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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그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

성연은 무진을 따라 함께 차에 올라탔다.

돌아가는 길에 무진이 말했다.

“정말 고 선생님께 큰 폐를 끼치게 됐습니다.”

무진을 말을 듣던 성연이 저도 모르게 입가를 오므렸다.

“천만에요, 당연한 거죠, 뭐.”

강무진에게 승낙한 게 정말 후회되는 그녀다.

하지만 승낙하지 않으면 분명 무진이 의심할 터.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진이 긴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아주 절도가 있어 보이는 동작이 그가 하니 좀 더 귀티가 났다.

무진이 입을 열었다.

“고 선생은 평소 직업이 의사입니까? 나이가 꽤 어려 보이는데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되었겠군요?”

‘평소 말도 별로 없는 강무진이 오늘따라 왜 이리 쓸데없는 말들을 하는 거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절대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지 않는 강무진이다.

‘설마 안금여를 진찰하게 하기 위해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되었다.

성연은 속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무진이 어떤 점을 간파했는지 알 수도 없었으니. 하지만 성연은 참을성 있게 대답해 주었다.

“네, 얼마 전에 졸업했어요. 자그마한 진료소를 가지고 있는데 평소 환자가 많아서 꽤 바쁜 편입니다.”

그녀의 말은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뜻.

‘똑똑한 강무진이 못 알아들을 리가 없겠지.’

당연히 무진은 아주 잘 알아들었다. 더 이상 다른 말은 없이 바로 한 마디만 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도착합니다.”

성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한쪽에 기대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같은 곳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 성연의 심경은 이전과 달랐다.

그녀는 지금 무진과는 잘 모르는 낯선 타인일 뿐이었다.

전날에도 이 차에 앉아 무진에게 애교를 떤 자신이건만.

이건 정말 쇼킹한 반전이 아닌가.

앞에서 운전 중이던 손건호는 성연이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 일부러 먼 길로 돌아서 차를 몰았다.

본시 짧지 않던 여정이 더 길어졌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대해 성연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무진은 눈을 감은 채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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