개가 눈에
강상철이 보기 드물게 조심스러운 어조로 강무진에게 말했다.“무진아, 네가 다 알았으니, 우린 할 말이 없구나. 솔직히 말해 보거라, 우리 두 늙은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둘째 형님 강상철이 바로 인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강상규는 눈을 크게 뜬 채 강상철을 쳐다보았다.사실 강상철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인정하는 것 외에 뭘 할 수 있겠는가?저도 이제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이다.두 지사의 장부가 가짜라는 사실을 무진이 알았을 때, 속으로 이미 불길한 예감을 느꼈던 강상철이다.자신의 예감이 이처럼 딱 들어맞을 줄은 몰랐다.적어도 자신들이 손실액을 계산해서 메꾸어 놓은 다음에야 무진이 알아채리라 생각했었다.그때가 되면 무진이 알게 됐다 해도 자신들을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라 여기며.그런데 지사의 일이 모두 들통났을 뿐 아니라,광산을 채굴의 건도 들통나 버렸다.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었다.무진은 강상철이 이렇게 바로 인정할 줄은 몰랐다. 정말 뜻밖이라고 여겨졌다.하지만 사정이 이렇게 된 이상, 강상철로서도 뭐라고 반박할 말이 없었다.무진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할아버님 두 분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두 분은 개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회사의 많은 돈을 사용했습니다. 얼마를 쓰셨든 그만큼 토해 내셔야지요. 개인적으로 진행한 사업 모두 공금으로 충당하셨습니다. 토해내지 않으시면 두 분이 공금을 횡령했다는 증거를 제공할 겁니다. 이 증거들이면 아마 10년 이상 감방에 있을 수 있을 겁니다.”무진은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만약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지 않았더라면, 회사의 그 많은 돈이 강상철, 강상규의 주머니에 들어간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어쩐지 요 몇 년 사이에 강상철과 강상규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라니.’그냥 이대로 갔으면 저 두 사람은 분명히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리고 저들은 WS그룹을 계승할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을 것이다.그저 WS그룹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제국을 만들려는
강상철의 별장.강상철의 맞은 편에 앉은 강상규의 입에서 분노의 말들이 쏟아졌다.“형님, 왜 무진이 그 놈이 내놓은 무리한 조건을 승낙하셨어요? 양도권들을 넘겨줬으니 앞으로 우리에겐 이윤이 안 남을 겁니다.”강상철은 뒷짐을 진 채 창을 마주하고 서 있었다.“양도권은 이미 서명해서 줬는데 어쩌라고!”그 역시 화가 났지만 달리 방법이 있단 말인가?지금 자신들의 약점을 강무진이 손에 단단히 쥐고서 자신들을 죽도록 압박하고 있었다.그러니 서명하는 것 외에 자신들이 달리 선택할 길이 있었는가?“이 일은 사실 그렇게 빨리 서명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아직 의논의 여지가 있었어요. 시간을 좀 더 끌 수 있었단 말입니다.” 강상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매우 부당하다고 느껴졌다.“강무진 그 놈의 태도 못 봤어? 우리가 서명하지 않으면 그 놈이 우리를 가만히 놔 둘 것 같아? 아니면 당장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 그 증거들을 모두 넘겨주면해외 지사 두 곳과 광산뿐만 아니라, 강씨 집안 어디에서도 자신들이 몸 둘 곳이 찾지 못할 것이다.지금은 잠시 힘을 키워야 재기할 수 있다.진짜 감옥에 들어가면 그 길로 끝장이다.“나, 나는 당연히 원하지 않지요. 그러나 단지 강무진이 저렇게 날뛰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 하는 말이지요. 우리는 그 놈의 웃어른 아닙니까? 도대체 뭘 믿고 우리에게 이렇게 대하는 건지? 어쩌면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강씨 집안 사람인 점을 고려해서 강무진이 지나치게는 안 할 지도 모르지요.” 강상규가 떠보듯이 강상철을 쳐다보았다.“상규야, 너 참 생각이 순진하다. 우리가 뒤에서 한 일들을 무진이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런데 어떻게 우리 사정을 봐 주겠니? 그 일은 더 이상 생각하지 말거라.” 강상철은 누구보다도 무진의 생각을 제대로 알아야 했다.만약 무진이 정말 이 쥐 꼬리 만한 혈육의 정을 고려했다면, 자신들의 문제를 발견했을 때 즉시 뒤에서 이러한 내막을 조사하지 않았을 것이다.“어떻게 강무진이 우리 머리 꼭대기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