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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고통에 익숙해지다

연구소 참관이 끝난 후 성연은 무진을 데리고 내실로 들어갔다.

“대표님, 여기 위에 누우세요. 제가 검사할 수 있게요.”

성연이 한 팔을 펼치며 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무진이 누웠다.

성연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의료기기들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입구가 닫히며 의료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체 데이터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성연은 스크린에서 번쩍이는 데이터 변화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 성연의 모습에 연경훈의 두 눈은 경탄으로 반짝였다.

마치 영화를 찍는 것처럼 아주 환상적이었다.

성연의 진지한 옆모습을 바라보던 연경훈은 눈치 있게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옆으로 비켜섰다.

성연을 방해할까 봐 숨을 죽인 채.

좋아하는 사람 앞이니 당연히 알아서 잘해야 할 터였다.

십여 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무진의 검사가 끝났다.

성연은 문을 열자 무진이 일어나 앉았다. 성연의 표정이 좀 굳어 있었다.

“대표님, 체내에 내상이 많이 쌓여 몸이 매우 좋지 않아요.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연경훈 또한 무진의 상태가 그토록 심각할 줄은 몰랐다.

강씨 집안 내부의 복잡한 관계를 생각하면, 보호해 줄 부모가 없는 무진이 잘 지냈을 리 만무한 터.

옆에서 연경훈이 관심 있게 물었다.

“무진 형, 기분이 좀 어때요? 참기 힘들어요?”

좌절감이 느껴졌다. 하필 의학엔 문외한인지라 무진을 도울 아무런 능력이 없었다.

무진은 평소 자신에게 아주 잘해 주었다.

“익숙해졌어.”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 한 마디가 엄청나게 무겁게 들렸다.

무진이 익숙해지기까지 뒤로는 얼마나 병고에 시달렸을지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무진이 결코 쉽게 살아오지 않았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좀 아닌 것 같아 축 처진 모습으로 한쪽편에 섰다.

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을 데리고 밖에 있는 휴게실에 앉혔다. 그리고 자신은 다시 연구실로 들어가며 말했다.

“두 사람은 여기 앉아서 좀 기다리세요.”

연경훈과 무진이 휴게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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