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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마음이 들뜨다

“얼마든지 편한 대로 고택을 구경해도 돼. 이쪽의 풍경이 그런대로 괜찮아. 나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먼저 갈게.”

말을 마치고 무진이 코트를 들고 나갈 준비를 했다.

조수경이 얼른 따라 일어서며 물었다.

“무진 오빠, 저녁에 여기서 머물지 않아요?”

“아니야. 난 다른 곳에서 따로 지내.”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조수경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무진.

‘어차피 조수경은 고택에서 지낼 뿐인 걸.’

“그렇구나...”

조수경이 좀 서운해하는 듯이 보였다.

“오빠도 여기서 지내면서 나랑 같이 얘기도 하고 그럴 줄 알았어요.”

“할머니와 고모가 여기 계시잖아.”

무진이 조수경에게 말했다.

“무진 오빠, 그럼 어서 가 보세요. 좀 더 날이 어두워지면 운전하기 힘들어요.”

조수경이 걱정하며 말했다.

오늘 무진이 자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주었으니 자신도 여기서 만족해야 한다.

지금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자신에게 경고했다.

‘이런 일은 천천히 진행해야 해. 너무 많이 물어보면 무진 오빠의 반감을 살 수 있어.’

“음.”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고택을 나서는 무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조수경이 다시 불렀다.

“무진 오빠.”

“왜?”

무진이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렸다.

‘무슨 말이길래 한 번에 다 하지 않는 거지?’

“무진 오빠, 나한테 연락처 좀 줄 수 있어요? 아직 오빠 연락처도 없는데 손민철이 또 찾아와서 괴롭히면 오빠에게 전화해도 돼죠?”

무진이 거절할까 봐 머뭇거리는 모습으로 조수경이 무진을 바라보았다.

북성에 온 조수경은 의지할 데가 없으니 전화번호를 주는 것도 당연할 터.

만일 어떤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도울 수 있도록.

그래서 무진은 자신의 번호를 불러주었다.

“내 개인 번호야.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전화해도 돼. 내가 최대한 빨리 달려올 테니.”

“무진 오빠, 고마워요.”

조수경은 무진이 불러준 숫자들을 기억하려 애썼다.

그저 구름 위를 걷는 듯 마음이 들떴다.

생각지도 못했던 무진의 개인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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