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손으로 가린 송아연은 바닥에 엎드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망했어, 다 망했어.’‘간신히 좀 잘 지내보나 했는데, 이제 잭은 절대 날 용서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 기억에 분명 이 남자의 구애를 거절했다고.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지금 일어난 일의 중간 과정에 대해 조금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한참을 울던 송아연은 바닥에 흩어진 옷들을 집어 들었다. 옷을 다 입은 후, 피 떡이 된 채 죽은 듯이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를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쫓아다니던 남자의 몸을 세게 걷어찼다.“감히 날 건드려! 네 까짓 게 나를 건드려! 네가 뭔데? 내가 네 놈이 건드릴 수 있을 정도 밖에 안돼 보여? 쓰레기 같은 자식!”분이 풀릴 정도로 걷어 찬 후에야 송아연은 호텔을 떠났다.숙소로 돌아온 송아연은 소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자신을 좀 더 불쌍하게 보이도록 감정을 잡은 후에 울기 시작했다.소지연이 전화를 받자 폰 저편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순간 짜증이 확 일었지만, 앞으로 같이 일할 것을 생각해서 속으로 눌렀다“무슨 일이야?”가까스로 눈물을 그친 송아연이 여전히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지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나, 나도 정말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갑자기 이렇게 됐어요.”“갑자기 그렇게 됐다고? 그럴 리가?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아채지 못했어?” 눈살을 찌푸리는 소지연. ‘송아연, 정말 바보 아냐?’“나, 나는 수업 마치고 왔는데 몸에서 열이 나고 너무 덥게 느...”송아연은 말할 때 좀 부끄러워했다.말하는 순간 머리를 가득 채운 것은 잭과 함께 엎치락뒤치락하던 장면이었다.소지연은 송아연이 설명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바로 물었다.“송성연이 너한테 약 먹인 거 아냐? 정말 바보 같으니라고!”소지연의 말에 그제야 자신이 왜 그렇게 이상한 반응을 보였는지 깨달은 송아연.‘아, 내가 약에 당한 거구나.’‘하, 또 송성연한테 당하다니!’소지연에게 욕을 먹으니 송
최신 업데이트 : 2024-08-2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