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잠들기 전까지 문제를 풀던 성연은 아직 여운이 남았지만 내일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문제집을 덮었다.무진 역시 내일 출근을 해야 하니 다시 물어보기도 미안해서 문제집을 가방에 넣었다.첫날 저녁에 이렇게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이튿날, 교실에 막 들어선 성연을 찾아온 이윤하가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물었다.“성연아, 풀지 못한 문제는 없었어? 안 풀리는 게 있으면 선생님에게 말해, 도와줄 테니까.”이번에 자신이 성연에게 건네준 문제집의 몇 문제는 아주 어려웠다.그래서 성연이 자신을 찾아와 도움을 청하길 기대했다.그러면 성연이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지난 번 토론 대회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성연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다른 학생을 찾으려고 해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니까.책임감을 가진 성연이 선생님들을 난처하게 하지는 않으리라는 걸 이윤하는 잘 알았다.그와 동시에 문제 푸는 걸 도와주며 성연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었다.두 사람 사이의 오해를 풀면서.이건 이윤하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성연이 대답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성연의 대답을 들은 이윤하가 미간을 찡그리며 내심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였다.“성연아, 너 집에 가서 문제를 풀어보지 않았니?”일부 문제들은 성연의 성적이 아무리 좋다 해도 몇몇 해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풀 수가 없었다.바로 수학 올림피아드의 상투적인 해법.성연이 이전에 올림피아드를 접해본 적이 없는 한 풀 수가 없을 터.그러니 성연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건 오직 한 가지를 의미할 것이다.그것은 성연이 문제를 풀지 않았다는 것.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풀었는데 확인해 보시겠어요?”말하면서 성연이 가방을 열고 문제집을 꺼내 이윤하에게 건넸다.이윤하는 반신반의하며 문제집을 받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모두 살펴본 이윤하는 완전히 얼이 나간 것 같았다.성연이 모두 맞혔기 때문이다.수학 올림피아드 경향에 맞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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