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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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어디 가서 당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

무진이 얼른 피했다. 기세를 잡은 성연이 바로 이어 손발을 같이 움직였다. 무진도 그녀와 합을 맞추어 움직였다.성연의 동작이 너무나 갑작스러워 미처 방비하지 못한 무진은 겨우 손으로 막아냈다.그러자 팔에 가해지는 엄청난 진동으로 저려왔다.‘이 발차기, 정말 힘이 넘치는군.’‘분명히 오랜 시간 단련된 거야.’성연 또한 쫓아온 사람이 무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얼른 뻗었던 다리를 내렸다.무진이 팔을 주무르며 따졌다.“송성연, 약혼자를 죽이려는 거야?”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성연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누가 나에게 나쁜 짓을 하려는 줄 알았다고요.”무진이 소리도 내지 않고 성연의 뒤로 다가간 것은 순전히 그녀를 놀래키고 싶었을 뿐이다. 결국 본인이 놀랐지만 말이다.무진은 성연의 앞에서 담담하게 말했다.“너 방금 그 발차기 좋았어.”성연이 황급히 대답했다.“예전에 시골에 있을 때, 태권도와 해동검도를 잘하시는 이웃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셔서 좀 따라 배웠어요.”성연은 강씨 집안의 실권자로서 다리를 다치기 전에는 무진도 호신술을 상당히 익혔을 거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실력 또한 분명 나쁘지 않을 것이다.자신의 발차기 때문에 무진이 뭔가 눈치를 챌까 걱정이 된 성연이 즉시 해명했다.하지만 무예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방금 성연의 발차기는 전문 훈련을 받은 무예인만이 할 수 있는 각도와 힘이라는 걸.무진의 얼굴에 순간 깨달은 듯한 표정이 떠올랐으나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나는 진짜 모르겠네,”만약 더 계속하다간 진짜 무진은 뭔가를 발견할 지도 모른다.지금 그는 이미 반신반의하는 태도였다.성연이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아, 맞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구석진 한적한 곳을 골랐다.하지만 학교의 최대 후원자인 무진이 북성남고에 올 때면 앞뒤로 분명 수행하는 사람이 붙었을 터인데 말이다.무진이 혼자 올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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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어

더 이상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성연을 본 무진 또한 성연이 속상한 일을 일부러 들추고 싶지 않았다.성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괜찮아, 이미 다 지나 갔어. 뭐 먹고 싶어? 가자.”머릿속에서 먹고 싶은 걸 생각한 성연이 손가락으로 꼽으며 말했다.“베이징오리구이 먹고 싶어요. 지난번에 먹었던 해물죽도 괜찮았는데. 또 매콤한 마라탕과 꼬치를 먹고 땀을 푹 내면 엄청 시원할 것 같아요.”성연이 말한 요리들은 분명 모두 제각기 다른 식당의 메뉴들이었다.그러나 무진은 별다른 말 하지 않았다. 귀찮아 하지도 않았고.그저 부드러운 음성으로 가볍게 말했다. “그러자.”무진이 다가가서 성연의 손을 잡았다. 성연도 거부하지 않은 채 순순히 무진과 나란히 걸었.손을 잡고 있는 두 사람의 동작은 아무리 봐도 무척이나 다정했다.그러나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여시화가 보았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기분이 좋지 않았던 여시화는 기분을 좀 풀고 싶은 마음에 가산에 올라와 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성연을 보게 된 것이다.가산의 바위 틈 사이에 숨어서 성연이 여기 와서 뭐 하는지 볼 생각이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무진이 온 것이다.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더니 손을 잡고 떠났다.여시화는 그들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니 두 사람의 표정은 아무리 봐도 남매 같지 않았다.이거 송성연이 자신에게 찾아준 핑계거리가 아닐까?핸드폰을 잘 챙긴 여시화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이번에야 말로 정말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송성연, 설마 이번에도 도망갈 수 있을까?’‘어쩜 그리 청순한 이미지로 사람들을 모두 속이고 있는지.’ 성연과 무진이 떠난 뒤 학교 강당에서는 시상식이 열렸다.성연의 연극동아리가 일등을 했다.회장은 솔직이 너무 기뻐하지는 않으려고 했다.하지만 무대에 올라 상을 받을 차례가 되자 모두들 서로 밀어대고 난리였다.눈도 채 못 뜬 모양의 회장은 어찌 그리 무기력한지.회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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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차마 듣기 민망한 말들

이튿날 학교 게시판에는 성연과 무진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두 사람의 친밀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린 게시물 작성자는 악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게시판에는 모두 성연을 비방하는 말들로 가득했다.게시물 주인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송성연은 정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앞에는 진우진, 뒤에는 또 학교 이사장을 끼고 있으니 말이죠. 재단 이사장이 대부호이니 명단에 올리고 싶었나?]이후 성연은 허영심에 가득 찬 인물로 전교에 소문이 짝 퍼졌다.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서로 각자의 주장을 고집했다. 그 와중에도 많은 학우들이 성연의 편에서 말하기도 했다.[나는 송성연이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 함께 지낸 사람들은 모두 알아. 송성연은 정말 괜찮은 애야.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한단 거야.][위에서 송성연을 위해 합리화하는 애는 누구야? 송성연은 돈만 밝히는 쓰레기에 불과해. 정말 징그러워.][쯧쯧, 생각할수록 무섭다. 너희들 제발 생각이라는 걸 좀 해. 송성연은 얼마 전에 시골에서 전학왔어. 그런데 어떻게 학교에서 그렇게 제 마음대로 날뛸 수 있었겠어? 뒤에 저렇게 든든한 백이 있었던 거야. 한 번에 한 사람씩 꼬드기는데 확실히 우리가 어떻게 건드릴 수 있겠어?] [그렇게 말하니 꽤 일리가 있는 것 같지만, 송성연이 정말 재능이 뛰어나다는 건 왜 말 안해? 들으니 연극반에 큰 위기가 있었을 때 모두 송성연이 나서서 해결했대.][재능이 있으면 뭐 어쩌라고? 가치관이 잘못된 사람을 이렇게 치켜세우다니 정말 무섭다.]비록 성연의 입장에서 말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성연을 비방하는 글들이다.교실로 가는 계단에 걸터앉은 여시화는 휴대폰으로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며 웃음을 지었다.며칠 이래저래 농간을 부리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일이 하나 생겼다.핸드폰을 쥐고 있는 여시화의 눈에 웃음이 한가득이다.‘사람들에게 보여줄 거야. 송성연이 어떤 인간인지.’‘특히나 진우진이 성연의 정체를 알게 되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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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불구대천의 송성연

오전 중에 소문은 이미 전교에 다 퍼졌다.거의 모든 사람들이 성연의 행적을 알게 된 셈이다.자신의 목적이 이미 달성되었다는 생각에 여시화는 즐거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주시한 채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드디어 지난 번의 수모를 갚을 수 있게 되었다.성연은 늘 자신과 맞서려고 했다.자신의 모습은 돌아보지도 않고서!점심때 식당에서 여시화와 가까이 지내는 여자애들 몇이 성연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새 이사장을 꼬시다니, 송성연 정말 대단한 능력이야. 어린 나이에 벌써 이렇게 타락해서는 원, 쯧쯧."“난 진즉 알아봤어. 송성연, 행실이 단정하지 않은 애라는 것 말이야. 매일 쟤 엉덩이를 쫓아다니며 ‘여신’이라고 하는 애들 도대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아마도 말이지, 다들 송성연 외모에 현혹된 게 아닐까? 이제 소문이 다 났으니 송성연 명성도 구려지겠지. 그래도 송성연 옹호하는 애들이 있을까?”“시화야, 너 이번 계획 정말 절묘했어. 아이들에게 진상을 제대로 보여주다니.”“나는 단지 사실을 밝혔을 뿐이야.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어.” 여시화의 입 꼬리는 올라가서 내려오질 않았다.여자애들의 말을 들으니 여시화는 마음이 편안해졌다.‘송성연은 예쁘긴 하지. 그래서 예쁘면 뭐? 어차피 행실이 나쁜 더러운 x일뿐인데.’마침 성연도 밥을 먹으러 식당에 왔다. 여시화의 친구들이 성연을 보고는 고의로 음성을 높여 떠들어댔다.듣고 있던 성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 ‘잠자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려? 지금 날 무슨 물러 터진 홍시 취급하는 거야?’식판을 들고 지나가던 성연이 일부러 그 앞에서 넘어지는 척 비틀거리는 순간 식판이 날아갔다.그리고 아주 교묘하게 떨어지며, 식판에 담겼던 음식, 국이 한창 떠들어대던 여자애들에게로 쏟아졌다.식당 안이 난데없는 비명 소리로 가득했다.그 자리에서 멍청하게 보고 있던 여시화는 순간 놀라 얼어버렸다.그리고, 여시화는 자각하지 못했다. 흘러내린 국이 그녀의 화장을 싹 지워버리며 원래의 얼굴을 여실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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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클래스 퀸이 추녀로 변하다

성연이 고의로 그랬다고 생각한 여시화는 화가 치밀었다.어찌 그토록 공교롭게 자신들에게 떨어트릴 수 있단 말인가?그러나 성연의 사과 태도는 아주 진지해서 진심으로 보였다. 식당에 있던 아이들 대부분이 성연의 말을 믿는 것 같았다.음식물 냄새가 여시화의 몸을 뒤덮었다. 흘러내리는 국물과 피부에 달라붙은 끈적한 기름기로 견디기가 힘들었다.그제야 여시화는 자신을 보고 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눈치챘다.자신을 보는 표정들이 뭐라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웠다.여시화가 눈썹을 찌푸렸다.‘얘네들 눈빛이 왜 이래?’성연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저……여시화, 네 속눈썹이 떨어졌어. 그리고 쌍꺼풀 스티커도 사라졌어.”여시화 본인은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모를 것이다.미적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 줄 알았기에 성연과 그렇게 대립각을 세웠을 터.성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대경실색을 한 여시화가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달아났다.화장 아래 자신의 모습은 자신만이 알고 있었는데.‘눈에 띄면 정말 큰일이야.’‘그동안 어렵게 유지해 온 이미지도 끝이야.’여시화는 자신의 동작이 이미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여시화보다 더 빠른 손이 있었다. 누군가 여시화의 본 얼굴을 게시판에 올렸다. 합성도, 필터링도 없이. 화장이 지워진 여시화의 피부는 커다란 모공에 얼룩덜룩했다.그리고 가짜 쌍꺼풀에 주근깨투성이 볼이라니.이 모습을 이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전혀 다른 사람이다.예쁜 여시화의 얼굴은 완전히 화장발이었다.정말 많은 사람들을 속였다.심지어 여시화를 따라다니던 애들도 속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저 수줍어하는 얼굴에 속았다는 생각만 해도 먹은 음식을 토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 여시화도 정말 만만치 않아.][화장 솜씨가 거의 입신의 경지야. 평소 여시화가 저 얼굴로 거들먹거리던 모습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지금 한 대 얻어 맞은 거 맞지? 그것도 정말 시원하게 말이지.][이게 바로 너네들이 말하는 여신이야. 아이고, 이게 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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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원한으로 가득 차다

성연은 처음엔 그저 여시화에게 따끔한 맛만 좀 보여줄 생각이었다.여시화의 악취 나는 입을 좀 씻겨주고 싶을 뿐.동시에 자신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걸 여시화에게 알려 줄 생각도.하지만 이런 결과가 될 줄은 몰랐다.성연은 매우 만족했다.오후 내내 여시화의 추악한 이중성에 대한 소문이 성연의 것을 이미 덮어버렸다.여시화의 본 모습이 폭로되자 다들 이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에 반해 성연에 관한 소문들은 이미 언급할 가치가 없는 듯 보였다.심지어 어떤 애들은 성연의 얼굴을 게시판에서 대조까지 했다.역시 노 메이크업, 노 필터. 그 결과, 여시화는 송성연과 비교도 되지 않음이 증명되었다.성연은 평소 화장품을 좀 하는 편이지만 학교에 있을 때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깨끗하고 보드라운 피부는 아무리 확대를 해도 모공 하나 보이지 않았다.정말 여자애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피부결이다.두 장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성연은 마치 하늘의 밝은 달과 같다. 그러나 여시화는 한줌의 흙 같이 느껴질 정도이니. 마치 존재의 이유가 바로 성연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인 듯하다.하지만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많았다.[이런 피부가 진짜 존재한다고? 게시자가 함부로 만들어 낸 거 아냐?][내 말이. 조작한 것 같지 않아? 지금 이런 피부를 가진 건 아마 아기들뿐일 걸?][근데, 너무 비교 되지 않아? 여시화가 이렇게까지 추해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성연을 의심하는 글도 게시판에 보였다.결국 성연의 짝이 나섰다. 게시판 아래에 실명을 까며 글을 올렸다.[나는 송성연의 반 짝지다. 매일 이런 미인과 같이 지내다 보니 정말 내가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진짜 내가 증인이다. 송성연의 피부는 정말 너무 섬세하고 보드랍다. 사진에 보이는 피부 상태보다 훨씬 더 좋다. 매일 미인의 옆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너희들도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송성연은, 진짜 타고난 미인이다. 화장으로 만든 여시화의 미모는…… 일초면 원래 대로 돌아가 버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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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내가 손을 쓸까

저녁에 수업이 끝나자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성연이 학교를 나왔다.늘 하던 대로 학교 근처 구석에 세워진 승용차로 갔다. 오늘도 운전기사가 골목 입구에서 성연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성연은 차문을 열고 강씨 집안의 승용차에 올라탔다.묵묵히 성연의 뒤를 따라 가던 진우진이 이 장면을 보았다.진우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처음부터 그 소문을 믿지 않았던 그는 좀 늦었지만 확실하게 말하려고 성연을 따라온 것이다.자신은 성연을 믿는다고.그런데 송성연이 고급승용차에 타는 걸 직접 눈으로 목격한 것이다.진우진의 집안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서 자연히 알았다. 저 승용차는 결코 돈이 있다고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송성연이…….’진우진이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송성연이 돈을 쫓는 여자애라는 소문은 처음부터 사실이었다.그는 속으로 분개했다.‘애초에 내가 눈이 멀었지.’‘어떻게 저런 아이를 좋아했을까?’사실 성연은 자신을 뒤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진우진은 너무 숨기지 않았다. 성연이 이 정도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요 몇 년 동안 헛수고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성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차를 타고 떠날 때 진우진이 기둥 뒤에 숨어 있는 것도 보았다.여전히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진우진을 알게 되면서 이렇게 귀찮은 일들이 생길 줄 진즉 알았더라면차라리 진우진이라는 애와 알고 지내지 않았을 것이다.여시화는 진우진을 좋아하면서도 감히 말 못하고 있다가 결국 자신에게 분풀이한 게 아닌가.그 화풀이를 자신이 감당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과 진우진 사이에 뭐가 있다고.진우진이 자신을 게시판에 올라온 소문 그대로라고 믿는다 해도 상관없었다.처음부터 진우진과는 친하지도 않았으니까.성연의 눈에는 진우진은 게시판의 그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어쩌면 진우진은 자신에 대해 아주 아주 약간 감정이 있을 지도 모른다.하지만 마침 이런 모습을 보았으니 진우진을 단념시킬 수도 있을 터.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다.성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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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무진에게 사고가 나다

성연의 대답에 무진은 속으로 좀 실망했다.‘이 아이는 여전히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아.’그러나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을 먹은 후 무진은 서재로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성연이 늘 그렇듯 게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천둥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우르릉 쾅쾅, 우르릉 쾅쾅.” 천둥과 번개가 소리가 꽤나 대단했다. 마치 폭우가 쏟아질 듯한 기세였다.성연은 개의치 않았다. 이런 천둥소리는 성연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잠시 놀다가 지친 성연이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뛰어난 수면의 질을 가진 성연은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중간에 깨지 않을 것이다.막 달콤한 수면을 취하고 있던 성연이 한참동안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다.성연이 눈을 가늘게 떠서 보니 그제야 평소 자신의 곁에서 자고 있어야 할 무진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성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일어나 문을 열었다.집사와 손건호가 문 밖에서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성연이 일어나 나오는 것을 본 집사가 얼른 말했다.“사모님, 어서 가서 도련님 좀 봐 주세요. 사고가 있었습니다.”당황한 성연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 무진은 멀쩡했다. 성연과 게시판 이야기도 나누었고.그런데 집에 멀쩡히 있다가 어떻게 사고가 난다는 말인가?그러나 집사와 손건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본 성연의 눈도 초조함 기색을 띠기 시작했다.성연은 곧바로 집사와 손건호를 따라 서재로 달려갔다.그런데 서재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 문 앞으로 다가가니 안에서 물건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무언가 쓰러진 것 같았다.성연의 눈에 의아함이 들어찼다. 손을 들어 힘껏 문을 두드렸다.“무진 씨, 무진 씨. 괜찮아요? 어서 문 열어요.”서재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무진은 대답이 없었다.상황이 이상함을 느낀 성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성연을 쳐다보던 손건호는 이 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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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아주 비정상이다

“그 당시 아직 어렸던 보스가 부모님이 외출하시지 못하게 말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대표님과 사모님은 집을 나서셨지요. 그 후, 비가 오는 밤은 보스의 발작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다만, 사모님이 오신 이후로 한동안 발작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오늘 밤 다시 발작이 시작…….”손건호의 안색이 완전히 굳어 있었다.무진은 부모님의 비행기 사고 과정에 함께 있지는 않았지만,비가 오는 밤이면 늘 그 장면을 떠올리게 되었다. 부모님의 사고 소식이 그에게 준 타격은 두말할 것 없이 치명적이었다.요 몇 년 동안 줄곧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왔지만 끝내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줄곧 힘들게 버티며 고통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성연이가 온 이후 무진은 힘들게 고통을 참을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성연으로 인한 효과가 예상치 못하게 효력을 잃은 듯했다.손건호의 설명을 들은 성연의 안색도 그리 좋지 않았다. 손건호를 돌아본 성연이 물었다.“심리 상태가 안 좋은 걸 알면서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예요? 비상 키 가져오세요.”성연도 어떤 때는 심리적인 고통이 신체적인 상처에 의해 더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무진은 지금,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중이었다.아마 그는 부모님의 비행기 사고가 발생했던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을 것이다.부모님이 자신 앞에서 죽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지켜보고 있을 게, 가히 짐작되었다.성연의 말을 들은 집사가 대답했다.“작은 사모님, 우리에겐 예비용 키가 없습니다. 이 서재는 도련님만 열쇠가 가지고 계십니다. 이 자물쇠도 특수 제작된 것이라 부수기 어렵습니다.”무진은 자신의 상황을 알게 된 후 스스로 이런 환경을 만들었다.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까 봐 방에 자신을 가두는 선택을 한 것이다.발작이 끝나면 무진은 거의 죽다 살아난 상태였다. 서재도 완전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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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가까이 오지 마

옆에서 무진의 반응을 관찰한 성연은 확실히 무진이 발작한 것이 맞았다.눈동자가 탁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평소의 깊고 까맣던 눈동자에 붉은 핏발이 가득 맺혀 있었다.무엇보다 체격이 큰 무진은 흡사 미쳐 날뛰는 야수처럼 무서워 보였다.누군가 들어온 것을 눈치챈 듯 했으나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무진의 감각 기관이 모두 닫힌 듯하다. “저리 가, 나가, 꺼져!”목이 쉬도록 고함을 지르는 모습이 부모형제도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이다.성연이 천천히 다가갔다.맥을 짚어 봐야지 무진이 어떤 상태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터.성연이 이곳 엠파이어 하우스에 온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무진의 발작은 처음 보았다.그런데 예상치 않게 무진이 비수 같이 날아들어 성연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한순간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고 있던 성연을 무진이 온몸으로 압박했다. 무진의 힘이 너무 세서 성연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었다.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다행히도 그때 성연을 혼자 내려 보낸 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손건호가 따라 내려왔다.이 장면을 보는 순간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만약 자신이 성연에게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을 무진이 나중에 알게 된다면 자책감으로 괴로워할 것이 분명했다.손건호는 지체없이 달려가 무진을 성연에게서 떼어놓았다.그러자 다시 숨을 쉬게 된 성연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성연은 즉시 과감하게 무진의 뒷목을 쳐 기절시켰다.손건호가 물었다.“사모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요, 손 비서님. 어서 무진 씨를 데려다 침대에 눕히죠.”후들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일어난 성연이 호흡을 가다듭었다.계속 걱정이 된 손건호는 무진을 부축해서 문을 열면서 의사에게 무진을 보이려 했다.무진의 발작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 의사에게 연락하도록 지시했던 것이다.의사가 앞으로 나와 무진의 상태를 보려고 했다.그러나 성연이 가로막았다.“가까이 오지 마세요.”의사가 머뭇거리며 고개를 돌려 손건호를 보았다.손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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