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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그녀의 사생활을 존중하라

서한기가 이런 자신을 보면 뭐라고 투덜거릴지 모르겠다.

‘우리 보스 자존심도 없어? 왜 이렇게 나약해?’라고 하지 않을까?

예전에 성연은 무슨 일이든 늘 과감하게 처리했다.

이처럼 우유부단하게 군 적이 없었다.

집에 돌아오니 이미 저녁이 준비되어 있었다.

얼른 밥을 먹은 성연은 바로 게임을 하며 놀았다.

너무 문제만 풀다 보면 책벌레가 될까 더 이상 문제집을 보지 않았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무척 즐겁긴 하지만 학습과 휴식의 균형도 신경 써야 하지 않겠나.

무진은 성연이 옆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처리해야 할 서류들 때문에 성연과 함께 게임을 어울릴 수가 없었다.

바로 옆에서 서류를 넘기며 때때로 성연이 내는 음성을 듣는 것으로도 충분하게 여겨졌다.

한창 놀다가 고개를 돌린 성연이 무진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줄곧 성연의 기척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던 무진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왜?”

“내가 본업인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연이 무진을 보며 눈을 깜박였다.

“네가 즐거운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 이 질문을 나에게 할 필요가 있습니까?”

무진이 성연의 머리칼을 흐트러뜨렸다.

성연이 헤 하는 웃음소리로 무진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음을 표현했다.

늦은 시각, 성연이 목욕하러 가며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무진은 아직도 소파에 앉아서 남은 서류들을 처리하는 중이다.

그때 갑작스레 핸드폰 벨 음이 들렸다.

‘이 벨 소리는 성연의 것인데?’

흘깃 한 번 쳐다본 무진은 받지 않았다. 성연이 나오면 전화 왔었다고 알려줄 생각이었다.

핸드폰은 상당히 사적인 물건이다.

무진이 성연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지 않는 까닭은 성연을 존중해 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어쩌다 발신 번호를 흘깃 보았을 뿐이지만 번호가 상당히 낯익었다.

분명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번호가 분명했다.

무진이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앞뒤로 넘기며 연락처를 뒤적였다.

무진의 개인 핸드폰에는 연락처가 많지 않았다.

가까운 사람들만 무진의 개인 번호를 가질 수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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