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291 - 챕터 1300

1350 챕터

제1291화 사형이 있어서 다행이

저녁에 성연은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고 목현수의 별장에서 묵었다.이곳은 목현수가 자주 오는 곳은 아니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었다.성연이 혼자 이곳에서 지내기에도 편리했다.그리고 걔도 안 무서워할 거야.목욕을 하고 나온 성연은 무진에게 영상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가기 무섭게 무진이 전화를 받았다.성연의 전화를 혹여 놓치기라도 할까 봐 성연의 전화나 메시지에 별도의 알람을 설정해 놓은 것.그래서 성연의 전화라는 걸 화면을 보지 않고도 알았다.“오늘 업무는 끝났어요?” 화면에 보이는 무진의 뒷배경을 보니 서재가 아니라 집의 침실이었다.“거의. 요즘 좀 피곤해서 쉬면서 게으름을 좀 피우려 했지.” 무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사실 최근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들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서 당분간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터였다.“그러는 게 당연히 맞죠. 일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니에요. 쉬어가며 일하는 게 건강에도 좋아요.” 성연은 무진이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젠 혼자 쉴 생각도 하고 말이지.’“당연히 네 말이 옳아. 뭐든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 무진이 성연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대답했다.“지금부터 무진 씨에게 한 가지 알려 줄 게 있어요. 그렇지만 무진 씨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요.” 성연이 먼저 무진을 안심시키기 위한 언질을 주었다.무진이 자신의 말을 듣자마자 회사 일도 내팽개치고 당장 날아올까 걱정이 된 것.성연의 말을 들은 무진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무슨 일인데?”성연은 오늘 송아연이 자신에게 말도 안되는 약을 먹이려 했던 일과 블레이크 교수가 자신을 모함하려 했던 일을 무진에게 모두 말했다.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을 사주한 이가 소지연이라는 것 상상할 수 있겠어요?”무진의 눈이 충격과 분노의 빛으로 가득 찼다.지난 번에 비서 손건호에게 유럽에 가서 소지연의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었다.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을뿐더러 소지연이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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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내가 문을 열어주고 올게요

성연은 있었던 일을 무진에게 말했다.“송아연은 지금 강제 귀국시켰어요.”앞으로 학교에서 못된 짓을 할 송아연이 없으니 성연은? 지내는 게 훨씬 좋아질 것이다.고개를 끄덕이던 무진은 다시 생각해 봐도 성연을 유럽에 두는 것이 안심이 되지 않았다.“내가 가서 너를 좀 봐야겠어.”성연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무진 씨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데요. 그냥 북성에 있어요. 왔다갔다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데, 무진 씨 몸이 감당하기 힘들어요. 나는 이미 괜찮아요.”“나중에 또 일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 내가 최선을 다해 해결할 테니.”무진이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했다.유럽에서 그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북성에서보다는 못하지만, 유럽에도 당연히 그의 수하들이 있어서 성연이 나쁜 일을 당하게 하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알았어요. 이번 일은 너무 갑자기 일어난 거였어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무진 씨에게 전화를 할게요.” 성연이 웃으며 무진을 달랬다.‘오늘은 확실히 좀 위험하긴 했어.’성연도 그다지 자신이 없었던 차에 목현수가 별안간 들이닥쳤던 것이었다.“나도 유럽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무진의 말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그래도 마찬가지니까 더 이상 걱정하지 말아요. 나 지금 별일 없잖아요? 그리고 내가 무진 씨에게 모든 걸 다 말했고요?” 성연은 무진이 마음속으로 자책하고 있음을 잘 알았다.그러나 이 일은 무진과는 그다지 큰 관계가 없다.더군다나 무진을 원망하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연애의 감정은 대등한 것. 성연은 무진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길 바라지 않았다.“내가 생각이 짧았어.” 화면으로 성연을 보던 무진은 갑자기 성연이 먼 유럽으로 대학 진학하게 한 것을 후회했다.지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안고 싶어도 안을 수가 없질 않은가? 무슨 일이 생겨도 그냥 보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 그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잘 지내고 있어요. 방학이 되면 나도 무진 씨 보러 갈게요. 지금 송아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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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그 여자 그렇게 대단한 거야?

성연이 방문을 열었다. 역시 목현수였다.목현수는 성연을 혼자 이곳에 두는 게 여전히 불안했다. 오늘 많은 일들이 있었다 보니 자연히 성연의 상황이 걱정된 것.“너 오늘 괜찮아? 마음이 진정됐어?” 목현수가 건네는 말에 깊은 걱정과 애정이 담겼다.성연이 걱정 말라는 듯 손을 저었다.“괜찮아요.”불쑥 뭔가 생각났는지 성연이 말했다.“사형, 잠깐만요.”방금 목현수에게 문을 열어 주는 동안 무진이 휴대폰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않았다.급하게 다시 방으로 뛰어들어간 성연은 무진이 이미 전화를 끊은 것을 보았다.성연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도 무진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가 보다 하고 추측할 뿐.‘그러니 무진 씨를 더 이상 방해하지 말아야겠다.’다시 거실로 돌아온 성연은 목현수의 건너편에 앉았다.“왜 그래?” 목현수가 물었다.“별일 아니에요.” 성연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무진과 목현수, 두 사람이 왜 서로 잘 안 맞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마다 좀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그리고 사형도 무진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은 것 같고.그래서 되도록 두 사람 앞에서는 서로의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차 마셔.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갈 생각이야?” 목현수는 성연의 생각을 물어보고 싶었다.그리고 어떻게든 성연을 도와줄 생각이었다.“송아연 쪽은 됐어요. 그에 맞는 벌을 받을 거예요. 그러나 소지연은 반드시 찾아내야 해요!” 성연은 당연히 소지연을 내버려 둘 생각이 없다.소지연이 있는 한 위험이 항상 자신을 따를 것이기에.“내가 너를 위해 방법을 찾아 볼게.”목현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잠시 생각하던 성연은 그간의 모든 일을 목현수에게 알려주었다.소지연은 줄곧 자신을 상대해왔다. 지난번의 차량 충돌, MS가문의 추격, 심지어 송아연의 음모, 블레이크 교수의 모함 등을 전부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마음속에 억눌러 두고 있던 여러 가지들을 말해 버리자 성연도 마음이 후련했다.지금은 목현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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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제가 밥 살게요

“어찌 되었든 사형에게 감사인사를 해야겠네요. 아직 시간이 이른데, 사형, 제가 밥 살게요.” 성연은 목현수가 이런 것들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목현수에게 감사를 표시해야 할 터.때로는 자신 때문에 목현수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그러나 이미 많은 일들을 처리해 온 목현수는 신경 쓰지 않을 게 뻔하다.그래서 성연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그래, 살면서 여동생이 사주는 밥을 먹다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는 걸.”목현수가 큭큭 웃으며 말했다.성연도 따라서 실소를 터뜨렸다.“사형, 그렇게 과장하지 말아 줄래요?”목현수가 어깨를 으쓱거렸다.두 사람은 목현수의 차를 타고 함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레스토랑은 당연히 성연이 알아서 고른 곳이다.예전에 앨리스와 같이 밥 먹으러 나왔다가 우연히 이 레스토랑을 발견했는데 아주 맛있었다.성연은 유럽의 환경에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하지만 미식가인 앨리스는 주변 맛있는 음식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자연히 성연도 앨리스를 따라다니며 맛으로 유명한 음식점들 문을 꽤나 두드렸다.두 사람은 금세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도 무척이나 아름다운데 반해 가격도 아주 높지는 않은 중간 정도.비교적 양심적인 식당인 셈이다.입구에 도착하자 종업원이 그들을 안내해서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두 분 고객님 따라오시죠.”성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갔다.종업원이 그들을 안내한 자리는 2층의 창가 쪽 자리. 바깥의 조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로 성연이 선택한 자리였다.목현수는 성연이 처음 자신을 데리고 식사하러 온 곳을 이렇게 잘 선택한 것에 다소 놀랐다.“장소를 잘 골랐네.”목현수가 칭찬했다.“룸메이트 따라서 왔었어요.” 성연이 으쓱거림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네 룸메이트 취향이 꽤 괜찮은 것 같네.”목현수가 턱을 만지며 말했다.“당연하죠, 사형, 메뉴를 골라보세요. 뭘 드시고 싶으세요?” 성연은 목현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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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창피하지도 않아?

미스 샤넬은 성연과 목현수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이전에 성연은 끝까지 목현수와 별 관계가 아니라고 말했다.그러나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모습은 무어란 말인가?어떤 친구가 저녁에 같이 밥을 먹으러 나와? 그것도 단둘이서?‘이건 분명 날 바보 취급한 거야?’미스 샤넬이 성연에게 곧장 경고의 말을 날렸다.“내가 당신에게 목현수와 함께 있지 말라고 말했죠? 그때 당신 나에게 뭐라고 말했어요? 그 뒤로 얼마나 지났다고 태도를 바꾸는 거죠? 단둘이서 식사를 하다니, 누구 엿 먹으라는 거예요?”성연도 성질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영문도 모른 채 혼나니 얼굴을 찡그렸다.성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미스 샤넬은 자신이 성연의 약점을 찔렀다고 생각하며 목현수에게 경고하기 시작했다.“이 여자 절대 좋은 사람 아니에요. 앞으로 이 여자와 교류하지 말아요!”미스 샤넬은 아무런 돈도 영향력도 없다고 생각한 성연이 목현수와 함께 있는 이유는 바로 목현수의 돈을 노린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무슨 선배, 후배 사이야, 완전히 핑계지.’그러나 모욕당하고 얼굴이 굳어진 성연을 본 목현수는 미스 샤넬에게 딱딱한 음성으로 경고했다.“내가 말했을 텐데? 성연은 그냥 내 여동생 같은 후배일 뿐이라고. 당신은 자신의 감정을 자제할 줄도 모르나?”지난번에 미스 샤넬이 성연을 찾아갔었다. 그때 성연이 자신에게 한 대답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했음을 알게 됐다.그러니 그녀가 어떻게 목현수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미스 샤넬은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질투심이 폭발한 그녀는 레스토랑 한가운데에서 목현수를 몰아세웠다.“나와 이 여자 중에서 오늘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당신과 끝장을 보고 말테니!”목현수는 머리가 아팠다.성연과 미스 샤넬은 완전히 별개의 존재.어떻게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매번 이러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한단 말인가?하필 자신과 미스 샤넬의 관계 또한 좀 복잡했다.목현수 자신도 분명하게 말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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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미스 샤넬을 받아들여요

미스 샤넬은 순간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그동안 목현수에게 엄청나게 많은 구애자가 있었지만 모두 자신이 다 쫓아냈다.그리고 목현수도 자신의 방법을 묵인해 왔다.외부적으로 그는 줄곧 자신을 존중해 왔다.그러나 지금 목현수가 생각지도 못한 여자 때문에 자신을 거역하고 있다니!과연, 송성연이 목현수의 마음속에 항상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미스 샤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러나 연적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명문귀족 가문의 아가씨인 그녀에게 구애하는 남자들도 무척 많았다.그녀는 여전히 자존심이 강한 여자였다.결국 분노한 미스 샤넬은 테이블 위의 와인을 들고 목현수의 얼굴에 뿌렸다.“목현수, 이 나쁜 놈!”와인을 뿌린 후 미스 샤넬은 하이힐 소리를 딱딱 내며 레스토랑을 떠났다.성연은 속으로 좀 놀랐다.미스 샤넬이 이렇게 불 같은 성질인 줄은 몰랐다.성연은 즉시 휴지를 꺼내 목현수에게 건네주었다.“사형, 빨리 좀 닦으세요.”목현수는 휴지를 받아 얼굴에 묻은 와인을 닦았다.오늘 밤 입고 있던 흰색 셔츠는 와인 세례를 받아 시뻘건 얼룩이 생기며 그 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갑작스러운 사태에 종업원이 달려와 성연에게 말했다.“고객님, 저희 레스토랑 옆에 상점이 있으니 대신 옷을 사드릴 수 있습니다. 고객님이 돈을 지불하신다면요.”성연은 목현수의 낭패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바로 카드를 꺼내 주었다.“네, 한 벌 좀 사다 주시죠.”종업원은 카드를 받고 목현수에게 말했다.“고객님, 사이즈가 어떻게 되시는지요.”목현수가 사이즈를 말하자 종업원은 돌아서 나갔다.종업원이 옷을 사러 가는 틈을 타서 성연이 물었다.“사형, 도대체 왜 미스 샤넬을 건드렸어요?”미스 샤넬이 목현수에 대한 감정이 없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건 바로 알 수 있었다.‘단순한 소유욕이 아니야. 그 여자의 눈에 담긴 건 애정이야.’성연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미스 샤넬을 언급하자 목현수는 불쑥 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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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늙은 노인네 같은 모습

목현수는 곧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성연이 눈을 반짝이며 그를 보았다.“사형, 내 생각이 어때요?”목현수가 되물었다.“무슨 생각?”“바로 미스 샤넬을 선택하는 거요. 가문도 뛰어나고 또 예쁘잖아요. 사형이 더 이상 따질 게 뭐가 있어요?” 성연의 생각에 미스 샤넬은 아주 완벽한 여성이었다.‘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미스 샤넬도 아주 예의 바르게 행동하겠지.’‘다만 사형 때문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정신을 잃고 잠시 예의를 잊었을 뿐이야.’그러자 목현수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는 굳은 음성으로 말했다.“나는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다. 내 성격이 도대체 어떤지, 또 내가 어떤 유형을 좋아하는지. 나와 미스 샤넬 사이에 좋은 기억도 있어. 하지만 내심 그녀는 내가 완전히 정착할 만한 여성은 아닌 것 같아.”목현수의 말을 해석하자면 자신과 미스 샤넬의 관계는 이미 과거이며, 그의 미래는 미스 샤넬이 아니라는 의미.그 뜻을 알아들은 성연은 바로 웃으며 비난했다.“사형, 진짜 쓰레기 같은 남자야!”목현수도 부인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자신은 확실히 못된 남자였다.그가 대답했다.“그래, 그런데 예전에는 바람둥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왜 쓰레기야?”성연은 바로 그를 폭로했다.“바람둥이는 나름 멋있기라도 하죠. 쓰레기 같은 남자는 한 마디로 욕이에요. 미스 샤넬이 이런 사형의 모습을 보고도 좋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목현수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상관없다는 모습.“그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행이지. 안 그래도 그녀 때문에 무척 귀찮았는데. 안 나타나는 데가 없는 것 같아. 미스 샤넬이 내 행적을 어떻게 알아내는지 정말 궁금해.”“됐어요,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는 끼어들지 않을 테니 사형이 직접 미스 샤넬에게 잘 설명해요. 나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요.” 미스 샤넬은 여전히 무섭다. 성연도 귀찮은 일에 대처하는 것을 가장 싫었다.‘맨날 욕먹기는 싫다고.’“돌아가서 내가 그녀에게 잘 말할게.”목현수는 오만한 미스 샤넬이 자신에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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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감기

무진은 회의실에서 막 나온 참이다.최근 소지연이 회사 기밀을 누설한 데 따른 문제점들이 완전히 해결되었다.마침내 좀 좋은 일이 생겼다.다음 순간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무진이 핸드폰을 꺼내 보니 조수경의 전화였다.그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전화를 받았다.“수경 씨, 무슨 일이야?”무진이 부른 호칭에 조수경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초조한 음성으로 말했다.“무진 오빠, 할머니가 갑자기 감기에 걸리셨는데 상태가 좀 심각하세요. 지금 고모와 같이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왔어요.”무진은 입을 꽉 다물었다.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흘렀다.“지금 어느 병원이니?”조수경이 주소를 하나 불렀다.무진이 곧 말했다. “거기서 기다려. 바로 곧 갈 테니.”조수경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사이에 무진이 전화를 끊었다.무진은 모든 일을 미루고 급히 병원으로 갔다.병실로 들어가자 병상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 안금여의 얼굴이 창백했다.보아하니 정신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그러나 안금여의 이런 모습을 보고 무진은 마음이 불안했다.“할머니, 괜찮으세요?”안금여는 무진을 보고는 바로 타박을 했다.“그렇게 놀라지 마. 그냥 감기에 걸렸을 뿐이야.”지금 안금여는 자신의 몸이 아직 정정하다고 생각한다.병상에 누워 있는 것도 별것 아니었다.강운경도 옆에서 말했다.“무진아, 너는 일이 바쁘잖아. 요즘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들도 많은데. 여기엔 나와 수경이만 있으면 돼. 너는 회사로 돌아가서 바쁜 일부터 해.”이렇게 왔다갔다하다 무진의 건강이 나빠질까 강운경은 걱정이 되었다.원래 무진의 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무진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회사도 안정되기 시작했고.할머니 안금여가 또 아프시니 그도 안심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무진은 안금여의 병상 옆에 앉았다.“회사가 할머니보다 더 중요하겠어요? 괜찮아요.”“그런 소리 말아. 회사가 얼마나 중요한데. 우리 가족들이 이렇게 노력하는 게 모두 회사를 위해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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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누구예요?

조수경은 안금여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표정을 좀 가라앉히며 자책하듯이 말했다.“죄송해요, 무진 오빠, 고모. 제가 할머니를 제대로 돌봐 드리지 못했어요. 옷을 좀 더 많이 입혀 드렸어야 했는데.”끝까지 따지고 보면 자신에게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고 조수경이 인정했다.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수경아, 그게 무슨 소리야? 할머니 문제인데 어떻게 너를 탓할 수 있니? 덥다고 싫다고 수경일 다그쳐 옷을 벗은 건 나야. 수경이 네 잘못이 아니야.” 안금여는 얼른 조수경을 두둔하며 죄책감을 떨치게 했다.조수경은 원래 얹혀 살고 있던 처지라 마음이 더 편치 않을 것 같다.이럴 때 조수경의 탓을 한다면 그 마음이 어떻겠는가?“이 할머니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다 생각이 있어.” 안금여는 또 무진이 조수경에게 화를 낼까 싶어 미리 선을 그었다.“우리는 수경일 탓할 생각 없는데 엄마가 벌써 두둔하고 나오시는 거예요?”강운경이 옆에서 농담하며 말했다.안금여가 자랑스럽게 말했다.“수경이가 이렇게 착하니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니?”조수경은 두 사람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할머니가 예뻐해 주시니 기분이 좋아요.”조수경은 말하면서 무진의 얼굴을 몰래 훔쳐보았다.그러나 무진의 신경은 이쪽에 있지 않은 듯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흡사 정신을 딴데 팔고 모습이다.‘어째 무진 오빠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수경이가 있어서 내가 매일 기분이 많이 좋고 음식도 맛있게 먹는다. 몸이 좋아지면 수경이 우려 주는 차를 다시 맛봐야지.”안금여가 조수경을 좋아하는 모습은 진짜라는 게 한 눈에 보였다.“네, 할머니가 나으시면 제가 햇 찻잎으로 끓여 드릴게요.”조수경이 부드럽게 대답했다. 조용히 서 있는 조수경은 한눈에도 차분한 성품이 보여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기다리마.” 안금여도 웃으며 말했다.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조승우가 다녀갔다.장모 안금여와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얼굴이 보이자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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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오빠야 말로 진짜 고생이잖아요

병원을 나서서 무진은 차를 몰았다. 옆에 앉아 무진의 수려한 옆모습을 바라보는 조수경의 마음속에 기쁨이 가득했다.북성강에서 흘러나온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해구의 모래사장.강물이 돌과 암초를 때리고 미풍이 정면으로 불어와 상쾌했다.조수경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뒷짐을 진 채 무진 앞에 서서 머리카락을 가볍게 날렸다.“무진 오빠, 정말 장소를 잘 선택하신 것 같아요. 여기 정말 한가롭고 한적해요. 확실히 마음을 풀기에 좋은 곳이네요.”“좋아하면 다행히.” 무진이 담담한 기색으로 먼 바다만 쳐다볼 뿐 조수경을 보지 않았다.‘무진 오빠 무슨 일로 기분이 안 좋은지 모르겠어.’만약 자신이 직설적으로 묻는다면, 분명 무진의 반감을 사게 될 것이다.그래서 조수경은 화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무진 오빠, 매일 밤 오빠 서재의 불이 늦게까지 켜져 있는 것을 봐요. 회사 일이 많이 힘드신 게 틀림없죠?”무진이 고개를 돌려 조수경을 쳐다보자 조수경이 입술을 깨물고 얼른 설명했다.“단지 저녁에 일어나서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여러 번 보았을 뿐이에요. 다른 뜻은 없어요.”그러나 무진은 이런 문제를 추궁할 생각이 없다. “뭐든 쉬운 건 없어. 습관이 돼서 괜찮아.”설령 내키지 않더라도 어깨에 짊어진 짐은 자신이 스스로 짊어질 수밖에 없다.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지금 자신은 안금여와 강운경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반드시 WS그룹을 더욱 빛내야 한다.무진이 앞으로 나서자 조수경이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말투에는 부러움이 묻어 있었다.“무진 오빠, 사실 정말 오빠가 존경스러워요. 만약 내가 오빠의 절반 정도만 되었더라도 우리 집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나도 금융 방면에 관한 지식을 좀 배우고 싶어요.”무진은 조수경의 말 속에 숨은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그저 조수경이 단순하게 공부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을 뿐.무진은 고개를 저으며 속에 있는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네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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