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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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이 상태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날 밤, 엠파이어 하우스의 모든 이들이 밤을 꼬박 새웠다.성연 또한 밤새워 무진의 침대 옆을 지켰다.무진이 완전히 안정을 찾은 후에야 여유가 생긴 성연이 무진의 맥을 짚었다.맥을 짚던 성연의 눈썹이 찌푸려졌다.무진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짚어보지 않았다면 무진의 몸이 이렇게 나쁘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평소에는 멀쩡해 보였으니까.성연이 바로 고개를 들어 손건호에게 물었다.“요즘 무진 씨 제대로 식사 안 했어요?”딱 봐도 자신의 건강에 신경 쓰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제대로 관리한다면 그렇게 나빠지지는 않을 테지만.손건호가 바로 대답했다.“저녁에 사모님과 함께 계실 때는 식사를 잘 하시지만 낮에 회사에 계실 때는 확실히 제대로 드시지 않았습니다.”WS씨그룹을 인수한 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 회사에 아직 남아있는 둘째 작은할아버지 강상철과 셋째 작은할아버지 강상규의 사람들을 정리하느라 무척 골치가 아팠다.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늙은 여우들도 적지 않았고.또 지금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무진은 매일 같이 바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다 보니 몸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식사할 시간도 없이 회의가 연이어 있는 일도 다반사였다.가끔 식사를 하게 되더라도 이미 입맛이 잃은 무진이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그렇다고 누가 감히 무진에게 식사를 강요하겠는가? 손건호 또한 기껏해야 두 마디 거들 수 있을 뿐.한 번 일에 집중하면 미친 듯이 빠지는 보스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날 일을 다 처리하지 전엔 절대 손을 놓지 않는 강무진이었다.그런 생활이 오래도록 이어지며 무진이 제대로 식사하지 않는 건 이미 일상화가 되어버렸다.宋星凉立刻就不爽了。손건호의 말을 듣자마자 성연은 바로 화가 났다.자신은 이곳에서 고생고생 해가며 강무진을 치료했는데, 정작 강무진 이 인간은 자기 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도대체 이 인간은 환자로서의 자각이 조금이라도 있기나 한 거야?’성연이 화가 나서 말했다.“진작에 제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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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무진일 오래 지킬 수는 없어

성연이 미간을 찌푸렸다.무진의 상태는 정말이지 낙관할 수 없었다.무진의 조광증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성연은 자연히 이런 상태도 처음 접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성연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전에도 많은 난치병들을 치료했었다.증상이 드러나야만 그 증상에 맞는 약을 쓸 수 있다.늦은 시간이었지만 안금여, 강운경 그리고 조승우까지 모두 달려왔다.모두 잔뜩 걱정스런 얼굴들이다.고모 운경이 먼저 물었다.“성연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멀쩡하던 무진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니?”이때 침대에 누워있던 무진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불긋불긋한 얼굴이 보기조차 안스러웠다. “그러게. 성연아, 무진이 평소 꽤 건강했잖니? 그런데 어쩌다 갑자기 이리 몸이 펄펄 끓는 거야?”옆에 있던 안금여도 질문을 했다.성연은 무진의 발작이 시작된 과정을 간단히 설명했다.“저도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갑자기 이렇게 됐어요.”조금 전 자신이 진단했던 무진의 상태를 강운경과 안금여에게는 아직 말할 수가 없었다.강씨 집안 사람들의 눈에 자신은 그저 의술을 조금 알고 있는 정도이지 전문 의료인이 아니었으니까. “에효, 간신히 좀 좋아지나 했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안금여가 휴 한숨을 내쉬었다.모두들 성연이 온 후로는 무진이 더 이상 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니 이번 발작이 그전보다 더 심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예전에는 발작이 지나가면 무진도 서서히 회복되었다. 이번 같은 고열은 없었다.하느님이 무진을 불쌍하게 여기길 빌 밖에. 부디 양친 부모를 잃은 무진이 더 이상 이런 고통을 겪지 않게 해주길 빌었다.“장모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지켜 볼게요.”고모부 조승우가 장모 안금여를 위로하며 말했다. 의료 상자에서 청진기를 꺼내 무진을 진찰했다.진찰을 마친 조승우의 안색이 어두웠다. “어때요?” 강운경은 초조한 마음을 가눌 길 없었지만 무진을 자극할까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별로 안 좋아. 무진이 열이 심한데다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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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제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

철이 든 성연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잘 알았다.하지만 안금여는 성연의 마음을 거절했다. 성연의 손을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무진을 돌보는 일은 집사와 고용인들에게 맡기면 된다. 너는 내일 학교에 가야지. 학습을 우선을 해야 하는 게 옳아.”비록 성연이 이미 자신들 강씨 집안의 사람이 되었지만, 제대로 공부를 해 둬야 앞으로 사회에 나갔을 때 좀 더 쉽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런 일로 성연이 공부를 방해해서는 안되지.’ “학교 수업은 제가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요, 할머니. 제가 여기서 무진 씨를 돌보게 해주세요. 안그러면 제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성연은 기어코 학교에 가려 하지 않았다.안금여와 다른 사람들은 성연의 학업 성적을 잘 모르기에 자연히 일반학생처럼 생각했다.북성남고를 다니는 건 단지 학창 생활을 체험하기 위한 것일 뿐, 고등학교 졸업장에 준하는 증서를 이미 손에 넣은 성연이다.더 중요한 것은 무진의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아직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만약 이대로라면 만일의 하나 안 좋을 수도 있었다.어쨌든 자신이 무진에게 침을 놓은 것이니까.늘 이렇듯 철이 든 성연은 윗 어른들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알았다.강운경과 안금여를 너무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말려도 또 말렸지만 결국 성연은 무진 곁에 남았다. 기왕 성연이 남은 이상 안금여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무진의 약혼녀인 성연이 남아서 돌보는 것도 당연했다.지금이 저들 젊은 부부의 감정이 발전하기 좋을 때이기도 하고.그리하여 그날 저녁, 집사는 안금여가 묵을 방을 준비해 주었고 몇 사람도 엠파이어 하우스에 남아서 쉬었다.운경은 잠도 자지 않고 무진의 방에 남아 성연을 도왔다.그동안 성연은 거의 30분 간격으로 무진의 체온을 쟀다.밤새 왔다갔다하며 수건을 물에 적셔 무진의 이마에 올리고 또 손과 몸을 닦아주며 체온을 낮추려 애썼다. 마치 뱅글뱅글 끊임없이 도는 팽이처럼 멈추지 않았다.성연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옆에 있던 운경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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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얼마나 세심하게 살피든지

성연이 하는 모든 동작들을 운경이 눈에 담았다.이렇듯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자 운경은 속으로 성연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전에 성연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점차 내려놓았다.무진은 성연의 정성을 저버리지 않았다. 성연의 보살핌으로 무진의 열이 서서히 내렸다.무진의 체온을 마지막으로 재니 날이 밝아왔다.체온계에서 이미 내려온 온도를 확인한 성연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눈물이 날 뻔했다.드디어 열이 내렸다.밤새 정신없이 간병했던 성연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았다. 어지간히 피곤한 게 아니었다. 무진의 열이 내리며 성연의 큰 돌덩어리가 내려앉은 듯했던 마음도 자연히 좀 가벼워졌다.침대 옆에 엎드려 정신없이 잠들었다.성연이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진이 깨어났다.눈을 뜨니 침대 옆에 엎드려 잠든 성연이 보였다.마침내 깨어난 무진을 본 운경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무진 곁에 다가가 춥거나 덥지는 않은지 살폈다.“무진아, 지금 좀 어때? 어디 힘든 데는 없니?”무진은 여전히 기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발작을 하고 또 고열을 앓았으니 몸 안의 거의 모든 기운을 다 쏟아낸 상태.무진의 안색이 창백했다.그러나 말없이 고개만 돌린 무진의 시선이 성연이에게로 향했다.성연을 보는 운경의 표정도 많이 부드러워졌다.“성연이 얘, 어제 밤새도록 너를 간병했어. 네 체온을 재고, 물을 먹이고, 얼마나 세심하게 돌보던지.”애초 처음 만났을 때의 성연에 대해서는 그저 어린 여자아이라는 인상만 받았다.나이도 어려서 무진에게 아무런 힘이 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무진이 돌봐야 할 것 같았다.그러나 어젯밤 정성껏 무진을 돌보던 성연을 보며 자신은 성연만큼 잘 돌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성연의 몸에는 젊은 애들 같은 경박스러움이 전혀 없었다.생각해 보니 성연이 강씨 집안에 온 지도 꽤 되었지만 성연에 대해 일반적인 대우 밖에 해준 게 없었다. 하지만 무진은 오늘 같은 간병으로 성연을 귀찮게 하고 있으니, 운경은 속으로 무척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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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웃음거리가 아니고 뭐야

운경이 고개를 살레살레 저었다.“내가 옆에서 지켜보니 성연이가 진짜 고생했어. 네가 회복되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지. 가서 네 고모부 보내서 네 상태를 좀 살펴보라고 해야겠다.”말하면서 운경이 밖으로 나갔다.무진이 고모를 만류했다.“고모님, 그만 두세요. 온몸에 기운이 좀 없는 것 외에는 큰 문제 없어요. 그냥 배가 좀 고프네요.”운경은 즉시 주방에 연락해서 먹을 것을 가져오게 했다.무진의 상태 때문에 엠파이어 하우스의 모든 고용인들이 항시 대기 중이었다.무진에 깨어나면 먹을 수 있도록 이미 죽을 쑤어 놓은 상태였다.죽을 가져왔을 때는 이미 먹기 좋은 온도로 맞춰져 있었다.운경은 무진에게 떠먹여 주려 하자 무진은 실소를 터트렸다.“고모,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안 그러셔도 돼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조금 전 성연을 안아 눕힐 정도의 기력이 있었던 걸 생각하니, 자신의 동작은 확실히 좀 과한 듯도 했다.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한쪽에 앉아서 무진 죽을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 “정말 고모부가 보지 않아도 되겠니?”여전히 걱정이 걱정스러운지 운경의 미간이 접혀 있다. “괜찮아요, 고모. 저 정말 괜찮아요. 제 몸은 제가 잘 알아요. 무리하지 않을 게요.”무진이 운경을 달랬다.운경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무진이 죽 한 그릇을 비우자 운경이 빈 그릇을 받으며 물었다.“더 먹을래?” “배불러요, 고모. 그만 먹을래요.”무진이 좀 기운 없는 음성으로 말했다.고모 운경은 그를 마치 어린아이 돌보듯 살폈다.하긴 무진이 부모를 잃을 때부터 줄곧 운경이 자기 아들처럼 보살폈으니.자식에 대한 여타 부모들의 애정 못지 않게 무진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쏟았다. “그까짓 죽 조금 먹어서야 되겠니? 너 몸이 많이 약해져서 좀 더 보충해야 돼. 안 그러면 어디 기운을 차리겠니? 널 좀 봐, 항상 성연이더러 너를 돌보게 해서야 웃음거리가 아니고 뭐겠니?”운경이 무진을 나무라듯이 흘겼다.결국 운경의 설득을 못 이긴 무진이 죽 한 그릇을 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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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수업 가야 해

성연이 일어났을 때 무진도 잠에서 깼다.무진이 성연의 손을 잡아당기며 물었다.“뭐 하러 갈려고?”성연은 무진이 이렇게 빨리 깰 줄 몰랐다.“씻고 올게요.”무진이 성연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다시 힘껏 잡아당기자 성연이 그의 품 안에 떨어졌다.성연을 끌어안은 무진의 눈에 만족의 빛이 차올랐다.“좀 더 자, 어젯밤에 별로 못 잤잖아.”성연은 발버둥을 쳐서 간신히 무진의 품에서 빠져나왔다.“안돼요. 수업하러 학교 가야 돼요.”잠은 학교에 가서 보충할 수 있었다.무진이 좋아졌으니 그녀가 옆에 있을 필요도 없고.그러나 성연을 껴안고 놓지 않던 무진이 그 틈에 성연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두 손이 잡힌 성연은 아무리 버둥거려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그리고 점점 무진의 키스에 익숙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심리적으로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성연은 자신이 병에 걸린 게 아닐까 싶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이 사람, 어젯밤 발작하던 그 남자 맞아?’이 남자, 일부러 자신의 병을 이용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뭐가 이렇게 뻔뻔해?’성연은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세게 자신의 입술을 빡빡 문질렀다.얼굴이 맞닿아 있는 남자를 향해 화를 내며 말했다.“강무진, 일부러 그런 거죠?”‘진짜 내가 자기 속셈을 못 알아차릴 아나?’‘남자들은 역시 다 똑같아!’“뭐? 일부러 그랬다고?” 무진이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성연이 코웃음을 쳤다.“어젯밤에 무진 씨가 어땠는지 잊었어요? 지금 기운 차리자마자 이런 짓이나 하고, 보니까 병도 심각하지 않네, 뭐.”무진이 어깨를 으쓱하며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네가 내 옆에 있어야 잘 회복할 수 있지. 네가 가면 내가 잠을 잘 수 없어.”애초부터 확실히 무진은 성연을 자신의 치료제로 여겼다.성연이 있어야 제대로 잘 수 있다는 사실은 가까운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성연에게 자신과 같은 방에서 자자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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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너를 만나 모든 게 좋아졌어

무진의 말에 성연의 미간이 더 찌푸려졌다.자신이 계속 강무진 옆에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무진의 말을 듣고서야 성연은 이해가 되었다.업무를 보며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다른 사람은 피곤하면 쉽게 잠이 들지만, 무진은 피곤하면 오히려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장시간 자연스러운 생리 순환에 위배되는 반대의 생활을 해왔다. 그러면서 결국 기를 상하게 되었을 터.그리고 성연의 짐작에, 무진은 잠이 들어도 꿈을 많이 꾸며 숙면을 취하진 못했을 것이다.생각을 거듭하면서 성연은 무진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할 필요를 느꼈다.‘이 병이 이렇게 좋아진 것도 그야말로 기적인 셈이다.’무진은 품에 안은 성연의 습윤한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이 틈에 또 다시 입술을 훔친 무진은 기분이 좋은 듯 물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무진의 품에 갇힌 성연은 이제 더 이상 실랑이하지도 않은 채 무진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었다.성연이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했다.“어떻게 그런 기괴한 병을 앓게 됐는지 생각하고 있었어요.”“오래 전부터 앓았어. 그때 이미 치료하기 시작했지만 소용이 없었지. 너를 만날 때까지 말이야.”무진이 성연의 이마에 턱을 올렸다. 그만큼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졌다.“꼭 내가 무진 씨 잠들게 하는 도가 같은 느낌이야.” 성연이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무진이 어떤 대답을 할지 듣고 싶었다.“아니, 여러 가지 의미에서.” 무진이 그윽한 눈동자로 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도 무진의 이 말 이면에 깔린 소리를 알아들었다.‘여러 가지 의미에서 당신을 만난 뒤…….’성연은 아주 약간, 감동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강무진은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무진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서 들을 때보다 훨씬 더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성연은 이마부터 볼까지 온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주체할 수가 없다.‘강무진, 도대체 어디서 이런 말을 배운 거야?’‘아, 진짜 사람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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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무진이는 이렇게 사람을 껴안은 적이 없어

성연은 정말 깜짝 놀랐다. 깨어나서 보니 사람들에게 포위된 자신을 발견했으니.그리고 모두 집안 어른들이었다.어디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난처했다.얼른 일어나 앞에 있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한 뒤 고개를 숙인 채 한쪽에 섰다.무진과 함께 잠든 건 정말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정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안금여가 웃으며 말했다.“예전에는 무진이 이렇게 사람을 껴안지 않았는데, 역시 성연일 아주 좋아하는 모양이야.”서로에 대한 감정이 좋아 보이니 어른들로서는 기꺼운 마음이었다.무진이 나이가 차니 집안에서 맞선을 종용하기도 여러 차례였다.비록 병을 앓는다는 소문이 있긴 했지만, 아무리 뭐라 해도 무진은 강씨 집안 적장자였다.그러니 딸을 내미는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았다.그러나 무진은 누구에게도 이처럼 가깝게 대하지 않았다.그전엔 여자를 보면 항상 무슨 병균을 대하듯이 피해 다니지 못해 안달이었다.지금 성연과는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안금여의 말을 듣고 있는 성연은 그저 난감할 뿐이다.하지만 성연은 가타부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확실히 무진은 자신을 좀 더 특별하게 대하는 것 같았다.대답하지 않고 무진을 바라보던 성연이 물었다.“무진 씨가 왜 아직도 안 일어날까요?”강씨 집안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것을 보고 곤란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혹 무진에게 또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자신이 아주 깊이 잠들긴 했지만 죽어 있었던 것도 아니니 설마 기척이 있었는데도 못 들은 건 아니겠지?’운경은 옆에서 말해줬다.“무진이 깼었어. 밥도 먹고 약도 먹었어. 약에 수면 효과가 있어서 깊이 잠들었을 뿐이야. 아무 일도 없었어.”그제야 마음이 놓인 성연은 더 이상 무진의 잠을 방해하지 않았다. ‘무진 씨는 잠을 많이 자는 게 좋아. 몸도 좀 보양하고.’깨어 있을 때보다 수면 상태에서 더 쉽게 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게다가 무진이 상한 것은 정신이다. 오래동안 힘들었던 사람이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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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그 여자 보통이 아니다

오후, 성연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무진을 간병했다. 안금여와 운경과 함께 대화도 나누면서.성연의 생각은 아주 간단했다. 이왕 늦은 이상 아예 가지 않은 것이다.가서 해명하는 시간도 아까웠고.그런데 하필 자신의 반 담임은 여전히 이윤하였다. 만약 이윤하가 자신이 결석계를 내고 또 집에 가는 것을 본다면 또 어떤 문장을 쓸지.‘차라리 그냥 집에 있는 게 나아.’무진은 출근하지 않고 강운경 혼자만 출근했다.본가에서 지금 회사에 나와 있는 사람은 강운경 혼자였다.강상철의 사무실.사무실에 들어서는 강일헌의 눈에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할아버지, 저쪽의 정보에 따르면 그 분이 또 병으로 쓰러졌답니다. 꽤 심각한 모양이랍니다.”강일헌의 입에서 나온 그 분이 누구인지는 그들 모두 잘 알고 있다.강상철이 바로 냉소를 지었다.“그러게 내가 말했지 않느냐? 그 병자가 어떻게 회사를 제대로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건지, 원. 아마 조만간 일 날 거라고 했지?”강무진은 확실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그러나 그 죽어가는 몸이 문제였다.요 몇 년 동안 계속 명의를 찾고 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런 놈이 자신들과 싸워서 회사의 지배권을 빼앗으려고 해?’‘큰집 장손이면 다야?’그 놈이 죽으면 결국 회사에 남는 것은 우리 둘째, 셋째 일가뿐 아닌가?’그는 강무진의 의기양양한 기세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맞습니다. 제가 무슨 자격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요. 곧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 숨을 질질 끌며 살아남아서 맞서다니.” 강일헌은 무진 얘기가 나오자마자 화가 치밀었다.강무진이 회사 실권을 쥐며 그가 맡은 계열사의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모두 잘려 나갔다.수익도 예전보다 못했다.그가 강무진을 미워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강무진 그 놈은 미친 놈에 불구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자신의 머리 위에 있단 말인가.자신의 어디가 강무진보다 못하다는 건지.‘강무진만 끌어내릴 수 있다면 그 자리에 앉게 되는 사람은 바로 나야!’“너,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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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나랑 같이 가요

강상철 쪽이 가히 열심히 주판알을 굴렸지만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게 있었다. 무진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또 잘 회복되었다는 것.저녁식사 시간에 성연이 적극적으로 무진에게 국을 떠 주었다.“많이 먹어요.”성연의 호의를 무진이 거절할 리가 없다.연거푸 두 그릇이나 먹었다.‘그래도 이 국 맛이 괜찮네. 뒷맛이 깔끔한 게 맛있네.’“국 맛이 꽤 괜찮네.” 무진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칭찬했다.“괜찮으면 많이 먹어요.” 칭찬을 들은 성연은 꽤 보람을 느꼈다.이 국은 성연이 주방에 가서 직접 강무진을 위해 끓인 것이다.당연히 무진은 이런 사실을 몰랐다. 성연도 그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고.성연은 국에다 아주 귀한 약재를 좀 가미했다.신경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재들이다.사람들은 대부분 이 약재들을 조합하면 이런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른다.성연이 스스로 연구해 낸 독점 비법이라고 할 수도 있다.강씨 집안 창고에는 많은 약재가 저장되어 있어 성연이 마음대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이미 점차 회복되고 있던 무진은 더 이상 그렇게 무기력한 느낌이 없었다.이전에 발작이 일어났을 때는 적어도 며칠은 걸려야 회복할 수 있었다.그런데 이번에는 회복이 아주 빨랐다.저녁을 다 먹은 후, 기운이 더 넘친 무진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심지어 평소보다 혈색이 더 좋았다.성연은 게임 조종기를 꺼내 소파에 앉아 게임을 했다.그 옆에 앉은 무진은 성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젯밤에 나를 돌보느라 힘들었잖아? 가서 쉬지 않을 거야?”그의 기억에, 오후에도 성연은 계속해서 고모, 할머니와 함께 있으며 쉴 시간이 전혀 없었다.“아니, 난 괜찮아요.” 성연이 어깨를 으쓱했다. 진짜 별로 피곤함을 느끼지 않았다.너무 일찍 자면 한밤중에 깨서 오히려 귀찮다.“게임 나랑 같이 해.” 무진이 게임 조종기 하나를 더 꺼내 손에 쥐었다.성연은 오히려 눈살을 찌푸렸다.“무진 씨는 이 시간에 쉬러 가는 게 더 낫겠어요. 무슨 게임을 하려고 해요?”“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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