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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네 기억력 어떻게 그렇게 좋아?

성연이 기숙사에 돌아온 후에도 엘리스는 송아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송아연이 이처럼 대놓고 일을 벌일 줄 몰랐던 성연은 아무런 경계심 없이 물을 마셨다.

입술이 컵에 닿고 목구멍으로 물이 넘어가는 순간, 성연은 뭔가 이상함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컵에 약물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약의 성분을 분석해냈다.

사람에게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아주 강한 약효의 최음제.

일단 닿기만 해도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터.

성연은 아무런 내색 없이 지니고 있던 해독환을 꺼내 삼켰다.

컵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거기에 두었다. 증거로 남기거나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을 터.

식도를 타고 내려간 해독환의 성분이 순식간에 체내의 최음 성분을 소리 없이 중화시켰다.

그래서 성연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다.

‘나라서 다행이야, 다른 사람이었다면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을 거야.’

성연은 엘리스를 슬쩍 쳐다보았다.

기숙사 방에 두 사람이 사는데 자신을 제외하면 바로 엘리스다.

‘설마 앨리스가 내 컵에 손을 댔을까?’

물론 앨리스는 그런 사람 같아 보이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매수되지 않았을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만약 진짜 엘리스라면 당장 기숙사 방을 옮길 것이다.

“앨리스, 오늘 우리 방에 들어온 사람 없어?”

성연이 떠보며 물었다.

고개를 돌린 앨리스가 놀란 듯 성연을 바라보았다.

“성연아, 말도 안 했는데 오늘 우리 방에 온 사람이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과연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

‘엘리스가 아니라 누군가 우리 방에 들어온 거야.’

“누가 내 책상에 손을 댄 것 같아서 물어봤어.”

성연은 다른 질문은 하지 않았다.

마치 그냥 물어보는 듯이.

앨리스가 감탄했다.

“성연아, 네 기억력 어떻게 그렇게 좋아?”

성연은 마음이 가라앉았다. 만약 자신이 조금도 경계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으로 죽었을 지.

성연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엘리스가 계속 말했다.

“조금 전에 어떤 여자애가 방에 와서 네 여동생이라고 했어. 너와 마찬가지로 A국 출신이고. 물건을 찾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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