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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기대를 저버리지 않다

성연은 자신이 너무 예민한 건 아닌지 고민했다.

어쩌면 무진이 새로 산 것일 지도 모른다. 다른 스타일을 시도하고 싶어서.

성연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자신을 안심시켰다.

사실 무진이 매고 있던 넥타이는 조수경이 산 것.

무진에게 커피를 사는 걸로는 너무 빈약해 보인 조수경은

백화점에서 무진의 넥타이를 하나 더 샀던 것.

당시 조수경은 자신이 직접 무진에게 매주기까지 했다. 다만 일이 많아 정신이 없었던 터라 다시 푸는 걸 잊은 무진.

성연과의 영상통화를 끝낸 무진이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조수경은 찻잎을 다시 꺼내 왔다. 조금 전 무진이 성연과 통화하는 사이에 미리 준비해 둔 것이다.

찻잎이 투명한 주머니에 포장되어 있었다.

제각각 다른 색의 티백으로 포장된 찻잎이 무척 보기 좋았다.

조수경이 무진에게 찻잎을 담은 주머니를 건넸다.

“무진 오빠, 이 찻잎들은 처음 작업부터 포장까지 모두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다른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았어요.”

무진이 칭찬했다.

“정말 영리한 데다 손재주도 좋군.”

무진은 조금 전 말한 대로 티백 차를 받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조수경의 마음을 거절하기 어려워 받은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조수경의 마음이 한창 예민하지 않겠는가?

그녀의 감정을 충분히 배려해야 했다.

“무진 오빠 마음에 들면 나중에 좀 더 만들어 줄게요.”

조수경이 수줍은 듯이 말했다.

그러나 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아니, 이 정도면 충분해. 평소 차를 잘 마시지 않아. 이 정도면 충분해.”

조수경은 다소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 무진 오빠도 나처럼 다도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

“나는 가끔 차를 마실 뿐이야. 다도를 좋아한다 싫어한다 할 것도 없어. 네가 좋아하는 거지.”

무진이 담담하게 말하면서 차를 한쪽에 두었다.

“누군가 좋아해 준다면 만드는 데 좀 더 힘이 날 텐데.”

조수경의 말에는 의미가 담겼지만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조수경은 강씨 집안 가족들에게 정말 좋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무진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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