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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내가 손을 쓸까

저녁에 수업이 끝나자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성연이 학교를 나왔다.

늘 하던 대로 학교 근처 구석에 세워진 승용차로 갔다. 오늘도 운전기사가 골목 입구에서 성연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성연은 차문을 열고 강씨 집안의 승용차에 올라탔다.

묵묵히 성연의 뒤를 따라 가던 진우진이 이 장면을 보았다.

진우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처음부터 그 소문을 믿지 않았던 그는 좀 늦었지만 확실하게 말하려고 성연을 따라온 것이다.

자신은 성연을 믿는다고.

그런데 송성연이 고급승용차에 타는 걸 직접 눈으로 목격한 것이다.

진우진의 집안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서 자연히 알았다. 저 승용차는 결코 돈이 있다고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송성연이…….’

진우진이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송성연이 돈을 쫓는 여자애라는 소문은 처음부터 사실이었다.

그는 속으로 분개했다.

‘애초에 내가 눈이 멀었지.’

‘어떻게 저런 아이를 좋아했을까?’

사실 성연은 자신을 뒤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진우진은 너무 숨기지 않았다. 성연이 이 정도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요 몇 년 동안 헛수고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성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

차를 타고 떠날 때 진우진이 기둥 뒤에 숨어 있는 것도 보았다.

여전히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진우진을 알게 되면서 이렇게 귀찮은 일들이 생길 줄 진즉 알았더라면

차라리 진우진이라는 애와 알고 지내지 않았을 것이다.

여시화는 진우진을 좋아하면서도 감히 말 못하고 있다가 결국 자신에게 분풀이한 게 아닌가.

그 화풀이를 자신이 감당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과 진우진 사이에 뭐가 있다고.

진우진이 자신을 게시판에 올라온 소문 그대로라고 믿는다 해도 상관없었다.

처음부터 진우진과는 친하지도 않았으니까.

성연의 눈에는 진우진은 게시판의 그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어쩌면 진우진은 자신에 대해 아주 아주 약간 감정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침 이런 모습을 보았으니 진우진을 단념시킬 수도 있을 터.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성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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