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64화 안 봐도 뻔하다

무진은 인사치레의 말은 그만하고 싶어서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

“왜 찻잎을 만들어서 너희 집안 브랜드로 상품화하지 않은 거니?”

무진 자신처럼 까다로운 사람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훌륭한 차였다.

‘상품화해서 시장에 내놓는다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텐데.’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무진이 그 점을 언급하자 조수경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었죠. 그런데 현재 손씨 집안에 의해 다 훼손되었어요. 차 밭도 다 갈아엎어졌고 차를 만들던 공장도 폐쇄되었어요.”

조수경 자신도 다도를 공부하면서 무진이 언급한 부분들을 생각했었다.

졸업해서 찻잎을 상품화해서 부모님을 도우려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이후로는 무슨 일을 하든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었다.

심혈을 기울여 일군 결과물이 한순간에 망가지는 것을 보는 그 고통은 자신만 알 수 있을 터.

손민철이 그토록 악랄하게 굴 줄 누가 알았을까?

무진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손민철 어디가 구애를 한다는 거야? 사람을 망가뜨리려는 게 분명하구만.’

아마도 그는 조수경을 의지할 곳이 없게 하기 위해 싸웠고, 결국 그의 세계에서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너와 손민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이야?”

무진은 의구심이 들었다.

손민철이 그렇게 아무 생각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짓을 했을까?’

‘너무 극단적이잖아.’

“우리 두 사람 사이에 혼약이 있었던 건 맞아요. 다만 어른들끼리 구두로 약속일 뿐이었어요. 저희 부모님도 그냥 농담으로 여기셨고요. 그런데 세상에 손씨 집안에서 갑자기 찾아와 혼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거예요. 그래서 예의상 손민철을 만나러 갔는데, 누가 알았겠어요. 손민철이 미친 듯이 저를 쫓아다닐 줄. 그 뒤로....”

그 이후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던 조수경의 집은 결국 다른 사람들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고.

조수경이 다 끝내지 못한 말이 무엇인지 무진도 알았다.

“미안해, 가슴 아픈 일을 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