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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애증의 세월

옆에 서 있던 손건호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밤중에 이 무슨 닭 털 날리는 애정행각인지.

그야말로 자신을 감정도 없는 로봇정도로 여기는 것일까?

수하 직원들은 인권을 가질 자격도 없단 말인가.

솔로의 설움을 참으며 또 자기 보스를 위해 누가 오나 안 오나 망까지 봐야 하는 신세라니.

손건호는 자신이야 말로 비극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정말 비참하기 그지없는 자신이었다!

그곳에서 즐거움을 느낀 후, 성연은 자신이 문제 푸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거의 시간이 날 때마다 그녀는 문제를 풀었다.

한 문제 한 문제 풀어나가며 느끼는 그 성취감은 다른 어떤 느낌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이 이것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여기며 화제에 올렸다.

예전의 교실에서는 성연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자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창가를 지나갈 때면 책상 위의 놓인 자료 위에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성연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이윤하와 송성연의 부드러워진 관계는 토론의 대상이 되었다.

더욱 토론을 받다.

어떤 아이들은 아예 게시판에다 토론방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이윤하 선생님과 송성연의 애증에 찬 세월'이었다.

아래에 댓글을 단 아이들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일이 커지든 말든 뭐든 마음대로 떠들어댔다.

[이윤하가 송성연에게 미혼탕을 먹인 거 아냐? 안 그러면 송성연이 어떻게 갑자기 저렇게 열심일 수가 있어? 전혀 송성연답지 않게.]

[안 자면 안 자는 거지, 너무 딱 잘라 그러지 마라. 너희들 못 봤어? 열심히 문제를 푸는 송성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늘이야 말로 송성연의 외모가 더 없이 빛난 날이야.]

[설마 이윤하가 송성연의 무슨 약점 같은 걸 잡고 있는 건 아니겠지? 송성연을 협박하려고 말이야. 그러지 못하게 할 수는 없어?]

[이윤하가 어떻게 송성연의 약점을 잡을 수 있겠어? 있었다면 이전에 진즉 꺼냈겠지. 너희들 좀 더 좋은 생각은 할 수 없어? 송성연이 스스로 열심히 한다든지, 학교의 영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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