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381 - Chapter 390

1370 Chapters

제381화 그녀는 너무 사랑스러워

무진과 성연이 영화표를 구매했다.어쩌면 별로 인기 없는 영화인지. 영화관 안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관람객은 영화관의 절반 정도밖에 차지 않았다.하지만 이 정도면 영화 보는 분위기는 충분했다.성연과 함께 영화를 보며 무진은 잘 참았다.미스터리 영화였지만 무진은 그다지 스릴감을 느끼지 못했다.영화 스토리는 시작만 보고도 결말이 어떨지 짐작이 갔다.확실히 영화는 재미없었다.그러나 성연과 함께 있으니 이것도 꽤 괜찮은 느낌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두 사람 사이에 마침내 데이트 느낌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영화는 볼 필요도 없었다. 그저 성연이만 쳐다봐도 아주 눈과 마음이 즐거웠으니까.무진은 아예 턱을 괸 채 성연만 바라보았다. 팝콘을 집어먹으며 스크린을 쳐다보는 성연은 꽤나 진지해 보였다.입안 가득 먹이를 문 햄스터처럼 볼이 불룩한 것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무진이 손가락을 내밀어 그녀의 볼을 폭 찔렀다.고개를 돌린 성연이 왜 그러냐는 듯 눈빛으로 무진에게 물었다.무진이 그녀 앞에 있는 팝콘을 가리키자 성연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팝콘 부스러기가 뺨에 묻은 줄 알고 있는 성연에게 무진이 대신 팝콘을 건넸다.사실, 성연이 너무 사랑스러웠을 뿐이다. 다시 영화에 몰입하는 성연을 본 무진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손을 거두었다.한 시간 반이 흐른 후, 드디어 영화가 끝났다.영화관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잇달아 일어나 나갔다.영화관을 나와서 마지막 남은 팝콘까지 다 먹어 치운 성연이 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영화, 스토리가 별로야. 예고편은 아주 재미있을 것 같더니, 본편은 좀 실망스럽네. 완전 사기야.”처음 영화가 시작될 때 꽤 기대했는데, 막상 보니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다.아주 나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것과의 격차가 좀 심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영화를 본데다 비교적 깔끔한 영화다 보니 나름 괜찮은 경험이었다. “다음에 보고 싶은 게 있으면 평론을 먼저 보고 오자.” 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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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더 이상 무능력한 인간이 아니다

이튿날 깨어나 원기를 완전히 회복한 성연은 늘 그랬듯이 학교로 등교했다.무진은 당연히 회사로 출근했다.자료들을 모두 수집하고 정리한 손건호가 대표실로 들어와 무진을 불렀다.“보스, 곧 회의가 시작됩니다.”고개를 끄덕인 무진이 의자에서 일어나 손건호의 손에 들린 자료를 받아 들고 회의실로 갔다.WS그룹에서는 최근 남성 시계를 새로 출시했다.오늘 아침 회의는 바로 이번 신제품의 홍보모델을 선정하기 위해 열렸다.“총괄대표님…….”무진이 들어오자 자리에 앉아 있던 고위 임원들이 모두 일어나 무진에게 인사했다.예전과 달리 지금 무진은 이미 WS그룹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실권자였다.옆에 앉아서 방청만 할 뿐 아무런 의견조차 낼 수 없던 그 무능한 인물이 아니었다.무진의 능력과 엄청난 수완을 확인한 후, 모두 무진에게 납작 엎드렸다. 무진 밑에서는 어떤 업무도 감히 대충할 수 없었다. 다음 번 자리를 빼야 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닐까 두려워하며 말이다. “앉으시죠.”무진이 담담하게 말하고는 상석에 앉았다. “강 총괄대표님, 이번에 추려본 홍보모델 후보 명단입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 훑어보십시오.” 한 임원이 일어나 전전긍긍하며 손에 든 자료를 무진에게 건네주었다.홍보모델을 선정하는 것 같은 사소한 일은 평소라면 무진도 담당 부서에 맡긴다.이런 일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회사에 남아 있을 필요도 없을 테니까.손 가는 대로 모델후보들에 대한 자료를 넘기던 무진은 그냥 보기만 할 생각이었다.그런데 돌연 소지한의 이름이 명단에 있는 것을 보자 잠시 손을 멈추었다.그런 무진을 본 임원이 입을 열었다.“대표님, 제 생각엔, 이번 신제품의 홍보모델로 소지한 T가 아주 적합한 것 같습니다. 소지한 씨의 이미지와도 아주 잘 어울리고 말입니다.” “고성재도 괜찮아요. 지금 여자애들은 이런 여리여리한 어린 남자애들을 더 좋아합니다. 소지한의 영향력도 물론 크지만 영화에 적합할 뿐이에요. 이런 홍보모델로는 고성재가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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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누가 그의 허리를 굽히게 한단 말인가

회의가 끝난 후, 보스 무진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비서 손건호가 바로 물었다.“보스, 무슨 까닭으로 이런 결정을 하신 겁니까?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소지한은 분명히 작은 사모님과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담담하게 비서를 힐끗 쳐다보며 무진이 대답해 주었다. “적은 가까이.”‘성연이 소지한과의 관계를 자신에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나 혼자 알아보는 수밖에.’소지한의 어디가 그렇게 대단한지 알아볼 참이다.손건호는 곧바로 무진의 뜻을 알아차렸다.‘지금까지 아무 말 안하더니, 지금 보니 우리 보스, 이 일에 엄청 신경을 쓰고 있군.’‘여태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던 거야.’‘아니, 질투심이 폭발한 거, 맞지?’손건호는 공적인 업무를 이용해서 자신의 연적을 정탐하는 보스를 보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만약 예전에 보스에게 이런 말을 말했더라면 틀림없이 자신을 바보 멍청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보니, 역시 세상사 돌고 도니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특히나 사랑이라는 건 너무 심오하지 않은가.WS그룹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성연은 그 시각에 호텔에서 소지한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계속 촬영 중이었다.더 이상 옷을 바꿔 입지 않아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옷을 갈아입었다.여자들은 모두 예쁜 옷을 좋아한다지만, 이렇듯 수없이 갈아입으면서 비로소 알았다.새 옷으로 갈아 입는 일도 육체노동이라는 걸.이번 한 번으로 충분히 겪어봤으니 두 번 다시는 체험하고 싶지 않았다.중간 브레이크 타임에 소지한이 성연이 가장 좋아하는 패션후르츠주스 한 잔을 들고 다가왔다.눈으로 주스를 확인한 성연이 즉시 손을 저으며 말했다.“커피. 정신 좀 차리게.”물론 성연은 버텨낼 수 있지만, 프로 모델이 아니다.그래서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촬영에 영향을 줄까 우려했다.“너무 힘든 거 아니야? 아니면 내일 다시 할까.”소지한이 성연의 어깨를 주무르며 물었다.허심탄회하게 말해서 성연이 촬영한 결과가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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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기회는 원한다고 오는 게 아니야

모두가 서두르는 가운데 속도를 내면서 성연의 촬영이 재빨리 마무리되었다.이제 더 이상 이리저리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된다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소지한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데리러 온 서한기와 같이 성연이 촬영현장을 떠났다.소지한은 사진작가가 찍은 성연의 사진을 넘겼다.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이 모두 아름다웠다.어느 각도에서든, 어떤 조명 아래 찍은 것이든 모두 다 훌륭했다.어떤 모델들을 세웠을 때보다 만족스러운 사진들이었다.성연이 할 생각을 안해서 그렇지 하기만 했다하면 이렇듯 사람을 놀래킨다.소지한은 촬영 현장에 남아서 아주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사진들을 살폈다.그런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소지한의 모습을 본 매니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이 사진들, 도대체 하루에 몇 번이나 보는 거야? 이제 그만 봐, 할 말이 있으니까.” “예술을 감상할 줄 몰라.”가볍게 코웃음을 친 소지한이지만 매니저가 일이라고 말하자 그대로 사진을 내려놓았다.매니저가 곧장 말했다.“WS그룹에서 신제품 홍보모델로 널 쓰고 싶대.”WS그룹의 제품은 업계에서 알아줄 만큼 최상의 품질을 자랑했다. 수많은 스타들이 WS그룹의 홍보모델이 되려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실정이다.일단 WS라는 꼬리표를 달기만 하면 이후 어느 방면에서든 그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고 보면 된다.이건 소지한에게도 좋은 기회였다.소지한이 비록 대단한 영화 배우이지만 WS그룹과의 콜라보가 더해진다면 그의 위상이 더 높이 올라갈 건 자명하다.매니저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멋대로 혼자 결정을 내리지 않고 소지한의 의견을 물으러 왔다.그러나 그가 바로 확답을 하지 않자 매니저가 긴장하기 시작했다.“아이고, 조상님들, WS그룹이라는 이 이름, 더 이상 내가 말할 필요도 없이 너도 잘 알 테지. WS는 정말 명품 중의 명품이야. 만약 이번에 콜라보를 하기라도 한다면, 이후 작품은 완전 네 마음대로 고르는 거야.”“설마 지금은 아니지?” 소지한이 눈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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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자신을 생각해서 챙길 줄도 알고

손건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마음속으로 군시렁거렸다.예전의 보스는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도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짐작이긴 하지만, 결국 작은 사모님 때문이겠지? 소지한이 돌연 결정을 번복할까 걱정인 거겠지.비록 이렇게 속으로 투덜거리지만, 손건호는 착실히 야근을 할 것이다.그날 밤, 회사에 남은 손건호는 밤새 계약서를 작성했다.무진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9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었다.요 며칠 바쁘다 보니 집에서 성연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집에 돌아오자 집사가 바로 마중을 나와 무진의 손에 든 외투를 받았다.“도련님, 따뜻한 국물 요리 좀 드시겠어요? 저녁에 준비한 국이 아직 따뜻할 겁니다. 작은 사모님이 도련님 오시면 드리라고 특별히 남겨 두신 겁니다.”집사의 말을 듣던 무진이 동작을 멈추었다.“정말 그녀가 나에게 남기라고 한 겁니까?”“네, 도련님 요즘 많이 힘드시다고 돌아오시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수도 있으니 좀 데워 놓으라고 작은 사모님이 당부하셨습니다.”무진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본 집사는 성연이 오면서 무진에게 많은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했다.자신들 같은 노인네들은 그저 그 변화에 기쁘고 위안이 되었다.“그러죠.” 무진어 말투는 차분했지만, 말을 하며 올라간 입 꼬리는 더 이상 내려오지 않았다.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보아하니, 그동안 성연에게 잘해 준 게 헛된 게 아닌 듯하다.‘요것, 인제 날 생각해서 챙길 줄도 아네.’무진이 거실로 가서 성연의 모습을 찾았다.평소에 자신이 돌아오면 늘 호들갑스러운 성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어째 오늘은 아주 조용했다.무진이 이상하다는 듯이 집사에게 물었다. “집사님, 성연이는요?”“작은 사모님은 조금 전까지도 여기서 게임을 하고 계셨습니다.” 집사도 멍한 표정을 지었다.‘방금까지 여기에서 봤는데…….’안으로 더 들어간 무진이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성연의 모습을 보고 순간 마음이 녹았다.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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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적을 가벼이 생각하다

다음날, 무진이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해서 사무실에 앉자마자 손건호가 들어와서 보고했다.“보스, 소지한 배우가 도착했습니다.”밤새 계약서를 서둘러 작성하느라 손건호의 눈엔 잠기운이 어렸다.그러나 무진 곁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이런 고강도의 업무에 이미 적응한 상태였다.무진은 수중의 일을 놓고 바로 접대실에 가서 소지한을 만났다.두 다리를 꼬고 긴 다리를 곧게 탁자 옆까지 쭉 뻗은 채 보스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소지한은 WS그룹이라고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이들의 제안에 승낙할 것이지만 직접 와서 보고 싶기도 했다. 자신들의 보배인 성연의 약혼자가 어떤 인물인지.소문이 썩 좋지 않은 이 강씨 인물은 우리 보배단지에게 어울리지 않을 게 분명했다.소지한의 눈에 그저 부족하다 뿐이겠는가? 그야말로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정도였다.‘이런 인물이 어떻게 우리 보배단지와 함께 있을 수 있단 말이야?’그런데 이 강무진이라는 인물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달랐다.블랙 슈트 차림의 강무진은 큰 키를 가지고 있었으며, 냉엄해 보이는 얼굴은 여느 스타들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특히 저 검은 눈동자는 위압감마저 들 정도다.소지한의 표정이 다소 가라앉았다. 강무진이 내뿜는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었다.심지어 자신의 포스보다 은근히 더 강하게 느껴졌다.소지한은 정색을 했다. 자신이 ‘적을 가벼이’본 것이다.무진은 소지한의 표정 변화를 못 본 척했다.강무진이 걸어오며 두 사람은 관례적인 인사말을 나누었다.“소 배우님, 반갑습니다.” 무진이 먼저 인사를 했다.어쨌든 호스트로서 사람을 그냥 못 본 채 할 순 없으니까.이 콜라보도 자신들이 먼저 제안한 거니까.허세를 부리거나 신중한 것도 때가 있었다. 무진은 그 점을 아주 잘 파고 들었다.소지한도 의례적인 미소를 지었다.“강 총괄대표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그의 이 웃음은 조금도 진실해 보이지 않는 것이 딱 봐도 직업적인 거짓 웃음이다.물론 연예계에 몸담은 이라면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할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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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연적의 도발

소지한이 웃으며 말했다.“그것뿐인가요? 나는 또 우리 성연이와의 관계 때문인 줄 알았죠.”그는 고의로 성연의 이름을 꺼냈다. 무진이 성연에게 신경 쓰는지를 보고 싶었다.성연이 멍청하게 빠져서 이용당하지 않게.성연은 여러 면에서 확실히 강했다.하지만 감정면에서는 여전히 백지 같았다.성격은 또 너무 곧았다.다른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 앞으로 성연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을까 봐 걱정될 뿐.그래서 마지막에 성연과 무진이 맺어지고 말고는 상관없다.우선 강무진의 인품을 볼 것이다.소지한의 입에서 친근한 호칭이 나오자 무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우리 성연이?”별 내색하지 않고 소지한을 힐끗 보았다.“너무 많이 생각하시는군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 소지한 씨와 제가 계약을 하는 것은 당신의 인기와 대중적인 영향력 때문이지, 다른 것과는 일체 상관없습니다. 소 배우님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 건 설마 제시한 계약금이 다른 어느 곳보다 높기 때문 아닙니까?”표면적으로는 아무리 평온한 듯 굴어도 무진 자신은 알고 있었다. 지금 그의 마음에 얼마나 거센 파도가 치고 있는지.설령 자신과 성연이 꽤나 친밀하게 지낸다 하더라도 때때로 느껴진다. 성연의 마음 속까지 닿을 수 없음을.두 사람 사이에는 항상 골짜기가 가로놓여 있는 듯했다. 지금까지 저렇게 조금도 거리낌 없이 성연을 부를 정도로 친밀한 적은 없었다. 항상 가까이 다가가길 시도했지만 때로는 성연의 뒤로 물러나는 모습 때문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그는 성연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소지한처럼 언제 어디서든 저런 다정한 호칭을 부르는 일은 무진과 성연 사이에는 없었다.소지한이 고의적이든 아니든 무진은 그의 감정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느꼈다.옆에 서 있던 손건호는 자기 보스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았다.그런 미세한 차이를 손건호는 구별할 수 있었다.소지한도 인물이긴 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기 보스의 감정을 이처럼 요동치게 하다니 말이다. 처음이었다.손건호가 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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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보통 관계가 아니야

두 사람의 손은 닿자마자 떨어졌다. 시선은 허공에서 잠시 만났다 비켜갔을 뿐.그런데 왜 두 사람 사이에 총탄 냄새가 작렬하는 느낌인지 알 수가 없다.옆에 있던 매니저는 경직된 분위기를 느꼈다.상황을 지켜보다 얼른 나와서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해 두 사람 사이를 막아섰다.결국 그런 착각마저 들었다. 만약 보지 않으면 곧장 달려들어 싸울 것 같은 두 사람이다.매니저가 중간에 끼어들어 말했다.“우리 소 배우의 능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강 대표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촬영 끝내주게 잘 할 겁니다.”말하면서 매니저는 계약서를 소지한 앞에 밀었다.소지한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매니저는 어쩔 수 없었다.아, 연예인들이란. 정말 데리고 다니기가 힘들다.그는 서서히 소지한에게 다가가 그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를 가는 듯한 말투였다.“이봐, 조상님. 우리가 돌아가서 소란을 피우면 안 될까? 여기는 남의 본거지에서 이길 것 같아? 아니면 이 일 접고 싶어?” 간단히 말해서, 비록 소지한이 엄청난 스타이긴 해도 북성에서 WS그룹과는 상대가 안되는 것이다.현재 그들의 능력으로는 눈에 찍혀서 좋을 게 없었다.소지한도 일의 경중과 완급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정도로 거의 충분했다.앞으로 WS그룹에서 촬영하면서 강무진과 맞붙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소지한이 후한 조건을 받아들이며 계약서를 받아 ‘쓱쓱쓱’ 두 세 번 이름을 쓰는 것으로 사인을 마쳤다.서로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서류는 모두 1식 2부였다.소지한은 다른 한 부를 가져가고 서명한 몫은 무진에게 남겨주었다.계약을 체결한 후 소지한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썼다.입구에 도착한 소지한이 잠시 멈추었다가 고개를 돌려 무진을 향해 말했다.“그럼 강 대표님, 앞으로 즐겁게 협력하기를 바랍니다.”그는 자신이 할 말만 하고는 무진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무진이 몸을 움직였다.접객실의 통창 앞으로 걸어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매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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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또 살살 비위를 맞추는 거야

성연은 마침 수업 시간이다.휴대전화를 꺼내 소일거리 삼아 게임이나 한 두 판 하려는데 소지한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바로 전화를 받고 책상에 엎드렸다. 목소리도 약간 나른했다.“무슨 일이야?”차 안에서 소지한은 길다란 다리 두 개를 옆으로 벌리고 앉아 있었다.이 차는 특별히 그의 키에 맞추어 개조한 것이다. 그래서 1미터 80이 훌쩍 넘는 몸이면서도 차에 앉아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다.그는 여유로운 자세로 말했다.“내가 오늘 홍보모델 제의를 받았는데, 어느 회사인지 알아맞혀 봐?”그의 말투에는 웃음기가 배어 있다. “말 안 할 거면 끊어.” 성연은 알아서 추측할 마음이 없었다.소지한을 위해 촬영하는 동안 지칠 대로 지쳤다.지금도 허리가 시큰거리고 등도 아프다.가까스로 모처럼 느슨한 시간이 생겼으니 성연은 무조건 쉬고 싶을 뿐이다.그런 일들 따위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수수께끼 놀이 같은 그런 무료한 게임을 할 마음이 없었다.“계집애, 너 나한테 정말 조금도 예의를 안 지켜.” 소지한은 웃으며 어쩔 수 없이 또 받아들였다. “우리 둘 중에 누가 누구에게야? 내가 너한테 진짜 말하는데. 나 지금 졸려. 너 말 안 하면 진짜 끊을 거야.” 성연이 하품을 했다.요 며칠 너무 피곤해서 동분서주하면서 연극 일도 병행해야 한다.이럴 시간이 있으면 성연은 잠을 보충하는 데만 쓰고 싶고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는 일이 너무 많았다.소지한도 뜸을 들이지 않았다. 정말 성연을 화나게 할까 봐 바로 말했다.“WS그룹 신제품의 홍보모텔이야. 강무진이 일부러 나를 찍은 건 탐색하기 위한 의도라고 생각해. 이번 광고 촬영은 숨길 수 없을 거야.”강무진, 이 사람은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지난번 기사가 터졌을 때부터 그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단지 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을 뿐.무슨 연유로 강무진이 갑자기 떠보려는지는 알 수 없다.결론은 성연과의 연결을 끊을 수 없다는 것.갑자기 할 말을 잃은 성연이 이를 갈며 말했다.“너 정말 나에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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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나는 이미 임자가 있는 사람인데

저녁. 오늘은 무진이 일찍 퇴근했다.집에 돌아와서 성연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두 사람이 같은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동안, 성연은 때때로 그를 여러 번 쳐다보았지만, 무진이 매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느껴졌다.그녀는 정말 무진이 화났다는 걸 조금도 분간할 수 없었다.아예 지금 음식이 올라오기도 전에 성연이 눈을 깜빡이고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배 고파요? 내가 주방에 다시 재촉하러 갔다 올까요? 저녁에 침을 좀 맞고 목욕을 해야 해요.”무진이 말이 없으니 그녀가 먼저 나서서 무진의 기분이 어떤지 알아볼 수밖에.무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만약 무진이 성연에게 물어보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무진이 이처럼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모습은 그야말로 사람을 더 당혹스럽게 했다.사실 성연이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왠지 모르게 무진이 화가 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무진이 눈을 들어 성연을 한 번 쳐다보았다.평소 성연은 자신에 대해 이런 것들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그러니 그녀의 목적은 뻔했다. 살살 구슬리면 아무 문제없을 거라는 생각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무진은 저도 모르게 속으로 의심했다.‘지금 속에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 거 아냐?’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혹시 무슨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라도 한 거야?”무진이 먼저 물어보자 성연이 떠보듯이 물었다.“아저씨 회사, 신제품 홍보모델로 소지한을 섭외했다고 들었는데, 혹시 소지한 앞길 막으려고 그런 건 아니겠죠?”성연은 소지한의 일에 대해 좀 신경을 썼다.소지한은 연예계의 활동만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었다.그러나 소지한이 연예계에서 현재의 위치까지 도달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게다가 소지한은 연기를 아주 좋아한다.성연은 소지한의 창창한 앞날이 자신 때문에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북성에서 강무진은 그야말로 막강한 존재라 할 수 있었다.설사 소지한 같은 영화계 대스타라 하더라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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