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371 - Chapter 380

1370 Chapters

제371화 더 이상 모험은 사양이야

배우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의류 브랜드를 런칭한 소지한은 패션위크에 초대되어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그리고 매번 소지한 본인이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동했다.천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스타의 브랜드파워는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팬들의 구매만으로도 출시되는 상품들은 폭발적인 히트 상품이 되기에 충분했다.또 소지한의 의류는 스타일과 품질이 모두 훌륭하다 보니 매번 품절이었다.이번에 새로 출시한 여성 의류는 소지한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에도 참여했다.원래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모델을 찾아 광고를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소지한의 요구가 너무 까다로웠다.미리 섭외해둔 모델의 사생활이 너무 문란한데다 SNS에 올라와 있는 흑역사 영상도 너무 많아 그의 브랜드 이미지를 망가뜨릴까 기피한 까닭이다.여러 명 추천을 받기도 했지만, 자신의 브랜드를 걸칠 만한 이미지가 아니거나 신체 비율이 맞지 않다고 모두 거절한 상태.반나절 내내 이것저것 따지며 고르다 보니 발표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적합한 모델을 찾지 못한 것이다.추천 들어온 모델들 모두 소지한의 마음에 전혀 차지 않았다.소지한이 성연에게 구구절절이 한참을 설명했지만, 사실, 요점은 항상 말 마지막에 있는 법.“송성연, 시간이 없어. 내 생각에, 내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그러니 제발 불쌍한 날 좀 구해 줘.”성연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싫어. 너도 알다시피 내 신분은 좀 특수해? 카메라에 노출되어서 하나 좋을 것 없어.”간신히 강무진의 의심에서 벗어났는데 말이지. 더 이상의 모험은 사양이었다.거짓말 하나를 하게 되면, 그걸 위해 언제나 무수한 거짓말로 가려야 한다. 비록 그녀의 신분 상, 부득이한 일이긴 하지만 정말 피곤한 일임에 틀림없다.이미 성연이 이런 대답을 하리라 짐작했던 소지한이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소지한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로 성연에게 제안했다.“그래서 내가 너를 위해 이미 생각해 뒀지. 가면을 써서 얼굴을 못 알아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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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설마 함락당한 건 아니지

갑작스러운 소지한의 어린애 떼쓰는 듯한 말에 어이없어 하던 성연이 결국 마지못해 동의했다. “알았어.”뜻을 이룬 소지한이 미소를 지었다.“그럼 그렇게 하기로 약속한 거야. 내일 보자.”송성연이라면, 승낙한 이상 절대 약속을 어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의 승낙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결국, 눈앞의 사실이 증명한다. 성연은 여전히 상대방을 너무 생각해 준다.다음 날, 일요일. 아침을 먹은 무진은 출근 시간이 두세 시간 지났는데도 아직 나가지 않고 있었다.소파에 앉아 유유히 경제 신문을 뒤적거리는 게 꼭 성연과 함께 집에 있을 생각인 것 같다.그래서 성연이 외출할 핑계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자 봉지를 들고 거실을 왔다갔다하던 성연은 짜증이 나서 물었다.“오늘 회사에 안 나가요?”이미 여러 번 물은 질문. 돌아온 대답은 모두 같았다.이번에는 무진이 고개를 들어 웃음기를 띈 눈으로 성연을 쳐다보았다. “왜? 마치 내가 나가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성연의 행동을 보고서도 무진은 줄곧 모른 척했다.성연이 속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해 주지 않으니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성연이 자신을 속이고 자신이 모르는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하니 은근히 기분이 나빠졌다.성연이 억지웃음을 지어 보이며 변명했다.“아니, 그냥 물어본 거예요.”이때 무진은 성연의 마음을 혼자 짐작했다.모처럼 집에서 쉬는 휴일이라 집에 있고 싶지 않은 모양이라고.‘하긴, 어린 애들이 노는 걸 좋아하는 게 당연한데, 자신이 무신경했던 거지.’일주일 내내 바쁘게 보내다 보니, 무진은 성연과 둘이서 이렇게 조용히 집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만 한 것이다. 일말의 평안을 누리며.그러나 성연이 다른 것을 하고 싶다면 성연의 뜻에 따르면 그뿐. ‘성연이 즐겁다면야 뭐.’무진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물었다.“어디 놀러 가고 싶은 데 있어? 같이 가자.”성연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있다.이미 계획을 다 세웠는데, 예상치 못하게 강무진이라는 이 고리가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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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충동

일요일에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그 일은 내팽개쳐 두었다.월요일에 잠시 짬을 낸 성연이 연씨 어르신에게 침을 놓기 위해 연씨 저택으로 갔다.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무척 피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씨 어르신의 약이 중단되어서는 안되니.연씨 어르신의 치료를 끝낸 후, 잠시의 쉴 틈도 없이 바로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오후에는 서한기에게 가짜 조퇴서를 발급받아 병가를 낸 성연은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소지한과 약속한 장소로 찾아갔다.일찍이 팀을 다 꾸려 놓은 소지한이 성연을 맞이한 후 바로 촬영현장으로 데리고 갔다.모두 소지한이 직접 양성하고 선발한 이들로 구성된 팀원들은 아주 프로페셔널해서 함부로 말을 유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성연을 최대한 존중하며 배려해 줄 터였다.촬영장소인 호텔 내부의 인테리어는 궁정 양식이었다.고풍스러우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듯한 클래식한 분위기의.소지한이라면 분명 이 호텔을 아예 전세 냈을 터.그래서인지 종업원 몇 명을 제외하고 왔다갔다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성연은 먼저 분장실로 가서 화장을 받았다. 의자에 앉는 순간 잠시 멈칫했다.소지한이 그런 성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겁내지 마. 화장은 끝냈으니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겨.”성연이 코웃음을 치며 소지한의 손을 탁 쳐서 걷어냈다.“내가 언제 겁난다고 했어?”소지한이 쿡 웃으며 말했다.“네, 네, 대단하십니다.”소지한과 오래동안 같이 작업해 왔던 주위 사람들 모두 성연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고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동시에 성연이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했다.오늘의 위치에 오른 소지한인만큼 드높은 자존심과 도도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누군가를 위해 허리를 굽히는 소지한은 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가 지금 저런 태도를 그냥 두고 본다고?호기심은 호기심일뿐. 다들 고개를 숙이고 각자의 일만 열심히 할 뿐이다. 감히 입을 열어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화장을 끝낸 후, 오늘 입고 촬영할 의상들이 모두 성연의 사이즈에 맞추어 치수를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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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인간계에 내려온 여신

성연에게는 몸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른한 기운이 흐르는 듯했다.마치 햇빛 아래에서 햇볕을 쬐는 게으른 고양이처럼 온몸에서 풍기는 나른한 기운에서 희한하게도 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했다.그리고 성연은 카메라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옷의 컨셉에 맞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알았다.사진작가는 사실 좀 걱정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찾아온 이 모델이 소지한의 발목을 잡을까 봐 말이다. 소지한이 이 의상들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는데.그런데 성연은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완전히 끌어당겼다.섹시한 컨셉, 와일드한 컨셉, 친근한 옆집 소녀 컨셉, 우아한 숙녀 컨셉, 모든 스타일의 의상을 백 퍼센트 소화해 냈다. 그것도 넘칠 만큼.그리고 컨셉마다 가면이 달라졌다. 때론 화려하게, 때론 여신 같이, 때로는 어두운 밤의 들고양이 같이 의상의 분위기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었다.성연이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들어간 틈을 타 소지한의 곁으로 다가간 사진작가가 팔꿈치로 툭 치며 말했다.“어디서 이런 보물을 찾은 거야? 완전 인간계로 내려온 여신이야, 정말 보기 드문.”연예계에서 숱한 미녀들을 보고 촬영하는 사진작가에게 이런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성연을 향한 찬사 그만큼 귀하고 드문 것이었다.듣고 있던 소지한이 턱을 치켜들며 영광으로 생각하라는 듯한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꽤나 의기양양한 음성으로 말했다.“당신도 봤잖아? 누가 뽑은 사람인지?”“시간이 있으면 짬을 내서 좀 도와줘. 돈이 문제가 아니야.” 사진작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소지한에게 제안했다.사진작가로서 줄곧 아름다운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고자 했다. 만약 성연이 자신의 작품의 모델이 되어 주기만 한다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게 될 게 분명했다.사진작가는 가녀린 성연이 그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모델을 하는 줄 착각했다.그런데 그의 제안을 들은 소지한이 고개를 저으며 안쪽의 칸막이를 가리키며 말했다.“당신이? 됐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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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널 바래다주고 싶어

같은 시각, 같은 호텔 안에서 무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중이었다.WS그룹 계열사 중의 하나인 이 호텔로 오늘 무진은 시찰하러 나왔다.호텔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위생상태는 그런대로 괜찮은 듯하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무진은 저 멀리 복도 쪽에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무진의 눈빛이 꽤 오래 한 군데 머무는 것을 지켜본 지배인이 설명했다.“총괄대표님, 오늘 촬영한다고 호텔을 전세 낸 업체가 있는데, 아마 그쪽에서 부른 모델인 것 같습니다.”무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다가가서 보니 난간에 기댄 여성은 짙은 화장에 상당히 섹시한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의 하얀 피부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무진은 한 번 슬쩍 본 뒤에 바로 시선을 거두었다.별 흥미가 가지 않는 듯 자세히 보지 않았다. 그런데 왜 저 실루엣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거지.무진은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그 여서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그러나 무진은 몰랐을 것이다. 자신을 알아본 성연의 온몸이 잔뜩 긴장해서 하마터면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는 걸.성연은 여기에서 무진을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무진과의 거리가 멀어지기를 기다리던 성연은 얼른 룸 안으로 숨어들었다.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역시 사람은 양심에 걸리는 일을 하고 살아서는 안돼. 아니면 어떻게 이리 쉽게 마주친다는 말인가.’소지한은 한창 사진작가와 논의 중이었다. 서로 의견을 조정해야 할 부분 때문에.성연이 허둥지둥 들어오는 것을 본 그도 뒤따라 일어섰다.“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성연은 당연히 무진을 봤다는 말을 소지한에게 알리지 않았다. 잠시 후에 입을 열고 말했다.“괜찮아, 돌아갈 시간이 거의 다 됐어. 내일 다시 와서 나머지 촬영하면 안될까?”원래는 오늘 하루 만에 이 일을 다 끝낼 생각이었다.그러나 지금 무진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생긴 만큼 얼른 이곳을 떠날 수 밖에.만약에 진짜 마주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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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첫 느낌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장을 지우자 성연은 곧바로 가버렸다.소지한은 웃으며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 광고가 나오면 언론에 나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이때쯤, 무진은 호텔 전체를 거의 다 살펴보았다.무진 일행이 다시 돌아왔을 때, 뜻하지 않게도 무진과 소지한 두 사람이 마주쳤다.거의 한순간, 소지한의 웃음이 약간 수그러들었다. 무진 또한 아주 약간 눈을 좁혔다. 그러나 아주 빨리 서로 엇갈리며 지나갔다.남자들 사이의 적의는 마치 무의식적으로 분출되는 것 같다. 두 눈이 교차하는 순간, 사방으로 튀는 불꽃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을 터.엘리베이터에 오른 무진의 검은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지금 그는 밖으로 드러난 것처럼 평온한 상태가 아니었다. 옆에 서있는 호텔 지배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소지한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무진은 지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조차도 이 화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감정을 쏟아낼 곳을 찾지 못하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무진의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자, 호텔 지배인은 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말을 잘못한 것 같지도 않았지만, 강무진의 기분을 거슬린 부분이 있진 않는지.하지만 얼른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조금 전에 말씀드렸 듯이, 우리 호텔을 빌려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스타 소지한 아닙니까? 소지한 자신이 런칭한 의류 브랜드 컨셉이 마침 우리 호텔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합니다.”순간 무진은 조금 전의 신형이 떠올랐다. ‘어쩐지 익숙하게 느껴지더라니.’‘그럼 성연이었다는 거 아니야?’어쩐지 자신의 첫 느낌이 이상하더라니.‘그런데 성연은 지금 학교에 있어야 하지 않나? 일부러 수업을 빼먹고 나와서 소지한을 만난다고?’어떤 이유로든 성연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만은 화가 나 참을 수가 없었다.“오늘 시찰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급하게 호텔 시찰을 마무리 지은 무진이 서둘러 떠났다.그런 무진의 뒤를 손건호가 급히 따랐다.지배인의 머리가 온통 희뿌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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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얌전히 그녀의 말 대로 따르다

성연을 마중하기 위해 무진이 학교로 가니, 성연이 교문으로 나왔다.이미 화장을 지우고 원 모습으로 돌아온 성연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조금 전 호텔에서 본 그 여자의 그림자는 하나도 찾을 수 없게.무진이 무심히 물었다. “오늘 뭐 했어?”뛰어난 직관력을 지닌 무진이 볼 때, 아까 그 여성은 바로 성연이었다.마침 맞게, 성연이 얼마 전 소지한과 열애설에 휩싸였던 것도 이를 한 층 더 증명하는 듯했다.다만, 성연은 분명히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무진도 들추지 않았다. 성연이 알게 된 후, 지금 같은 둘 사이의 평온한 관계가 깨질까 겁이 나서.성연을 보는 순간, 무진의 머리 속 생각들이 일시에 잠잠해졌다.성연이 말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상, 자신도 억지로 묻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알아야 할 때가 되면 알게 될 테니까.무진의 속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성연이 평소대로 대답했다.“방금 연습을 마쳤어요.”무진 고개를 끄덕인 채 더 이상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차 옆으로 오자, 성연에게 차문을 열어주고 먼저 오르게 한 무진이 뒤이어 차에 탔다.차에 올라 안전벨트를 맨 후 무진이 물었다.“오늘 저녁에 밖에서 식사할 건데, 뭐 먹고 싶은 거 없어?”머릿속에서 열심히 궁리하던 성연이 잠시 생각하다가 눈을 번쩍 뜨고는 말했다.“나는 해산물 정식이 먹을래요.”말하는 도중 입술까지 핥는 모습이 꽤나 먹고 싶은 모양이다.무진이 바로 대답하고 기사에게 해산물 레스토랑에 가자고 지시했다.무진은 성연을 북성에 있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북성에 문을 연 지 십여 년이 된 이 해산물 레스토랑은 맛있다고 꽤나 소문이 난 집이었다.상류층 인사들에게 입소문 난 레스토랑의 내부는 아주 고급스러웠으며, 국빈급 만찬요리를 내놓기로 유명했다.직원의 안내로 성연과 무진이 자리에 앉았다.성연은 레스토랑 내부를 훑어보았다.그러다 이 레스토랑 내부에 장식품들이 모두 오래된 골동품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식탁까지 상품의 박달나무다.이 장식품들만으로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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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커플 같지 않아

무진도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성연과의 산책으로 마음이 아주 가벼워졌다.하루 종일 바쁘게 보낸 뒤, 성연과 오붓하게 보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그리고 왠지 모르지만, 무진이 곁에 있으면 성연은 아무것도 마음 쓸 필요가 없는 듯한 기분이다. 안심하고 모든 걸 무진에게 맡기면 되는 듯한 느낌.그래서인지 성연의 온몸이 나른해지며 걷는 걸음도 일정하지 않았다. 마치 뼈가 없는 듯이 무진의 손을 붙잡은 채 허리를 안고 앞으로 걸어가는 성연의 온몸이 무진의 몸을 누르는 듯하다.코끝으로 전해지는 옅은 향기가 무진의 심신을 편안하면서 즐겁게 했다.거리를 걷는 동안, 주위의 사람들 모두 무진과 성연에게 눈길을 주었다.우선, 두 사람의 외모가 정말 뛰어났다. 아무렇게 사진 한 장을 찍어도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의 생김새다.또 다들 궁금한 표정이다. 도대체 무진과 성연이 어떤 관계인지.그도 그럴 것이 한 사람은 교복을 입고 있고, 또 한 사람은 양복을 입고 있는 아주 이상한 조합이었으니까.무진은 성숙해 보이는 외모이긴 하나 나이가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딱 봐도 기운이 아주 강해 보였다. 성연은 아주 예쁘게 생겼지만 아직 풋풋한 청소년의 기운이 느껴진다. 무진에 비해 다소 앳되어 보이는 모습.구석에 있던 두 여자애가 작은 소리로 토론하기 시작했다.“저 두 사람, 동작이 저렇게 친밀한 걸 보니 딱 봐도 커플이겠지? 아저씨가 어리고 귀여운 여자와 함께 한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린다. 바로 내 심장을 찔렀어.” 여자아이가 성연과 무진을 보면서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하지만 그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두 사람의 나이차를 봐. 그리고 옷차림도. 딱 봐도 남매구만. 잘생긴 남자는 아마 저 여자애 오빠일 거야. 남매 관계가 아주 친밀하고, 아주 정상이네.”결국 무진은 너무 성숙해 보이고, 좀 판에 찍은 듯해서 성연의 남자친구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저들이 보기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무슨 오빠야? 저 남자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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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진짜로 생각하면 어쩌려고

말하면서 자신과 무진이 이런 모습으로 거리를 걷다니 좀 이상한 기분이었다.마침 옆에 옷가게가 보이자 성연은 속으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그리고 아예 무진에게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요.”성연은 바로 옷 가게 문을 밀고 들어갔다.옷걸이에 걸린 옷들 중에서 원피스 하나를 대충 골라 피팅 룸에 들어가 갈아입었다.갈아입은 성연이 밖으로 나오자 고개를 들던 무진의 눈에 감탄의 빛이 서렸다.성연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성연이 입은 오프 숄더 형태의 붉은색 원피스는 상당히 독특한 디자인이었다. 아랫부분의 트임 디자인은 뽀얀 긴 다리를 드러내었고, 포니테일로 묶었던 머리를 풀자 완전 여리여리한 어린 숙녀였다.몸매도 상당히 좋아서 어느 일류 모델에게도 뒤지지 않았다.이때 옷 가게 주인이 다가와 성연이 입은 모습을 보고 칭찬했다.“선생님, 여자친구 분이 이 옷을 입으니 너무 예뻐요. 몸매가 정말 좋군요.”“감사합니다.”성연은 조금도 겸손하지 않게 말했다.성연의 외모와 몸매에는 마대를 씌워도 보기 좋을 것이다.무진의 정장 슈트에 맞춰 주기 위해 성연이 고른 것은 도발적인 스타일의 스커트였다.성연의 지금 옷차림을 보면 아무도 그녀를 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여자친구란 말을 들은 무진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졌다.결국 두 사람의 관계를 잘못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터.이렇게 성연은 의상으로 이미지 변신의 효과가 아주 뚜렷하다는 게 증명되었다.가게 주인이 계속 옆에서 칭찬했다.“두 분 분위기가 정말 좋으시네요. 두 분 외모가 이렇게 훌륭하시니, 나중에 태어나는 아기도 틀림없이 매우 사랑스럽겠어요.”성연은 가게 주인이 이 방면으로 화제를 끌고 갈 줄은 몰랐다.억지웃음을 지으며 손사레를 쳤다.“아니 뭘 벌써? 아직 멀었어요.” 옆에 선 무진이 성연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분부대로 하지요.”가게 주인이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다들 그러는데, 얇은 입술의 남성은 차가운 성정이지만, 한 번 사랑에 빠지면 죽을 때까지 간대요.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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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첫 데이트

사실 성연은 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냥 지금 이 느낌이 꽤 괜찮게 느껴진다는 것 외에.그리고 왠지 무진에게 맞추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었다. 행동을 하기 전에 어떤 결과도 고려하지 않았고, 어떤 속셈 같은 것도 생각지 않았다. 그저 익숙한 대로 자연스럽게 그때의 상황 순응했을 뿐.성연은 언제나 마음이 내키면 내키는 대로 해왔다. 다른 것은 여태껏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이리저리 걸어가던 두 사람은 영화관 앞을 지나갔다.성연이 무진을 잡아 세우자, 무진도 성연을 따라 발걸음을 멈춰 세우며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성연이 옆에 있는 영화관을 가리키며 물었다.“무진 씨, 이런 곳에 가 본 적이 있어요?”영화관을 한 번 쓱 쳐다본 무진이 고개를 저었다.‘하긴, 명문재벌 가문의 도련님이니.’성연이 속으로 혀를 찼다.어려서부터 후계자로 키워졌고, 둘째, 셋째 작은할아버지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에 어디든 마음 편히 드나들진 못했을 것이다.영화를 본다든지 하는 일은 더욱 힘들었을 터.강무진의 하루하루는 수업과 서류로 가득 차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함께 지내며 살펴보니, 강무진이 얼마나 재미없는 생활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효율성만 고려한 완전 틀에 박힌 듯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오직 집과 회사만 왔다갔다하며 개인 여가생활이나 오락 활동과는 담 쌓은 생활이었다.사실 무진은 나이도 많지 않으면서 마치 늙은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성연이 적극적으로 제안했다.“가요, 내가 당신 데리고 영화 관람 체험을 하러 갈게요. 예전 시골에서 학교를 다닐 때, 친구들과 자주 영화를 보러 갔었어요.”이전의 시간을 언급하는 성연의 얼굴에 약간의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시골의 학생들은 진실하고 대범했었다. 도시의 아이들처럼 그렇게 옹졸하지 않았다.시골에서는 서로 쉽게 하나가 되어 어울릴 수 있었는데…….이전의 성연은 친구가 아주 많았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북성에 오면서 오랫동안 친구들에게 연락하지 못했다.이런 생각들을 하니 영화를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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