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301 - Chapter 1310

1350 Chapters

제1301화 소중히 여겨야 해요

밤에 무진은 홀로 집으로 돌아왔다.원래 성연에게 영상전화를 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어제 본 장면을 떠올린 무진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그래서 결국 전화하기를 포기했다.찬장에서 와인 한 병을 꺼내 잔에 부어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집사가 아래층에서 꽃을 심고 있는데, 고개를 들자 무진이 베란다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무진은 항상 자제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성연이 온 이후 저처럼 술을 마신 적이 거의 없었다.틀림없이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집사는 어릴 때부터 무진이 자라는 모습을 봐왔다. 그래서 무진을 자신의 친아들처럼 여기면서 늘 마음으로 걱정했다.앞에 있는 꽃모종을 다 손질한 후에 집사는 부엌에서 해장용 차 한 잔을 가지고 올라갔다.집사가 가볍게 문을 두드리자 곧 무진이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무진의 뒷모습이 약간 쓸쓸해 보였다.집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무진 앞의 테이블 위에 차를 올려놓았다.“도련님, 차를 좀 드세요. 안 그러면 내일 머리가 많이 아플 겁니다.”와인은 도수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여전히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다.해장차를 마시면 속이 좀 편할 것이다.“고마워요.”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집사는 그 자리에 서서 아직 떠나지 않은 채 무진을 바라보다 결국 입을 열었다.“도련님, 무슨 일로 그럽니까?”무진은 집사의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시 침묵하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집사님, 집사님은 성연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집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작은 마님은 당연히 아주 좋은 분이죠. 도련님이 이전에 병이 났을 때 모두 작은 마님 혼자서 돌봤어요. 직접 도련님을 돌보느라 밤새 눈도 못 붙였는 걸요.”무진은 그 말에 마음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맞아, 이런 성연이가 어떻게 나한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할 수 있겠어?’그는 성연과 목현수 사이에 별 것 없다고 믿었다.그러나 마음속으로 여전히 오만 생각이 드는 것을 억누를 수가 없다.무진 침묵이 계속되자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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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참 좋은 아가씨

안금여의 상태는 그리 심각하지 않아 입원한 지 이틀 만에 퇴원했다.무진은 또 특별히 하루의 시간을 내여 퇴원하는 안금여를 고택으로 돌아왔다.모두 거실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조수경이 스스로 청하며 말했다.“할머니, 퇴원하셔서 정말 좋은 날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음식을 해서 식사를 차려 드릴게요.”안금여가 다소 놀라서 조수경을 쳐다보았다.“아이고, 수경아, 네가 음식도 할 줄 아니?”조씨 집안은 손민철이 훼방을 놓기 전까지만 해도 학문이 깊은 집안이었다.조수경은 또 그 집안의 유일한 자식이었고. 원래라면 집안의 금지옥엽으로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음식을 할 줄 안다고 하니 뜻밖이었다.그 점이 안금여의 조수경을 다시 보게 했다. 조수경은 성품이 좋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아서 어른들이 가장 좋아하는 며느리감이었다.“조금 할 줄 알아요. 그저 취미로요. 그냥 먹을 만한 정도예요.” 조수경은 겸손하게 말했다.그러나 안금여가 말리며 말했다.“너 요 며칠 병원에서 나를 돌보느라 피곤하잖니? 안 그래도 네 고모에게 가서 하라고 했다. 네 음식 솜씨는 다음에 다시 보도록 하자.”조수경이 손을 저었다.“할머니가 퇴원하신 걸 제가 축하해 드리고 싶어서요. 고모도 피곤하실 데니 오늘은 쉬게 하세요. 그저 식사 한 끼 할 뿐인 걸요. 얼마 안 걸려요.”조수경이 하고 싶어 하니 안금여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그리고 자신도 조수경의 솜씨를 맛보고 싶었다.그래서 안금여가 승낙했다.“그래, 그럼 네가 해 보거라.”강운경이 옆에서 말했다.“수경아, 도와줄까?”조수경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고모. 모두 앉아 계세요. 저 혼자 해도 돼요.”말이 끝나자마자 조수경은 주방으로 들어갔다.안금여는 조수경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수경이 성품이 정말 좋구나. 교만하지 않고 조급하게 굴지도 않고 참 좋은 아가씨야.”강운경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조수경 혼자 요리를 하는 게 마음 편할까 싶어 그들은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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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나한테 얘기하면 드릴게요

식사를 마친 후, 강운경은 안금여와 함께 후원으로 산책을 나갔다.조수경이 먼저 말했다.“무진 오빠, 햇차잎이 새로 들어왔는데 한번 맛볼래요?”“그래.”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조수경이 차를 우려내는 솜씨와 가지고 있는 찻잎은 확실히 훌륭했다.그날 그는 한번 우려보았는데 차를 마신 후에 확실히 많이 정신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그럼 여기서 좀 기다려요. 얼른 찻잎을 가지고 올게요.” 조수경은 종종걸음으로 방으로 돌아갔다.무진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곧 돌아오는 조수경은 찻잎 한 봉지를 안고 있었다.찻잔을 차려 놓은 후 차를 우리기 시작했다.곧 다 우린 차를 잠시 식힌 후에 조수경은 무진과 자신의 잔에 차를 따랐다.무진이 한 모금 마셨다. 이 차는 처음 마셨을 때는 그냥 평범한 맛이다. 그러나 입 안에 머금고 있다 보면 뒷맛이 달콤한 것이, 다시 한 모금 머금고 싶게 했다.“괜찮지 않아요?” 조수경이 물었다.“괜찮네, 지난번 것보다 맛있다.” 무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수경의 솜씨를 인정했다.차를 언급하자 조수경의 표정에 은근히 자만심이 떠올랐다.“이번 차는 내가 특별히 개량한 거예요. 위를 보양하는 효능이 있죠. 무진 오빠처럼 그렇게 바쁘면 틀림없이 일상적으로 식사가 불규칙적일 테니 장시간 마시면 개선될 거예요.”“너는 이 방면에 소질이 있나 보구나.” 무진은 차를 다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았다.조수경은 또 그에게 한 잔을 따라준 후에 웃으며 얼굴의 보조개도 따라서 보일 듯 말 듯했다.“다른 것은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차는 그래도 조금 연구했어요. 이따가 내가 좀 가져다 줄게요.”“아니, 저번에 준 거 아직 다 못 마셨어.” 무진은 차를 잘 안 마신다.그러니 자신이 차를 많이 보관하는 것도 일종의 낭비라고 느꼈다.그것도 조수경이 직접 만든 것이니 그 의미가 좀 다를 수 있을 테고.거절당하자 조수경은 마음이 좀 안 좋았지만 억지로 권하지는 않았다.“그럼 무진 오빠 마시고 싶을 때 나한테 얘기하면 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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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뒷걱정

무진이 주소를 보내자 곽연철이 바로 왔다.그는 무진의 곁에 있는 조수경을 한 번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나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곽연철이 오자 무진은 그에게 새 찻잔을 가져다주고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곽 사장님, 우선 차를 드세요.” 무진이 찻잔을 곽연철에게 밀어주었다.고개를 살짝 끄덕인 곽연철이 차를 마셨다.그리고 비로소 말했다.“제왕그룹과 WS그룹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서 도시 서쪽의 그 부지를 원했지만, MS 가문의 제이슨 씨를 만나 경쟁했습니다. 상대방은 거의 제로 이윤으로 이 프로젝트를 빼앗으려 했지요. 강 대표님,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곽연철은 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오랜 역사를 가진 강씨 가문에 비해 제왕그룹은 작은 회사일 뿐이다.MS 가문과는 전혀 견줘 볼 수가 없다.물론 자원을 모두 내놓으면 맞설 수 있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만 할 뿐이다.지금은 WS그룹과 합작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법이다.그리고 두 회사의 이익이 걸려 있기 때문에 무진도 상관하지 않을 수가 없다.무진의 눈빛이 가라앉으면서 바로 대답했다.“돈을 잃는다 해도 가져와야 합니다. 제이슨이 북성에 자리를 잡게 할 수는 없습니다!”결국 제이슨이 아무리 대단해도 유럽에 있을 뿐이다.북성은 또 A국에 있으니, 제이슨이 그들과 맞선다 해도 화력이 좀 줄어들 것이다.역시 애초에 무진의 예측이 맞았다. 지금 제이슨은 기회를 틈타 둘째, 셋째 일가의 자산을 삼켰다. 이제 제이슨의 목표는 WS그룹이다.WS그룹을 일망타진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진은 그들이 목적을 달성하게 둘 수가 없었다.“알겠습니다. 그래도 강 대표님은 과감하십니다. 저는 결단을 내릴 때 계속 망설이는데요.” 곽연철이 웃으며 말했다.그는 무진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제이슨이 A국의 시장에 진출한다면, 자신의 회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그러나 제왕그룹은 실력이 부족하니 WS그룹에서 말해도 상관이 없다.오히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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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조사 완료

그들이 사업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조수경은 바로 옆에서 차를 따르며 시중을 들었다.이것은 흡사 여주인의 자태와 같아서 곽연철을 좀 의아하게 했다.게다가 무진의 약혼녀는 송성연이다.그러나 지금 성연은 유럽의 학교에 갔는데 무진의 곁에 조수경이 나타났다.정말 좀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그러나 곽연철은 면전에서 드러내지는 않았다.그는 다만 무심한 척하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강 대표님, 이 분은 누구신지요? 예전에 뵌 적이 없군요?”무진이 간단히 소개했다.“아, 조수경 씨입니다. 저희 할머니 옛 친구분의 손녀인데,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이곳에서 한동안 머루르고 있습니다.”조수경도 대범하게 곽연철에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조수경입니다.”“안녕하세요.” 곽연철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강무진이 떳떳한 걸 보니 별일 없을 거야.’‘하지만 이 조수경을 보고 있자니... 좀 이상하긴 한데.’나이든 자신은 당연히 조수경에게 무슨 말을 하기 어려우니, 빨리 보스에게 연락해서 이 일을 알려주고 보스가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곽연철은 자리에서 일어섰다.“강 대표님, 별다른 일이 없으니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좀 계시다가 같이 식사라도 하시지요.” 무진이 입을 열었다.무진은 곽연철과 단순한 파트너가 되는 게 아니라 곽연철을 친구로 생각했다.무진이 이렇게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아닙니다. 강 대표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곽연철은 좀 놀랐다. 무진이 뜻밖에도 자신에게 남아서 같이 밥을 먹자는 것이다.함께 지낼수록 곽연철은 무진이 외부에 전해지는 것과 달리 거리감이 없다고 느꼈다.그가 승낙하지 않자 무진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따라서 일어섰다.“제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곽연철은 얼른 손사래를 쳤다.“강 대표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겨우 문만 나서면 되는데 강 대표님이 저를 배웅하실 필요까지 있겠습니까?”“몇 걸음 안 됩니다, 가시죠.” 무진이 먼저 앞장서자 곽연철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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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야

곽연철을 배웅한 무진이 돌아왔다.무진이 다시 거실로 들어오자 조수경이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무진 오빠, 오빠 사업 얘기하는 데 내가 방해한 거 아니에요?”무진이 대답했다.“곽 사장은 신중한 사람이라 외부인이 있을 때는 당연히 회사 얘기를 잘 하지 않아.”‘외부인이 있을 때는 회사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그런데 이야기 중에 나보고 나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어.’조수경은 속으로 아주 기뻤다. 어쨌든 무진의 말 뜻은 자신을 외부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니까.그러나 무진은 조수경이 이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다.단지 단순하게 별 생각이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조수경을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인데.하지만 조수경은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다.무진은 지금 차를 마시고 있지만 속으로는 갈등이 일었다. 목현수와 성연에 관한 일을 잠시 생각하던 무진은 그래도 성연에게 한 마디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성연인 이런 일에 어리숙해서 목현수의 마음을 잘 몰라.’‘하지만 목현수 그 놈은 잘난 척 꼬리를 흔들어 대며 속으로 딴 마음을 품고 있을 분명해.’‘내가 없는 틈을 타서 성연이 앞에서 제 존재감을 과시하다니, 정말 사람 열 받게 만들고 있어.’‘성연에게 한 소리 해둬야겠어. 성연이가 목현수와 거리를 좀 둔다면, 이렇게 열 받는 일은 없겠지.’두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조수경은 다시 좀 전 보다 더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더 드실래요? 더 드실 거면 제가 우려 드릴게요.”방금 곽연철과 세 사람이 함께 마시느라 차는 지금 이미 다 마시고 없는 상태.“아니야, 오늘은 됐어.” 결정을 내린 무진은 성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그래요. 그럼 다음에 또 같이 차 마셔요.” 조수경은 주방에서 디저트를 가져왔다.주방에서 준비해 준 것이다. 디저트에 대해서는 조수경도 잘 알지 못했다.마음은 있지만 아직 만들 줄은 몰랐다.탁자 위의 디저트를 본 무진의 얼굴이 약간 풀어지면서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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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내가 잘 얘기해 보겠어요

강씨 집안 고택에서 나온 곽연철은 자신의 차로 향했다.마침 수업이 마치는 시간이라 성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조수경의 존재를 성연에게 말했다.“보스, 조수경이라는 여성이 고택에 머물고 있는데, 할머님과의 사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주의 깊게 보셔야겠습니다.”한 팔로 책을 가슴에 붙이고 있던 성연은 곽연철의 말에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 넥타이, 곽연철이 말한 조수경이란 여자가 무진에게 사준 것이 아닐까 싶다.‘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지? 조수경이란 여자가 강씨 집안에 등장하자 마자 무진 씨가 못 보던 넥타이를 하고 있다니?’성연은 그런 우연 같은 것을 믿지 않았다.그러나 곽연철의 앞에서는 절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성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말했다. “무진씨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그러나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 곽연철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보스, 지금은 상황이 달라요. 강무진은 그럴 생각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그 조수경이란 여자는 강무진에 대해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강무진과의 협력 관계가 아무 좋다고 해도, 곽연철은 변함없이 보스 성연의 편이다.성연이 없었다면 강무진과 합작할 수도 없었을 터.성연은 마음을 좀 진정시키면서 입술을 오므렸다.“무진 씨는 자기 절제가 강한 사람이에요. 별일 없을 거예요.”성연은 강무진을 믿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외로운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어?’‘게다가 곽연철의 말을 들어보면, 조수경은 강씨 집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존재감을 심어 준 것 같아.’너무 많은 의외의 일이 생기자 성연은 그다지 대범하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지난 번에 소지연이 고의로 유혹해도 무진씨는 꿈쩍 하지 않았어.’‘이번에도 역시 예외는 없을 거야.’“보스, 강무진에 대해서 너무 안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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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무진은 식사를 한 뒤 고택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저택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갔다.그리고 안금여의 방으로 간 조수경은 안금여를 데리고 나와 정원을 산책했다.온실의 꽃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정원 안으로 들어 가자 진한 꽃향기가 절로 기분 좋게 해주었다.조수경은 안금여를 부축하면서 천천히 걸었다.아주 느릿느릿한 걸음이었지만 조수경은 조금도 귀찮아 하지 않고 안금여에게 싹싹하게 굴었다.한참을 걷다가 조수경이 물었다.“할머니, 추우세요? 제가 방에 가서 덮을 것 하나 가져다 드릴까요? 저녁이 되니 날씨가 좀 싸늘하네요.”조수경은 안금여가 퇴원한 지 얼마 안되었으니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만약 잘 돌보지 못한다면, 무진 오빠가 나를 탓할 거야. 내 이미지도 안 좋아질 테고.’“괜찮다. 이 할미는 옷을 두텁게 입었으니 괜찮아. 오히려 수경이 넌 좀 많이 먹어야겠구나. 너는 너무 말랐어. 이대로 너희 집에 돌아가면 내가 너를 박대했다고 네 할머니가 날 원망하지 않겠니?” 안금여가 농담으로 말했다.조수경이 혀를 쏙 내밀며 말했다.“할머니, 이곳의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이전보다 더 잘 먹어요. 할머니가 거두어 주셔서 저희 할머니도 정말 마음을 푹 놓으셨고요. 그런데 어떻게 할머니를 탓할 수 있겠어요?”“여기 사는 게 익숙해졌어?” 안금여가 물었다.원래는 이곳에 몸을 의탁하러 온 조수경인데, 최근에는 오히려 자신을 돌보고 있었다.이 때문에 안금여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조수경의 솔직한 생각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사람이 많으면 조수경이 난처해할까 봐 지금 단둘이 있을 때 물어보는 것.“집에 있는 것처럼 익숙해졌어요. 또 고모님과 할머니, 그리고 무진 오빠도 다 잘해 주는 걸요.” 조수경은 마음속의 진심을 드러내었다.그녀는 이 집안의 분위기가 좋았다.‘계속 여기서 지내고 싶어.’그러나 자신에게는 그럴 수 있는 마땅한 자격이 없었다.‘만약 내가 무진 오빠하고...’“네가 즐거우면 됐다. 네가 불편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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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본사에 자리를 알아보라고 하마

조수경이 입을 열자 안금여는 바로 그 말 뜻을 이해하고 물었다.“수경아, 네가 일을 하고 싶은 거니?”조수경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안금여도 두 말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어 내리며 말했다.“그럼 다음에 내가 무진이에게 본사에 자리를 알아보라고 하마. 아마도 네가 많이 도와줄 수 있을 거야.”상냥하고 결코 성질도 부리지 않는 조수경이지만, 사실 딱 부러지는 성격에 또 아주 총명한 아이임을 엿볼 수 있었다.이런 조수경이 무진을 도와준다면, 자신도 안심할 수 있을 터.조수경에게 다른 이상한 생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조수경이 사양하는 척하며 말했다.“할머니, 아니면 제가 다른 곳에다가 이력서를 넣어볼 게요. 본사 자리라니, 그럼 진짜 무진 오빠가 너무 난처할 거예요.”안금여는 말도 안된다는 듯이 말했다.“이미 여기 멀쩡한 회사를 두고 왜 다른 작은 회사로 가려는 게야? 게다가 네가 회사에 나가서 일하는 게 무슨 난처해 질이야? 만약 네가 일을 잘해 준다면 우리가 네게 감사할 일이지. 하다가 하기 싫으면 바로 그만 두면 돼. 별 거 아니야.”안금여가 그렇게 말하자 조수경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대답했다.“네, 할머니. 감사합니다.”조수경은 입이 절로 찢어지려 했지만 애써 눌러 참았다.자신의 진짜 목적을 이루자 마음속으로 의기양양했다. ‘내 계획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그리고 안금여 할머니가 허락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보아하니 요 며칠 내가 할머니의 호감을 많이 산 게 헛되지 않은 것 같아.’‘드디어 좋은 기회를 얻었어.’이른바 유리한 조건의 사람이 먼저 기회를 잡는 법. 무진과 함께 일하면서 무진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속셈이었다.물론 무진의 비서가 되는 것이 그녀의 목표.‘송성연의 자리를 내가 대신하는 것도 이제 곧이야.’‘무진 오빠가 송성연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게 뭐 어때서?’‘감정은 항상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질 수밖에 없을 테지. 사람은 결국 자신의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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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수경이 대답한 이상 안금여는 질질 끌지 않고 바로 무진을 본가로 불렀다.“할머니, 무슨 일이세요?” 무진은 퇴근하자마자 본가로 왔다.오늘 일이 많아서 그런지 안색이 좀 초췌해 보였다.손자의 이런 모습을 보자 안금여의 마음이 아팠다.‘수경이도 배울만큼 배우고 야무진 아이이니, 무진의 곁에서 도울 수 있다면 안 될 게 뭐 있겠어?’원래는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이렇게 피곤한 무진을 보자 마음이 굳어졌다.“무진아, 수경이를 네 회사로 출근하게 해라.”그 말을 들은 무진은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이전에 조수경이 했던 암시를 떠올린 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할머니, 회사는 농담으로 말씀하실 곳이 아닙니다. 수경이는 다도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집에서 차를 연구하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해내지 못할 겁니다.”안금여는 무진의 말에 찬성하지 않았다.“수경이는 똑똑하고 사리가 분명한 아이야. 우리 집에 온 지도 꽤 되었으니 너도 수경이가 무척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는 걸 잘 알 거다. 회사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게 해도 돼. 또 수경이가 일을 하며 전문적인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게 좋아.”무진은 어쩔 수 없었다.“수경이는 집에서 할머니를 모시는 게 좋지 않겠어요? 왜 굳이 회사에 나가게 합니까? 우리 강씨 집안에도 사람이 없지는 않잖아요?”무진은 솔직히 조수경이 회사에 나오는 걸 찬성하지 않았다.그렇게 되면 무슨 일을 시키더라도 불편할 것이다.조수경이 일을 잘 못한다고 해도 두 집안의 관계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힘들 것이고.무진은 연줄을 통해 회사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더군다나 조수경과 같은 여자아이라니.“무진아 별 거 아니잖니? 수경이가 제대로 할 수 있으면 계속하게 하고, 그러지 못하면 그만 두게 하면 되는 일 아니냐?”안금여는 무진이 얼마나 회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회사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조수경 하나 회사에 넣는다고 큰 문제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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