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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인간계에 내려온 여신

성연에게는 몸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른한 기운이 흐르는 듯했다.

마치 햇빛 아래에서 햇볕을 쬐는 게으른 고양이처럼 온몸에서 풍기는 나른한 기운에서 희한하게도 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성연은 카메라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옷의 컨셉에 맞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알았다.

사진작가는 사실 좀 걱정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찾아온 이 모델이 소지한의 발목을 잡을까 봐 말이다. 소지한이 이 의상들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는데.

그런데 성연은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완전히 끌어당겼다.

섹시한 컨셉, 와일드한 컨셉, 친근한 옆집 소녀 컨셉, 우아한 숙녀 컨셉, 모든 스타일의 의상을 백 퍼센트 소화해 냈다. 그것도 넘칠 만큼.

그리고 컨셉마다 가면이 달라졌다. 때론 화려하게, 때론 여신 같이, 때로는 어두운 밤의 들고양이 같이 의상의 분위기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었다.

성연이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로 들어간 틈을 타 소지한의 곁으로 다가간 사진작가가 팔꿈치로 툭 치며 말했다.

“어디서 이런 보물을 찾은 거야? 완전 인간계로 내려온 여신이야, 정말 보기 드문.”

연예계에서 숱한 미녀들을 보고 촬영하는 사진작가에게 이런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성연을 향한 찬사 그만큼 귀하고 드문 것이었다.

듣고 있던 소지한이 턱을 치켜들며 영광으로 생각하라는 듯한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꽤나 의기양양한 음성으로 말했다.

“당신도 봤잖아? 누가 뽑은 사람인지?”

“시간이 있으면 짬을 내서 좀 도와줘. 돈이 문제가 아니야.”

사진작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소지한에게 제안했다.

사진작가로서 줄곧 아름다운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고자 했다. 만약 성연이 자신의 작품의 모델이 되어 주기만 한다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게 될 게 분명했다.

사진작가는 가녀린 성연이 그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모델을 하는 줄 착각했다.

그런데 그의 제안을 들은 소지한이 고개를 저으며 안쪽의 칸막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이? 됐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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