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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왜 거절하는 것일까

순간 성연의 심장이 철렁, 하고 내려앉았다. 무진의 말속에 뼈가 들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연씨 집안에서는 어떤 내색도 보일 수 없었다.

슬쩍 손을 꽉 맞잡은 채 억지로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무진이 직접 찾아온 뜻을 밝혔다.

“그동안 제 할머님의 건강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잘 회복되고 있는지 심히 염려가 됩니다. 의술이 뛰어난 고 선생님이 할머님을 봐 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성연의 입에서 거절의 말이 나왔다.

“요즘 좀 바쁩니다. 일이 많아서 아마 몸을 빼기 힘들 것 같군요. 정말 미안합니다. 강 대표님.”

어쨌든 무진은 오랜 시간 자신과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맞대며 지낸 사람이 아닌가.

자신의 생활 습관과 행동들에 익숙할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안금여라면 더 잘 알 것이다.

또 할머니 앞에서 언제까지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을까.

강씨 집안은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안금여의 건강은 자신이 늘 살피고 있었다.

문제가 있을 리가 없었다.

“고 선생님, 할머님은 제 소중한 가족입니다. 나는 할머님이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원하는 조건이 있으면 뭐든 말씀하십시오. 할머님을 봐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무진이 재차 설득했다.

눈썹을 찌푸린 성연이 또 다시 완곡하게 거절했다.

“할머님의 신체는, 어떤 의료기기든 사용해서 검사해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가서 본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거예요. 제가 볼 수 있는 건 다른 의사 선생님들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시간을 내기 어려워요.”

강씨 집안에 갔다가 온전히 빠져나올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평소의 자신을 잘 알고 그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고 자신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단 말인가?

“고 선생님, 당신이 연수호 어르신을 치료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의술을 믿습니다. 다른 사람은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꼭 고 선생이 가서 도와주길 부탁합니다.”

무진이 진짜 자신에게 부탁하러 온 것 같지 않은가.

성연이 연거푸 거절의 말을 내놓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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