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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가까이 오지 마

옆에서 무진의 반응을 관찰한 성연은 확실히 무진이 발작한 것이 맞았다.

눈동자가 탁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평소의 깊고 까맣던 눈동자에 붉은 핏발이 가득 맺혀 있었다.

무엇보다 체격이 큰 무진은 흡사 미쳐 날뛰는 야수처럼 무서워 보였다.

누군가 들어온 것을 눈치챈 듯 했으나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무진의 감각 기관이 모두 닫힌 듯하다.

“저리 가, 나가, 꺼져!”

목이 쉬도록 고함을 지르는 모습이 부모형제도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성연이 천천히 다가갔다.

맥을 짚어 봐야지 무진이 어떤 상태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터.

성연이 이곳 엠파이어 하우스에 온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무진의 발작은 처음 보았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무진이 비수 같이 날아들어 성연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한순간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고 있던 성연을 무진이 온몸으로 압박했다.

무진의 힘이 너무 세서 성연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었다.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

다행히도 그때 성연을 혼자 내려 보낸 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손건호가 따라 내려왔다.

이 장면을 보는 순간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

만약 자신이 성연에게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을 무진이 나중에 알게 된다면 자책감으로 괴로워할 것이 분명했다.

손건호는 지체없이 달려가 무진을 성연에게서 떼어놓았다.

그러자 다시 숨을 쉬게 된 성연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성연은 즉시 과감하게 무진의 뒷목을 쳐 기절시켰다.

손건호가 물었다.

“사모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요, 손 비서님. 어서 무진 씨를 데려다 침대에 눕히죠.”

후들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일어난 성연이 호흡을 가다듭었다.

계속 걱정이 된 손건호는 무진을 부축해서 문을 열면서 의사에게 무진을 보이려 했다.

무진의 발작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 의사에게 연락하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의사가 앞으로 나와 무진의 상태를 보려고 했다.

그러나 성연이 가로막았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의사가 머뭇거리며 고개를 돌려 손건호를 보았다.

손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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