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던 무진 또한 조수경을 안심시켰다.“고택에서 계속 지내면 돼. 다른 건 생각하지 마. 아무도 감히 너를 괴롭히지 못해. 우리 강씨 집안은 북부 지역에서만 대단한 게 아니라 남부 지역에서도 쉽게 덤비지 못할 테니.”“정말 고맙습니다, 할머니, 그리고 무진 오빠, 운경 이모.” 감사 인사를 하는 조수경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강운경이 옆에서 놀리며 말했다.“난 무진이 고모야. 무진일 오빠라고 부르면서 날 이모라고 부르는 건 안 맞는 것 같애. 너도 무진이처럼 날 고모라고 불러야지.”“네, 고모.” 조수경의 입에서 수줍은 듯한 음성이 나지막이 흘러나왔다.저녁 식사 시간, 특별히 저녁 메뉴에 신경 쓰라고 주방에 미리 일러 둔 참이다.할머니 안금여를 위시해서 고모 강운경, 무진, 조수경, 이렇게 네 사람이 저녁 식사를 위해 식탁에 둘러 앉았다.“이 집에 있는 동안 마음 편하게 있도록 해.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널 위한 환영만찬을 알아서 준비하라고 주방에 일렀는데, 입에 맞을런지 모르겠다.”안금여를 비롯해 모두가 자신을 따뜻하게 환대하자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던 조수경.안금여의 말에 얼른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아네요, 할머니. 저는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어요.”안금여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래, 정말 착하구나.”고개를 숙이는 조수경의 뺨이 발그레해진 것이 다시 또 쑥스러워진 모양.식사하는 내내 안금여는 멀리 떨어진 음식들을 덜어주었다. “수경아, 너 이렇게 말라서 어쩌니? 기운을 차리게 좀 더 많이 먹어야겠다.”말 잘 듣는 학생처럼 조수경은 안금여가 덜어준 음식들을 깔끔하게 먹어치웠다.“네, 그럴게요. 고맙습니다, 할머니.”“뭘 또 그리 인사하니?” 안금여가 너무 예의 차린다고 타박을 했다.강운경 역시 옆에서 음식을 집어주며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수경아,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포자기해서는 안돼. 다시 힘을 내서 일어나면 희망이 있는 거야. 지금 당장은 맞서 싸울 수 없다 해도 힘을 기르며 적당한 때를 기
Last Updated : 2024-08-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