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연 추종자는 원래 다급한 마음에 송아연을 병원에 데려갈 생각이었다.그러나 백미러를 통해 옷이 활짝 풀어헤쳐진 사이로 하얀 피부를 드러낸 송아연이 눈에 들어왔다.오랫동안 송아연을 쫓아다니며 내내 군침을 흘리던 추종자가 송아연의 지금 이 모습을 보고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그리고 송아연의 이 상태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인지 바로 알아차렸다.즉시 핸들을 돌려 호텔로 재빠르게 운전했다.객실로 올라간 추종자는 한시도 지체함 없이 닥치는 대로 송아연을 농락했다.점차 송아연을 괴롭히던 약효가 가라앉으며 피로감이 밀려왔다.그녀는 하품을 하며 곧이어 깊이 잠들었다.아주 편안하게 잠에 취해 있던 송아연은 큰 소리에 깼다.미간을 찌푸린 채 도대체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굴며 자신의 수면을 방해하는지 생각했다.송아연이 눈을 뜨자 눈을 부라리며 분노에 찬 잭의 얼굴이 보였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잭을 불렀다. “자기야...”잭은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송아연을 쳐다보았다.“아직 나를 자기라고 부를 생각이 들어? 역겨운 줄도 모르는군!”송아연은 잭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그런데 고개를 돌리니, 이런 맙소사. 자신의 곁에 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홀딱 벗은 채.송아연은 얼른 해명했다.“잭, 내 말 좀 들어봐. 오해야...”하지만 일어난 송아연의 온몸은 불그죽죽한 흔적으로 뒤덮여 있었다.잭은 송아연을 바라보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자신은 송아연을 몹시 좋아해서 아꼈건만 송아연은 결국 자신을 배신하고 바람을 피웠다.그것도 대낮에 다른 남자와 함께 호텔방에서.‘내가 정말 눈이 멀었구나!’살아오면서 오늘 같은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분노로 시퍼렇게 얼굴이 굳은 잭은 송아연의 옆에 누운 남자를 직접 끌어내렸다.두 말할 것도 없이 그냥 주먹을 날렸다.송아연 추종자는 사실 잭이 문을 열고 들어와 송아연과 대화할 때 깨어나 있었다. 자신이 건드릴 수 없는 인물임을 알
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손으로 가린 송아연은 바닥에 엎드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망했어, 다 망했어.’‘간신히 좀 잘 지내보나 했는데, 이제 잭은 절대 날 용서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 기억에 분명 이 남자의 구애를 거절했다고.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지금 일어난 일의 중간 과정에 대해 조금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한참을 울던 송아연은 바닥에 흩어진 옷들을 집어 들었다. 옷을 다 입은 후, 피 떡이 된 채 죽은 듯이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를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쫓아다니던 남자의 몸을 세게 걷어찼다.“감히 날 건드려! 네 까짓 게 나를 건드려! 네가 뭔데? 내가 네 놈이 건드릴 수 있을 정도 밖에 안돼 보여? 쓰레기 같은 자식!”분이 풀릴 정도로 걷어 찬 후에야 송아연은 호텔을 떠났다.숙소로 돌아온 송아연은 소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자신을 좀 더 불쌍하게 보이도록 감정을 잡은 후에 울기 시작했다.소지연이 전화를 받자 폰 저편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순간 짜증이 확 일었지만, 앞으로 같이 일할 것을 생각해서 속으로 눌렀다“무슨 일이야?”가까스로 눈물을 그친 송아연이 여전히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지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나, 나도 정말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갑자기 이렇게 됐어요.”“갑자기 그렇게 됐다고? 그럴 리가?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아채지 못했어?” 눈살을 찌푸리는 소지연. ‘송아연, 정말 바보 아냐?’“나, 나는 수업 마치고 왔는데 몸에서 열이 나고 너무 덥게 느...”송아연은 말할 때 좀 부끄러워했다.말하는 순간 머리를 가득 채운 것은 잭과 함께 엎치락뒤치락하던 장면이었다.소지연은 송아연이 설명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바로 물었다.“송성연이 너한테 약 먹인 거 아냐? 정말 바보 같으니라고!”소지연의 말에 그제야 자신이 왜 그렇게 이상한 반응을 보였는지 깨달은 송아연.‘아, 내가 약에 당한 거구나.’‘하, 또 송성연한테 당하다니!’소지연에게 욕을 먹으니 송
블레이크 교수의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성연은 손가락 위에서 계속 펜을 돌리고 있었다.강의가 막 시작되었을 때는 집중을 하는 것 같았지만 점점 딴 데 정신을 팔고 있는 모습이다.사실 블레이크 교수의 강의는 기초적인 수준 정도여서 그다지 학습 의욕을 일으키지는 않았다.그리고 성연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이 학교에 왔다.그러나 블레이크 교수는 아주 초보적인 내용들만 이리저리 엮어 강의할 뿐이라 정말 흥미가 일지 않았다.그러나 일명 블레이크 교수의 ‘요주의' 학생인 성연.지금 성연은 딱 봐도 강의에 집중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드디어 트집을 잡을 기회가 왔음을 눈치 챈 블레이크 교사가 바로 성연을 지명했다.“송성연 학생, 지금 강의하고 있는 내용들 다 이해했나? 학습 태도가 너무 안 좋군?”사실 강의실 뒤편에는 졸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그러나 성연을 난처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트집을 잡는 블레이크 교수.블레이크 교수의 지적에 성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블레이크 교수님, 지금 강의하시는 내용들은 모두 기초에 불과한 것들이에요. 여기 이 강의실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수재들인데,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수업을 듣든 안 듣든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그래도 자신은 수업 중에 조용히 있었다고 생각했다. 다른 학생들이나 블레이크 교수의 강의를 방해하지 않고서.하지만 블레이크 교수가 기어코 자신을 걸고 넘어지니 성연도 어쩔 수 없는 상황.성연의 말에 화가 난 블레이크 교수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성연을 가리켰다. 어찌나 화가 났는지 손가락이 다 떨릴 정도였다.“너, 너... 그래, 다 알고 있다고? 그럼 나와서 대답해 봐. 지금 이건 무슨 의미지?”제대로 대답할 만큼의 실력이 성연에게 없다고 생각하며 일부러 가장 어려운 문제를 골라 물었다.그러나 성연은 오래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거침없이 대답했다. 모두 정답이었다.‘와, 정말 수재였잖아?’주위 학생들
눈치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블레이크 교수가 성연을 일부러 괴롭히고 있음을 알았다.성연의 룸메이트 앨리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성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성연아, 그냥 가지 말지? 블레이크 교수 분명히 너한테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을 텐데.”앨리스도 블레이크 교수가 못마땅했다. 블레이크 교수는 그다지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으니까.이처럼 자신을 배려하는 앨리스의 말에 성연의 마음이 훈훈해졌다.“걱정 안 해도 돼. 괜찮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데 나에게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사실 자신의 실력이라면 블레이크 교수가 진짜 무슨 짓을 한다 하더라도 겁나지 않았다.“그럼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해. 강의실 앞에서 기다릴게.” 엘리스가 성연의 손을 잡고 당부했다.성연은 앨리스의 손을 토닥이며 안심하라는 시선을 건넨 후에 블레이크 교수의 연구실로 향했다.연구실 앞에 도착한 성연이 노크 후 문을 열고 들어갔다.블레이크 교수는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모습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성연은 블레이크 교수 앞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블레이크 교수님,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나요?”태연한 성연의 모습에 블레이크 교수는 화를 벌컥 낼 뻔했다.“내가 왜 자네를 불렀는지, 설마 그 이유를 모른다고? 수업 시간에 공공연히 지도교수에게 대들어 놓고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고?”성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저는 그저 사실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사실? 네 교양 수준이 겨우 이 정도야? 네 자료가 위조되었다고 말해도 할 말이 없겠지? 어느 학교가 너 같이 문제 있는 학생을 받겠어?” 블레이크 교수는 성연을 무시하는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교수님, 지금 제가 이미 입학했다는 사실이 제 입학 자료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수님께서 다른 주장을 하신다면 그건 학교의 결정에 반론을 제기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성연은 일부러 학교를 거론했다.학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주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성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관 두 명이 들이닥치더니 바로 성연에게 말했다.“송성연 양, 당신에게 블레이크 교수 독살 혐의가 있으니 우리와 함께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시죠.”블레이크 교수가 쓰러진 모습은 아주 끔찍했다.그리고 그 옆에는 성연이 혼자 서 있었고.성연 외에 블레이크 교수에게 손댄 사람은 없음이 분명했다.그러나 연구실에 나타난 경찰관들을 보며 성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이건 연출된 상황임을 속으로 직감했다.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수는 절대 없다.그런 짓을 벌인 블레이크 교수는 자신의 명성을 의식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그러나 지금 여기에 경찰이 나타났다? 성연 자신이 손을 쓸 거라는 걸 이 일의 배후에 있는 사람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말.누군가 이 모든 일을 계획한 것이 틀림없다.그러나 지금 함정에 빠진 성연은 경찰과 동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결백한 자는 결국 그 결백이 드러나기 마련. ‘어쨌든 내 결백을 증명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어.’경찰에 연행되는 성연과 구급차에 실려가는 블레이크 교수의 모습은 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학생들 모두 성연을 손가락질하며 의론이 분분했다.나오는 말들마다 성연에 대한 비난이다.“저 여학생 블레이크 교수와 한통속이지? 쯧쯧, 정말 구역질 나.”학년이 좀 높은 학생들은 다들 블레이크 교수가 진짜 질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심지어 블레이크 교수가 학생들과 자주 관계를 가졌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지금 블레이크 교수 연구실에서 송성연 혼자 나왔다는 건 결국 무슨 뜻이겠어?”“결국 남녀 사이의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거 아니겠어?”그러나 명문대학으로 소문난 자신들의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많은 학생들은 성연을 학교의 수치라고 생각했다.“맞아, 블레이크 교수 나이면 아빠 뻘이잖아? 와, 아무리 굶주렸다고 해도 블레이크 교수 같은 인간도 상대한다고?”“무슨 이유겠어? 블레이크 교수가 뭔가를 제시했겠지.”“저 동양 여자애 진짜 부끄러운 줄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성연은 걱정하지 않았다.이전에 북성에 있을 때도 비슷한 일들을 겪었던 터.자신이 알아서 잘 해결할 수 있었다.성연은 폰을 꺼내 서한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금세 보석으로 풀려날 테고 또 소송을 하면 된다. 자신은 정당방위였으니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편에 설 것이다.이런 누군지도 알 수 없는 학생들이 날 오해한다 할지라도,자신과 같은 클라스 학우들이나 블레이크 교수의 본모습을 아는 학생들이 나서서 자신 편에 서서 말을 할 것이다.정의는 사람들 마음속에 살아 있으니까.설사 블레이크 교수가 다른 사람과 짜고 함정을 팠다고 하더라도 어쩌겠는가?성연의 마음은 아주 침착했다.뭐가 됐든 진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 법.성연의 소식을 들은 서한기는 바로 조급한 마음이 들며무의식 중에 성연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그러나 지금은 성연이 전화를 받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에 조급한 마음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다.공항에서 매복하고 있던 무리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던 서한기 일행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서 치료하던 중이었다.그들의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마침 유럽으로 출장을 온 곽연철이 서한기와 함께 있었다.평소 털털하던 서한기에게서 거의 볼 수가 없는 모습.“왜, 무슨 일이야?” 곽연철이 물었다.“보스에게 일이 생겼어.”서한기가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무슨 일인데?” 성연에 관한 일이라니 곽연철도 긴장하기 시작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보스가 며칠 후에 경찰서로 오라고 하는군.”입을 일자로 늘이던 서한기가 성연이 보낸 메시지를 말했다.“경찰서?” 곽연철의 음성이 차가운 기운을 띠었다.“응, 보스가 문자로 그렇게 말하는군. 나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서한기의 음성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지금 즉시 보스 학교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자. 관련 소식이 있을 지도 몰라.”곽연철이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며 말했다.좋은 생각이라 여긴 서한기의 눈이 반짝
경찰이 성연에게 수갑을 채운 후에 연행하고 있다.이제 막 경찰차에 성연을 태우려 하던 순간에 목현수가 군중 사이에서 나왔다.성연의 얼굴 가득 의아한 빛이 어렸다.‘사형 목현수가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지?’그러나 성연은 입을 다문 채 그저 옆에 서서 미동도 없이 얌전히 상황을 지켜보았다.그러나 목현수의 등장에 두 경찰관은 어리둥절해졌다.그들은 목현수에게 정중한 인사를 건넸다.“미스터 목,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처리할 일이 있어 학교에 오셨습니까? 정말 공교롭군요.”두 경찰관이 아부성이 다분한 말을 건넸다. 두 사람 모두 목현수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주위에 있던 학생들도 목현수를 보고 왈가왈부하기 시작했다.“와, 저 남자 멋있다! 우리 학교에 언제 저런 멋진 남자가 있었지?”“맞아, 맞아, 빨리 찍어야 돼. 너무 멋있어.”“저 사람 연예인이죠? 근데 왜 이 때 나오는 거죠?”여자애들은 모두 넋이 나간 모습.그 와중에 누군가의 입에서 핵심을 짚은 말이 나왔다.목현수가 아무 일 없이 여기 올리는 없다. 그것도 이런 상황에.“저 남자를 대하는 경찰관들의 태도를 보면 신분이나 직책이 높을 게 분명해.”“어디 그 뿐이겠어? 큰손일 게 분명해.”“권력도 있고 돈도 있고, 가장 중요한 건 잘 생겼다는 거야. 너무 좋아.”사람들이 목현수의 신분과 이 일과의 연관성을 추측하고 있었다.블레이크 교수 때문에 왔거나 아니면 성연 때문에 왔을 터.사람들은 목현수가 아마도 블레이크 교수 때문에 왔을 것이라 추측했다.‘아무리 그래도 블레이크 교수는 명색이 교수이지 않은가? 옷차림이 평범한 걸 보면 저 여자애는 평범한 여학생에 불과할 거야. 저런 인물과 관계 있을 리가 없어.’그러나 목현수의 입에서 나온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목현수가 입을 열었다.“여기 송성연 학생은 내 후배입니다. 그러니 당신들이 함부로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목현수의 입에서 말이 나오자마자 주위가 떠들썩해졌다.“저렇게 멋진 남자가 송성연의
이렇게 풀려나니 성연은 속으로 엄청 놀랐다.경찰관들의 말에서 목현수에 대한 그들의 경의를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목현수의 말 몇 마디에 경찰관들이 자신을 풀어주다니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목현수는 성연을 반대편으로 끌어당겼다.목현수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자 두 경찰관은 구급차를 몰고 가기는커녕 꼼짝 못한 채 제자리에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사형...” 자신의 사형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그러나 유럽에서 지낸 지는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 정도의 위치라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목현수가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오늘의 지위에까지 이르렀는지 정말 궁금했다.코끝을 문지르던 목현수는 성연의 마음속에 깃든 의혹을 알아챘다.결국 별 수 없이 성연에게 해명하는 목현수.“후배님, 이 사형을 너무 얕보지 마세요. 이쪽에서 지낸 지가 몇 년인데 내 인맥도 믿을 만해.”목현수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성연도 애써 묻지 않았다.목현수가 절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란 걸 항상 알고 있기 때문.성연은 목현수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사형, 감사합니다.”목현수가 웃으며 말했다.“사형에게 뭘 그리 예의를 차리는 거야?”이번에 목현수가 오지 않았다면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았을 터.성연 자신은 그래도 괜찮았을 테지만해결 과정이 좀 복잡하고 느렸을 터.성연이 조금 전 혼자 저기에서 다른 사람의 비난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자 목현수가 얼굴을 보기 싫을 정도로 찡그렸다.그리고 딱딱한 음성으로 물었다.“비록 지금은 풀어주었지만, 너도 곧 증거를 제출해야 해. 성연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사형에게 말해 줄 수 있어?”일이 결코 간단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았다.성연 역시 괜히 무고한 사람에게 손을 써서 다치게 하지 않았을 것이고.분명 보이지 않는 속사정이 있을 터.성연은 목현수에게 사건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했다.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이 교수는 진작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