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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어떤 여자가 설레지 않겠어요

성연이 바로 무진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

무진의 눈에 알 수 없는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이 능숙한 동작과 무의식적인 말투는 모두 누군가를 꼭 닮아 있었다.

그러나 그의 손은 계속 가슴을 움켜쥔 채로 있었고 이마에도 식은땀이 배어 몹시 아파 보였다.

성연은 마음이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

즉시 주머니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무진의 입에 물렸다.

약을 먹이자 무진의 통증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무진이 몸을 받치고 일어나 앉았다.

“고 선생은 역시 명의의 제자로 손색이 없군요. 약만으로도 병이 사라지다니.”

차 뒤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란 손건호가 급히 차를 세우고 고개를 돌렸다.

“보스, 괜찮으십니까?”

무진이 손을 휘이 저으며 말했다.

“괜찮으니 계속 운전해.”

손건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성연은 조금 전 무진의 상황에 깜짝 놀랐다.

예전 무진의 곁에 있을 때 무진에게 가슴 통증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었다.

돌발적인 상황에 저도 모르게 긴장한 성연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렸다.

그러나 그녀는 애써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현재 자신의 신분은 송성연이 아니라 고 선생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기억하기에.

성연이 물었다.

“강 대표님은 건강해 보이는데 어째서 갑자기 그러신 건가요? 지병이 있으신가요?”

무진이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

“예, 예전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신체 바탕이 나쁘다 보니 가끔 이런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성연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전에 맥만 짚고도 무진의 몸이 그다지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알지 못했다.

성연은 몰래 속으로 궁리했다. 시간이 있으면 방법을 찾아서 강무진을 검사해 보아야겠다고.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안 돼.’

오래된 상처가 한데 엉켜 있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더욱 심각해질 뿐이다.

무진의 지금 상태는 밖에서 보기에는 아주 좋았다. 하지만 그 안은 꼭 솜 한 덩어리로 채워 넣은 것처럼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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