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집안 고택에서 나온 곽연철은 자신의 차로 향했다.마침 수업이 마치는 시간이라 성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조수경의 존재를 성연에게 말했다.“보스, 조수경이라는 여성이 고택에 머물고 있는데, 할머님과의 사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주의 깊게 보셔야겠습니다.”한 팔로 책을 가슴에 붙이고 있던 성연은 곽연철의 말에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 넥타이, 곽연철이 말한 조수경이란 여자가 무진에게 사준 것이 아닐까 싶다.‘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지? 조수경이란 여자가 강씨 집안에 등장하자 마자 무진 씨가 못 보던 넥타이를 하고 있다니?’성연은 그런 우연 같은 것을 믿지 않았다.그러나 곽연철의 앞에서는 절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성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말했다. “무진씨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그러나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 곽연철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보스, 지금은 상황이 달라요. 강무진은 그럴 생각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그 조수경이란 여자는 강무진에 대해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강무진과의 협력 관계가 아무 좋다고 해도, 곽연철은 변함없이 보스 성연의 편이다.성연이 없었다면 강무진과 합작할 수도 없었을 터.성연은 마음을 좀 진정시키면서 입술을 오므렸다.“무진 씨는 자기 절제가 강한 사람이에요. 별일 없을 거예요.”성연은 강무진을 믿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외로운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어?’‘게다가 곽연철의 말을 들어보면, 조수경은 강씨 집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존재감을 심어 준 것 같아.’너무 많은 의외의 일이 생기자 성연은 그다지 대범하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지난 번에 소지연이 고의로 유혹해도 무진씨는 꿈쩍 하지 않았어.’‘이번에도 역시 예외는 없을 거야.’“보스, 강무진에 대해서 너무 안심하지
무진은 식사를 한 뒤 고택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저택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갔다.그리고 안금여의 방으로 간 조수경은 안금여를 데리고 나와 정원을 산책했다.온실의 꽃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정원 안으로 들어 가자 진한 꽃향기가 절로 기분 좋게 해주었다.조수경은 안금여를 부축하면서 천천히 걸었다.아주 느릿느릿한 걸음이었지만 조수경은 조금도 귀찮아 하지 않고 안금여에게 싹싹하게 굴었다.한참을 걷다가 조수경이 물었다.“할머니, 추우세요? 제가 방에 가서 덮을 것 하나 가져다 드릴까요? 저녁이 되니 날씨가 좀 싸늘하네요.”조수경은 안금여가 퇴원한 지 얼마 안되었으니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만약 잘 돌보지 못한다면, 무진 오빠가 나를 탓할 거야. 내 이미지도 안 좋아질 테고.’“괜찮다. 이 할미는 옷을 두텁게 입었으니 괜찮아. 오히려 수경이 넌 좀 많이 먹어야겠구나. 너는 너무 말랐어. 이대로 너희 집에 돌아가면 내가 너를 박대했다고 네 할머니가 날 원망하지 않겠니?” 안금여가 농담으로 말했다.조수경이 혀를 쏙 내밀며 말했다.“할머니, 이곳의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이전보다 더 잘 먹어요. 할머니가 거두어 주셔서 저희 할머니도 정말 마음을 푹 놓으셨고요. 그런데 어떻게 할머니를 탓할 수 있겠어요?”“여기 사는 게 익숙해졌어?” 안금여가 물었다.원래는 이곳에 몸을 의탁하러 온 조수경인데, 최근에는 오히려 자신을 돌보고 있었다.이 때문에 안금여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조수경의 솔직한 생각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사람이 많으면 조수경이 난처해할까 봐 지금 단둘이 있을 때 물어보는 것.“집에 있는 것처럼 익숙해졌어요. 또 고모님과 할머니, 그리고 무진 오빠도 다 잘해 주는 걸요.” 조수경은 마음속의 진심을 드러내었다.그녀는 이 집안의 분위기가 좋았다.‘계속 여기서 지내고 싶어.’그러나 자신에게는 그럴 수 있는 마땅한 자격이 없었다.‘만약 내가 무진 오빠하고...’“네가 즐거우면 됐다. 네가 불편하면 어쩌나
조수경이 입을 열자 안금여는 바로 그 말 뜻을 이해하고 물었다.“수경아, 네가 일을 하고 싶은 거니?”조수경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안금여도 두 말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어 내리며 말했다.“그럼 다음에 내가 무진이에게 본사에 자리를 알아보라고 하마. 아마도 네가 많이 도와줄 수 있을 거야.”상냥하고 결코 성질도 부리지 않는 조수경이지만, 사실 딱 부러지는 성격에 또 아주 총명한 아이임을 엿볼 수 있었다.이런 조수경이 무진을 도와준다면, 자신도 안심할 수 있을 터.조수경에게 다른 이상한 생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조수경이 사양하는 척하며 말했다.“할머니, 아니면 제가 다른 곳에다가 이력서를 넣어볼 게요. 본사 자리라니, 그럼 진짜 무진 오빠가 너무 난처할 거예요.”안금여는 말도 안된다는 듯이 말했다.“이미 여기 멀쩡한 회사를 두고 왜 다른 작은 회사로 가려는 게야? 게다가 네가 회사에 나가서 일하는 게 무슨 난처해 질이야? 만약 네가 일을 잘해 준다면 우리가 네게 감사할 일이지. 하다가 하기 싫으면 바로 그만 두면 돼. 별 거 아니야.”안금여가 그렇게 말하자 조수경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대답했다.“네, 할머니. 감사합니다.”조수경은 입이 절로 찢어지려 했지만 애써 눌러 참았다.자신의 진짜 목적을 이루자 마음속으로 의기양양했다. ‘내 계획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그리고 안금여 할머니가 허락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보아하니 요 며칠 내가 할머니의 호감을 많이 산 게 헛되지 않은 것 같아.’‘드디어 좋은 기회를 얻었어.’이른바 유리한 조건의 사람이 먼저 기회를 잡는 법. 무진과 함께 일하면서 무진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속셈이었다.물론 무진의 비서가 되는 것이 그녀의 목표.‘송성연의 자리를 내가 대신하는 것도 이제 곧이야.’‘무진 오빠가 송성연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게 뭐 어때서?’‘감정은 항상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질 수밖에 없을 테지. 사람은 결국 자신의 곁에
조수경이 대답한 이상 안금여는 질질 끌지 않고 바로 무진을 본가로 불렀다.“할머니, 무슨 일이세요?” 무진은 퇴근하자마자 본가로 왔다.오늘 일이 많아서 그런지 안색이 좀 초췌해 보였다.손자의 이런 모습을 보자 안금여의 마음이 아팠다.‘수경이도 배울만큼 배우고 야무진 아이이니, 무진의 곁에서 도울 수 있다면 안 될 게 뭐 있겠어?’원래는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이렇게 피곤한 무진을 보자 마음이 굳어졌다.“무진아, 수경이를 네 회사로 출근하게 해라.”그 말을 들은 무진은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이전에 조수경이 했던 암시를 떠올린 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할머니, 회사는 농담으로 말씀하실 곳이 아닙니다. 수경이는 다도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집에서 차를 연구하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해내지 못할 겁니다.”안금여는 무진의 말에 찬성하지 않았다.“수경이는 똑똑하고 사리가 분명한 아이야. 우리 집에 온 지도 꽤 되었으니 너도 수경이가 무척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는 걸 잘 알 거다. 회사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게 해도 돼. 또 수경이가 일을 하며 전문적인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게 좋아.”무진은 어쩔 수 없었다.“수경이는 집에서 할머니를 모시는 게 좋지 않겠어요? 왜 굳이 회사에 나가게 합니까? 우리 강씨 집안에도 사람이 없지는 않잖아요?”무진은 솔직히 조수경이 회사에 나오는 걸 찬성하지 않았다.그렇게 되면 무슨 일을 시키더라도 불편할 것이다.조수경이 일을 잘 못한다고 해도 두 집안의 관계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힘들 것이고.무진은 연줄을 통해 회사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더군다나 조수경과 같은 여자아이라니.“무진아 별 거 아니잖니? 수경이가 제대로 할 수 있으면 계속하게 하고, 그러지 못하면 그만 두게 하면 되는 일 아니냐?”안금여는 무진이 얼마나 회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회사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조수경 하나 회사에 넣는다고 큰 문제가 되지
조수경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던 무진.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미리 몇 가지 당부를 했다.“우리 WS그룹에 들어온다 해도 특별 대우는 기대할 수 없어.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은 대우를 받게 될 거야.”회사는 개인이 경거 망동할 수 없는 공적인 곳이다. 그 점에서 특히 더 엄격한 WS그룹.개인적 친분이나 관계는 절대 보지 않는다.그만큼 공사가 확실한 곳이다.설사 이런 사적인 관계를 가진 조수경이라 하더라도 만약 잘못을 한다면 조금도 봐 주는 것이 없을 것이다.조수경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진 오빠, 나도 배우려는 거니까 특별 대우 같은 건 바라지 않아요.”지금의 일을 누가 정확히 말할 수 있겠는가?자신이 회사에 나가서 무진도 모든 것을 알게 만들 것이다.무진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럼 내일 인사처에 말해 놓을 테니 찾아가 봐.”“무진 오빠 고마워요.” 조수경은 정말 기분이 좋은 지 무진에게 허리까지 굽혀 절했다.“천만에. 회사에 오면 먼저 회사 규정부터 숙지하도록 해.”무진은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자신은 전제를 달았다. 조수경이 해낼 수 있으면 하는 거고 할 수 없으면 그만두어야 한다고.강씨 집안에서 사람 하나 키우지 못할 리가 있겠나, 그 사람으로 조수경을 선택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알겠어요, 무진 오빠 말 잘 기억할게요.” 조수경은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일이 생기자 사람이 아주 활기가 넘쳐 보였다.옆에서 지켜보던 안금여가 흐뭇해했다.내일 회사 출근할 준비를 위해 조수경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첫 출근을 생각하니 여전히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더군다나 출근하는 곳이 강무진의 회사다.절대 자신이 실수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조수경이 나가자 안금여는 무진을 보며 말했다.“회사에 있으면서 수경이에 대해 너무 모르는 척하지 마라. 내가 보기에 수경이 꽤 똑똑한 아이야. 제대로 좀 키워서 너를 돕게 하면 좋지 않겠니?”그러나 무진은 할머니 안금여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튿날 곽연철은 또 다시 무진을 찾아왔다.하지만 이번에는 고택이 아니라 회사로 찾아왔다.곽연철을 바로 자신의 사무실로 부른 무진은 비서에게 차를 준비하게 했다.다른 협력사들에게는 없는 대우였다.차를 한 모금 마신 곽연철이 입을 열었다.“강 대표님, 제가 이미 프로젝트를 따냈습니다만, MS 가문의 제이슨이 일을 꾸민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원자재 제조업체가 갑자기 납품을 못하겠다고 나옵니다.”제이슨이 원자재 업체 사람들을 매수한 게 분명했다.그래서 모두 자신과의 계약을 원하지 않는 것일 터.곽연철의 말에 무진이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 제이슨이라는 작자 일하는 게 너무 심하다.어쨌든 모두 사업하는 사람들, 공정한 경쟁을 중시한다.그래서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제이슨을 상대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하지만 제이슨이 이렇게 비열하게 나온다면 자신 역시 받아 줄 수밖에.무진이 길다란 손가락으로 테이블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이 일은 제가 방법을 생각해 보죠.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계속해서 이 프로젝트 다음 단계를 진행하세요.”이미 마음속에 방법이 떠올랐다. 비열한 사람에게는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할 것이다.“강 대표님 바쁘신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곽연철이 다소 미안한 표정으로 물었다.얼마 전에 강무진은 이 프로젝트의 전권을 자신에게 맡겼다.그런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 이렇게 결정을 하지 못해 찾아온 것.“괜찮습니다. 요즘 본사 업무가 많이 바쁘지는 않습니다. 그것도 주로 제이슨 때문에 바쁘죠.”무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맞습니다. 제이슨 이 작자 아주 위험한 놈입니다. 지금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에게 좋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제이슨은 일을 할 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니 강 대표님 조심하셔야 됩니다.” 몇 차례 대결하면서 기본적으로 제이슨이 악랄하고 도덕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알 수 있었던 곽연철.제이슨은 이길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놈이었다.“곽 대표님이 말씀하신 부분은 저도
그날 저녁, 북성의 한 유명한 회관에서 무진이 직접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모였다.이름만 대면 다들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귀에 익은 이들.“강 대표님, 별고 없으십니까?” 그 중 블랙 슈트를 입은 키가 큰 남자가 무진에게 술을 권했다.무진 또한 호쾌하게 받은 잔을 모두 비웠다.“네, 별일 없습니다. 요즘 고 선생님께 좋은 일이 있으시더군요. 뉴스에서 봤습니다.” “별 거 아닌 일로 강 대표님 입에 오르내리다니 정말 부끄럽군요.”상대방이 겸손한 태도로 무진의 인사를 받았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무진은 깍듯이‘선생님’이라고 불렀다.테이블 위에는 산해진미의 음식들로 가득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술은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 명주다.이 식사 모임을 위해 적어도 수 억은 들이지 않았을까?이 정도 금액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이처럼 통 크게 쓸 수 있는 사람이 강무진 외에 또 있을까? “역시 강 대표님의 배포가 큽니다. 강 대표님과 식사하는 자리가 무척 즐겁군요. 먹고 싶은 음식들이 모두 나와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오늘 같은 환대에 감사를 해야겠습니다.” 모두들 강무진의 이런 통 큰 태도에 은근히 감탄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만만찮은 신분과 지위를 가졌다.모두 각 분야에서 한다 하는 이들로 모두 상류사회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다.그러나 무진의 통 큰 손을 뛰어넘을 이는 없었다. ‘역시 강씨 집안은 다르군. 백 년을 넘게 이어온 그룹의 총수다워.’ “다들 즐겁게 드셔 주시면 됩니다.” 무진이 잔을 들며 저들과 한 잔 마셨다.굳이 입을 열어 말할 필요가 없었다. 강무진이 지금 이 자리를 만든 까닭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MS그룹의 제이슨이 WS그룹을 겨냥하고 벌인 일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하지만 제이슨이 한 마디로 주제넘은 짓을 벌였다고 다들 생각했다.북성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북성의 거대 그룹을 자기가 대신할 수 있다는 건지.도대체 자신들을 뭘로
제이슨의 회사에 일어난 소식을 듣고 곽연철은 그날 무진이 생각한 방법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게 되였다.하지만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조사를 당하게 하다니, 강무진은 정말 고단수였다. 아마도 제이슨은 자신들의 수에 당한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이쪽의 일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로 강무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그날 저녁, 곽연철은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강 대표님, 업체들이 다시 원자재를 공급하기로 돌아섰습니다. 그러나 이랬다저랬다 하며 신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서 가격을 낮추었습니다. 아마도 제이슨 쪽은 가망 없다는 사실을 알았던지 공급 업체들도 순순히 동의하더군요. 이렇게 되면 우리가 이전에 제이슨 때문에 발생했던 손실까지 모두 보충한 셈입니다. 계산해 보니 오히려 더 이득을 볼 것 같군요.”사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포기한 셈 치고 제이슨과 끝까지 다툴 생각에 가지고 있는 거였다.딱히 이득을 남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결국 소 뒷걸음 치다가 얻어 걸린 격으로 반전이 일어난 것.원래 원자재를 공급하기로 했던 업체들이 WS그룹의 눈밖에 났음이 알려지자 다른 회사들도 그들과 계약하려 하지 않았다.그래서 설령 가격을 더 낮춘다 하더라도 저들은 감히 불평하지 못하는 상황.무진도 이런 깜짝 선물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터였다.이번 기회에 제이슨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서 이미 아주 흡족한 상태.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두 곽연철의 공이라 할 것이다.그래서 무진이 곽연철의 공을 치하했다.“곽 대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모두 곽 대표님 덕분에 성공했습니다.” “강 대표님, 무슨 그런 겸손의 말씀이십니까? 저는 그저 심부름꾼에 불과합니다. 강 대표님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셨지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요?” 곽연철은 아주 잘 알고 있다.강무진이 수를 써서 제이슨의 회사를 잠시 문 닫게 하지 않았다면 공급 업체들이 그렇게 빨리 순순히 말을 듣지 않았을 거였다. “곽 대표님이 수완이 좋지 않았다면